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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81화 (182/295)

# 181화-일본 #

181화

해골씨가 스승 놈을 얼떨떨한 표정으로 봤다.

“어떻게 된 겁니까?”

“몰라, 가니까 벌떡 일어나 있더라고?”

“...”

반화의 대답에 할 말이 없어진 해골씨는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언제 자신의 마스터가 멀쩡한 일을 했다고... 그냥 알아서 하겠지 하며 지하로 돌아가려는 차에 반화가 해골씨를 불러 세운다.

“해골.”

휙!

“...? 이게 뭡니까?”

“이리브리움이라는 건데 한번 연구해 봐. 애들 놀이터 만들어 주게.”

“놀이터요? 이게 뭐...호오??”

뭐냐고 다시 물어 보려던 해골씨는 반화가 던진 이리브리움을 살펴보고 감탄했다.

“저는 그럼 실험하러 내려가겠습니다.”

보기 드물게 흥분된 목소리로 해골씨가 지하 실험실로 내려가 버리고 스승 놈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한마디 했다.

“쯧, 생긴 것도 음침하면서 굳이 지하에 실험실을 만들다니. 이래서 언데드들이 음침하단 소릴 듣지.”

“그쪽은 가만히 있어도 음침하니까 조용히 하지?”

“음침하다니!! 내가 얼마나 신경 써서 깔을 맞췄는데?”

“죽다 살아나더니 개소리가 늘었네.”

반화가 항변하는 스승 놈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봤다.

“그리고 언데드 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런 소리야?”

“응? 흐하하하... .그렇군. 이제 언데드가 되었는데 고참 언데드한테 실수를 했군. 아! 언데드가 아니니 상관없나?”

“실없는 소리는 그만하고 뭐 할 거야?”

“일단... 여긴 다른 세상이겠지?”

“그렇지 뭐. 근데 그 꼴로 돌아다니는 건 안 돼.”

“이 꼴이 뭐 어때서?”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은 스승 놈이 반화를 향해 말했지만 씨알도 안 먹힐 말이었다. 일단 얼굴 피부색부터가 틀려먹었다. 진회색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얼굴에 이목구비는 제멋대로였고 백색은 찾아 볼 수 없는 탁한 검은색 눈알.

“얼굴만 봐도 글러 먹었어.”

몸은 그래도 사람 같이 생겨서 거적 떼기 마냥 덮어씌운 이상한 껍데기로 가리면 볼만했지만 손발은...

“취향이 도대체 왜 그런 거야? 미친.”

“아아, 수륙양용이다. 이 정도는 되어야지.”

“가지가지 하는 구만.”

양서류의 손과 발을 꼼지락 거리며 잘난 척하는 스승 놈... 그리고 어이가 없는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는 반화네 식구들.

“아, 에나스. 돌려보내 줄까? 삼이, 맹이도 별장에 갈래?”

-응! 응!

“전 여기 좀 있어도 될까요?”

“응? 여기? 왜?”

“그냥... 오랜만에 휴가라...”

“아, 그래? 그러던지.”

반화의 허락이 떨어지는 순간 에나스는 루네스와 령이로부터 뜨거운 눈빛을 받았지만 애써 무시하며 소파 한쪽에 자리 잡고 순이를 쓰다듬으려 했다.

-냐?

“안녕? 오랜만이네?”

-...고롱...고롱..

표정은 못마땅하면서 쓰다듬어 주는 건 좋아서 가만히 있는 순이... 꼬리는 탱탱 치면서 움직이지는 않는다.

“내 외모보다 그 쪽 구성원들이 더 이상하구만.”

“뭐??”

“뭐야, 이 걸레짝이.”

“뭐? 걸레짝?? 이 생선 같은 것이!”

“생선?? 비린내는 지가 더 나는구만!!”

스승 놈의 어그로 관리는 아주 훌륭했다. 루네스 저것이 아주 팔딱팔딱 뛰며 달려들었으니까. 령이는 루네스에게 묻혀버렸다.

‘그나저나 루네스는 상극일 텐데?’

저래도 루네스는 빛의 정령. 언데드인 스승 놈에게 유리한 속성이 아니었다. 아마...

파아앗!!

“야이씨! 눈뽕!!”

령이가 갑작스럽게 빛을 뿜은 루네스 때문에 눈을 감으며 소리를 질렀다.

“큽!...”

치이이이익...

빛 속성에 노출된 스승 놈의 몸이 녹아내리며 신음이 터졌다. 언데드라 물리적인 통증에는 아픔도 못 느낄 텐데 역시나 빛 속성에는 괴로워했다. 원래 스승 놈이라면 뜨끈하다고 좋아했을 햇빛이 이제는 피해야 하는 것이 되어버린 걸까?

“루네스, 그만해.”

“...응.”

반화의 말에 빛을 내뿜는 것을 멈춘 루네스.

털썩!...

“크윽...”

“장난도 그만하고. 아픈 척 하지 마.”

“진짜 아프다 제자 놈아!!”

“웃기고 있네. 우리 집 전등이 뭔지 알아?”

“?? 전등?”

아픈 척(?)하는 스승 놈을 보며 반화는 콧방귀만 뀌었다. 지금 반화의 집 천장에 설치된 전등은 모두 고위 마법진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자세히 보면 촘촘하게 박힌 마정석들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빛을 내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루네스가 뿜은 빛 속성 마나와 같은 것이란 말이다.

“어, 전등. 뭐 이상한 거 못 느끼겠어?”

“...큼...”

꿀렁!

녹아내리는 척 했던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오며 스승 놈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건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장난이 많이 늘었네?”

“죽었다 살아났는데 뭐 변한 거겠지.”

“그래?”

반화의 눈빛을 피한 스승 놈이 이내 말을 돌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그나저나 정말 신기한 세계로군.”

“집안을 안 벗어나는 게 좋을 거야.”

“큼... 야박한 놈. 죽었다 살아난 스승한테 너무하네.”

“시끄러. 왜 살아 나가지고.”

반화는 투덜거리는 스승 놈에게 한 번 더 경고를 하고 소파에 드러누웠다.

.

.

.

“이상하군요... 갑자기 일본의 활동이 확 줄었어요.”

“능력자 활동뿐이 아닙니다. 정부의 활동도 줄었습니다. 외교에 아예 손을 놓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국민들도 아무 반응이 없어요.”

분명 뭔가 공작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본이 너무 아무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자 더욱 이상했다. 한국은 바로 옆 나라이기에 더욱 그 움직임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는데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일본의 움직임.

“끙... 차라리 뭐라도 하면 좋았을 텐데.”

아무 것도 안하는데 건드렸다가는 세계적으로 욕을 먹을 게 뻔했다. 지금 한국은 조금만 움찔해도 세계가 주목하고 있었다. 함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 제보한 사람은 어떻게 되었죠?”

“연락이 안 됩니다. 한국으로 못 들어 왔거나 안 들어온 것 같습니다.”

“일본에 사람을 좀 보내야겠어요. 보낼 사람이 있나요?”

“음... 감찰원 쪽에 말해 볼까요?”

“그쪽은 지금 인력이 부족하지 않습니까? 그것보다 외부 인원을 이용해 보죠.”

“외부 인원이요??”

대통령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은 비서실장, 이내 저 말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

“뉴월드에 말해 보자는 거군요. 그런데 지금 뉴월드가 굉장히 바쁜 것 같습니다. 뭘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허허, 그 쪽엔 잉여가 하나 항상 있지 않습니까?”

“아... 그렇긴 하죠. 그럼 한번 말해두겠습니다.”

대통령이 된지도 어느덧 1년이 다되어가는 중인 그는 어느새 반화가 자기 말을 들어 줄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여태 반화가 호기심에 움직인 것들이 모두 자신의 부탁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그는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는 중이었기에 점점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이다. 그건 비서실장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가면 뭐, 잘 정리 되겠지요.”

“예!”

대통령과 잠시 이야기를 더 나누던 비서실장이 허리를 굽히며 인사하곤 밖으로 나간다.

....

“네..?”

“그러니까, 뉴월드에서 일본의 동향 좀 살펴 봐 줬으면 한다는 겁니다. 뉴월드가 최근에 일본 쪽과 충돌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활동 영역도 겹치는데 한번 해주시죠.”

“하하하하... 우린 정부 기관이 아닙니다. 그동안 협조해 준 건 우리에게도 이익이 있어서 했죠. 이번 건은 우리와 별로 상관이 없습니다. 일본 쪽과 충돌도 잘 해결 되었고요.”

“각하께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헌 정부의 인물들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계속해서 바뀌어져 갔다. 새 정부의 지지율이 올라감에 따라 새로 교체된 인물들의 기도 지지율처럼 올라갔는데 이번에 뉴월드를 찾아 온 이 자는 그 정도가 조금 심한 것 같았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서 최고로 불리는 능력자 매니지 먼트이지만 일개 회사라는 아주 멍청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인 것 같았다.

“그 부탁을 저희가 꼭 들어주어야 할 필요는 없죠. 저희는 민간 기업입니다.”

“한국에 있는 기업이기도 하죠.”

민사장은 이 철없는 자의 말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 아니, 어떻게 이런 놈이 협상을 하러 온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 있는 기업이라고 정부의 부하는 아니죠.”

“하하하... 재미있는 말씀을 하시네요. 음..?”

탁!

“목이 좀 마를 것 같아서요. 드세요.”

자꾸 같은 말만 반복하는 남자의 행동에 옆에서 지켜보던 명하가 아주 찬 물을 떠와 탁자에 소리 나게 올려주었다.

“흐음... 고맙습니다. 참 미인이시네요.”

“하...?”

이 인간, 뭘 하러 온 건지 모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태도에 명하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세를 고쳐 앉고 민사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제 제대로 하죠.”

“??”

그럼 여태 제대로 안 하고 농담이나 따먹었다는 건가? 민사장도 어이없어지려는 차에 남자의 눈이 돌연 검게 변했다.

“자, 다시 한 번 얘기 해보죠.”

“...”

“뉴월드 매니지먼트는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본에 이반화를 투입시킵니다. 투입된 이반화는 ...”

퍽!!!!

“컥!!...”

“이 새끼가 뭐하는 거야?”

민사장의 움직임이 갑자가 굳어지고 남자의 눈동자가 검게 변하는 것을 본 명하, 남자의 눈을 볼수록 기분이 나빠지자 결국 들고 있던 쟁반으로 남자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명하씨... 그냥 좀 계시지...”

“응? 사장님 멀쩡하네요?”

“이거 덕분에요.”

민사장이 팔찌하나를 보여주며 한숨을 쉬었다. 어디까지 가려는 건지 확인 하려고 했건만 명하가 남자를 후려쳐 기절시켜버렸기에 그건 이미 그른 것 같았다.

“그거 오빠가 준 거였었나요?”

“예, 근데 명하씨도 멀쩡하네요? 저 사람 분명 정신계 능력자인 것 같았는데.”

이렇게 거대해진 기업을 운영하는데 이런 것 하나 없다고 생각하다니, 이걸 멍청하다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님 얕보인 건지... 착잡한 기분이 든 민사장.

“저도 하나 있어요. 오빠가 준 거.”

“아아... 끙... 이거 일단 제대로 항의를 해야겠네요.”

“1년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썩었네요. 그리고 그 인간이 누구인지도 까먹은 걸까요? 해가 바뀌니 뇌도 바꾼 건가...?”

사람들을 불러 쓰러진 남자를 내보며 민사장은 폰을 들었다. 자신이 직접 연락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하나 생각났다.

.

.

.

“이곳에 대한 지배는 끝났다.”

“이제 어디로 영역을 넓히지?”

“주인께서 곧 병력을 보내신다고 했다. 그때부터 잠식에 들어 갈 것이다. 그전까진 활동을 멈춘다.”

“알겠다.”

.

.

.

“응? 웬일이지?”

>>여보세요?

<>하하하, 말해 드릴게 있어서요.

<<??

반화는 갑자기 걸려온 민사장의 전화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그가 하는 말을 들으며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벌써 돌려보냈죠.

<>예...? 그럼 어쩝니까?

<>그럼 끊습니다?

뚝!

전화를 끊은 반화.

“배가 불렀네.”

-응? 삼이는 배고픈데??

“...그래,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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