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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73화 (174/295)

# 173화-뉴월드 #

173화

“설마 그분이 반화님의 스승님인가요??”

“아마 맞을 걸? 그 인간이 엘프에 대해서 얘기해 준 적 있거든. 너였던 것 같네.”

“아아...그렇군요...응!? 반화님은 그럼 이 곳에 있었다는??”

“어, 잠시 머문 적이 있었지.”

반화의 말에 깜짝 놀란 엘프 여왕. 그 때 봤던 그 살벌한 인간이 이 인간의 스승이라니... 그러고 보니 풍기는 분위기가 조금 비슷하기도 했다. 그 스승이라는 인간이 풍기는 기운과 반화가 조금 화났을 때 풍긴 기운이 묘하게 닮았다. 사나우면서 차가운... 그리고 소름끼치는 느낌...

“그때 이름을 들은 것 같은데 까먹었어.”

“아, 제 이름은 에나스 예요.”

“에나스? 들어 본 것 같네.”

분명 그 인간이 그렇게 말했던 것 같았다. 엘프무리들을 만났는데 어디 도망가는 중이었다고. 근데 그 중에 좀 예쁜 녀석이 있어 물어본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고...

“아무튼, 그 인간 어디서 봤어?? 그 왼팔을 너 만나고 나서 뜯겼다고 들었는데.”

“아... 아마도 서대륙 외곽 쪽에서 본 것 같아요. 그때 저희가 제국을 피해 도망갈 때였으니까요...근데 결국 이겼다고 들었는데...”

“서대륙...? 아아, 그냥 물어 본 거야. 복수 같은 걸 생각한 게 아니고.”

“예.”

서대륙이면 반화가 이미 분탕질 쳐놔서 제대론 된 흔적을 찾기 힘들 듯 했다. 어차피 그냥 생각나서 말한 것뿐이다. 생각난 김에 지난번 찾아가려고 했던 스승의 무덤이나 한번 가 볼까 라고 생각한 반화.

“해골 녀석이 그리로 가는 길에 뭐 재미있는 게 있다고 했는데...”

안 망가졌으면 다행일지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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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화가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서울에 있는 뉴월드 본사는 완공을 끝냈다.

“후우... 이제 한 숨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책상 한 곳에 쌓여있는 서류를 보며 명하가 한숨을 쉬었다. 좀 더 환경이 좋아졌을 뿐 여전히 일은 넘쳐났다.

“응? 폴리 크랙쪽에서 방어 마법진 구매 요청한다고 왔네요??”

“방어 마법진이요? 그게 뭐죠??”

마법진은 유적에만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그런 마법진을 산다니... 이해가 되지 않은 민사장이 직접 그 서류를 살펴봤다.

“어제 온 거네? 흠... 어?? 해골씨?”

“해골씨요? 설마 오빠 집에 있는 그 해골?”

“그런 것 같은데요? 지난번에 폴리 크랙에서 이분 데려가시지 않았어요?”

“샘플 구한다고 간 것 같긴 한데... 방어 마법진을 정식으로 구매하고 싶다라... 무슨 말이지...”

“일단 연락 해보죠.”

가격이 예사롭지 않기도 했고 폴리크랙에서 가져오는 이득이 만만치 않았기에 민사장이 직접 연락해보기로 한다.

>>네, 샌디 크랙입니다.

<>아아, 네. 계약서 보셨나요??

<>말 그대로 해골씨의 방어마법진을 사는 겁니다. 그냥 해달라고 했는데 안 되더군요. 귀찮다고. 혹시 반화씨한테 요청해 주실 수 있을 까요? 그분이면 가능 할 것 같은데.

<<... 그 인간...아니 그 사람한테 연락하라고요?

민사장이 조금 찝찝한 얼굴로 말했다. 안 그래도 옛 별장 터에 뉴월드 시티라고 거창한 것을 허락 없이 만들고 있어 조금 찝찝한데...부탁할 것도 있고.

>>네, 그 쪽에서 말해 주면 이 해골 대가리가 아마 말을 듣지 않을까 싶네요.

조금 거친 말이 나오긴 해지만 애써 무시한 민사장이 궁금한 걸 물어봤다.

<>말 그대로 방어를 위한 마법진인데... 이게 생각 보다 좋더라고요. 근데 유적에서 봤다는 말은 들었는데 이 해골은 여기서도 만들 수 있네요?

민사장도 처음 듣는 소리라 어안이 벙벙했지만 일단 알았다고 하고 통화를 마쳤다.

“뭐래요?”

“그게... 명하씨? 그 오빠 분한테 부탁 하나만 더 부탁 드려도 될까요? 물론 반화씨가 움직일 필요는 없는 일인데.”

“??”

조심스럽게 민사장이 말해 주었다. 방어 마법진을 뉴월드 시티에도 만들자고.

“헐...이동 마법진 얘기도 아직 못 꺼냈는데...”

“일단 말은 해볼 수 있지 않을 까요? 그래도 동생인데.”

“그 인간이 어떤지 알면서...”

명하가 조금 꺼림칙한 표정으로 말했다. 말하면 분명 들어 주긴 할 거다. 자신이 움직이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그 대가로 뭔가 요구할 게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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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말이지?”

“그러니까 지금 그 곳에는 뉴월드 소속으로 보이는 능력자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고 합니다.”

“... 그래서?”

“거기에 그 괴물도 있다고 소문이 나서 능력자들이 의뢰를 받지 않고 죄다 그 곳에서 먼 곳으로 활동한답니다.”

“이런!!”

쾅!!

일본 정부의 비밀 부서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화였다.

“그 신들에 대해 어떤 정보도 얻지 못했어! 그런데 이미 실패라니!”

“...한국 정부에서는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더군요.”

“제길!”

한국과 일본의 위상은 능력자들이 생기면서 역전 되었다. 그래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것이 아틀란티스가 생겨나고 부터는 급격히 차이나기 시작했다. 아니, 비단 일본뿐이 아니라 주변국 어디와 비교해도 한국은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걸 가속화 시킨 인간 하나 때문에... 다행히 스톨로지가 소멸하면서 차이를 조금 좁히지 않을까 싶었다. 한국은 스톨로지에서 얻는 자원이 많으니까. 그러나 주춤 한 것도 잠시였다. 그들은 보란 듯이 아틀란티스에서 자원을 대체했다. 이미 한반도보다 넓은 지역을 안전지역으로 확보했고 그 곳에는 자원도 또한 많았다.

거기에 몬스터 사냥을 꾸준히 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으니... 몬스터 웨이브로 세계가 타격을 입을 때도 한국은 끄덕 없었다. 그땐 빛의 여신이라는 이상한 여자가 나타나 위험에 빠진 한국 능력자들을 구해주고 사라졌단다... 왜 한국에만 유독 그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화가 난 남자.

“세계가 휘청했지만 한국만 멀쩡했어. 그 신들... 세계 각지에서 나왔던 신들이 한국에 있는 게 분명해. 특히 푸른네코신은 한국에 분명히 있어! 그분을 우리 일본에 데리고 와야 해!”

무슨 논리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자신들에게 도움을 베풀었으니 자기들을 계속 도와달라는 말일까? 듣는 부하도 이해가 되지 않는 개소리였다.

순이가 들었다면 열도를 가라앉힐 말을 한 남자는 다시 새로운 지시를 했다.

“게이트에서 안 되면 밖에서라도 해야지.”

“너무 위험이 크지 않습니까? 일반인을 건드리면 한국 정부도 가만히 있진 않을 겁니다.”

“그럼 이대로 손 놓고 기다리고 있어? 이 굴욕적인 관계를?”

다른 나라는 다 상관없다. 한국 만큼에게는 질 수 없다는 남자는 최악의 결정을 내려 버렸다.

“... 알겠습니다.”

막을 수 있는 힘이 없는 부하는 어쩔 수 없었다. 머리가 있다면 누구든 이 결정을 반대 할 것이다. 그러나 이성적인 판단이 되지 않는 상관이 있다면 말이 달라졌다. 거의 광신도에 가깝게 일본을 숭배하는 저 남자는 비록 멍청해 보이지만 일본 전역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가문의 일원이자 그 가문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자이다. 그리고 그 가문은 철저히 우월주의를 가지고 있는 가문이었다. 그 가문은 1년간의 변화에도 한국을 얕보고 있었다.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관계라고. 이미 러시아, 중국이 어떻게 되었는지도 알면서 관성이라는 것을 멈추기엔 너무 무겁게 그들의 머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월주의.

물론 부하는 저 미친놈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자살하고 말지 일본이 어떻게 될지 뻔히 보이는 작전에 자신이 중추를 맡고 싶지 않았다. 앞에서만 그저 고개를 끄덕였을 뿐, 자신은 이 일에서 빠질 것이다. 목숨은 하나 밖에 없으니 자기 자신이 잘 챙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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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챙겨 얘들아...”

반화가 어디 가려고 하자 다들 꾸역꾸역 뭔가를 챙겨 들고 그를 쫓아 왔다.

-안 돼! 가져 갈 거야!

“...그거 다 간식이니?”

-응!

양손에 산더미처럼 쌓은 간식을 들고 온 삼이를 보며 반화가 한숨을 쉬었다. 그냥 조용히 다녀오려고 했는데 이 녀석들에게 들키는 바람에 일이 복잡해졌다. 차에 다 들어가지도 않을 간식을 욱여넣는 걸 보며 어쩔 수 없이 반화가 직접 그것을 챙겼다.

“아빠가 가져 갈 테니까 차에 타.”

-으움... 꼭 줘야 돼?

이미 예전에 저렇게 가져갔다가 주지 않은 전적이 있는 반화를 못 믿는 삼이...

“알았어. 끙... 맹이 넌 그거 꼭 가져가야 돼?”

자기보다 큰 뼈다귀를 들고 온 맹이를 보며 반화가 한숨을 쉬었다. 얼마 전에 장난삼아 크로제의 시원한 뼈를 가공해 만든 건데 맹이 녀석이 아주 좋아했다. 물고 빨고 하더니... 지금은 반 토막 났지만 여전히 컸다.

-응!

“알았어. 일단 이리 줘. 차에 안 들어가잖아. 이 녀석아!”

꾸역꾸역 집어넣으려는 뼈다귀를 낚아 챈 반화가 아공간에 집어넣고 맹이 녀석을 태웠다.

“또 가려는 녀석은... 없겠네.”

쌩쌩한 두 녀석들과 달리 다른 녀석들은 이미 지쳐 있었다. 하긴 며칠을 호수에서 놀고 마시며 뒹굴었으니 지칠 만도 했다. 쌩쌩한 이 녀석들이 특이 한 거다.

“저도 같이 가도 될 까요??”

“응? 너?”

에나스가 다가와 반화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화가 의외라는 듯 녀석을 봤다. 그렇게 모험을 좋아하는 녀석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저희 엘프들에게 제가 딱히 필요하진 않으니까 이런 여유도 가질 수 있죠.”

지구에서와 달리 엘프들은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뭔가 대비하고 할 필요가 없었다. 이 일대는 룽이, 롱이, 롭스 등등 녀석들이 영역을 선포 한 곳이라 어중간한 놈들은 쳐다보지도 못했고, 힘에 자신 있는 놈들도 가끔 번쩍이는 동이, 삼이, 그리고 맹이의 힘을 느끼고 다가오지 않았다. 그야 말로 이 땅은 엘프들이 살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 위협들로부터는 격리되고 자연의 기운과 마나는 풍부한.

“그래? 뭐 상관없어. 일단 타.”

“감사합니다.”

그래서 여왕도 이제 여유로웠다. 그 옛날 엘프들의 생활에 가까워져 더 이상 여왕의 정치가 필요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에나스까지 태운 차가 출발하고...남은 녀석들은 드디어 자유를 맛 봤다.

-꾸웅...

-삐이이익...

다들 맹, 삼이와 놀아 주느라 너무 힘들어 호숫가 앞 별장 마당에 퍼질러져 꿀잠을 청했다. 악동이라는 동이조차 둘을 감당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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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근데 어디가?

이제야 목적지를 물어 보는 삼이.

“아빠한테 많은 걸 알려 준 사람이 있는 곳에 가는 거야.”

-으음... 아빠도 배워?

삼이의 눈에 반화는 뭐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였는데 그런 그를 가르친 사람이 있다니 조금 놀란 듯 했다.

“그럼, 배웠었지..으득!..”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라 반화가 이를 갈았다. 처음 이 곳에 떨어졌을 때 하필 만난 인간이 바로 그 인간이었다. 그래도 그 인간 덕분에 살아갈 수는 있었지만 잃은 게 적지 않았다. 일단 평범한 인간의 감정을 잃어 버렸었다. 따지자면 힘에 취한 싸이코패스가 된 것이다. 그 상태에서 대륙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참 많이도 죽이고 다녔다. 그 스승이라는 인간이 죽고 나서 자신도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르니 그나마 정신을 좀 차리긴 했지만 그 놈 때문에 바뀐 성향을 돌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덕분에 낯선 이곳에서 아주 떵떵 거리며 제멋대로 잘 살긴 했다. 나중에 그 인간은 단순한 실험용 쥐가 자신보다 강해져 좀 당황해 하긴 했지만 인정해 줬다. 누구보다 힘에 집착하던 인간이었으니까... 나름 힘에는 순수한 인간이었다.

“넌 별로 좋은 기억도 아니면서 왜 따라 간다는 거야?”

반화는 에나스에게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아무 일 없었지만 그리 좋은 느낌을 주는 인간은 아니었을 텐데...

“그래도 그분 덕분에 제국의 추격에서도 벗어났고 이 곳까지 오게 되었으니까 감사하단 말은 전해야죠.”

“그래? 그 인간은 별 생각 없었을 텐데. 워낙 단순한 인간이라.”

그래도 이렇게 고맙다고 해주는 인간은 아니지만 존재가 있다는 게 다행이랄까? 그런 인간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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