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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72화 (173/295)

# 172화-뉴월드 #

172화

일본인들이 뉴월드의 능력자들로부터 도망가려 할 때 해골씨는 미국에 왔다. 폴리크랙 측에서 해골씨를 초청한 것인데 다 해골씨를 보고 싶어 하는 크랙가의 한 여자 때문이었다.

전용 항공기로 편하게 이동한 해골씨를 맞이 해준 건 바로 샌드 크랙의 동생 쥬 크랙이었다.

“해골씨!!!”

“오랜만이군.”

“보고 싶었어요.”

적극적인 쥬의 반응에 비해 해골씨의 반응은 덤덤했다. 그가 이 곳에 온 이유는 이 여자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폴리 크랙으로부터 얻은 정보 때문이었지.

“그 놈들에 대해서 조사 한 건 있나?”

“딱히 뭘 조사할 건 없었어요. 물으면 다 말해 줬으니까요.”

이런 해골씨의 태도에도 상관없는지 싱글벙글인 그녀는 그가 묻는 말에 꼬박꼬박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때, 잠시 떨어져 있던 샌디 크랙도 다가와 인사를 나눴다.

“오랜만이네요. 반화씨는 안 왔군요?”

“마스터는 지금... 바쁘다.”

호수를 보며 퍼질러 있는 반화가 들었으면 뭔 개소리냐고 할 것 같지만 샌디 크랙의 얼굴을 보니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반화를 찾아 갈 것 같았다. 그럼 또 그 대가는 자신이  치룰 것이 뻔하니 해골씨는 그냥 왜곡된 진실을 알려주었다. 그게 서로서로 좋은 거니까..

“그래요? 아쉽네요.”

다행히 해골씨의 거짓말이 통했다.

“그 새대가리들이 지금 여기 온다는 얘기인가?”

“네, 자꾸 와서 자신들의 지배를 받으라고 하는데... 어후, 진짜 새대가리인지, 말을 못 알아듣는 건지... 같은 내용을 몇 번 반복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원래 그 놈들은 그래. 지금은 어디 있지?”

“자기들이 사는 곳으로 또 돌아갔어요. 아마 내일 또 올 거예요. 하루에 한 번씩 와서 그 짓을 하니까요. 약하기라도 하면 그냥 제압할 수 있을 텐데, 그때 와이번 테이머와 부딪혔다가 도시가 날아갈 뻔해서 제압도 못하고 있어요. 셋 이상이 오면 건드리지도 않고요.”

“그래? 흐음...”

“근데 해골씨는 왜 그들을 보려고 왔어요?”

쥬가 해골씨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종족에 대한 샘플이 필요하다. 지금 여러 샘플을 모았는데 그 놈들도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더군.”

“?? 그건 왜요?”

“요즘 연구하는 것에 필요하다. 여러 샘플이.”

“아... 그렇군요.”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는 해골씨에게 잠시 서운함을 느꼈지만 이내 밝은 얼굴로 돌아 온 쥬가 해골씨를 이끌고 일단 새로운 폴리 크랙의 아지트로 이동했다. 일루에나 때문에 망가진 곳을 버리고 만든 이 곳은 미 국방부에서도 뚫지 못할 경비를 자랑했다.

“쯧 이래서 제대로 지키기나 할 수 있나?”

물론 해골씨의 눈에는 너무 허술했지만.

“... 그래도 돈 깨나 들였는데...”

샌디가 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해골씨가 너무 한심하게 보고 있어 차마 더 말하지는 않았다. 더 말해 봤자 잘 지키고 있는 그들 소속의 능력자들만 초라해 졌으니까.

“이왕 온 김에 손 좀 봐주지.”

“어...? 진짜요? 어떻게요?”

“이렇게.”

촤르르륵!!!

화아아아아악!!!!

“어!? 뭐, 뭐야!!”

갑작스럽게 바닥에서 빛나는 기괴한 문양에 놀란 사람들이 뛰쳐나와 원인을 찾았다. 그들이 발견한 건 한 손을 바닥을 향해 가리키고 있는 해골씨. 3미터의 장대한 기골 타에 너무 눈에 쉽게 띄었다.

“이게 뭐예요..?”

샌디도 황당한 듯 해골씨에게 물었다. 그녀가 능력자는 아니라 정확히 모르지만 그런 그녀도 이런 건 처음 봤다. 마치 고대 유적에서만 볼 법한 문양에 다른 사람들은 더욱 황당했다. 유적의 마법진을 지구에서 볼 수 있다니...

“간단한 식별 보호마법진이다. 간단하게 프로그램에 등록해둘 테니 등록만 하면 아무 문제없이 들어 올 수 있게 만들어 뒀다.”

“시스템이요??”

“컴퓨터 쓸 줄 모르나?”

“...아뇨.”

설마 살아 움직이는 해골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말하는 건지 어떻게 알겠는가? 마법이나 쓸 줄 알았더니 그 마법진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만들기도 하다니...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것인지는 알 것 같았다. 그런데 그런 걸 집 현관에 도어락 설치하는 것 보다 간단하게 하다니...

“들어가지.”

“...”

.

.

.

해골씨가 폴리 크랙에 침묵을 주는 사이 반화의 옛 별장 주변은 아주 시끄러웠다.

“크허허헝!!!”

“으아아악!! 저, 저리가!!”

“이딴 놈들도 능력자라고 거들먹거리다니. 크르르...”

도망가려는 일본인 능력자 하나를 한 발로 누르며 낮에 울음을 터트린 곰과 같이 변한 능력자. 한심하다는 듯 발밑에 깔린 일본인을 보며 혀를 찼다.

그 사이 나머지들도 뉴월드의 능력자들에 의해서 하나둘 잡혀 오기 시작했다.

“이, 이러면 안 되는 거 알지!? 능력자들끼리 분쟁은 분명 세계적인 중범죄야!!”

“여기서 뒈지면 어떻게 알겠어? 니들도 그럴 생각으로 건드린 거 아냐?”

“아냐! 우린 그냥 시비만 걸려고!...”

“이 멍청이가!! 그걸 말하면 어떡해!”

그냥 툭 건드니 자기들끼리 분열한 놈들이 알아서 정보를 죄다 알려 주었다. 일본 정부에서 한국에 뭔가 얻기 위해 일부러 시비를 걸고 있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뭘 얻으려고 그러는 거래?”

“몰라, 푸른네코신에 대한 정보라는데?”

“그건 또 뭐야? 던전에 대한 정보야?”

“몰라.”

주로 아틀란티스에서 살아 바깥소식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몇몇은 놈들의 말에도 이해를 못했지만 여유가 있는 자들은 무슨 말인지 깨달았다.

“그거 신수 말하는 거지?”

“...”

“니들 정부도 참 한심하네. 그걸 이렇게 땡깡 부린다고 줄 것 같아? 니들 거라고 우기면 다 니들 거냐고.”

뉴월드 능력자들에게 쌓인 그들은 나름 억울했다. 그들은 그저 의뢰를 받고 그랬을 뿐인데...

“어쩔까? 죽이는 건 좀 그런가?”

사실 그게 깔끔할 수도 있다. 그들은 이미 스케빈져들 때문에 살인 한 두 번쯤 안 해본 사람이 없었으니 그런 것에 대한 부담은 생각보다 적었다. 그리고 늘 몬스터라곤 하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를 사냥하는 그들로서는 이런 일에 큰 충격을 받지도 않았다. 괜한 동정으로 오히려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살려주세요!! 저희는 진짜 사람을 죽이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그냥 겁만 주려고...”

“혹시 니들 말고 또 그런 의뢰 받은 사람 있어?”

“예! 있습니다! 지금 게이트 통과하는 팀들마다 정부에서 의뢰를 넣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녀석들도 이 근처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이 녀석들 놔주고 소문 퍼트리는 게 낫지 않을까? 계속 이런 잔챙이들 상대하느니.”

“뭐, 이런 놈들 죽여 봤자 이긴 한데..”

웅성웅성거리는 뉴월드의 사람들 말에 침이 꼴깍 넘어가는 녀석들.

“응? 뭐해?”

“???!!! 군주님?!”

“뭐!?”

갑작스레 들린 목소리에 뒤돌아본 자가 깜짝 놀라 외치자 다른 사람들도 번개같이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그리고 보았다. 진짜 몬스터 군주의 얼굴을.

“헐...나 진짜 보는 건 처음인데.”

“뭐하냐니까? 여기서? 별장 재건축해서 쓰라고 했더니.”

“하하하...그게..말이죠.”

아직 민사장이 반화에게 얘기 하지 않은 걸 아는 용군주가 난감한 표정으로 반화를 봤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베어스 팀의 이대호입니다!!”

“아, 뭐... 그래요.”

큰 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는 미친 곰이라 불린 남자는 존경하는 눈빛으로 반화를 바라봤다. 차마 그런 눈빛에 욕을 할 수 없는지라 적당히 상대해준 반화는 별장이 있었던 주변을 한번 슥 살펴봤다. 아무래도 일개 팀이 사용할 별장으로 보이지는 않는 공사였다.

“반화님 그게... 민사장님이 하라고 했습니다!”

“...”

용군주의 말에 다들 황당하게 쳐다봤다. 뭐 딱히 틀린 말도 아니긴 하지만 뭔가 어투가 고자질하는 것 같지 않은가? 대한민국의 SSS급 능력자 용군주가 고자질을 하다니...웃기는 일이었다.

“뭘 하라고 하던데?”

“그게...여기에 뉴월드 시티를 만든다고...”

“시티?? 도시???”

“예...”

“그 양반 일거리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 하더니 자기가 만들면서 뭘...쯧.”

둘의 모습을 보며 천상계에도 계급이 존재하는가 보다 하면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럼 쟤들은 뭐야?”

반화가 가리킨 곳에는 일본인들이 포박되어 있었다.

“그게...”

차근차근 반화가 오해하지 않게 설명해준 용군주.

“아아, 그래? 뭐 알아서해. 아, 덩치는 좀 데려 간다?”

“예?? 덩치를요?”

덩치와 용용이 빼면 그냥 평범한 능력자가 되어버리는 용군주는 좀 반화의 말에 떨떠름해 했다.

“용용이는 데리고 있어. 잠깐 갔다 올 테니까.”

-꾸엉..

“이 자식이... 그거 좀 못 떨어져서.”

칭얼거리는 덩치의 뒤통수를 갈긴 반화가 사라지고... 한숨을 쉰 용군주는 벼락처럼 왔다가 사라진 반화 때문에 멈춰있었던 사람들을 깨웠다.

“자자! 일들 합시다!”

-크릉!

“끙... 그래, 넌 좀 쉬고 있고.”

덩치가 없는 용용이는 왕이었다....

“저 놈들은 어떡하죠?”

“신상 파악해서 돌려보내죠?”

“그게 낫겠죠? 괜히 죽여서 분쟁 만드느니. 거기에 저 놈들 그분까지 관계되었다는 걸 아는데 함부로 말하고 다니겠어?”

“감사합니다!!”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어떤 것도 말 해주는 놈들 덕분에 신상을 캐는 건 쉬웠다. 반화를 봐서 더욱 쉬웠다. 그가 한 일들이 뭔지 아니까...

일본놈들의 신상을 아주 탈탈 털어 보내준 뉴월드 사람들이 다시 공사를 시작했다. 어차피 나중에 건설 업체에서 제대로 된 시공을 할 거니까 그들이 하는 건 기초를 닦는 것뿐이었다.

고급인력을 오랜 시간 건설에 시간 쓰게 할 순 없으니까.

.

.

.

“흐음... 까망이가 좀 더 큰가?”

-아싸!! 내가 이겼다!

“큼...그래 니가 이겼다.”

삼이와 내기를 한 반화는 멋쩍은 표정으로 인정했다. 덩치와 까망이의 크기에 대한 내기인데 삼이는 까망이가 크다고, 반화는 덩치가 크다고 했었다.

-그럼 빨리! 빨리!

“끙...진짜?”

“응!!”

과연 뭘 내기 한 것일까? 재촉하는 삼이의 말에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반화.

“덩치 이 자식... 아까 머리를 한 대 더 쥐어박아서 키 좀 크게 만드는 건데.”

-꾸엉!!?

“농담이야 자식아.”

분명 농담이 아니었다.

-아빠아아! 이러기야?

"알았어, 알았어.“

결국 삼이의 재촉에 못 이겨 내기의 대가를 주는 반화.

“파스, 크로롱액 생성기 호수에 설치해줘.”

[...진짜요?]

“엉.”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설치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그 일본 놈들. 자꾸 순이를 찾는 것 같던데.”

[푸른네코신이라는 걸 찾고 있던데 아마도 꼬순이 님이 100퍼센트 일치합니다.]

“그래, 왜 찾는 건지 알아 봐줘.”

[예.]

부글! 부글!!

-우아아아!!!

호수의 물이 점점 황금빛으로 변하는 걸 본 아이들이 죄다 호수로 뛰어 들어가고, 잠시 놀러 온 엘프들도 그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었다.

“반화님...불렀다고...?”

“응? 아아, 잠깐만. 니들도 구경만 하지 말고 가서 마셔도 돼. 애들 오줌 안 싸니까 걱정 말고.”

“예...”

넋 놓고 호수 물에 정신 팔린 엘프들을 본 여왕이 한숨을 쉬었다. 자신도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데 저들은 얼마나 그러고 싶을까? 반화의 말이 끝나가 나가 달려가 호수 물을 들이마시는 엘프들을 보며 여왕이 고개를 저었다.

“여왕아, 음... 그러고 보니 니 이름이 뭐였지? 암튼, 너 내 스승을 봤다며?”

“예?? 반화님의 스승님을 제가 봤다고요?”

“어, 그 외팔이가 된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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