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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71화 (172/295)

# 171화-뉴월드 #

171화

“여기 뭐 땅 주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신경 끕시다?”

“뭐래? 누가 신경 썼다고. 다니다가 객사나 하지마라. 쯧.”

활동 영역을 점점 넓히던 일본 능력자 길드가 한국 쪽 팀을 발견하고 괜히 시비를 걸었지만 신경도 안 쓰는 한국팀. 그래서 더 열 받은 일본 능력자들이 울컥했지만 이내 자신들이 상대 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한국 팀에 중앙에 있는 여자는 굳이 한국인이 아니라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유명인이었으니까.

“쳇...신소이 잖아?”

“돌아가자고....”

신소이팀이 활동하는 영역은 아니었지만 볼일이 있어 지나가는 길에 그들이 운 나쁘게 걸려버렸다. 그녀가 가만히 있는 그들에게 해코지를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일단 자신들은 가만히 있을 예정이 아니었기에 괜히 눈치를 보며 돌아가는 그들.

“쟤들 지금 일부러 시비 걸려고 했지?”

“그런 것 같은데요? 근데 팀장님 얼굴 보더니 그냥 가네요?”

무시하긴 했지만 신소이가 조금 찝찝한 표정으로 말했다.

“역시 우리 팀장님은 얼굴이 무기...컥...”

괜히 농담하다가 그녀에게 뒤통수를 맞은 팀원이 울상을 쓰며 찌그러졌다.

“쟤들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그러는 건가?”

신소이는 아직 반화의 별장이 이 지역에 있었다는 것을 몰라 괜히 쓸데없는 짓을 할 예정인 일본인들을 안쓰럽게 쳐다봤다. 그러다 지들 팔자겠거니 하며 그녀도 자리를 벗어났다. 반화의 별장은 이제 대대적인 공사가 들어 갈 예정이었으니 주변 몬스터들을 좀 정리해야했다.

...

“응...? 왜 좀비가 여기 있지?”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꼴이 됐는데!!!”

본가에 잠시 놀러온 반화가 좀비가 되어 돌아다니고 있는 명하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넌 원래 그 꼴이었는데 누굴 탓해?”

“으으으...”

반화의 깐족임에 몸을 부들부들 떠는 명하...

“제발 사고 좀 안치면 안 돼?? 그냥 집에만 있어...”

“난 집에만 있었는데?”

그렇다. 반화는 굳이 집밖을 나가지 않고도 충분히 사고를 칠 수 있는 양반이었다. 명하가 일에서 벗어날 방법은 그냥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지만 그럴 수 없으니... 영원한 고통 속에 빠진 명하.

“...젠장...”

“랑이는? 왜 혼자 다녀?”

“랑이...? 랑이언니는 요즘 집에 안 들어 와.”

“??”

“오빠 너 때문에 바쁘다고, 인간아. 나도 옷 가지러 온 거야.”

“아, 그래? 수고해라.”

... 지 할 말만 하고 집에 있는 반찬을 가져가는 반화를 명하가 멍하니 쳐다봤다.

“엄마, 저기 반찬 루팡...? 응 그러고 보니 엄마는 어디 갔지?”

.

.

명하가 찾고 있는 엄마는 반화의 별장에 있었다.

“여기 진짜 좋네. 네 아빠도 이제 좀 쉬면 좋을 텐데. 고집은..”

반화가 주는 돈으로도 그냥 평생 쓸 것 다 쓰고 살 수 있건만 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빠가 엄마는 좀 안타까운 듯했다. 하지만 막상 아빠가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즐겁게 하기에 반화도 말리진 못했다. 일을 너무 힘들게 하는 것도 아니고 쉬엄쉬엄하면서, 카페 메뉴 개발하는 모습이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거기에 요즘 반화가 제공하는 아틀란티스산 생과일 음료가 잘 팔린다고 엄마 보고 여기서 농장이나 하라고 했단다.

“근데 진짜 이렇게 와도 되는 거니? 게이트 통과 절차 안 밟고?”

“그거 매번 귀찮아서 어떻게 받아요? 그냥 이동진 타고 오세요. 와서 텃밭이나 구경하고 하세요. 호숫가에 앉아서 쉬고.”

“텃밭 치곤 크네...”

반화가 보여준 텃밭은 한국에 있는 밭을 모두 합친 것 마냥 광활했다. 별장에서 보면 끝도 보이지 않았다. 이 텃밭을 가꾸는 건 바로 롱이와 세계수, 그리고 엘프들이었다.

“저, 반화님? 정말 저 푸롱 열매를 저희한테 주시는 건가요?”

“저쪽 나무에서 자라는 건 니들이 다 가져가. 대신 저 밭 좀 관리해 주고.”

“그 정도야 너무 쉽죠! 감사해요!”

푸롱 나무를 임대해 주는 대신 노동력을 얻은 반화. 그래도 악덕은 아닌 것이 엘프들은 푸롱 열매를 먹고 친화도가 증가해 더욱 높은 정령과 계약하거나 자신이 계약한 정령을 성장 시킬 수 있고 반화가 말한 밭 정도는 정령들을 부리면 손쉽게 관리가 가능했다. 그야말로 천생 농부들이라 서로 좋은 것이다.

“엘프한테 밭을 가꾸게 하다니... 내 아들이지만 참, 돌...아니야.”

“...방금 ‘돌’ 까지 말한 것 같은데요?”

“아냐 아냐, 그나저나 반찬들 가져 왔어?”

“...여기요.”

반화가 떨떠름하게 테이블 위에 반찬들을 내려놓았다.

“거기 엘프 아가씨? 식사나 하고 가요. 반화 너도 애들 불러. 밥 먹게.”

“저도요...? 그래도 될까요?”

“그럼요~ 얘는 신경 쓰지 마세요.”

반화 위에 엄마, 그분의 말이었다. 그래서 엘프 여왕은 아가씨가 되어 자리를 하나 차지했다.

-우아아아~~ 밥이다~

“자자 다 물기 닦고 먹으렴?”

푸르르르릅!

호수에서 노느라 축축하게 젖은 털을 털어낸 털복숭이들이 빵실빵실 웃으며 엄마가 한 고기반찬 앞에 쪼르르 모였다.

“그런데... 아가씨가 넷이나 되네?”

령이, 엔(모기왕), 루네스, 엘프 여왕까지 네 명이나 되는 여자들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던 엄마가 반화를 한번 슥 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사람은 하나도 없지?”

“...? 어떻게 알았어?”

“니 주변을 좀 봐라. 사람이 있을 환경이야? 그리고 니가 사람 만나러 언제 다니기를 했니? 게이트 갔다가 올 때마다 여자가 하나씩 생겼는데, 여기 사람은 없는 곳이라며?”

역시 엄마의 감은 속일 수 없었다. 족집게 같은 엄마의 촉에 다들 감탄했다.

“와아...대단하세요.”

“그쪽은 뭐에요? 이쪽은 엘프 같고.”

“저는 구미호에요.”

“!!!”

“저는 뱀파이어입니다.”

“!!!!”

“저는... 여신...아니 요정이에요!”

“!!!!!!”

마지막 루네스가 잠시 헛소리를 했지만 다른 이들의 눈초리에 급히 말을 돌렸다. 네 여자의 종족을 들은 엄마는 부릅 뜬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어떻게 모아도 이렇게 모을 수 있는 건지... 어떤 면에서 아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남자 등쳐먹기로 유명한 전설의 종족들이 다 여기 있었다. 혹시 요정은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요정은 옛날부터 착한 척하며 자기 할 일을 모두 다른 사람에게 시키는 아주 표리부동의 극을 달리는 종족이라 말을 할 수 있었다. 주로 고구마 먹이는 녀석 중 하나였다.

“니가 얼마나 못됐으면 이런 종족들만 니 옆에 있어??”

“내가 뭐...”

엄마의 말에 할 말이 없는 반화. 딱히 못되게 굴지는 않은 것 같은데...그건 그렇고 반화의 엄마는 이런 상황이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 듯 했다.

“네가 능력자가 되었다고 말할 때부터 좀 이상하긴 했어. 순이가 갑자기 어려지질 않나, 슬이 사건도 그렇고. 근데 너무 약한 애들 막 괴롭히고 그러진 마.”

“응?? 별로 안 놀라네, 그러고 보니?”

“애가 갑자기 능력자 되었다고 하면서 러시아랑 혼자 전쟁하고 중국은 다 부셔놨는데 이정도로 놀랄까? 너는 뉴스 좀 봐라. 온통 네 얘기야. 그리고 명하 좀 그만 적당히 괴롭혀.”

“...”

다들 엄마의 말에 적극적으로 찬성을 했다. 특히 약한 애들 그만 괴롭히라는 것에서...

-할모니~ 밥 더 줘.

“오냐, 이리와.”

가마솥에서 만든 밥 한 그릇은 간에 기별도 안가는 녀석들이 반화의 엄마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는 것은 왜 일까...

털둥이들 밥을 챙겨주는 모습을 보며 반화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달라진 아들에게 낯선 느낌을 받았을 텐데 자신도 눈치 채지 못하게 속으로만 생각하셨다니..하긴 엄마는 이 녀석들이 말할 때도 조금 놀라기만 했었다. 그래도 명하를 괴롭히는 걸 멈추지 않을 거다. 커플이라서 그런 건 아니다....

“니들은 살만 해? 전에 살던 곳이 편하지 않아? 괜히 저 녀석들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넘어 온 건 아니고?”

이웃집 주민으로써 간단하게 엘프 여왕에게 안부를 묻는다. 덤으로 롱이와 세계수의 협박이 있었는지도 물었다.

“아니요. 기술은 이미 충분히 가져와서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 너무 상쾌하네요. 예전보다 더...”

거대한 마나가 다시 흐르고 있어, 마나에 민감한 엘프들은 더 잘 느낄 수 있기에 지구보다 좋아하고 있단다.

“그래? 그럼 얌전히 살아. 괜히 나대지 말고.”

“...예.”

옆에 그가 있는데 나댈 수가 있긴 할까? 지금 이곳에 있는 엘프들은 모두 반화에 대해서 알고 있다. 조금은 나쁜 쪽으로. 그리고 이 곳에 넘어 올 때 가장 고민한 것이 그것이었다. 이사 할 때 그 동네 주민들의 성격도 참 중요한데... 집터가 너무 좋아서...

“으차. 난 네 누나한테 가 볼 테니까, 롱아? 그리고...뭐라고 불러야 되니?”

“룽이라 불러요.”

“?!???”

세계수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이름을 지어 준 반화. 단순이 롱이랑 늘 붙어 있으니까 룽이라고 작명한 그는 아주 태연하게 뭘 보냐는 듯 그를 경악하며 보는 이들을 노려봤다.

“...룽이? 좀 그렇지 않니? 그냥 미미가...”

“룽이 좋습니다.”

“그래..?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반화의 작명보다 더 극악인 인물이 엄마였으니... 재빨리 미미가 되는 걸 막은 룽이가 엄마의 한쪽 손을 잡으며 이동진으로 향했다. 더는 말 할 수 없게...

“내 이름이 일반화의 그 반화인 걸 생각해보면 엄마도 참 이름 못 지어. 그치?”

“...”

다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모자의 작명센스에...

.

.

.

한편 반화의 옛 별장을 수리하고 있는 용군주 일행들. 그런데 그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장님도 이런 생각을 다하셨네?”

“뉴월드 아틀란티스 본부라... 꽤 괜찮지 않아?”

민사장은 명하에게 별장을 옮긴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계획을 세웠다. 바로 별장을 뉴월드의 전초기지로 사용하는 것. 답사를 가보니 순이가 날뛰는 바람에 주변 땅은 죄다 평지가 되고 잘 다져 졌으니 그냥 건물만 세우면 끝이었다. 요즘 능력자들은 사냥만 하지 않는다. 각종 산업에 종사하는 능력자 중 건설업을 하는 능력자 회사도 있다. 그들과 제휴를 맺어 아예 도시 급으로 진행되는 거대한 계획을 세운 민사장. 거기에 명하를 통해 반화에게 이동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해볼 생각이었으니 이제는 좁은 게이트 주변에서부터 출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된다면...

“응?? 뭐지??”

갑자기 외곽 쪽에서 나는 소란에 용군주 등등 별장 중심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콰앙!!!

“어?? 이거 뭐야? 몬스터라도 왔어?”

이 주변에는 몬스터가 없었는데 그새 나타 난건가 하고 다들 폭발음이 터진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 뭐, 뭐야?? 뭐가 이렇게 많아?”

의외로 뉴월드 공사 현장을 공격한 자들은 몬스터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것도 같은 나라사람이 아니라 일본 사람. 그들은 갑자기 몰려든 뉴월드 소속 능력자들과 일을 하러 온 능력자들을 보며 당황했다. 그냥 외곽에서 일하고 있는 건설 능력자들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고 공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줄은 상상도 못한 듯 했다.

“니들 뭐야? 왜 여기서 행패야? 일본 게이트 아예 막아 줘? 나오지도 못하게?”

험상궂은 얼굴의 남자가 공사를 하던 능력자가 다친 것을 보고 으르렁 거리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짐승처럼 몸을 변화시키며 으르렁 거렸다. 덩치는 두 배는 커지고 온 몸에 거친 털이 자랐으며 날카로운 손톱, 발톱, 그리고 송곳니. 두발로 선 곰을 닮은 남자가 점점 다가오자 일본인들은 사색이 되어갔다.

“서, 설마? 크레이지 베어!?”

나름 능력자 세계에서는 유명한 인물이었던 것 같다. 물론 좋은 쪽은 아닌 것 같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알 정도면 랭커일 것이다. 용군주는 몰랐지만 뉴월드에는 세계에 등록된 랭커들도 많았다. 자신도 꽤 높은 순위였고.

“니들 뭐냐고.”

당장이라도 달려 들것 같은 위압감에 일본인들은 아무 말도 못했다.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그들도 상상 못했었다. 아니 못하는 게 당연했다. 이 곳에 공사를 위해 저런 거물급이 투입된 것도 그렇고 애초에 여기에 도시를 만든다는 것도 그랬다.

“그러니까... 도망쳐!!!”

상대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닐뿐더러 미친 곰을 상대할 수 있다고 해도 저 많은 능력자들과 싸울 순 없었다. 뒤도 보지 않고 도망가는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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