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67화 (168/295)

# 167화-대륙의 지배자 #

167화

“이상한 녀석들이 쳐들어 왔다고?”

-네!

반화는 민사장이 했던 말을 생각했다. 생태계가 무너져 갑자기 몬스터 웨이브가 일어났다고. 그게 중앙대륙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 곳까지 그랬다니...

“어떤 놈이냐...”

분탕 친 놈 하나 때문에 옹이가 뿌려진 곳이 이렇게 망가졌다. 물론 반화 자신도 이렇게 분탕 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그건 자신이 한 것이다. 남이 그런 것과 자신이 그런 것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었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아빠랑 어디 좀... 같이 갈래?”

-응!!

“그래. 가자.”

초롱초롱한 눈으로 보는 녀석들을 데리고 사라진 반화. 그가 다시 나타난 곳은 북 대륙이었다. 극한의 추위가 반화와 아이들을 덮쳤다.

-우아아아~ 시원해!

-히히히, 삼이 코에 고드름 생겼어!

이런 추위에도 녀석들은 웃으면서 방방 뛰어 다녔다. 반화는 그런 아이들을 잠시 두고 대륙을 흔들만한 녀석이 있나 찾아 봤다. 그러나 북 대륙에는 그럴 만한 녀석이 없었다. 다만 이상한 흔적을 하나 찾았다.

“뭐야? 이 기운이 왜 여기 있지?”

익숙한 기운 하나를 느낀 반화는 기운이 느껴진 곳으로 다가가 제대로 살펴봤다. 확실히 그가 아는 마나의 흔적이었다.

“그 놈들이 여기로 도망 왔나?”

마계를 지워버린 후 이곳에 도망 왔다는 녀석들을 찾는 걸 그냥 잊었는데 놈들의 흔적이 이곳에 남아있었다. 그런데 흔적만 있고 존재는 없었다. 마치 뭔가에 먹힌 듯.

“먹혔다라...”

무력이 좀 약해서 그렇지 마왕소리 듣고 있던 놈이었을 텐데 맥없이 먹힌 거 같아 좀 이상했다.

-아빠아아~

“응?”

그때, 삼이가 그를 부르며 파닥파닥 날아왔다.

-이따 만한 뱀이 있어~!!

“뱀?”

삼이가 자신의 팔이 짧은 것이 화난다는 듯 짧은 팔을 최대한 벌리며 말했지만 그 모습만으로는 크기를 짐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삼이가 이렇게 말할 만큼 큰 뱀이 있다는 말인 것 같아 반화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알았어, 이따 갈게. 먼저 가 있어.”

-아니이~ 진짜 큰 뱀이 있다니까??

삼이가 다시 한 번 짧은 팔을 최대한 벌리며 낑낑 대자 반화는 어쩔 수 없이 녀석의 손에 끌려 큰 뱀이 있다는 곳으로 갔다.

-응? 아빠!!

기다리고 있던 맹이가 그에게 매달려 손가락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응? 호오?”

큰 뱀이라기에 좀 클 것 같다고는 생각했는데 그게 뱀의 허물이었다니. 그것도 굉장히 큰...

“허물이네.”

-신기하지?? 텅텅 비었어!

거대한 뱀 허물을 통과하며 삼이가 깔깔거렸다. 맹이도 그 허물 안을 뛰어 다니며 신나했다.

“허물이라...”

마왕일행이 있었던 흔적과 거대한 뱀허물. 둘을 조합하니 그럴 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이놈인가?”

-이놈?

-이노옴~~!

반화의 혼잣말을 듣고 따라하는 녀석들에게 가볍게 꿀밤을 날려 준 반화는 이 허물의 주인이 어디 있을까 찾아 봤다. 그러나 북 대륙 전체를 살펴봤음에도 이 녀석 같은 허물을 가질 만한 녀석은 없었다. 이 놈보다 큰 놈들은 있었지만 대부분 뱀처럼 생겼다기보다 털이 복슬복슬하게 있는 녀석들이었다. 간혹 비슷한 녀석들은 크기가 작거나 이 허물처럼 머리가 세 개가 아니었다.

“뭐지? 왜 없지?”

지배자 녀석이 자리를 잡고 나면 영역을 넓히긴 하지만 그 지역을 벗어나진 않는다. 롭스가 그래서 계속 영역이 망가짐에도 그 곳을 사수한 이유였다. 비록 이젠 포기했지만... 그런데 이 허물의 주인의 기운은 이 대륙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이런 경우는 아주 강한 힘에 밀려나서 생긴 경우가 대부분인데 과연 여기 남아 있는 녀석들이 그 정도로 강할까라는 의문이었다. 물론 강한 녀석들이 꽤 있긴 했지만 고만고만한 걸로 봐선 서로 부딪힐 일이 없었을 것이다.

지배자라고 해도 몬스터. 기본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는 녀석들인데 고대의 괴물이라고 다르지 않다는 건 짧은 증명이지만 크라센으로 증명되었다.

“성질이 변한 건가?”

마왕을 먹어치워 성질이 변했다면 가능했다. 영역을 벗어나 뭔가를 계획하고 생각하는 것이. 그저 영역을 확장하려 싸우는 것이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놈이라면 조금 귀찮아 질 수 있겠다고 생각한 반화는 서둘러 허물의 주인 녀석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

“좋군..”

소화를 끝내고 깨어난 괴수.

머리가 세 개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 뱀과 같은 비늘을 가진 것도 변하지 않았지만 마치 용과 드래곤을 섞은 것처럼 네 개의 발이 생기고 날개가 생긴 녀석은 자신의 힘이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지었다가 이내 다시 지웠다.

“아직 부족한 것 같은데...”

마왕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그는 아직도 모자람을 느꼈다. 상대는 마계 전체와 상대해도 끄덕  없는 괴물 중 괴물이었다. 아직은 때가 아님을 느낌 녀석은 또 한 번 성장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웠다.

“남쪽에 하나...그리고...응? 서쪽에 그 녀석이 느껴지지 않아?”

형제였던 녀석이라 대륙이 떨어져 있어도 느낄 수 있는 서 대륙에 잠든 그 멍청한 녀석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 남쪽은 가보면 알겠지만, 비록 사이는 좋지 않았지만 만만한 녀석은 아니었던 서대륙의 형제가 없어졌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녀석.

“위험해... 이곳도 아직 위험하겠어...”

아무래도 자신들이 잠든 사이 더 강한 놈들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놈은 이 곳에 꾸물대고 있다간 자신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은 마왕의 영향을 받아 생긴 감정이었다. 원래의 그라면 절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부딪혀 보고 말지.

소화를 끝내고 만족한 것도 잠시 서둘러 움직이려는 놈. 어색한 날개를 몇 번 펄럭이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날아올라 어딘가로 사라졌다.

...

-아쁘아~ 어디가? 뱀은 안 가져가?

서둘러 녀석들을 데리고 반화가 떠나려고 했는데 삼이 녀석이 붙잡고 늘어졌다.

“... 알았어. 저거 그대로 옮겨 줄게?”

-응!! 거기, 물 옆에!

“에휴... 알았어.”

물 옆이라는 게 아마도 호수 옆을 말하는 것일 거다. 괜히 데려왔다 싶은 반화는 허물을 들고 일단 다시 호수가 있는 별장으로 이동했다.

쿵!!!

허물이 허물 같지 않은 거대한 소리를 내며 호수 옆에 자리 잡았다. 난장판이었던 상태에 이 것까지 더해지니 정말 개판이었지만 지금은 미관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대충 아이들과 함께 던져두고 반화는 다시 놈의 진체를 찾으러 다시 사라졌다.

-힝... 아빠 또 없어 졌어.

남겨진 삼이와 맹이가 풀죽었다가 허물과 호수를 번갈아 보더니 다시 흥이 올라 왔다.

-넣어 볼까...?

-그럴까?

녀석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반화는 다시 허물이 있었던 장소로 와서 놈의 흔적을 찾았다. 동쪽으로 이동한 흔적이 조금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한 반화는 빠르게 동쪽으로 움직였다. 그러고 보니 민사장이 동쪽에서 몬스터들이 몰려 온 것 같다고 얘기한 것 같았다. 그땐 그냥 흘려들어 이제야 기억이 나버렸다.

“이 새끼 맞네.”

범인을 찾은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바로 흔적을 찾아 이동한 반화는 그 예감을 확신하게 해주는 광경에 제대로 열이 받았다.

“이렇게 개판을 만드니 당연히 몬스터고 뭐고 죄다 난리를 치지. 하여튼 뱀 대가리 자식들...”

과거 자신의 이력에 대해선 전혀 거리낌이 없는 반화는 대륙을 아주 작살 낼 놈이 어디 있을까 하고 찾아 봤지만 놈은 자신이 떠날 때 이미 흔적을 지운 후였다.

...

반화를 피해 도망간 놈이 나타난 곳은 망망대해의 하늘.

“여기 어디 있을 텐데...”

그놈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주변에 뭔가 괴롭힐 것이 없나 찾아보는 놈.

“저 놈이 좋겠군.”

적당한 놈을 고른 녀석은 곧장 바다로 뛰어 들었다. 날개가 생겨 하늘을 날아다니지만 자신은 땅, 바다, 하늘 다 가리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는 몸. 오히려 예전에는 바다가 익숙했던 적도 있었다. 그놈을 만나지 않았다면...

콱!!

-꾸우웅!!!

자신의 발에 잡힌 고래 같은 녀석이 괴로운 비명을 질렀지만 녀석을 죽이지도 않고 계속해서 고통을 가하며 괴롭혔다. 고래 같은 녀석의 비명은 자신이 찾는 놈이 근처에 있다면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퍼질 수 있기에 이 녀석을 고른 것이었다. 그리고 놈을 고른 것이 옳다는 것은 다가오는 어마어마한 기운에 확실히 증명했다.

“왔구나!!”

이 기운을 가진 놈을 찾기 위해 이 고래 같은 녀석을 괴롭혔다. 놈은 자신의 영역에서 함부로 약한 놈이 괴롭힘 당하는 것 두고 보지 못했으니까.

-...

아무런 소리도 없이 분노 가득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녀석을 보며 뱀 괴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래도 예상보다 놈의 힘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그래도 벌써 한 놈을 소화시켰는데 이 놈 하나를 못 이길까 했는데...

“...아직 무리인가?”

부딪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놈은 자신이 자는 동안 더 강해졌다고. 지금의 자신으로도 녀석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그는 손에 쥔 고래를 놈에게 던지며 물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크르르르.....

“!!!”

콰득!!!!

“끄윽!!!...”

푸화하학!!!!

분명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놈의 입에 자신의 몸통이 거의 1/3이 들어가 있었다. 바다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놈의 입에 남아있는 자신의 몸통... 그러나 그걸 찾기 위해 돌아가는 건 멍청한 짓이었다.

“끄으...”

놈에게서 멀어지지 위해 필사적으로 하늘로 올라간 그는 바다 속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녀석을 애써 무시하며 뜯겨진 단면에서 흐르는 피를 단면까지 얼려버리며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크르르

-꾸우웅...

살아남은 고래가 커다란 입에 뜯겨진 몸통을 물고 있는 놈에게 다가가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입에 있는 몸통을 버리며 한 번 슥 쳐다 본 녀석은 다시 멀어져가는 뱀 괴수를 노려보다가 이내 보금자리로 다시 이동했다.

...

한편 흔적이 사라진 곳에서 반화는 결국 제대로 능력을 써 놈의 행적을 따라 움직였다. 동대륙으로 올 때는 기어 온 것 같았는데 이곳에서는 날아간 놈 때문에 짜증이 난 반화는 걸리면 정말 사로잡은 마왕 영혼들과 손잡고 쎄쎄쎄 하며 놀게 만들 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반화가 도착한 곳은 망망대해... 아무것도 없었다. 놈이 흘린 피는 바다에 의해 사라졌고 놈이 직접 얼려버림으로서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아놔...”

[저기...마스터?]

열 받은 반화에게 파스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집으로 돌아 온 반화가 돌아오자마자 신경질을 부려 조금 꺼려지긴 했지만 말하긴 해야 할 것 같았다.

“왜?”

[그...롱이라는 푸롱나무 녀석이랑 세계수가 뭔가랑 싸우고 있는데요?]

“롱이? 아, 맞다. 뭔가 시켜 놓은 것 같은데... 근데 왜 싸우고 있어? 지구에서 싸울 놈이 있어? 아님 세계수랑 사랑싸움이냐?”

[아뇨. 이상한 괴물이랑 싸우고 있는데요? 음... 저러다 둘 다 죽겠는데요? 상당히 강합니다. 지원 할 까요?]

“일단 해. 그리고 화면 띄워 봐.”

[예, 지원 하겠습니다. 그런데 큰 효과는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여기...]

파스가 화면을 띄워 전투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어?? 뱀?... 이 새끼...너 뒤졌어.”

이 놈이 맞건 틀리건 상관없다. 뱀같이 생긴 녀석은 일단 두들겨 볼 생각인 반화가 그 자리에서 바로 사라졌다.

뱀은 아니지만 일단 비슷한 녀석들인 랑이와 퓰은 그런 반화의 기세에 원인도 모른 채 잠시 몸을 떨었다.

“뭐, 뭐지? 방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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