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62화 (163/295)

# 162화-스톨로지(죽은 세계) #

162화

“저건 뭐야??”

령이도 궁금하다는 듯 말했다. 그렇게 일행이 신기한 것을 구경하는 중에도 이 세상에 존재하면 안 되는 망혼은 마치 사람처럼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 놈이 어디서 나왔지...?”

반화의 머리에 문득 하나의 생각이 지나갔다.

“그 놈들이 여기로 오면서 딸려 온 건가??”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뉴월드의 공사 현장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 이곳으로 도망친 마왕일행이 소환될 때 그 놈들도 딸려서 왔을 가능성이 없잖아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좀 이상하긴 했지만...

“망혼을 몰랐으면 그냥 이상한 놈인 줄 알겠네.”

“망혼? 그게 뭐야?”

-냐?

반화의 혼잣말을 들은 령이와 순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번에 갔던 곳 있잖아, 애들이랑. 거기에 있는 녀석들이야. 죽은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녀석들인데...”

조금 하는 짓이나 생긴 게 다르긴 했다. 겉으로는 그냥 사람처럼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반화도 망혼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그냥 이상한 기운을 품은 인간으로 착각할 만큼.

“흐음... 일단 그냥 둘까?”

아직 사람들에게 달려들지 않고 있으니 내벼려 두기로 했지만 혹시 모르니 그냥 림자를 붙여 두려했다.

“...저 녀석 그림자가 없다.”

“응?”

안타깝게도 망혼에겐 그림자가 없어 림자가 놈에게 스며들 수 없었다.

“귀찮게...”

괜히 집 밖을 나와서 이런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난 반화는 그냥 될 대로 되라하며 손을 쓰기로 했다. 괜히 사람처럼 생겨 사람들의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조용하게...

푹!

“끄르르륵!!!...”

“!!!꺄아아아!!!”

...하려했으나 놈이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죄다 보고 말았다. 놈이 반화에게 생기를 빨리는 것을... 정확하게는 반화가 한 짓은 모르지만 사람이 누군가에게 습격을 받아 그로테스하게 죽어가는 것을 사람들이 본 것이었다. 굳이 생기를 빨아 당기려하지만 않았으면 조용하게 처리할 수 있을 텐데...

“굳이 그렇게 해야 했어?”

“생기 먹어봤어? 안 먹어 봤지? 먹어 보면 그런 말 못 할 걸?”

령이의 말에 반화는 당당하게 말했다. 생기를 먹으려고 이러고 있다고. 그 모습에 령이와 순이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인간되긴 글렀다고 생각하며...

아무튼 반화 때문에 사람들이 이 광경을 모두 보고 심지어 폰으로 찍기까지 했으니 퍼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를 내밀며 나와 구경 했으니,참 별것도 아닌 걸로 사고를 치는 반화였다.

“응?? 무슨 일이야??”

사람들 중에는 명하와 민사장도 있었다.

“몰라.”

“진짜 몰라?”

명하가 뭔가 의심스럽다는 듯 반화를 봤다. 민사장의 눈초리도 명하와 같았다.

“모른다고.”

“으음... 근데 무슨 일이야?”

“사람 죽었어.”

“!!!!”

덤덤한 반화의 말에 명하가 깜짝 놀라며 민사장에게 안겼다.

“주, 죽었다고??”

“엉, 저기 봐봐.”

“!! 이 미친 오빠가! 지금 그게 할 말이야!?”

하긴 동생한테 사람 시체를 구경하라고 하는 오빠가 정상일 리가 없었다.

“내 핑계대면서 껴안지 마라?... 안 떨어져? 어디서 껴안고 난리야?”

후다닥!

“큼...진짜 사람이 죽었다고요?”

반화의 말에 둘이 후다닥 떨어졌다. 민사장이 민망한지 괜히 반화에게 말을 걸었지만 반화의 표정은 한껏 삐딱해져 있었다.

“시체가 하나 더 생길 것 같기도 하고?”

“하하하하, 농담도...”

반화의 말에 민사장이 애써 웃으며 넘어가려 했다.

“근데 진짜 사람이 죽었어?? 왜 오빠가 뭐 하려고 하기만 하면 사고가 생기지? 뭐야. 또 뭔 짓 했어?”

“아무 짓도 안했어.”

명하의 추궁에 눈을 돌리며 이번엔 반화가 말을 피했다.

“설마 사람을 죽인 거야!?”

“이게 오빠를 뭐로 보고... 사람 아니거든?”

“어쨌든 오빠가 뭔 짓을 하긴 한 거네, 그럼??”

“...”

묵비권을 행사하는 반화를 명하가 한심하다는 눈으로 쳐다봤다. 집에만 있어도 사고치는 양반이 밖을 나왔으니 얼마나 근질근질 했을까..

“사람이 아니면 뭡니까?? 설마 또 이 종족들입니까?”

민사장이 진지하게 반화에게 물었다. 안 그래도 이계의 존재가 소화되는 바람에 건물이 날아가고 여러 가지 문제로 복잡했는데 또 새로운 존재가 발견 된다면 정말 난감했다. 뉴월드에 대한 음모론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것이 분명했다.

“이 종족은 아니고... 일단 살아 있는 놈은 아냐.”

“살아 있는 놈이 아니라고요? 그럼...?아! 일단 자리부터 옮기죠.”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반화에게 몰리기 시작하자 민사장이 임시로 빌린 건물로 그들을 이끌었다. 복원 되는 속도가 빨라 굳이 게이트 근처까지 가는 것 보다 근처 빈 건물을 빌리는 게 편해 얼마 전에 임대 한 곳이었다.

그들이 떠나고 망혼의 말라비틀어진 껍데기가 가루가 되어 사라져 버린다.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과 감찰부원이 사람들의 증언에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미 그들이 찍어 놓은 사진이나 영상들이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믿지 않을 수도 없었다.

“여기 터가 안 좋은가...?”

“그러게.”

경찰들이 한창 공사 중인 뉴월드 본사를 보며 혀를 찼다.

...

“자세하게 설명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지난번에 우리 건물이 폭발 한 것도 사실 이해가 된 게 아니거든요.”

“오늘 길에서 죽은 놈은 살아있는 놈이 아니고 원래 죽은 놈이죠. 괜히 말썽피우기 전에 처리 한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원래 죽은 놈이요..? 죽은 놈이 움직였다는 건, 혹시 좀비?”

“그거랑은 달라요. 이 녀석들은 죽은 세계에서만 생겨나는 녀석이니까, 좀비는 원념과 사기가 합쳐져 만들어지는데 망혼은 만들어지는 이유를 몰라요. 그냥 죽은 세계에서 갑자기 생겨나지. 나도 만들어지는 과정을 못 봐서 어떻게 생기는지는 모르고 단지 놈들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공격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죠.”

“오빠는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망혼? 그런 건 처음 들어 보는데?”

“쯧쯧, 내가 너랑 같냐?”

또 서로 으르렁 거리려는 둘 사이에 끼어든 민사장.

“죽은 세계라는 건 뭐죠?”

“말 그대로 죽은 세계지 뭐야.”

“...”

반화의 불친절한 답에 민사장이 인상을 썼으나 깊은 설명은 귀찮은 반화는 더 이상 설명해 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엄마 등쌀에 밀려 온 건데 괜히 일만 생겨 만사가 귀찮아지고 있었다.

“그럼 어떻게 그런 것이 이곳에 나타난 거죠?”

“아아, 건물 테러한 놈들 하고 같이 온 것 같던데? 걔들이 있던 세상에 있던 놈들이거든.”

“...?? 오빠.”

“왜?”

“오빠는 그런 거 어떻게 알아??”

명하가 의심스럽다는 듯 반화를 바라봤다. 얼마 전 그 섬뜩했던 것도 그렇고 자신의 오빠가 인성이 바뀌진 않았지만 하는 거나 생각하는 게 좀 달라졌다. 아는 것도 많고, 가끔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참 낯설었다.

“난장을 쳤으니까 알겠지 뭐.”

옆에서 령이가 깐족거렸다. 그제야 령이의 존재를 눈치 챈 명하와 민사장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둘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 여자는 누구야??”

“여우.”

“!!?”

반화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는데...

“맞아, 여우야. 꼬리 아홉 개 달린.”

“!!!!!!”

령이의 말에 더 이상해지는 둘의 시선.

“여우...? 꼬리 아홉 개면... 구미호...어?? 오빠 집에 령이라고 있지 않았나..? 구미호.”

“어 , 걔가 얘야.”

“!!!!!!!!!!!!!!”

-냐냐냐냐냔!!

령이의 품에 있던 순이가 민사장과 명하의 표정을 보고 배를 부여잡으면서 웃었다. 그 웃음  소리에 정신이 돌아온 둘은 반화를 보며 침을 튀면서 말했다.

“진짜!? 구미호가 현실이라고??”

“보면 몰라? 예쁘잖아.”

“아니! 그건 그런데! 그렇긴 한데... 아놔...진짜 예쁘긴 예쁜데... 구미호가 진짜라고? 그럼 막 도깨비도 나오고 그러는 거 아냐?아니지 오빠 집에 외눈박이 꼬맹이도 있는 걸 보면...걔는 도깨비?!”

“반화씨!! 도대체 어디서 저런...아니, 구미호님 같은 분을 데리고 오시는 겁니까?? 지난번에 갔을 땐 그냥 반화씨랑 아는 여자인가 했는데 구미호라니..”

“왜요? 하나 데려오고 싶어요?”

찌릿!

민사장의 말에 명하가 눈을 흘기며 노려봤다.

“하하하...그런 건 아닌데, 참...반화씨는 진짜 어디 다른 세상에 있던 사람 같네요...”

“오빠! 솔직히 말해 봐. 뭐 하고 다니는 거야? 구미호를 옆에 두고도 그렇게 태연하고.”

“난장 부리고 다닌다니까? 내가 살 던 곳도 얘가 난장 부려서 온 거야.”

“음...역시...”

령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명하. 사실 령이는 자기 발로 찾아 온 거라 반화가 한마디 하려했는데 갑자기 민사장의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응? 여기서 왜 ? 잠시 만요.”

번호를 확인하더니 조심스럽게 룸을 나간 민사장이 조심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민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스톨로지가...

심각한 표정으로 전화를 하던 민사장이 갑자기 경악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정확히 진짜 폭발이 된 건 아니고 이상한 존재들이 스톨로지에 갑자기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당해버렸습니다. 미국 쪽에서 시작된 것 같은데... 우리 쪽에 누군가 통로를 열어 뒀나 봅니다. 지금 조사 중에 있긴 한데 그것보다 시급한 게...뭐!? 이런!!!

전화를 하다 갑자기 또 다른 소식이 들려왔는지 민사장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흥분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큰일 났습니다... 스톨로지에 있던 병력이 전부 당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스톨로지와 연결된 모든 나라의 병력들이 지금 연락이 안 된답니다.

<>지금 이럴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스톨로지 입구로 병력을 보내야 해요! 뉴월드 측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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