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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55화 (156/295)

# 155화-폭발 #

155화

“너 진짜 어쩔 거야?”

-냐아아...

“끙...파스한테 말해 볼까?”

-냥!!

령이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한 순이.

“파스.”

[왜 자꾸 부르는 거냐.]

파스는 귀찮았으나 령이의 옆에 있는 순이가 있다는 사실에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여기 반화 별장 어떻게 안 될까?”

[... 복구는 시킬 수 있겠지만 완벽하진 않을 거다. 설계를 따로 복사해둔 것이 아니어서.]

다행히 파스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 정도면 충분했다. 순이는 반화가 그렇게 민감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은근히 둔한 구석이 있는 반화이기에 그 정도면 충분히 넘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 순이가 령이에게 재촉했다.

“알았어... 그럼 파스, 부탁 좀 할게?”

[후우...알았다.]

파스는 나노 머신들을 보내 반화의 별장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복구하는 동안 일단 령이와 순이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남겨진 롭스는 피떡이 비둘기를 보며 그냥 팔자려니 하고 몸집을 줄였다. 그리고 순이와 령이를 따라 반화의 집으로 자진해서 들어갔다. 자신에게 이런 집은 사치였었을 뿐...

.

.

.

왕성에서 조사단이 파견이 왔다. 1군단장의 성이 습격당했다는 사실에 왕 직속 근위대들이 직접 찾아왔다.

다행히 군단장은 조사단이 오기 전에 깨어나 직접 그들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게... 잊어버린 신전에서 소환의식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 그게 무슨!! 거긴 분명 폐쇄했는데!?”

“크흠...”

첩의 자식이지만 그래도 자식은 자식이었기에 군단장은 차마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못했다. 자신의 아들 중 하나가 소환의식에 응했다고... 집사도 그런 군단장의 눈치만 살폈다.

“어떤 존재였습니까??”

“그건 내가 말하지. 인간이었네.”

“!!!!!”

군단장의 말에 기겁한 조사단원들이 손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이..인간이라고요?”

“그래, 그땐 경황이 없어서 생각을 못했지만 깨어나 생각해보니 인간이었지.”

과거 인간들을 제물로 소환되어 초토화 시켰던 존재들이라기엔 인간이라는 말에 너무 두려워하는 자들.

“그 악몽이 다시 왔다는 말입니까!?”

“그건 알 수 없네. 인간들이 모두 악몽처럼 강하진 않겠지. 물론 나와 마주쳤던 인간은 강했지만 그때의 악몽처럼 모든 걸 몰살 시킨 않았어. 다른 존재라고 생각하는 게 맞겠지. 거기에 악몽이 이 세계를 떠난 지 천년이 넘었어.”

“하긴 인간이 강하다고 해도 천년이상을 살긴 힘들겠지만... 그 인간은 지금 어디로 갔습니까?”

“그건 집사가 알려 줄 것이네.”

군단장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더 이상 조사단의 조사를 받지 못했다. 그의 첫 번째 아들과 집사가 조사단과 마주하며 조사를 이어나갔다.

“왕성을 찾고 있었습니다.”

“왕성...말입니까? 그래서 알려 줬습니까!?”

“다른 왕성을 알려줬지요. 오르세니 마왕성으로...”

“휴우...다행이군요.”

집사의 말에 한시름 놓은 조사단원이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오르세니라면, 여기서 가려고 하면 금지된 지역을 통과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

“거긴 악몽의 잔재를 묻어 둔 곳인데..?”

“괘, 괜찮을 겁니다. 그 인간이 악몽이 아니라고 군단장님께서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확실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조사단원이 집사에게 버럭 화를 냈다. 1군단장의 체면을 생각해서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 했지만 집사의 말에 화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만에 하나라도 그 인간이 악몽이라고 하면, 아니 악몽의 자식이라면 여긴 온 목적은 하나였다. 자신의 잔재를 찾기 위해서!

그 고함에 집사도 나름 할말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깊은 생각은 어려웠습니다...그나마 생각한 것이 우리 왕성과 분쟁 중인 오르세니가 떠올라 그걸 알려줬을 뿐입니다.”

“후우우... 일단 저희는 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그리고 잊어버린 신전의 소환의식에 응답한 것에 대한 징계는 당연히 내려질 것이고 그 인간에 대한 파악 후 벌이 내려질 것입니다.”

“그게 무슨!! 우리도 피해자인데 벌이 내려지다니!”

군단장의 아들이 조사단원의 말에 화를 내며 따지려 했지만 집사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저들은 군단장 때문에 자신들에게 존대하고 있을 뿐 자신들이 막 대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었다.

“그럼...”

스스스스스...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진 조사단들.

“그 악몽이라는 게 도대체 뭐지?”

“과거 우리 마족은 인간들을 제물로 다른 세계에 침략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막혔지만 통로는 열어 두었죠. 다시 시도할 수 있게... 그런데 그 통로를 통해 한 인간이 들어 왔습니다...”

집사는 아주 오래전의 악몽에 대한 공자에게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전설처럼 내려오는 그들 종족의 치욕이자 공포였던 악몽에 대해서...

.

.

.

-아빠 친구요?

“응, 아주 오래 전에 사귀었던 친구야. 삼이처럼 생겼는데 훨씬 컸어.”

-우음...

삼이에게 간단히 설명해 준 반화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 이번에는 아이들도 보채지 않고 가만히 기다려 주었다.

반화는 가만히 생각해 봤다. 이 녀석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하고. 사체의 상태가 너무 이상했다. 머리만 남은 녀석의 사체는 너무 잘 보관 되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전시 한 것처럼. 그에 반해 녀석의 다른 부위는 씨서펜트의 뱃속에 발이 있고 나머지는 어디 갔는지 찾아 볼 수 없었다. 마치 머리만 남겨 두고 호수에 던지지 않았으면 발이 씨서펜트의 뱃속에서 나올 수 있었을까?

“그러고 보니 발도 뱃속에 있는 것 치곤 멀쩡했지.”

스윽...

아공간에서 발을 꺼낸 반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머리와 발을 번갈아 쳐다봤다. 절단면은 깔끔했다.

“살해...?”

마치 누군가 녀석을 살해하고 기념으로 박제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 반화가 인상을 썼다. 일단 확신을 위해서는 녀석의 다른 부분도 다 찾아내야 할 것 같았다.

“여기서 사체를 삼킬 만한 녀석은...”

호수 안에 우글거리고 있는 놈들 밖에 없었다. 이 숲에는 다른 것들은 없었다.

“삼이야.”

-응?

“저기 물 보이지?”

-응응!!

반화의 말에 뭐가 신날 일이 생길 거라 짐작한 삼이가 적극적으로 대답했다.

“전기로 지져 줄래? 바닥까지”

-진짜? 혼 안 낼 거야?

“안 낼 거야. 제대로 지져 봐. 삼이 마음대로.”

-아싸아아아!!!

지난번에 자기 마음대로 전기를 쐈다가 크게 혼났던 삼이가 반화의 허락에 정말 신나하면서 호수로 날아갔다.

치지지지지....우릉!!

삼이의 뿔이 푸른 전류를 생성하더니 하늘에 먹구름을 일으킨다. 순식간에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이 삼이의 뿔과 방전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우르르르르...쿠릉!!!

번쩍!!!!!

콰가가광!!!!!!

...

거대한 호수를 뒤덮을 정도의 전류가 삼이의 뿔에서 시작되어 먹구름과 합치더니 천지를 파괴하듯 호수를 향해 내리 꽂혔다.

파르르르....

쑤욱!!...

그 한방에 온몸을 푸들거리며 호수에 사는 모든 놈들이 표면으로 나와 호수 위를 가득 채웠다.

-아빠아!! 먹을 거 짱 많이 생겼어!

“응응, 알았어. 잠시만? 아빠가 좀 있다가 손질해서 줄게?”

-응!

입맛을 다시는 맹이와 삼이를 두고 반화가 호수를 향해 걸어갔다. 귀찮은 일이지만 놈들의 뱃속을 다 갈라봐야 했기에 오랜만에 제대로 힘을 쓰는 반화.

스스스스...

반화의 등 뒤에서 꿀렁거리는 검은 기운이 여러 갈래로 계속해서 분열되더니 일제히 호수를 향해 쏟아졌다. 촤악 소리를 내며 배를 내밀며 기절한 놈들의 배를 가르며 뱃속을 게걸스럽게 뒤지는 검은 기운들. 그중 몇 개가 뭔가를 들고 반화의 앞으로 모여들었다.

“...”

말없이 검은 기운이 모아 놓은 것들을 보는 반화.

“똑같네.”

모든 사체들이 소화되지 않고 매우 멀쩡했으며 자린 단면이 일정했다.

“맹이야. 가서 까망이 좀 데려와.”

-네에!

잠시 후 먹는데 정신이 팔려있던 까망이가 맹이의 손에 끌러왔다.

“아직, 아직 남았는데....”

“닥치고, 너 여기가 언제부터 금지된 지역이 된지 알아?”

“반화의 서슬 퍼런 기세에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까망이가 침을 꼴딱 삼키며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든 기억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 그러니까...아마도 천 년 전으로 기억하고 있다. 나도 태어나지 않은 시기라 정확한 건 아니다. 그 정도 되었다는 얘기는 어디서 들은 것 같다.”

“여전히 왜 그런지 모르고?”

“그건...”

까망이에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금지된 지역이 된 게 천년이라는 사실은 알게 되었으니 만족한 반화가 다시 녀석을 보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뭔가 기억 난 듯 까망이가 급하게 말을 했다.

“악몽!! 악몽의 잔재를 마왕들이 모여 처리한 곳이라고 들었다!”

자신이 들은 것이 정확한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반화의 기분이 안 좋다는 게 중요한 녀석은 자기가 얼추 알고 있는 사실을 몽땅 말해주었다.

“악몽이라....악몽...”

까망이의 말을 되뇌던 반화가 문득 어떤 녀석이 떠올랐다.

...

“우리에게 왜 그런 거는 것이냐!!!”

“그러는 니들은 왜 그랬어?”

“우린 그저 살기 위해 그랬을 뿐이다! 이 세계는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언젠가 결국 망혼들에게 우리의 땅을 빼앗기고 결국 우리의 목숨마저 빼앗기겠지. 우리가 살려면 다른 곳에서 생기를 이 곳으로 가져오거나 우리가 이 곳을 떠나야 했단 말이다!”

“살기 위해서? 살기 위해서 어미가 자식을 죽게 하고 자식이 어미를 죽이게 했어? 웃기는 소리는 니들끼리나 하라고. 낄낄거리며 이런 병신 같은 인간들 하면서 말이야.”

“!!...우릴 어쩔 셈이냐? 우린 어차피 다른 곳과 연결이 끊어지면 결국 자멸할 뿐이다. 굳이 네가 손해를 보면서 우리와 싸울 필요가 있나?”

떼쓰기가 통하지 않자 이제는 설들을 시도하는 녀석들. 그 앞에서 반화는 웃기지도 않는 듯 냉랭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지랄 말고 덤벼.”

-크르르르!

반화의 말에 대답하듯 그의 옆에 있던 검은 표범 같은 녀석이 낮게 으르렁 거렸다.

“악몽일 뿐이다! 우린 언젠가 이 꿈에서 깨어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악몽에 맞서라!!!!”

“우아아아!!!!!!”

반화의 앞에 있는 모든 마족들이 소리를 지르며 선두의 선동에 환호했다.

......

“그놈들이 나를 그렇게 불렀었지... 악몽이라고.”

“!!!? 아, 악몽이 너라고?”

반화의 혼잣말을 들은 까망이가 깜짝 놀라 되물었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자신의 자기 종족의 끔찍한 역사 주인공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뭐 더 들은 거 있어?”

“악몽에 대한 정보는 모두 차단되어서 일부 소문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 중 내가 알고 있는 건 마왕들조차 악몽에게는 장난처럼 가지고 놀 존재일 뿐이라는 것 밖에 모른다.”

“하긴, 마왕이라길래 뭐 다를 줄 알았더니 순 정신공격만 할 줄 아는 선동가들뿐이었으니까.”

마왕이라 하면 당연히 마기를 뿜어대며 지옥불과 거대한 대검을 휘두를 줄 알고 왔더니 순 입만 터는 놈들 밖에 없어 반화가 매우 실망했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악몽의 잔재라는 것이 바로 자신이 이 세계에서 사귀었던 녀석임을 깨달은 반화의 기운이 갑자기 바뀌었다.

-아, 아빠?!

놀란 삼이와 맹이가 반화를 봤지만 들끓는 반화의 기운은 식을 줄 몰랐다.

“내가 떠나고 이런 짓을 했단 말이지...”

이제는 가지런히 놓여있는 녀석의 머리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그 생각에 반화는 아이들의 걱정에도 기운을 풀지 못했다. 이 분노를 어딘가에는 풀어야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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