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52화 (153/295)

# 152화-초대받지 않은 손님 #

152화

까망이의 발끈을 무시하고 반화는 다가오고 있는 망혼들이라는 녀석들을 살펴봤다. 어떻게 저런 것들이 생겼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는데.

“흐음...망혼이라, 진짜 이름 잘 지었네.”

죽은 자의 넋이라, 정말 그 말에 저만큼 잘 맞는 존재는 없을 것 같았다. 생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생기를 갈망하는 것들, 그러나 결코 살아있지 못하는 것들이 바로 저 녀석들이었다.

-아빠! 쟤들 이리로 오는데?

“그러게? 이리 오네?”

정확하게 반화들에게 다가오는 망혼들. 흐릿한 망령 같은 모습이었지만 생기 때문인지 좀비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들이었다. 물론 다 제각각의 모습이었지만 대체로 이곳의 원주민들과 비슷한 생김새였다. 기본적으로 인간형에 각자의 개성이 담긴 외모들.

“으으으.... 숫자가 너무 많다. 여기에는 피할 곳도 없는데.,..”

망혼들에게 겁먹은 까망이가 덜덜 떨자 삼이가 꼬리로 녀석의 볼을 탁탁 두들겼다.

-흔들리잖아 까망아.

“...”

삼이의 말에 거짓말처럼 떨림이 멈추는 녀석.

“설마 쟤들이 나 먹으려고 오는 건 아니겠지?”

반화가 어이없다는 듯 까망이를 쳐다보자 녀석도 마찬가지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당연한 말을 한다.”

“당연하다고?”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공격하는 녀석인데 너라고 다를 것 같아?”

하긴 저것들이 반화가 누군지 알고 피해가겠는가.

-끄어어어어.......

반화가 어이없게 바라보는 사이 코앞까지 다가온 놈들이 그들에게 손을 뻗으려 했다.

“놈들에게 닿으면 생기를 뺏긴다!”

치지지직!!!

-끄아아악!!!

“...어?”

-까망이 걱정 하지 마, 내가 지켜 줄게?

간단하게 까망이에게 붙는 녀석들을 삼이가 전기로 지져버렸다. 순이의 힘을 받은 삼이, 이 정도는 식은 죽 먹기였다. 그리고 멍이 위에 있는 맹이와 반화에게도 달라붙는 놈들.

스윽...

-??

콰득!

-!?!?! 끄아.....악!

“오오? 이거 좋은데?”

반화의 등 뒤에서 튀어 나온 검은 기운이 놈들에게 빨대를 꽂아 빨아 당기듯 생기를 빨아 당긴다. 반화의 아주 싱싱한 생기에 반색했다.

-응? 아빠 좋아요?

“응, 잠깐만.”

꿀렁! ... 툭!

빨아들이던 생기를 구슬처럼 뭉쳐 만든 반화가 맹이와 멍이의 입에 넣어 주었다.

-까드득...짭짭짭! 우아아아!!! 맛있어!

“그치?”

싱싱한 생기의 맛은 처음 푸롱 열매를 먹었을 때처럼 아주 시원한 청량감을 주었다.

-아빠아아아!! 나도!!

그 모습을 본 삼이가 까망이의 머리 위에서 날아와 반화에게 매달렸다.

“잠깐만.”

주변에 있던 놈들의 생기를 다 빼앗아버린 반화는 먹이를 찾아 주변을 둘러봤다. 마침 한 무리의 망혼들이 이쪽을 향해 오고 있었다.

“잘 됐네. 그냥 돌아다니니 심심했는데. 이것들이나 잡으면서 돌아 다녀야겠어.”

대롱~ 대롱~

-아빠아~! 나는? 나도 줘~

삼이가 아직 자기는 먹어보지 못했다며 반화의 머리에 매달려 칭얼거렸다.

“알았어. 실컷 먹게 해줄게.”

-아싸!

“뭐 이런...”

까망이가 황당한 듯 보던 말든 신경 쓰지 않고 반화는 멍이에게 놈들을 찾아 달리라고 했다.

-크릉!!

멍이도 이미 생기의 정수 맛을 봤기 때문에 기꺼이 반화의 말에 따라 움직였다.

촤악!!

꿀렁!...

콕!

-끄아아악!!!....

꿀렁!

...

이들의 만행을 옆에서 지켜보며 까망이는 생각했다. 괴물 같은 놈들이 자신들의 세계에 왔다고.

.

.

.

“네...?”

“이건 또 뭐냐고요!”

“저도 처음 보는데요?”

“으으으...이 망할 오빠 같으니.”

민사장은 회사로 돌아오자마자 명하에게 붙들려 이상한 사진을 보며 화풀이를 당했다. 명하가 흔드는 사진을 보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어? 이거 반화씨네요?”

“...예예, 그 인간 맞아요.”

“근데 이게 뭐 길래?”

“이 망할 인간이 인도에서 날라 오던 핵미사일을 이 사진에서 타고 있는 몬스터로 불꽃쇼를 했다고 지금 난리네요.”

“!! 봐요! 제 말 맞죠?? 핵이 분명 날라 왔다니까요?”

민사장이 과거 크리스마스의 억울함을 드디어 풀 기회로 보고 당당하게 말했으나, 지금은 그럴 분위기가 아니었다.

“지금 그게 문제에요? 이 사진하고 내용이 유출 되었다는 게 문제지?”

“예? 유출이요?”

“미국 쪽에서 가지고 있던 자료가 해킹으로 유출 되었다 네요. 그래서 이렇게 대문짝만한 얼굴로 SNS를 도배하고 있죠. 인류의 영웅이라고.”

“허어...영웅이요? 그 사람이요?”

“네, 그 사람이요.”

영웅이라니, 반화가? 그 인간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민사장은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화는 그냥 장난삼아 한 짓일 뿐이었지만. 일단 지금 급한 건, 안 그래도 뱀파이어 몰살 사건으로 기자들이 난리인데 이것까지 터졌으니 이젠 진짜 회사가 미어터질지도 몰랐다. 그리고 명하의 업무는 폭발할 것이니...

“나 잘라줘요,”

“예??”

“생각해보니 내가 스스로는 못 그만두지만 그쪽에서 자르면 계약에 문제가 없잖아요? 잘라 줘요.”

“허허허허”

“하하하하하...잘라줘요.”

“안 됩니다. 어딜 혼자 살려고.”

“!!! 진짜 그럴 거예요?!”

“자자! 일 합시다 일! 아! 내가 알아 봤는데 반화씨가 뱀파이어 몰살 시킨 것 맞습니다. 한 명 남긴 했는데, 뭐 그냥 몰살로 처리하세요.”

갑자기 사장님 모드로 돌아온 민사장이 명하에게 업무를 지시했다. 명하가 씩씩거리며 민사장을 노려봤지만 그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두고 봐요! 이렇게 된 거 사장 한번 갈아엎어 버릴 거니까!”

사장 코앞에서 할 얘기는 아니었지만 명하는 당당했다. 기분 나빠서 자르면 더 좋고. 아니면 진짜 사장이 되어서 오빠를 매니지먼트에서 자를 것이다.

“하하하! 제 발 그래 주세요. 진심입니다.”

민사장은 ‘엄, 근. 진’ 한 표정으로 말했다.

“쳇...”

사장실을 나간 명하, 그리고 한숨을 쉬는 민사장.

“하늘을 보라는 게 이것 때문이었나.”

그날 전화를 받은 반화가 남긴 말, ‘하늘이나 보세요.’ 가 이런 뜻이었다니. 이런 건 제발 소속 매니지먼트 사장인 자신에게 좀 알려 주면 참 좋을 텐데...

“내가 반화씨는 못 건드려도 동생 분은 아주 잘 건드려 주겠습니다.”

...

이번일로 인해서 반화의 대한 이미지에는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 국내에서만 영웅으로 취급받았던 반화는 골든 크리스마스로 인해 세계적으로 영웅으로 떠올랐다. 과거에 중국, 러시아에서 저지른 일은 죄다 미화되었다.

반화에 대한 관심이 두려움에서 우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며 일부에서는 아예 종교처럼 반화를 떠받들기까지 했다. 일명 반화교. 교리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정상은 아닌 사람들이었다.

...

“으음...이건...”

“티거 길드장님은 뭐 아시는 거 있으세요?”

티거 길드장이 방금 덩치에게 으깨진 몬스터를 보며 생각에 잠기자 용군주가 궁금한 나머지 대답을 재촉했다.

“반화씨랑 다니면서 이런 놈들 본적이 있습니다.”

“오염종이네?”

“아! 맞습니다! 그렇게 불렀죠.”

티거 길드장의 말에 노에라가 말했다. 검은 색 피부에 오염된 기운, 누가 봐도 오염종이었다. 그런데 이런 오염종을 이 곳까지 오는 동안 너무 자주 봤다.

“오염종이 왜 이렇게 많지??”

노에라가 이상하다는 듯 말했다.

“오염종... 설마.”

“응? 뭐 아는 거 있어?”

노에라의 말에 루네스가 뭔가 아는 듯 말했다.

“아니. 없는데?”

“...왜 아는 척이야 그럼?”

“그냥. 심각하길래.”

그냥 노에라에게 장난을 친 것이었다. 하긴 오랜 시간을 그렇게 숨어 살았는데 뭔가 아는 것이 있을 리가 없었다.

“오염종이 도대체 뭔가요?”

“오염된 종이라는 거지 뭐긴 뭐야?”

“...”

그걸 누가 몰라서 묻는 것도 아니고 생긴 건 햄스터처럼 생겨가지고 엄청 까칠하다고 생각하는 신소이.

“혹시 원인은 알 수 있습니까?”

“원인? 음... 이렇게 잦은 빈도의 오염종이라면 아마 오염원이 있을 텐데..”

“오염원이요?”

“엉, 강한 놈이 오염되어 그 영향으로 주변에 있는 놈들도 오염되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아예 마나 자체가 오염되어서 감염된 걸 수도 있고. 원인이야 다양하지. 보통은 감정이 풍부한 종에게서 오염이 많이 일어나. 가령 인간이라든가 드래곤이라든가 하는 종들.”

“으음...”

노에라의 말에 인간 셋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를 한다.

“어떡하죠? 오염원을 찾아내야 할 것 같은데...”

“오염원이 뭔지 알고 찾아요?”

“그래도 덩치랑 용용이, 그리고 저 쥐. 강한 녀석인 것 같은데... 충분하지 않을까요?”

용군주는 반대하고 신소이는 찬성했다. 반화와 돌아다니며 여러 경험이 많은 용군주는 이 세상에는 자신들쯤은 피라미로 생각하는 괴물들이 너무 많다는 걸 알지만 신소이 같은 경우는 주로 사냥, 등급에 맞는 사냥을 했기 때문에 생각하는 것이 달랐다.

“혹시 니들끼리 그 오염원을 찾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면 난 빠질 거야.”

“응? 왜?”

노에라의 말에 루네스가 이상한 듯 물었다. 심심하다고 와 놓고 이제 와서 발을 빼다니.

“여태까지 본 오염종들을 생각하면 위험할 게 분명해. 마스터나 해골씨가 있다면 모를까, 이 정도로 비벼 보기엔 위험하지.”

“으음... 그럼 나도 안 할래!”

망둥이같이 여기저기 끼어들긴 하지만 루네스의 장수 비결은 뭐니뭐니해도 안전제일 주의였다.

루네스와 노에라의 말에 인간 셋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어쩔 수 없겠는데요? 일단 이 곳에서 물러나야...”

-왕!!!

“응!?”

갑자기 쁘니가 한쪽을 향해 짖었고 루네스와 노에라, 용용이, 덩치까지 일제히 그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꿀꺽!... 이거 잘못 걸린 것 같은데?”

아무래도 느껴지는 기운으로 봐선 적어도 지배자급 이상이 오염된 것 같았다.

-츠츠츠...

“!! 이무기가 감염 되었잖아!”

노에라가 모습을 드러낸 놈을 보고 소리쳤다.

이무기, 용이 되지 못한 존재를 일컫는 말이지만 여기서 사용하는 이무기는 아예 종이 달랐다. 따지자면 신화 속 히드라와 가깝다고 할 수 있는 지배자급 몬스터였다.

“이거, 큰일 났는데?”

노에라가 이무기의 힘을 가늠하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혼자 도망가려면 도망은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쿠어어...

-크릉!

덩치와 용용이가 인간들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용용이야 자신이 무시하지만 그래도 마스터인 용군주를 지키기 위함이고 덩치는 그런 용용이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으르르르.

신소이를 따라온 쁘니까지 이무기를 향해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 거리자 노에라와 루네스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몹시 갈등 되었다.

“끙... 이대로 도망가면 마스터가...아!! 파스!!”

[보고 있어.]

“!?! 이게 무슨?”

갑작스럽게 허공을 울리는 파스의 목소리에 당황하는 인간 셋.

“저놈 어떻게 처리 할 수 있어?”

[당연하지. 그런데...]

“?? 왜 무슨 문제라도...!!”

-츠츠...캬아악!!!

쿠그그그!!!

더 이상 탐색은 필요 없다는 듯 일행들을 무서운 속도로 덮치는 이무기!

새애애애액!!!! 콰아앙!!!!!

-키에엑!!!

“...?”

콰가가강!!!!

“역시 내 감은 녹슬지 않았다니까?”

-냐아~

“이게 바로 모성의 힘이라고, 이 냥아치야.”

-냥!

휙!

갑자기 나타난 인간의 모습을 한 령이와 순이. 긴장되었던 상황을 한순간에 풀어버리는 둘의 등장에 사람들은 한숨을 쉬었고 노에라와 루네스는 얼어버렸다.

‘저 악마가 여길 왜...?’

[심심하다면서 니들 위치를 묻기에 알려 줬어.]

“!!”

파스가 왜 말을 하다 말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

“그런데 저 이무기 뭐에 맞은 거지...?”

신소이가 이상한 듯 말했다. 분명 저 둘이 뭔가를 한 것 같긴 한데... 자세히 보니 커다란 얼음덩어리가 이무기의 머리에 박혀 있었다.

“??어? 이거 고양이 발자국...?”

얼음 중앙에 선명하게 박혀있는 누가 봐도 고양이 발자국에 사람들이 일제히 순이를 봤다.

-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