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45화 (146/295)

# 145화-뜻밖의 손님(그가 손님을 대접하는 법) #

145화

“왜 그러세요?”

PD의 반응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봄날의 팀장.

“뭐야? 니들은 또 왜 여기 있어? 노에라!!”

올 것이 왔다.

“어?! 마스터 왜 이렇게 일찍 여기에?!”

반화를 발견한 노에라가 급하게 날아와 반화의 시야를 가리려 했지만 이미 그의 눈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 온 뒤였다.

“또 농땡이 피웠어? 왜 여기에 사람들이 있는 거야?”

[제가 설명 해드릴까요?]

마침 파스가 반화에게 말했다.

“해 봐.”

[그러니까...]

....

파스에게 설명을 듣는 내내 반화의 인상이 펴지지 않았다. 그 모습에 신유혜가 대표로 반화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저기... 혹시 몬스터 군주 맞으신가요?”

“조용히 해.”

“넵!...”

괜히 말 걸었다가 한소리 들은 신유혜는 꽁지를 말고 뒤로 빠졌다. 그녀도 그렇게 기가 약한 편은 아니었는데 느낌적으로 건드리면 괜히 자신만 독박 쓸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촉이 왔다. 이건 동물적인 감각에 가까운 감이었다.

“노에라, 이리 와.”

“그게 마스터 있지...”

꽝!!

“꾸잉...”

요즘 어쩐지 뒤통수를 안 맞는다 했는데 결국 한 대 맞은 노에라...

“파스, 나쁜 자식...”

반화에게 고자질을 한 파스에게 투덜거리는 녀석. 원래 녀석이었으면 여기서 눈치없이 또 깐족거렸다가 한 대 더 맞아야하지만 요즘 해골씨를 보고 느낀 게 있어 꾹 참고 파스만 욕했다.

“시끄러 임마. 집 지키라고 했더니 마음대로 사람을 들여?”

“먼 길 오셨는데 하루 쯤 묵을 수도...”

꽁!!

“꾸잉...”

아직 미숙한 노에라... 결국 혹에 혹을 하나 더하고 나서야 입을 다물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유혜는 역시 저 신수라는 말대로 반화의 성격이 굉장히 더럽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 중에 있을 때, 갑자기 어제부터 이상했던 음침한 무리가 반화를 발견하고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마, 마왕이다!!”

“진짜 마왕이야!... 이런!”

“어..어떻게? 분명 다른 세계로 사라졌다고 들었는데!?”

반화의 모습을 기억해낸 모기들이 절망의 한숨을 쉬었다.

“응? 뭐야, 모기들이야?”

“예. 마스터의 말 대로 한 곳에 잘 모아뒀습니다.”

모기들을 발견한 반화가 묻자 해골씨가 대답해주었다.

“흐음... 근데 쟤들이 누군지 저 인간들이 알아?”

“글쎄요?”

신유혜가 옆에 있다가 반화의 말을 듣고 순간 오싹한 기분을 느꼈다. 만약 안다면 어떻게 할 생각인지 머릿속으로 끔찍한 상상이 마구 펼쳐진다.

“얘는 또 왜이래?”

반화가 그런 신유혜를 보고 웬 돌+아이인가 싶었다.

“모기들...음, 일단 롭스 집에 데려다 놔. 어떻게 처리할지는 고민 좀 해보자고.”

“예.”

‘처리... 처리!? 무슨 처리?? 저 사람들을 어떻게 처리한다는 거지?!’

반화가 무슨 말만 하면 끔찍한 상상이 연상된 신유혜는 자기도 모르게 반화와 거리를 벌리기 위해 뒷걸음질을 했다.

“음... 이제 이 이간들을 어떻게 하지?”

모기들에게 용무가 끝난 반화가 촬영팀을 향해 돌아봤다.

“!! 사, 살려주세요!!”

“...뭐야, 얘?”

신유혜가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 반화는 예사 돌+아이가 아님을 깨달았다.

“뭐든 시키는 건 다 할게요!!”

“유혜씨...? 왜 그래요??”

촬영팀조차 그런 그녀의 행동에 의아한 표정이었다.

“아 놔, 노에라.”

“...왜?”

살짝 삐친 노에라의 목소리.

“너, 얘 팬이라고?”

“...그랬던 것 같은데...”

불길한 느낌에 은근슬쩍 과거형으로 바꿔 말한다.

“너 임마, 나를 뭐라고 얘기했어?”

“응? 그냥 있는 그대로 말했는데?”

“있는 그대로?”

반화가 노에라의 말에 곰곰이 생각해 봤다. 노에라가 본 자신이라면, 일단 구박하는 사람, 괴롭히는 사람, 가끔 노동을 착취하는...

반화는 깨달았다. 저 여자가 자신을 뭐라고 생각하는 것인지.

“야, 그런 거 아니거든?”

“네...네?!”

반화가 오해를 풀기 위해 부드럽게 말했지만 이미 그의 이미지는 그녀에게 쓰레기 그 이하였다.

-아빠아아아~~!

“응? 맹이 깼어?”

마침 맹이가 일어났는지 별장으로 넘어왔다.

토도도도도,  폭!

“잘 잤어?”

-응!!

“어...? 저건 또 뭐지...?”

반화의 품에 안긴 강아지를 보며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맹이는 아직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배 안 고파?”

-배고파...

“삼이랑 애들 깨워서 와. 아침 먹게. 순이 꼭 깨우고.”

-응!!!

맹이가 다시 아이들을 깨우러 넘어 가고. 사람들은 반화의 태도 변화에 소름이 돋았다. 분명 저 쥐를 대할 때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그건 반화의 이미지를 더욱 좋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중인격자로, 특히 신유혜에겐 다중 인격 싸이코로...

“뭐해? 니들 나가려던 거 아니었어?”

“아, 예! 맞습니다!”

PD가 반화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그러나 아직도 아쉬운 몬스터 군주에 대한 촬영!

“저, 그런데... 혹시 저희 ‘그곳에 산다’에 잠시 출연 해주실 수 있을까요?”

“언니!?”

신유혜가 그런 PD의 말에 깜짝 놀라 말리려고 했다. 그러나 이미 뱉어진 말.

“TV 프로야?”

“예! 다큐와 예능을 적절히 섞은 프로그램입니다. 주로 게이트 내부를 돌아다니며 촬영하거나 국내 신기한 곳에 사는 사람들을 촬영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이런 곳을 발견했다는 제보자의 말을 듣고 찾아 왔는데 그게 몬스터 군주님의 베이스캠프였네요.”

“흐음...”

의외로 반화가 단칼에 자르지 않고 고민하자 다들 침을 꼴딱 삼키며 긴장했다. 신유혜는 그 모습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싸이코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정상 같기도 하고...

“뭐, 잠깐 하지 뭐. 이제 슬슬 여기도 드러날 테니.”

별장이 있는 곳까지 진출한 능력자들 때문에 어차피 드러나게 되어있는 별장이었다. 날파리가 끼기 전에 알려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차피 롭스가 있어서 저렇게 아무것도 모르지 않는 이상 이제 올 녀석은 없겠지만.

“저, 정말요!? 와... 대박...”

반화의 말에 PD는 정말 대박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 제보자한테 꼭 보상을 해줘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여기 제보한 녀석은 누구야?”

“아, 그건 비밀이라...”

“도둑질을 해서 신고 하려고 하는데 감추면 공범 아냐?”

“네!? 도둑질이요??”

반화의 말은 처음 듣는 듯 했다.

“신고하기 전에 가져다 놓으라고 해.”

“아아..예! 꼭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안타깝지만 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제보자를 팔아먹을 수밖에..’

“PD님 그런데 여기서 촬영 안 되잖아요?”

“아...그러네... 혹시 사진기 있어? 필름 사진기나, 즉석 사진기.”

“있긴 한데..”

“일단 그걸로 좀 찍고 밖에서 카메라로 찍은 다음 내부 촬영이 안 된다고 하지 뭐. 그 정도만 해도 돼. 이건.”

“으음... 알겠습니다.”

PD의 리드 아래 촬영팀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신유혜와 남자 MC는 작가들과 회의를 시작했다.

....

“... 괴, 굉장히 많네요. 몬스터가?”

“하나씩 모으다 보니.”

아침을 먹고 별장을 뛰어다니는 녀석들을 본 사람들이 조금 놀랐다. 알려진 몬스터는 덩치, 롭스, 그리고 드래곤인데 이렇게 많을 줄이야. 그것도 작고 예쁜 아이들이...

“내가 원하는 건 하나야. 여기가 내 영역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거.”

“걱정 마세요!”

그렇게 인터뷰를 시작하고 촬영팀은 아이들 사진까지 찍어 몇 개는 반화에게 주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가져갔다.

...

“아! 그 중국에서 활약했던 몬스터를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지배자급 몬스터라고...”

“그 녀석? 저기 가면 나와.”

한쪽을 가리키는 반화.

“아, 그렇군요...”

“그냥 가서 찍고 가. 착한 녀석이라 괜찮아.”

이 말은 흡사 친구네 대형견이 자신을 보고 짖고 있는데 친구는 우리 개는 착하다고 그냥 들어오라고 하는 것과 같았다. 스케일이 달라서 그렇지.

“...어쩔 거예요? 진짜 갈 거예요?”

신유혜가 PD를 향해 물었다.

“...갑시다!”

방송에 눈 먼 PD는 닥돌이었다.

...

“어? 아까 그 사람들이네? 그러고 보니 저 사람들에 대해서 물어 보지 않았네?”

촬열팀이 롭스의 영역에 모여 있는 모기들을 발견했다.

그들에게는 안타깝게도 그 곳에는 모기들 박에 없었다. 롭스는 관심 없는 듯 그냥 누워 있었고 그들의 왕은 해골씨와 잠시 별장으로 돌아가 있었다.

“또 저 인간들이군.”

모기들도 촬영팀을 발견했다. 인간들에게서 나는 달콤한 향기에 또 다시 침이 고이는 모기들.

“안 돼! 왕께서 허튼 짓을 하면 마왕에게 소멸 당할 거라고 했어. 마왕의 성격을 알면서 그러고 싶어?”

누군가 일족을 말렸지만 본능을 억제하기에는 그들의 인내심은 너무 빈약했다. 너무 평화에 물어 있어 반화에 대한 공포가 많이 줄어 든 놈들은 결국 참지 못했다. 천천히 촬영팀에게 접근하는 일부 녀석들. 그 모습을 보고 결국 대부분의 놈들이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원래 뭐든 일단 선두가 있으면 뒤에 따라가는 사람은 부담이 적은 법이었다.

“응? 이리로 오네?”

“어쩌죠? 저 사람들한테 물어 볼까요? 정체가 뭔지? 왜 여기 있는지?”

“...그러자. 군주도 없고. 빨리 물어보고 뜨자.”

아무 의심 없이 그들에게 다가오는 모기들을 인터뷰 하려는 촬염팀.

팟!!

“!?!?!”

그때 선두에 있던 음침한 사람들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뭐, 뭐...억!! 커헉!”

“!!! 미친!! 전투다!!”

몇 명이 순식간에 피를 빨리며 당하자 그때서야 상황을 파악한 봄날 팀이 각자 무기를 꺼내며 모기들에게 달려들었다.

카강!!!

“크크크...인간들 따위가 우릴 막으려고? 얌전히 먹이가 되어라!”

화악!!!

손을 들어 검을 막은 모기하나가 갑자기 검은 연기로 변해 검든 자를 감싼다. 대응할 시간도 없이 당해 버린 검을 든 자는 온몸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느낌에 비명을 질렀지만...

“크어어어...커억...”

털썩!...

순식간에 당해버린 능력자. 그리고 패닉 상태의 촬영팀!

“으으으...주, 죽은 거야?”

신유혜가 핏기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 때,

“뭐야 이건?”

“헉...죄송합니다! 마왕이시여...”

갑자기 나타난 반화가 이 꼴을 보고 인상을 썼다. 옆에서 같이 따라 온 모기왕이 안절부절한다. 정말 잠시 반화가 불러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그걸 못 참고 사고를 치다니, 반화의 인상 쓴 얼굴에 혹시나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조마조마한 왕.

“흐음... 너를 보고 생각 좀 해보려고 했는데 말이지.”

반화가 왕을 따로 부른 이유는 모기들을 어떻게 할지 물어 보기 위해서였다. 원래 그냥 싹 정리 해버리려고 했는데 혹시 뭐라도 부려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왕이라는 녀석을 불렀는데. 이런 사고를 치다니, 역시 이놈들은 안 될 놈들이었다.

“사, 살려주세요!!”

반화를 발견한 신유혜가 그에게 소리쳤다.

“누구에게 살려달라고...헉!!!?”

피에 정신 팔려 이제야 반화를 발견한 녀석들.

“해골.”

“예.”

“정리해.”

반화의 말에 해골이 앞으로 움직였다. 모기들의 왕은 앞으로 벌어질 일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딱히 정이 있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동족이었기에.

스윽...

“!!!? 아, 안 돼!”

서걱!!

“!!!”

화르르르!!!

땅에서 솟아난 하얀 뼈로 만들어진 검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며 모기들을 썰어버리기 시작한다.

서걱! 서걱!!!

“크아아아!!! 이대로 죽을 순 없어!!”

콱!!! 키기기기긱...석!!!

정신을 차리고 반항을 해보는 녀석들이지만 부질없는 행동들이었다.

순식간에 모기들을 정리해버리고 깔끔하게 태워 버린 해골씨.

“끝났습니다.”

“잘했어. 그리고 넌...흐음...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네.”

반화는 모기의 왕에 대한 처분은 잠시 미뤘다. 그리고 넋을 잃은 사람들에게 말했다.

“뭐해? 수습 안하고? 아직 안 죽었을 걸?”

“네, 네!? 아...어, 어서! 봄날 팀장님! 치유계를!”

“예!”

반화의 말에 정신을 차린 사람들이 쓰러져있는 사람들을 수습하기 시작한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어.”

일부러 왕만 혼자 불렀던 반화. 한순간의 본능도 억제하지 못하는 놈들은 그에게 필요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