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44화 (145/295)

# 144화-뜻밖의 손님 #

144화

해골씨의 자기소개가 지나가고 노에라는 신유혜를 별장 안으로 데리고 갔다.

“먹을 거라도 줄까?”

“아, 네. 그러면 감사하죠... 그런데 제 일행은?”

“응? 쟤들? 대충 아무거나 건드리지 않으면 되니까 편하게 있으라고 해.”

“감사합니다!”

신유혜가 일행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 다들 마당 한쪽에 자리 잡고 휴식을 취한다.

“그 사람은 언제 이런 집을..? 집을 통째로 그냥 옮겨 버린 건가?”

“그 사람 드래곤도 다룬다고 하잖아. 그리고 중국 원정 갈 때 그 몬스터 크기면 이런 집 그냥 들고 옮기는 것도 문제없지 않을까?”

“아, 그러네.”

반화의 별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힐금힐금 한 쪽 구석의 모기 무리와 신유혜가 있는 별장 내부를 구경하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뭐지 그럼? 설마 노예, 뭐 그런 건 아니겠지?”

제작진 중 한명이 상상력이 발휘했다.

“그럼 대박인데... 지금 촬영은 하고 있어요?”

“그게...카메라가 죄다 먹통이야. 오디오도.”

“??? 왜요?”

PD가 장비 담당자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 모습을 담으면 새해 첫 시작을 아주 화려하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모르겠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기계 오작동으로 아쉬움을 토하며 발만 동동 굴리는 제작진들. 반화의 별장에 그런 기계들이 작동할 수 없는 건 파스가 있기 때문이었다. 파스는 간단하게 나노 머신으로 기계들의 내부에서부터 오작동이 되게 해놓고 반화에게 별장의 사실을 알리려고 했지만 소파에 늘어져 자고 있는 모습에 포기했다. 괜히 깨우면 자신만 손해니까, 대신 일어났을 때 자신에게 불똥이 튀지 않게 별장을 철저히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몬스터 군주께서는 어디 계시죠? 게이트로 들어갔다는 소식은 없었는데...”

“응? 마스터? 집에서 뒹굴고 있겠지.”

“...그, 그렇군요. 그런데 군주를 마스터라 부르네요? 저분...도 그렇고?”

“야, 임마, 양아치야!! 이렇게 부르면 맞으니까...”

급격하게 슬퍼지는 노에라의 말에 신유혜는 황당했다.

‘맞는다고? 설마 군주가 테이밍하는 방식이 학대 인가? 이거 방송에 보내면 큰일 나겠는데?’

저 말 그대로 방송을 보내면 아마 몬스터 군주는 지탄을 받겠지. 그동안 쌓은 이미지도 실추되면서, 방송은 아주 폭발적인 관심을 받을 것이고.

“몬스터 군주께서 많이 때리는 건가요? 심하게?”

“그럼, 그럼. 무지막지하게 때리지. 그래도 인간이 맞으면 이미 머리통이 사라져 더 이상 맞지 않을 걸?”

오싹!...

노에라의 덤덤한 말에 신유혜는 오한을 느꼈다. 머리가 없어질 정도로 몬스터를 다루다니!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

“으음...”

후비적! 후비적!

벌레도 없는데 갑자기 귀를 긁적이는 반화, 잠깐 일어난 그가 어느새 그에게 달라붙은 털덩어리들을 발견하고 그래서 귀가 가려운가 하고는 다시 자리에 눕는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이들이 내뿜는 열기에 다시 잠이 솔솔 온다.

...

“자! 이거 먹어 봐.”

노에라가 가져 온 푸롱열매를 조심스럽게 손으로 잡은 신유혜가 한입 베어 먹는다.

꽉!...후루룹!

“...꿀꺽....와아!!”

과즙의 맛에 탄성을 지른 신유혜가 다시 허겁지겁 열매 하나를 게 눈 감추듯 먹어버린다.

“자자, 더 먹어.”

“으음... 이거 저 사람들에게 가져다 줘도 될까요?”

마음 같아서는 혼자 다 먹고 싶지만 침만 꼴깍 삼키는 나머지 일행들을 본 그녀가 어쩔 수 없이 물어 봤다.

“응? 아아, 마음대로 해.”

의외로 쿨하게 허락하는 노에라 덕분에 정원에서 쉬고 있던 사람들도 하나씩 맛봤다.

“와... 대박... 이런 게 있었어?”

“이게 무슨 맛이지? 달콤, 새콤... 끝판왕이야.”

“거기에 좀 개운한 느낌도 들지 않아?”

사람들의 호평에 으쓱한 노에라.

“저기, 이거 무슨 나무 열매인가요?”

“이거? 푸롱푸롱 나무라고 해서 아주 귀한 거지.”

“아...”

귀하다는 말에 실망하는 신유혜, 마음 같아서는 나무 묘목을 뽑아서 가져가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는 그 유명한 몬스터 군주의 것,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머리통을 날려버릴 지도 몰라...’

노에라의 말을 왜곡해서 받아들인 그녀는 지금 여기서 자신의 배를 가득 채우고 얼른 떠야겠다 생각하고 보이는 푸롱 열매를 입에 쑤셔 넣기 시작했다.

우적! 우적!

“....저기, 유혜씨?”

“..움?? 으우우응?”

“... 언제까지 여기 있을 겁니까? 이제 슬슬 계획을 세워야죠. 지금 카메라가 먹통이에요.”

PD의 말에 정신을 차린 신유혜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했다.

“..꿀꺽!...후우... 그러니까..꺼어어어억! 흡!”

시원하게 가스를 배출한 신유혜가 민망한 듯 얼굴을 붉혔지만 이미 그녀의 이미지는 미친*처럼 열매를 먹을 때 끝났었다.

“큼! 카메라가 안 된다고요? 그럼 뭐하고 있었어요??”

“쉬고 있었죠.”

“헐, 제가 이렇게 애쓰고 있었는데 쉬고 있었다고요?”

그녀의 말에 할 말을 잃은 PD, 먹으려 애쓰긴 했지. 안 들어가는 거 쑤셔 넣으려고.

“유혜씨, 그런데 저 사람들 정체는 뭔지 알아냈어요?”

“네? 저 사람들이요? 잠시 만요.”

한쪽을 보며 속닥거리던 둘, 잠시 후 신유혜가 노에라에게 다가왔다.

“쟤들은 관심 꺼. 마스터와 관련 된 거니까.”

“네?? 어떻게?”

자기들끼리 속삭인다고 노에라가 못 들을 리 없었다. 그리고 노에라가 아무리 막 나간다고 해도 반화가 신경 쓰고 있는 놈들을 건드릴 배짱은 없었다.

“... 어떡하죠? 알려 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우리가 여기서 정체를 알았다간 죽을 수도 있어요. 그냥 넘어 가죠?”

“몬스터 군주가 설마 그럴까요? 그 사람 이미지 좋던데?”

“제가 저 몬스터들한테 들어 봤는데, 무서운 사람이에요. 잘 못하면 큰일 나요. 빨리 여기 벗어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신유혜의 말에 PD가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이대로 그냥 가기엔 방송제작자로써 너무 아쉬웠다. 정말 대박인 소재인데...

“몬스터 군주는 여기 없데요?”

“네, 집에 있다는 데요?”

“그럼 일단 오늘은 여기서 잘까요? 어차피 돌아가려면 강 건너기 전에 한번은 캠프를 지어야 해요. 그냥 여기서 캠프 차리고, (저 몬스터들이 방심할 때 이 카메라로 여기 사진만 좀 찍죠?).”

뒷말은 정말 작게 속삭이는 PD.

“말해 볼게요.”

신유혜가 다시 노에라에게 다가가 숙박 가능성을 물어봤다.

“으음...내 충고인데, 머무는 건 상관없는데 괜히 마스터랑 엮이면 안 좋을 걸? 내가 팬이라서 말해주는 거야.”

“걱정 마세요, 내일 일찍 떠날 거예요!”

“...알았어, 뭐. 나중에 내 탓 하지 마.”

노에라의 경고에도 반화의 별장에서 묵고 가기로 한 제작진들. 그리고 여전히 한쪽 구석에 음침하게 모여 있는 모기들...

“그런데 저 사람들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거 아니에요?”

모기들을 유심히 보던 봄날 팀의 팀원 한명이 말했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 봤을 때 보다 많아진 느낌이었다.

“에이, 기분 탓이겠죠.”

“그렇겠죠?”

착각이라고 생각하며 캠프를 차리기 시작하는 사람들.

...

“인간들이다...달콤한 냄새...”

“꿀꺽...”

계속 그들의 앞에서 왔다갔다하는 인간들을 보며 군침을 삼키는 모기들, 그러나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 왕 때문에 본능을 억제했다.

“왕이시여! 왜 저희를 이곳으로 부르셨습니까?”

“몰라.”

“...예?”

“모른다고, 나도. 내가 부르고 싶어서 부른 게 아냐.”

“그럼??”

“니들 중에 우리 왕국이 어떻게 된 줄 아는 놈 있어?”

여왕의 말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왕국은 반화에 의해 증발 되었는데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이들 대부분 지구로 넘어와 살고 있던 직계들이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있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왜 인도라는 인간들의 나라에 있던 녀석들이 보이지 않는 거지? 자기들끼리 순혈이고 뭐고 하는 녀석들 말이야.”

“그러게? 그쪽이랑 교감 맺은 녀석 없어?”

“교감이 통하지 않아. 소멸한 것 같은데?”

“뭐!?”

순혈이라 거들먹거려서 그다지 좋아하는 녀석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직계들이었다. 인간들에게 소멸 당할 녀석들은 아니었는데, 어디서 소멸을 당했다는 걸까?

“응? 그게 무슨 소리지?”

왕이 그 소리를 듣고 다급하게 물었다.

“그게, 순혈이라고 거들먹거리던 녀석들과 연락이 되지 않습니다.”

“젠장! 왜!?”

왕이 분노하자 얼떨결에 대답했던 자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왕은 그런 존재였다. 사소한 감정에도 눈치를 봐야하는.

그러나 그런 그들의 왕은 지금 누군가를 몹시 두려워하고 있었다.

“어떡하지...”

“왕이시여! 그런데 왜 저 인간들을 그냥 두시는 겁니까? 우릴 여기로 오게 한 자가 도대체 누굽니까.”

“그게 궁금한가?”

그때 그들 위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아까 그들에게 잠시 다가왔었던 리치로 보이는 녀석이었다.

“뭐냐, 리치 따위가 지금 우리에게 말을 하는 건가?”

“이런 멍청한 것이 누구에게 리치 따위를 비교하는 것이냐!”

왕이 해골씨가 말하기 전에 미리 선수를 쳐서 방금 말한 일족에게 호통을 쳤다.

“왜...저희에게..?”

왕의 반응에 당황한 일족.

“제가 대신해서 죄송합니다.”

“그럴 필요 없어.”

왕의 사과에도, 모기의 건방에도 해골씨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저들의 운명은 마스터에게 달렸으니까. 아마 여태 살아오며 겪었던 어떤 괴로움보다 더 괴로워질 것이다.

왕의 반응에 모기들이 눈치를 보며 다들 침묵에 빠진다. 해골씨의 정체를 모르는 이상 왕의 행동이 이해가 될 일이 없었다.

“...어!? ...어!!!!”

“왜 그래? 지금 분위기 안 좋은 거 안 보여?”

모기들 중 조금 나이가 있어 보이는 녀석이 해골씨를 자세히 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옆에 있던 동료가 질책을 했지만 놈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는데, 그 반응에 이상함을 느낀 동료.

“뭐, 뭐야? 왜 그래 진짜?”

“마왕의 오른팔...제 2대 마왕!!”

“뭔 소리...어...어!?”

이제야 해골씨의 정체를 눈치 챈 자들은 천년이상을 살아온 고위 귀족급의 모기들이었다.

“설마 여기에 그 마왕이 있다는 건 아니겠지?”

초대 마왕의 모습도 얼추 아는 녀석들이 혹시나, 설마 했다. 다행히 이 곳 어디에도 반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기에 안도의 한 숨을 쉬는 모기들. 제국을 무너트린 것을 제외하면 딱히 활동을 한 것도 아니어서 그다지 무서운 일화는 없는 해골씨. 그러나 초대 마왕은 달랐다. 그는 달려드는 모든 존재를 각종 방법으로 괴롭히는 걸로 유명했다. 바로 반화에 대한 이야기였다.

“시끄럽군. 조용히 기다려라. 내일 마스터가 오실 것이다.”

“?? 마스터라면...?!!?”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해골씨의 입에서 나왔고 반화에 대해 아는 모기들은 벌벌 떨기 시작했다.

“와..왕이시여! 저희 일족이 무슨 잘못이라도..??”

갑자기 불려오니 마왕의 집이라니... 하루아침에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느낌이었다.

“나도 모른다. 그분이 오시면 알려줄 테니 여기서 괜히 사고 치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예에..”

이제 더 이상 달콤한 인간의 냄새로 느껴지지 않았다. 빨리 이 곳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 뿐...

.

.

.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촬영팀과 봄날 팀.

“바로 가시는 거죠?”

“예, 몬스터 마스터가 오기 전에 가는 게 좋다고 합니다.”

“흐음... 그 분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왜 그렇게?”

봄날의 팀은 반화가 게이트 내부 토벌을 할 때 큰 이득을 봤던 팀 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낮은 급에서 시작해서 반화의 토벌로 몬스터들을 꾸준히 사냥할 사냥터가 생겼고 그 기회를 이용해 A급 팀까지 된 것이라 반화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고마웠다. 그래서 더욱 촬영팀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 최고의 능력자를 담을 기회를 이렇게 빠르게 버리다니.

“정보에 의하면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라고 해요. 빨리 벗어나는 게 좋아요. 괜히 있다가 화를 당할...어...어!?!!”

말을 하던 PD가 뭔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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