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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32화 (133/295)

# 132화- 과거를 찾아서 #

132화

해골의 손짓에 다시 복구된 왕궁 안으로 들어가는 반화 일행, 이제 툭 치면 허약한 왕궁이 아닌 아주 튼튼한 왕궁이라 아이들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녀도 무너지지 않았다.

“안에는 어떻게 복구 한 거야?”

“마스터도 고대 마법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카피마법의 변형입니다. 간단하죠.”

“그래? 그렇게 쓸 수 도 있었네.”

둘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간단해 보였지만 사실 기본의 마법을 변형하려면 정말 수 없는 실패와 반복이 요구된다. 그렇게 해서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이 실패하고, 그 난이도는 고차원의 마법일 수도 더 높아진다.

카피마법은 반화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해서 쉬운 마법이라 착각할 수 있지만 사실 고차원의 마법 중 하나였다. 그런 마법을 저렇게 쉽게 변형시킬 수 있다는 건 해골씨가 고대 마법에 상당히 조예가 깊다는 얘기였다.

“근데 안에 있는 게 멀쩡 하려나?”

“글쎄요...저도 그건 장담하지 못하겠군요. 시간이 시간인지라.”

반화와 해골씨가 왕궁 속을 걸어가며 대화를 나누었다.

“뭔가 급하게 지은 것 같은데?”

“무너진 왕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빨리 왕궁을 지어야 했겠죠?”

“그런가? 뭐,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네.”

별궁과 별궁으로 통하는 길에 정원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 되는 곳이 있었다. 메마른 분수대, 여기저기 서있는 동상들, 바쁜 와중에도 저런 것들을 채워 넣었다니... 반화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어차피 사람의 생각은 다 다른 거니까 하며 넘어간다.

“근데 뭐 기록물이 있을 법한 곳은 없는데?”

“흐음...인간들이 어디에다가 기록물을 보관하는 지는 저도 몰라서...”

“...뭐야? 그럼 그냥 일단 와 본거야?”

“인간들의 중심인데 뭐라도 있지 않을 까 했지요.”

“쯧쯧, 이런 멍청한 해골 같으니. 기록물은 이런 곳이 아니라 사람 손길이 닿지 못 하는...”

-아빠아~~!

“...? 응? 왜 맹이야?”

-여기! 여기~

맹이가 갑자기 폴짝폴짝 뛰어 오더니 그의 손을 끌고 어디론 가로 향한다. 반화는 이제 막 해골의 갈굼 타이밍에 달려든 맹이 덕분에 좋은 기회를 잃었지만 그래도 맹이의 신난 표정에 어쩔 수 없이 녀석의 손이 이끄는 곳으로 같이 가 준다.

“? 여기 왜 맹이야?”

-냄새가 나!

“무슨 냄새?”

-예전에 사막에서 맡은 냄새!

“어?? 사막에서면... 리치의 도서관?”

먹을 걸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으니 맹이가 말하는 것은 분명 도서관 냄새 일 것이다.

“허허허, 역시 뭔가 있군요.”

“...젠장.”

기고만장한 해골씨가 반화의 옆으로 다가와 웃었다. 맹이는 예전에 반화에게 칭찬들은 것을 기억하고 반화를 데려와 그를 빤히 보며 기다렸다.

“끙...아이구~ 우리 맹이 잘했어?”

-히히히!

‘그래, 뭐 맹이 기분 좋아 졌으면 됐지.“

해골씨는 나중에 또 다른 기회에 갈구면 되니까...

왕궁 한 쪽 구석에 있는 딱 봐도 수상해 보이는 문 앞에서 반화 일행이 모두 모였다.

“해골, 뭐해. 앞 장서.”

“예에~예에~”

해골씨가 반화의 말에 문 앞에 서서 문고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파츠츠츠!!!

“음?”

문고리에 다가가는 해골씨의 손에 반발하는 기운이 문 주위로 생기며 해골씨의 손을 튕겨내려고 했다.

츠츠츠츠....찌이이익!!!

퍼석!!!

“쯧, 인간들의 보안기술은 영 형편없어.”

반발하는 기운을 간단히 찢어버린 해골씨가 그대로 문고리를 잡아당긴다.

끼이이익!!

“흐음, 혹시 어둠 속에서 불편하신 분계십니까?”

해골씨가 어두컴컴한 내부를 보며 반화 일행들에게 물었지만 이 일행에 그 정도 문제에 불편함을 느낄 존재는 없었다.

“시끄럽고, 빨리 들어 가봐.”

“예.”

저벅...저벅...

안으로 들어가는 해골씨를 따라 들어가는 반화일행. 불이 밝혀지는 그런 마법적인 기구는 없었다. 아마 직접 불을 들고 들어가야 하는 곳이리라.

“호오? 역시...”

해골씨가 한쪽을 응시하며 말했다. 응시한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는 건 해골씨의 붉은 안광 덕분이었다. 무슨 원리인지 모르지만 늘 붉은 빛의 안광이 잠도 자지 않고 타오르고 있었기에 일행은 해골씨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바로 알 수가 있었다.

“흐음... 책인가?”

잘 정리 된 책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그 앞의 책장까지 채우고 있었다.

“저게 다 기록물은 아니겠지?”

“뭐, 그럴 수 도 있겠지만. 아닐 것 같군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저 많은 책을 다 읽어 볼 수는 없을 테니까. 아직 리치의 도서관에 있는 책도 다 안 읽었는데...

“왕궁의 비밀 장소라 그런가? 저것들은 또 뭐야?”

한쪽에 책들이 다른 쪽에는 척 봐도 비싸 보이는 재질로 만들어진 물건들이 정리 되어있었다. 물론 세월 덕분에 대부분 녹이 슬어 있거나 먼지가 쌓여 볼품없어 보였지만, 재질이 비싸 보이는 건 속일 수 없었다.

“아무래도 지하에 있어서 마스터가 왕궁을 박살냈을 때도 살아남은 것들 같습니다.”

“거참, 내가 안 그랬다니까?”

“허허허. 저는 마스터라고만 했습니다.”

제 발 저린 반화의 설레발을 놀리는 해골...

“일단 저것들은 챙기고, 책은 니가 챙겨.”

“예.”

팔면 돈이 될 것 같은 것들은 반화가 챙겼고 단순한 기록물로 보이는 것들만 해골씨가 따로 챙긴다.

“흠... 다 챙겼나? 응? 순이는 또 어디 갔어?”

어째 얌전히 있다 했더니 한 눈 판 사이 사라진 순이.

우르르르...

-냐아아아!!!!

날카로운 순이 목소리와 함께 울리는 지하 공동.

“...또 뭔 짓을 한 거냐. 왜 이것들은 어딜 가면 항상 이러는 거지?”

“그거야 마스터가 이런 곳을 다니니까 그런 것이죠.”

“시끄러, 해골 대가리야. 니가 여기 데려 왔잖아.”

“흠...”

반화의 말에 딴 짓을 하는 해골씨.

우르르르...

또 다시 지하공동이 무너질 듯 흔들린다.

“끙... 일단 순이 이 녀석부터 찾아야겠네.”

일단 그들이 있는 곳은 막힌 장소였는데 어디로 갔는지 순이가 들어 간 곳을 찾는 게 먼저였다.

두리번...두리번..

“응? 에휴...저런 구멍은 또 어떻게 찾은 거야?”

딱 순이가 지나갈 만한 구멍이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한 반화가 한숨을 쉬었다.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봐 꼭 저런 구석을 한번 들어가 봐야 직성이 풀리는 건지...

스윽...

콰아아앙!!!!

“...지하에서 그렇게 힘을 쓰면...”

해골씨가 다짜고짜 벽을 부숴버리는 반화를 보며 중얼거렸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안 그래도 흔들거리던 지하 공동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 사람 사는 곳도 아닌 데 뭐 어때?”

반화가 당당하게 말하며 해골씨를 쳐다봤다.

“예예, 그러시겠죠.”

그런 반화의 모습에 해탈한 듯 해골씨가 양손을 벌려 흔들리는 공동 천장을 향해 뻗었다.

스륵...

“사라져라.”

퍼석...퍼석..파드르르르르!!! 파아!!!!....

프스스스.

해골씨의 언령에 분해되어 날아가 버린 공동의 천장. 별빛이 아름답게 비추는 밤하늘이 아주 잘 보였다.

“탁 트이고 좋네. 잘했어.”

“음?? 마스터? 저것 좀 보시죠?”

반화의 칭찬에 으쓱하던 해골씨가 갑자기 바닥에서 튀어 오른 뭔가를 발견하고 반화에게 말했다.

-크오오오!!!!!

“저건 또 뭐야?”

반화가 밤하늘을 가리며 포효(?)하는 녀석을 발견했다.

“순이는?”

“저기 매달려 있는 게 마스터가 찾는 순이라는 녀석 같습니다.”

“...에휴...”

자세히 보니 하늘을 날고 있는 녀석의 머리 위에서 위풍당당하게 앉아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런 게 왜 지하에 있었던 거야? 거기에 죽지도 않았네?”

인간이 데리고 있기엔 기운이 만만치 않은 놈이었는데 이 좁은 지하에 갇혀있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거기에 방금 전까지만 해도 기운을 느낄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인간들이 봉인해 둔 것 같습니다.”

“봉인?”

“예. 마스터가 뚫은 쪽을 보십시오. 진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까? 봉인진 같습니다. 아주 고대의.”

“그러네? 봉인진이라... 녀석을 봉인해 뒀다는 건가? 왜? 근데 왕국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어?”

그런 힘을 가지고 있었으면 제국에 비벼 볼만했을 텐데 왜 왕국으로 남아 있었던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제 생각에는 왕국은 몰랐던 사실 같습니다. 저 놈 생각보다 아주 강한 놈 같은데요?”

반화의 생각에도 저 녀석은 롭스 급까지는 아니지만 퓰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인 녀석이었다. 생긴 건 꼭 매처럼 생겼는데 크기가...

“거의 뭐 헬리콥터 크기네? 저런 놈을 봉인 했다라... 고대의 마법, 이거 꽤 쓸 만한데?”

“고대의 마법으로 파스라는 인공지능도 만들었는데, 뭘 이정도 가지고 그러십니까. 그래도 고대 마법에 대한 정보를 더 알고 싶긴 하군요. 파스라는 녀석의 협조만 있으면 더 쉽게 알아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파스 좀 그만 괴롭혀 자식아. 저 봉인진이나 연구해.”

“아쉽군요...”

해골씨가 반화의 말에 아쉽다면서도 봉인진을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했다.

-크오오오!!!!

“쟤는 오랜만에 세상 나왔으면 좀 구경 좀 하고 하지 왜 자꾸 알짱거려?”

머리 위에서 계속 날아다니며 소리를 지르는 녀석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반화의 곁으로 삼이와 맹이가 달려왔다.

-아빠!! 나도!!

-나도!!

“?? 뭘?”

-나도 저거 탈래!!

...저건 놀이기구가 아니란다. 얘들아.

삼이와 맹이의 눈에는 순이가 녀석을 타고 놀고 있는 것으로 보였던 모양이었다. 물론 틀린 사실은 아니었다. 녀석의 머리 위에서 손으로 두들기며 도망가려는 녀석을 괴롭히고 있었으니까.

-냐아!!(내려가라고!)

아니, 사실 그냥 내려가라고 했을 뿐이지만.

-크오오오!!!!

“왜 하필 저 냥아치한테 걸려서. 불쌍한 놈. 오랜만에 세상에 나왔는데.”

거기에 대기하고 있는 두 녀석까지...

“야이, 냥아치야!!! 안 내려 와!? 왜 애먼 애를 괴롭혀?”

반화가 하늘위를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녀석들을 보고 결국 한 소리했다.

-냐아!!

뭔가 잔뜩 억울한 것 같은 순이의 울음.

“아!... 쟤 높은 곳 무서워하지.”

올라가는 건 안 무서워하지만 내려오는 건 무서워하는 순이 녀석의 성격을 깜빡하고 있었다. 반화가 순이를 변화 시킨 후 부터는 그런 모습을 안 보여서 잠시 잊었는데, 그러고 보니 예전에도 녀석을 들고 하늘로 이동할 때 자꾸 반화에게 신경질 부리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왜 거기에 있어...”

이해 할 수 없는 녀석이었다. 높은 걸 좋아하면서 또 무서워하다니...

“에휴...”

스윽...

꽈아아악!

확!!!!

-쿠오오오오!!!?!

반화가 허공에 손을 뻗었다가 끌어당기자 힘없이 딸려오는 매를 닮은 녀석.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딸려가자 머리의 고통도 잊고 온 몸을 버둥거려 봤지만 반화의 힘을 이겨 낼 순 없었다.

쿠웅!!!

-쿠옥!!

“아따, 치킨 해먹으면 양도 푸짐하겠네.”

바닥에 널 부러진 녀석을 보며 반화가 견적을 뽑았다.

-냐앙!!

휙!

팡!!팡!!

“지가 올라가 놓고 왜 나한테 화풀이야?...”

괜히 반화에게 와서 화풀이하곤 령이에게 가버리는 녀석을 반화가 황당하게 바라봤다. 매일 투닥거려도 반화를 피해 도망간 곳이 령이의 옆이라니... 정말 녀석은 이해할 수 없었다.

-쿠옥...

-새다!!! 아빠, 이번엔 나!

덥석!! 대롱~ 대롱~

-?

“안 돼, 이 녀석아... 그래도 얼마 만에 세상을 나온 놈인데, 불쌍한 아이야.”

-우움? 불쌍해?

“그래.”

반화가 녀석에게 달려들려는 맹이와 삼이를 붙잡고 말렸다. 봉인을 풀어 준 녀석이 하필 순이라니 참 불쌍하지 않은가?

“해골!”

“예?”

봉인진을 살펴보고 있는 해골씨를 부른 반화.

“근데 얘 왜 봉인되어 있었던 거야? 뭐 잘못이라도 했나?”

“흐음...여기 뭐라고 적혀있긴 한데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고대어로 적혀 있긴 한데 아주 오래 전 글이네요.”

“그게 글이야?”

“예.”

반화가 보기엔 그냥 낙서 같았지만 잡학산전 같은 해골씨의 말에 그냥 수긍한다.

“음... 그럼 이 녀석을 어쩌지? 그냥 풀어 줄까?”

“뭐,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아냐, 이 녀석 눈빛이 마음에 안 드는데?”

반화가 매의 눈으로 그냥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생긴 걸로 그렇게 차별하지 마시죠?”

“왜? 해골, 너도 차별 당했나 봐? 동병상련의 감정이야?”

“저를 이런 모습으로 만든 건 마스터의 탐욕입니다만?”

“큼... 나 마스터 아닐 수도 있잖아?”

“아무리 우겨도 사실 마스터도 이미 짐작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너무 자신과 똑같은 행적인데?”

“...”

해골의 말에 말이 없어진 반화.

“얌마, 내가 봐 줬다. 오랜 만에 세상에 나왔는데 놀아.”

스윽...

반화가 녀석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몸을 휙 돌렸다. 더 보다가는 녀석을 치킨으로 확 만들고 싶을 것 같았으니까...

-쿠옥..? 크오오오!!!

파아아아!!!

후웅!!!후웅!!!!

눈치를 보던 녀석이 반화가 몸을 돌리고 나서야 날개를 펴며 날아오른다. 잠시 순이를 힐긋 본 녀석이 이내 점이 되어 사라진다.

“말은 쿨한 척 하면서 행동은 그렇지 못 하십니다?”

“뭐, 그냥 혹시나 필요할까 싶어서 표시만 해뒀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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