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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26화 (127/295)

# 126화-과거를 찾아서 #

126화

한참 후 해골씨가 차를 뚝닥거리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하나, 둘 일어났다.

“어이구, 삼이도 일어났어?

-웅...

아직 잠이 덜 깬 삼이를 안아주며 반화가 아직 자고 있는 순이를 봤다.

“자식보다 늦게 일어나는 엄마라니... 대단한 녀석.”

저런 모습을 보면 딱히 모성애는 보이지 않았는데 삼이가 왜 그렇게 잘 따르는 걸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 아침 먹을까?”

-응!

아침치고는 너무 해가 높이 떠있었지만 일어나서 먹는 게 아침이니, 아침을 먹는 것이다.

.

.

.

한편 반화로 인해 일에 치여 살게 된 명하와 랑이는 집에 돌아와 반화를 씹고 있었다.

“꿀 알바라고 했으면서!!!”

“나는 용인데...”

랑이는 반화의 협박(?)에 민사장에게 찍소리 못하고 업무를 배워야했다. 물론 민사장은 용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나름 랑이의 눈치를 봤지만 반화를 등에 업고 마구 부려먹고 있었다. 그동안 쌓인 반화에 대한 업무를 모두 떠넘기기 위해서.

“이 인간은 맨 날 노는 것 같았는데 뭘 이렇게 저지른 게 많은 거야!?”

그동안 반화가 저지른 일들을 정리하며 명하가 반화를 씹었다. 가끔 게이트 내부를 돌며 몬스터를 정리했는데 그 양이 한국 전체 능력자들의 양과 비슷해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팠다. 거기에 굵직굵직한 사건들... 중국, 러시아, 미국 여러모로 저질러 놓은 건 많은데 뒷정리는 전혀 하지 않아 그 모든 업무가 민사장에게 왔는데 그걸 모조리 명하와 랑이에게 떠넘기니...

“근데 진짜 어마어마하게 벌고 있었구나...”

저지른 일 만큼이나 많은 돈을 긁어모으는 걸 확인하니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론 그림의 떡이지만.

“동생인데 좀 빼서 쓰는 건 어때?”

“응? 그러다 나 집에서 쫓겨나 진짜. 랑이 언니는 오빠 성격도 몰라?”

“...알지.”

그냥 조용히 쫓겨나면 다행일 것이다.

“에휴...일이나 하자. 오늘은 일찍 집에 가야지.”

“그래..”

“응? 근데 오빠가 원래 좀 이상하긴 했지만 올해 갑자기 확 바뀌었단 말이지? 능력자가 되고 나서부터. 그럼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같은 핏줄인데. 몬스터들 막 쓸고 다니고.”

“...안 될걸?”

“왜?”

“그 인간은 괴물이니까.”

“?? 무슨 말이야?”

“있어 그런 게. 일이나 하자.”

랑이의 뜻 모를 말에 명하가 잠시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이내 쌓여 있는 업무를 다시 처리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12시 전에 집에 가기 위해서...

.

.

.

간단하게 고기로 아침을 먹은 반화일행은 다시 출발 준비를 했다.

-킁! 킁!

반화가 쳐 놓은 결계가 사라지자마자 맹이가 코를 벌름거리며 인상을 쓴다.

“? 왜 맹이야.”

-피비린내가 나요.

“응? 아직도?”

한둘이 흘린 피가 아닌가보다. 아직까지 나는 걸 보면.

-!! 아빠!!!

“왜??”

다급하게 자신을 부르는 맹이를 이상하게 보는 반화.

-친구들이...녀석들 냄새가...

“??...응? 어제 걔들 말하는 거야?”

-네... 그 녀석들 냄새랑 피비린내가 섞여있어요...

심각한 표정의 맹이. 그러다 갑자기 한쪽을 응시하다 반화가 말리기도 전에 뛰어 간다.

“흠... 파스.”

[불렀어요?]

“이 일대에 어제 무슨 일 있었는지 알아?”

[음...싸움? 아니, 일방적인 학살이 있었네요.]

“학살이라... 그 녀석들이 당한 건가? 저지른 건가?”

반화는 아직 돌아오지 않는 맹이를 직접 찾으러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이동했다.

...

-으으으으....

사방에 쓰러져있는 어젯밤 반화일행에게 다가왔던 녀석들과 맹이와 비슷한 새끼들...그리고 그사이에서 넋을 잃은 맹이.

“...순아, 가서 맹이 좀 데려와.”

-냥...

순이도 분위기를 읽고 조용히 맹이의 곁에 다가갔다.

-냐아~

-순이야...친구들이...또...이렇게...

녀석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장면을 계속 보여줬다간 좋지 않음을 짐작한 반화 와 순이.

토닥...토닥...

-냐아~

덥썩!

탓!!

토닥여주던 순이가 순식간에 맹이를 낚아채서 차로 돌아간다. 그리고 남아 있던 반화가 주변을 살펴봤다.

“음... 반항도 못하고 당했는데? 여기에 이 녀석들 보다 강한 개체들이 있었나?”

이런 초원에서 사는 녀석들인 만큼 천적들에게 분명 보호할 방법이 있으니 이렇게 탁 트인 곳에 살고 있었을 텐데, 반항도 없이 이렇게 되었다는 건 그만큼 강한 개체가 갑자기 유입된 것이 아니면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리고...

“영역다툼도 아니고, 먹을 걸 위해서도 아냐. 그냥 유희였군.”

즐거움을 위한 학살... 곳곳에 나타나는 놈들의 잔혹성이 그걸 의미하고 있었다. 반화도 안하는, 가만히 있는 약한 녀석들을 건드리는 짓을 하는 놈들이라...

“건방진 놈들이네. 뭣도 아닌 힘 가지고 이런 장난을 치고.”

“흐음... 보시면 비슷한 상처가 나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도 , 저기도.”

해골씨가 시체를 살펴보며 말했다.

“호? 그러네? 별로 큰 놈은 아닌 것 같은데?”

“자국으로 봐선... 밤의 일족들인 것 같군요.”

“밤의 일족?”

“예. 이런 유흥을 즐기는 녀석들이기도 하죠.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혹은 자신들의 유흥을 위해서.”

“그렇단 말이지...유희를 위해서 우리 맹이를 울렸다는 거네.”

반화가 짜증난다는 듯 말했다. 그 기세에 해골씨가 잠시 물끄러미 반화를 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과거의 마스터의 모습이 오버랩 되는 걸 애써 지우려 했다.

‘성격은 역시 여전하네. 마음에 안 들면 떠오르는 저 표정도.’

태생적으로 자신의 것을 건드리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 마스터였다. 자신이 아직 약했을 때, 인간들에게 소멸당할 뻔 했다가 마스터의 도움으로 살아났는데 그때, 마스터는 왕국하나를 지웠었다. 그 덕분에 그 왕국과 맞닿아 있던 제국의 힘이 강해지기도 했다.

“일단 녀석들을 묻어 줍시다.”

“그래, 응? 너도 장례문화를 알아?”

“마스터가 알려 준 것입니다.”

“끙... 그래, 잘 묻어 주고 와. 난 맹이 좀 달래러 갈게.”

“예.”

해골씨에게 뒤를 맡기고 반화가 맹이가 있는 차로 돌아왔다.

-으아아아아아앙.....으아아앙....친구들이...엄마도, 아빠도...

“...”

서글프게 울고 있는 맹이와 옆에서 안절 부절하는 아이들...

“맹이야. 이리와.”

울고 있는 맹이를 꼭 안아준 반화가 말없이 녀석을 쓰다듬어 줬다. 아픈 기억이 빨리 쓸려 내려가길 바라면서...

.

.

“정리는 끝났습니다.”

“그래.”

반화가 울다가 지쳐 자는 맹이를 아이들과 함께 별장으로 옮겨 두고 돌아오니 해골씨가 정리를 다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밤의 일족이라는 놈들 어떤 놈들이야?”

“백해무익한 모기 같은 놈들입니다. 적어도 인간들이나, 생물들에게는.”

“어젯밤 여기서 이런 짓을 했다는 건 멀지 않는 곳에 놈들이 있다는 거겠지?”

“아마도? 제가 찾아볼까요?”

“어.”

해골씨가 양손을 펼치며 주문을 외운다.

“[email protected]$*^@! !!”

그르르르르....퍽!!

퍼석!!!

퍽!!!

“호오? 부하가 그놈들이 다가 아니었네?”

“당연하지요. 아직 멀었습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해골들! 급기야 초원을 하얗게 물들이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해골들이 초원을 뒤덮고 해골씨가 녀석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모기 놈들을 찾는다. 한 놈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스아아...

저벅...저벅...

하얀 파도가 사방으로 퍼지며 흩어진다.

“쟤들 다시 불러 봐.”

“??”

갑자기 반화의 변덕에 해골씨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뭐... 알겠습니다.”

반화의 말대로 다시 불러 모은다.

“파스. 이 주변, 몽땅 다 수색해.”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잠시 후 파스가 결과를 스크린으로 보여준다.

“해골, 모기새끼들이 누구야?”

“오~! 이런 방법도 있군요... 음...이 녀석들입니다. 중앙의 진혈족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런 놈들이 더 극성이죠.”

“얘들? 한 놈도 못 빠져나가게 둘러싸. 쟤들이면 충분하겠지?”

“예.”

다시 자신들만 보고 있는 해골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녀석들. 그리고 점점 좁혀져 가는 영역.

...

“?? 뭐...뭐야! 저것들은?”

“응? 해골? 언데드인가? 갑자기 이 일대에는 왜?”

“어제 한바탕 하더니 모여 있던 사기가 만들어 낸 거 아냐?”

“그런가? 뭐 안 그래도 어제 참여 못해서 근질거렸는데, 잘 됐네.”

자신들의 영역으로 들어온 몇 개체의 해골들을 보며 경계를 서던 놈들이 희희낙락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어???”

“뭐야? 젠장! 빨리 안에 알려!”

점점 늘어다는 해골들에 당황한 녀석들이 허둥거리다가 심각성을 깨닫고 안에 이 사실을 알렸다.

우르르르르

“이게 무슨??!”

오랜 세월을 산 종족의 연로한 장로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당황한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지?”

멀찌감치 떨어져 그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놈들을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일단 전투 병력을 대기시키기로 한다.

“1기사단을 제외한 기사단은 모두 성 외곽을 경계하도록. 아직 놈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섣부르게 도발하지 마. 수가 많아.”

“예!”

몇 천명은 될 것 같은 수의 기사단이 성 외곽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별일 아니겠지...”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한 것뿐이라며 애써 떠오르는 불길한 생각은 접어둔다. 그러나 그 불길한 상상은 결국 현실 되었다.

“장로님!!! 저것들은 설마!?”

“으음... 우리의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고 저렇게 멀쩡한 것을 봐서는...”

한차례 공격을 감행해 봤지만 전혀 통하질 않는 모습을 보며 장로가 최악을 떠올렸다.

“마왕이 다시 재림한 것인가...? 그런데 왜 우릴?”

“혹시 중앙에서 마왕을 깨운 것일까요? 얼마 전에 마왕의 제단을 알아냈다고 했잖아요. 마왕을 깨운 것이 설마 실패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렇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하지만 정말 마왕의 군대라면 우린...”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소문의 반의 반에 반, 그 정도 힘만 가지고 있어도 우린 전멸입니다!”

“하지만 이미 우린 포위되어 있어..”

“기사단을 모아 한 곳만 집중적으로 뚫으면 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우리만이라도 빠져나가야지요!”

“...”

주변의 약한 놈들만 상대하다 진짜 강자를 만나니 오합지졸이 따로 없는 간부들. 그동안 너무 안전하고 평화롭게 성장하다보니 일족의 품위는 자신들이 유리할 때만 지켜졌고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정말 형편없었다.

“마왕의 군대라면 이러는 이유가 있을 거야. 그리고 혹시 모르니 중앙에 연락을 취해 보게.”

“이미 중앙에는 연락을 취했지만 아직 답변이 없습니다.”

....

“저놈들이야?”

“예.”

“정말 형편없어... 저런 놈들이 우리 맹이를 울렸다는 거지?”

“태생적으로 약한 상대를 짓밟는 것만 즐기는 종족입니다.”

“압박 좀 해.”

“예.”

스윽...

해골씨가 성을 둘러싼 채 대기하고 있던 녀석들을 움직였다.

-스아아아아!!!!

콰가가가!!!쾅!!!!

콰르르릉!!!

쾅!!!

달려드는 해골들에게 공격을 퍼부었지만 그냥 무시하고 성벽을 순식간에 부숴버리는 해골들...

“호? 좀 쓸 만한 놈들이네?”

“마스터가 그렇게 만들었지요.”

“내가?”

“예. 적어도 쓸모는 있어야 한다고 마구 굴렀지요. 해골이 삐그덕 거릴 정도로...”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훈련된 녀석들임은 틀림없었다. 순식간에 성을 무너트리고 놈들을 압박하는 해골들.

“조롱하던 놈들이 조롱당하는 그림은 정말 짜릿한 그림이지.”

반화가 적당히 압박된 놈들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 인간? 인간이 어떻게?!”

반화를 보고 놀란 놈들.

“여~ 모기 새끼들이 이렇게 많이 있었네?”

날카로운 송곳니, 창백한 피부, 그리고 먹구름으로 가려져 어두컴컴한 성 내부... 전형적인 뱀파이어들의 소굴이었다.

“네놈은 뭐냐!”

“보면 몰라? 사람이잖아.”

“이익!... 이 해골들을 설마 네가 조종하는 것인가?”

“얘들? 음... 아니? 나는 아니고 얘가?”

뒤에 있는 해골씨를 가리키는 반화.

“...!!! 마왕의 수족!!!”

가장 오랜 시간을 산 장로가 해골씨를 알아 봤다.

“호오? 나를 아는 녀석이 있었군.”

“어...어떻게?? 잠들었다고 들었는데...”

“뭐, 그렇게 되었지.”

해골씨를 보고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 장로.

“우리에게 왜 그러는 것이지?”

“그냥.”

반화가 해골씨 대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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