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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16화 (117/295)

# 116화-해골씨 #

116화

여자의 말에 샌디 크랙은 깜짝 놀랐다. 그간 아무 행동도 없던 몬스터가 돌연 사라지다니...

“뭐? 자세히 설명 해봐!”

“후우...그러니까, 갑자기 읽던 책을 덮더니 제단을 건드렸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내가 그럴 리 없다고 했어. 우리 회사 팀들은 잠시 휴가 중이잖아.”

“그렇지...1팀만 빼면.”

“안 그래도 물어 보려고 했어. 1팀은 지금 어디 있는 거야? 목적지도 알려주지 않고 탐색을 나갔다며?”

“한국의 이반화 능력자하고 잠시 게이트에 들어갔어. 설사 1팀이 그를 그쪽으로 안내했다고 하더라도 그걸 건드릴 사람은 아닌데..”

샌디 크랙은 반화를 믿었다. 아니 그의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그는 건드리지 않으면 굳이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존재는 아니었다. 건드리지 않게 신경을 건드리는 게 문제긴 하지만...

“우리 팀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들이 발견했다는 건데...그럼...”

“그런데 사라졌다고?”

“어, 말 그대로 사라졌어.”

“으음...생각보다 더 대단한 몬스터 같은데... 제발 별 일 없었으면 좋겠네. 일단 1팀에 연락 취해볼게. 혹시 모르니까 너는 대기하고 있어 봐.”

“알았어...”

.

.

.

사건은 다들 잠이 든 후 새벽에 벌어졌다.

스윽...

“저걸로 힘을 얻어서...”

어둠 속에서 일어난 에릭의 눈이 번들거렸다. 아무리 대통령의 아들이라도 폴리 크랙에서 하는 일에 사고를 일으킨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검을 소유한 뒤 얻은 능력으로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처리하고 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지금 자신은 실종상태, 아무도 자신이 여기 있었다는 걸 증명할 수 없다.

아이들의 목소리에서 얻은 정보가 정확한지 아닌지 판단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기엔 자신의 자존심은 지금, 너무 바닥을 치고 있었다. 지금 에릭이 원하는 건 저 검을 얻어 자신에게 굴욕을 준 저 모든 사람들을 죽이는 것 밖에 없었다.

저벅...

저벅...

“으음...뭐야? 거기 뭐야?”

불침번을 서고 있던 사람이 에릭을 발견하고 제지했다. 하지만 아무 말도 없이 에릭이 갑자기 그에게 마나블레이드를 날렸다.

푹!!

“커어억...! 무...무슨..”

털썩!

안전한 지역이라 불침번이 한명 밖에 없었기에 더 이상 깨어 있는 사람은 없었다. 아니, 없을 거라 생각하고 바로 검을 향해 조용히 달려간 에릭, 마침내 검에 손을 가져갔는데...

“이 검이...”

스윽...꽈아악!

파아아아아!!!!

“오오오오!!!”

검을 쥐자 느껴지는 고양감에 에릭이 탄성을 질렀다.

“으으음...뭐..야?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하지만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는 에릭은 검을 허공에 휘둘러보며 소리쳤다.

“하하하하!!! 이거야!! 이런 게 바로 나한테 어울리는 힘이지!!”

소란에 일어난 사람들이 사태파악을 위해 잠시 어수선해졌다가 이내 파악이 끝나고 경악했다.

“저 미친 자식!! 지금 무슨 짓을!?”

“불침번은!? 이런!!! 치유계!!! 빨리!!”

쓰러져있는 불침번을 발견한 사람이 급히 치유계 능력자를 불렀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본 사람들은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저 미친놈이 혼자 일을 저지르진 않았을 거라 생각하며 주변을 경계하면서 다들 무기를 손에 쥔다.

“다 깨워! 비상이다! 빨리 저 검을 뺏어야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아직 자고 있는 인원을 깨울 때까지 에릭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제단 위에서 그들을 내려다보며 오만하게 서 있을 뿐.

“젠장! 저게 무슨...아무리 생각이 없어도 그렇지! 저주가 있다고 했는데! 없다 하더라도 우리가 있는데 저런 짓을.”

삼이와 맹이가 없는 말을 지어내 꼬드겼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황당했다. 그리고 그 소란에 반화도 일어났는데 그는 매우 태평했다.

“흐음...삼이야.”

-우우웅... 잘 거야...

“니가 친 사고는 구경해야지?”

-으으응...응!?!

반화의 말에도 다시 자려던 녀석이 깜짝 놀라 일어났다.

“몰랐을 줄 알았어?”

-으으응? 그게 무슨 소리 일까나?

“또 혼나고 싶어?”

-죄성해여...힝...

“큭...”

반화가 울상이 된 삼이를 보며 귀엽다는 듯 웃었다. 사실 에릭에게 다가가 몰래 자기들끼리 음모를 꾸미는 걸 처음부터 알고 있던 반화였다. 그냥 둔 이유는 그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해골씨라는 녀석이 어떻게 알고 찾아올지. 그냥 허세였는지, 아님 진짜 검을 건드리면 알 수 있는 것인지.

그도 일부러 모른 척했기에 자는 녀석을 보고 그냥 넘어 갈까 생각도 했지만 삼이의 이런 행동이 왠지 자신을 닮은 것 같아 걱정된 반화는 저번처럼 녀석을 크게 혼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혼을 낼 건 내야 했기에 따끔하게 혼을 낸 후 제단 위에 있는 망나니를 봤다.

“손 반짝 들고 있어.”

스윽...

-히잉...

두 손을 번쩍 든 삼이를 보며 반화는 웃음이 또 나올 뻔 했지만 꾹 참았다. 맹이도 깨면 같은 벌을 줘야할 것 같았다.

“내가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들킬게 두렵지않냐고? 하하하!!! 상관없어! 니들은 여기서 살아서 못 나갈 거니까!”

“어우...오글거려. 쟤 나이가 얼마인데 아직도 중2병이야?”

“으음...마스터? 쟤 왜 저래?... 응!?!”

노에라가 잠에 덜 깬 목소리로 반화에게 물었다가 망나니가 들고 있는 검을 발견하고 눈을 부릅떴다.

“저 미친! 해골씨 검을!!”

분노한 노에라가 튀어나가려는 것을 막은 반화는 에릭이 아니라 다른 곳을 응시했다.

“호오?”

스으..... 샤아아아....

갑자기 건물 내부로 들어오는 자욱한 안개에 사람들이 당황한다.

“설마!! 그 몬스터의 말대로??”

“??”

폴리 크랙 쪽 사람들은 알지만 크러쉬 팀은 모르기에 서로의 반응은 매우 달랐다.

“반화님!”

“아아, 다들 이리 오세요.”

“네!”

반화의 담담한 말에 팀장이 팀들을 이끌고 반화의 곁으로 모였다. 그리고 제단 위에 있던 에릭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검을 얻은 자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하게 반화의 곁으로 모이는 것도 이상했고 갑자기 생긴 운무도 이상했다.

“아직도 나를 무시...컥!!”

“인간이군. 흐음...또 인간이야...”

뿌드드...

“사...살려...”

검을 가져 힘이 강해졌다는 착각에서 빠져나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에릭은 자신의 목을 조이는 차가운 느낌에 온몸을 버둥거리며 반항했지만 소용없었다.

뿌드...

“음?...익숙한 느낌인데?”

그때 에릭의 목을 부러트리기 직전에 멈추고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는 무언가.

“해골씨!!!!!”

“응? 뭐지? 나를 아는 인간이 있었나?”

해골씨라는 호칭은 딱 한 녀석만 그를 부르는 호칭이었는데, 처음 보는 인간이 자신을 그렇게 부르다니...혼란해진 녀석은 손에 쥔 쓰레기를 대충 던져 버리고 검을 회수했다.

“으음...이게 뭐라고 그렇게 탐을 내는 건지. 그냥 검일 뿐인데.”

‘다루지도 못할 검을 아직도 탐을 내는 걸 보면 인간은 정말 어리석은 존재야.’

“해골씨!!! 나 모르겠어!?”

“인간, 나를 아나? 어떻게 그 호칭을 아는 거지?”

“어!? 설마 나를 잊은 거야!?”

노에라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해골씨를 보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아는 인간은 내가 잠들기 전에 모두 죽었다. 그 호칭, 어디서 들은 것이냐?”

“...해골씨가 나를...”

노에라가 좌절하는 모습을 본 반화는 혀를 찼다.

‘저 돌머리 쥐 같으니...“

꽝!!

“악! 왜!?”

안 그래도 심란한데 갑자기 뒤통수를 어루만져주는 반화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노에라.

“멍청아, 머리는 언제 쓰는 거야. 도대체... 니 모습을 보라고.”

“!!!아!!”

이제야 자기 모습이 어떤지 생각해낸 노에라가 다시 희망을 가진다.

“으으으...빨리 원래 모습으로...그런데 여길 어떻게 다시 오지? 마스터?”

“싫어.”

단칼에 자르는 반화. 이유는 귀찮아서였다.

“인간 어떻게 그 호칭을 아냐고 물었다.”

“바..반화님!”

그들에게 다가오는 해골씨의 위압감에 질린, 폴리 크랙팀이 반화를 급하게 불렀다. 그리고 멀리서 그 모습을 구경하던 크러쉬 팀은 슬금슬금 출입구로 몸을 움직였는데..

쿵!!!

“억! 젠장!! 안 열려!”

안타깝지만 갑자기 잠긴 출입구는 그들의 힘으로는 열수 없었다.

그리고 반화쪽으로 점점 다가오는 해골씨.

3미터는 되는 키에 매우 큰 인간의 골격을 해골 대가리를 빼고 로브로 가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거기에  두 눈구덩이에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 꿈에서 나올법한 악몽의 주인공의 모습에 사람들은 모두 기가 질렸다. 몬스터와 늘 생사를 오가는 싸움을 하지만 저런 위압감을 가진 존재는 처음이었기에 얼어붙은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크르르르...

점점 다가오는 해골씨를 향해 낮게 우는 또 다른 몬스터. 녀석은 귀찮고, 성가시며 자신이 이 꼴이 되게 만든 원흉인 맹이와 삼이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나섰다. 자신도 이유는 몰랐다. 그냥 녀석들을 지키고 싶었을 뿐.

“음? 얌마, 뒤로 가.”

-낑..?

그러나 호기롭게 나섰던 것에 비해 물러나는 건 볼품없었다, 반화 때문에....

“흐음... 인간인가? 아닌가? 이상하군...아무것도 느껴지지 않...!!!!!”

해골씨가 멀뚱멀뚱 서서 자신을 무시한 채 덩치 큰 몬스터를 타박하는 모습에 흥미를 가지고 반화를 쳐다봤다. 분명 모습은 인간인데 인간 특유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 하던 중 정면으로 고개를 돌린 반화를 보고 갑자기 하려던 말을 멈추고 반화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응? 뭐야? 왜 저래?”

반화가 그 모습에 이상한 듯 노에라를 향해 물었지만 노에라도 저런 모습은 처음 봤다. 해골씨가 당황하는 모습이라니...

“해골씨가 당황을 했어???”

“저게 당황한 거야? 난 또 렉 걸린 줄 알았네.”

몸이 굳은 듯 그대로 멈춰버린 해골씨는 믿을 수 없었다.

“...마스터...”

“응? 뭐라고?”

아무도 듣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게 중얼거린 해골씨의 목소리를 들은 반화가 다시 물었다.

“마스터...마스터시여!!! 오오오....”

“??”

“마스터??? 지금 마스터보고 마스터라고 한 거야?”

“...라임 좋은데?”

“농담이 아니라고!”

반화의 설렁설렁한 태도에 노에라가 짜증난다는 듯 소리쳤다.

“흠... 나보고 마스터라고? 난 너 같은 애 모르는데?”

“저를 기억 못하시는 겁니까?”

“?”

“아아...이럴 수가...설마 마스터가 아닌 건가?”

“?”

반화의 말에 실망하는 해골씨.

“해골씨! 나는, 나는 모르겠어!?”

노에라가 해골씨를 향해 급히 기운을 일으키며 다가갔다.

“응? 이 기운은?”

반화의 반응에 실망하던 해골씨가 진해진 익숙한 기운에 노에라를 쳐다봤다.

“나야! 노에라!”

“노에라?...그런 인간은 모르는데?”

“아참! 내 이름...내 진짜 이름...아씨!!! 뭐였더라?”

하도 노에라라고 불려 이젠 불편한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린 노에라... 아주 훌륭한 노예의 모습이었다.

“쯧쯧, 자기 이름도 모르냐?”

그 모습에 혀를 차는 반화.

-쯧쯧!

-쯧쯧!

소란 때문에 일어난 맹이와 아까부터 깨어 있던 삼이가 두 손을 번쩍 든 채, 그런 노에라를 놀렸다.

“이이익!...이름...이름이...”

아!!

드디어 자신의 이름이 생각난 듯 노에라가 탄성을 질렀다.

“내 이름은 노에라스타르후므르다라^$

#@!#%!#^!#!^도 야!”

“...노에라스타르후므르다라^$

#@!#%!#^!#!^도 라고? 그 녀석은 신수인데? 좀 특이한 녀석이긴 했지만 인간이 된 건가?”

“이 모습은 사정이 있어! 내 기운을 보면 모르겠어?”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자 노에라가 신난 듯 얘기한다.

“으음...분명 그녀석의 기운은 맞는데... 어떻게 된 거지? 그리고 저 인간으로 보이는 자는 도대체 뭐지? 어떻게 마스터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을?”

“해골씨!!! 나 기억하는 구나?”

“일단은 그렇다고 치지. 모습이 달라 적응이 되지 않는 군.”

“헤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어. 지금은 안 되지만.”

“흐음...”

신난 노에라와 아직 얼떨떨해 보이는 해골씨.

“반화님? 이게 무슨 일이죠...? 저 몬스터와 아는 사람이라니, 분명 저 몬스터는 저희가 제일 처음 발견했는데.”

“뭐, 사정이 좀 있다고 치죠? 자세한 건 넘어가요.”

“으음...일단,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 몬스터가 반화님도 아는 것 같던데.”

“글쎄요? 저는 전혀 모르겠는데요.”

“그렇습니까? 후우...저 망나니 때문에 식겁했는데 다행히 반화님 일행 때문에 잘하면 넘어갈 수 도 있겠어요.”

뭐가 어떠하든 일단 사태가 진정 될 기미가 보이자 팀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저 놈은...흠... 저것들은 또 왜 저러고 있어?”

목이 반쯤 으스러진 채 쓰러져 있는 에릭과 출입구에서 용을 쓰고 있는 크러쉬 팀을 본 반화가 혀를 찼다.

“아마 저들이랑 에릭이 짜고 사고를 친 것 같습니다.”

“응?”

‘아닌데... 그거 우리 삼이가 꼬드긴 건데...’ 라고 속으로만 생각한 반화가 그냥 얼렁뚱땅 저 놈들에게 넘겼다. 딱히 착하게 사는 놈들 같지는 않아 보였기에, 아마 털면 나오는 게 많을 거라고 자기합리화를 했다.

슬슬 정리를 해야 할 것 같아 반화가 잔뜩 흥분한 노에라를 붙잡고 힘을 줬다.

“끄으응...왜??”

“새벽에 난리를 치는 바람에 다들 잠에서 깼거든? 일단 상황 좀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서 얘기 하자고?”

“아아, 그래! 해골씨! 내 진짜 모습이 있는 곳으로 가자!”

“흐음...진짜 모습이라. 설명은 들었지만 아직 이해가 가지 않는군. 이곳의 지식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이곳의 기술로도 구현할 수 없는 거니까!”

“흥미가 돋는군. 그러지. 저 인간 같지 않은 자에게도 궁금한 것이 있으니까.”

“뼈다귀자식이 인간 같은지 않은 자라고 부르니까 기분이 묘한데? 어이. 인간보고 인간 같지 않은 자라니.”

“마..마스터? 그냥 부르기 애매해서 그런 거니까 넘어가...”

노에라가 반화를 말렸다. 잘 넘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왜 시비를 거는지 1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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