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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13화 (114/295)

# 113화-잡았다 요놈! #

113화

이미 반화가 쥐를 잡기 위해 출발한 사실을 모르는 노에라는 이번에 던전을 탐색해 해골씨가 있던 없던, 그걸로 반화가 파스 본체로 자신을 잡으러 왔을 때 시간을 벌어 볼 생각이었다. 이렇게 인간들과 노는 게 생각보다 재미있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뒤통수를 치기 위한 치열한 머리싸움! 영화나 드라마로 보는 것과는 다른 재미가 있었다.

“내가 누군지 몰라?”

“알게 뭐야? 사지 멀쩡해 보이는데 찡찡거리지 말고 두발로 니가 알아서 걸어가던가?”

“이이익!!”

“이이이익~~ 쯧쯧 한심하긴.”

에릭의 말을 따라하는 노에라의 비꼼이 망나니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런 개자식이!!”

“음...엄밀히 따지면 개는 아닌데...?”

여전히 장난기어린 노에라의 말에 결국 참지 못하고 능력을 사용한 에릭.

스으으...콰아앙!!!

“전부 뒤로 빠져!! 저래 봐도 S급 능력자야! 싸움에 휘말리면 위험해!”

리더가 사람들을 뒤로 물렸다. 어떻게 되든 이기는 쪽에 그냥 붙을 생각이었다. 에릭이 이긴다면 슬슬 꼬셔서 마찬가지로 던전으로 가서 처리하면 된다. 라에노가 능력이 출중하긴 하지만 등록된 정보로는 S급의 에릭에 비해 떨어지기에 간을 볼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간 볼 것도 없었다.

콰아앙!...퍽!!

“끄억!!”

퍽!!

“그...그마....”

퍽!!!

집요하게 노려지는 뒤통수. 리더와 사람들은 라에노를 보면 뒤통수에 뭔가 한이 있어 보일 정도의 집요함이었다.

“라에노! 그러다 죽이겠어!”

더 이상했다가는 죽을 것 같은 모습에 사람들이 달려와 말린다.

“흠...어쩔 거야?”

“어...어? 뭘?”

괜히 찔린 사람들.

“이놈. 버리고 갈 거야? 아님 데리고 갈 거야?”

라에노의 말에 리더는 식은땀을 흘렸다. 저렇게 태연하게 사람의 목숨이 오가는 말을 한다는 건, 경험이 많다거나 인간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다는 말인데..

“하하하...그래도 살려는 줘야지. 그냥 버렸다가 살아서 게이트를 통과하면 곤란 하다고?”

“그럼 그냥 이 자리에서 처리하고..”

“안 돼! 사람을 죽이다니? 그럴 순 없어!”

라에노의 말에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들. 그 행동에는 뭔가 어색함이 묻어났지만 라에노가 일단 한발 물러  섰다.

“쯧. 어쩔 수 없지. 던전으로 가는데 지장 없도록 잘 실어 두자고, 그럼.”

“그, 그래.”

에릭을 맨 뒤 차량을 실은 뒤 출발한다.

.

.

.

“반화님! 이제 곧 놈의 영역으로 들어갑니다.”

팀장이 긴장된 목소리로 외쳤다.

“그래요? 흠... 어떤 놈이려나?”

반화는 어떤 놈이 이런 곳에 자리 잡고 있을지 기대했다.

“소문에 따르면 굉장히 빠른 놈이랍니다.”

“호오. 맹아, 삼아?”

-응?

“술래잡기 안 할래?”

-할래!

-할래요!

반화는 아주 빠른 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맹이와 삼이가 오랫동안 놀 수 있게.

잠시 후.

차량의 속도가 느려진다.

“들어 왔습니다.”

“음, SSS급은 아니고 지배자급이네요.”

“그, 그렇습니까? 괜찮을까요?”

반화에 대한 믿음이 있다고 해도 지배자급이라는 말에 팀장은 떨려오는 마음을 부여잡고 물었다.

“괜찮아요, 맹, 삼.”

-응!

-쫓아가면 돼??

“그래. 살살 하렴. 때리거나 하지 말고. 살짝 톡 건드려서 쫓아오게 하는 거야, 알았지?”

-응!

놀이 방식은 간단했다. 맹이와 삼이가 술래가 되면 너무 빨리 끝이 날 테니, 지배자 몬스터라는 놈의 신경을 건드리게 만들어 녀석들을 쫓게 만드는 것. 그러기 위해선 일단 삼이의 기세를 감춰야 하는데...

“너 이 녀석...할 줄 알면서 그런 거야?”

-히히히...짜잔!

아직까지 기세를 감추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귀찮아서 그런 모양이었다. 아님 그냥 순이를 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어쨌든 놀이라니까 바로 기세를 숨긴 삼이와 맹이에게 규칙을 간단히 알려주고 놓아 준다.

-간다!!!

쾅!!!

요란하게도 출발한 녀석들...그리고 아무 것도 모르고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던 몬스터는 신경을 거슬리는 감각에 하늘을 봤다.

슈오오오오...팡!!!

-크릉?

-나 잡아 봐라!!!

-나도 잡아 봐라!!

툭! 툭! 툭!

반화의 말대로 세게 치지 않고 정말 짜증나게 몸 이곳, 저곳을 찌르는 녀석들.

-크르르!! 크와아왕!!!

짜증난 것인지 콧바람을 크게 불더니 온 몸이 불로 뒤덮인다. 그렇게 날파리 같은 맹이와 삼이를 쫓아내려 했지만 그 정도 불로는 녀석들을 쫓아 낼 수 없었다.

-잡으라니까? 이씨!!!

반화의 말대로 했지만 반응이 전혀 달라 점점 짜증이 나는 삼이.

-안 돼! 때리면 못 놀아.

다행히 옆에서 맹이가 삼이를 말렸다.

-씨이!!

그래도 여전히 씩씩 거리는 삼이. 이런 삼이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계속 무시하던 녀석이 식사를 마쳤는지 삼이와 맹이를 향해 돌아 섰다.

-푸르릉!!

-멍청아! 잡아보라니까?!

모욕도 가리지 않는 삼이...저 귀여운 얼굴로 저렇게 말하다니... 반화가 아이를 다 물들여 놨다.

-크왕!!!!

화르르륵!!!

탁...쾅!!!!

거세게 불을 일으킨 놈이 삼이와 맹이를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신이 난 녀석들은 요리 저리 피하며 깔깔 거린다.

-헤헤헤! 잡아 보라니까?

-크와앙!!!!!!!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맹이와 삼이 덕분에 독이 바짝 오른 놈.

화아아악!! 화르르!!

급기야 푸른 불로 만든 날개를 펼치며 엄청난 속도로 녀석들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 그 덕분에...

콰아아아아!!!화르르르...

쾅!!!

...

그들이 지나가는 장소는 죄다 부서지고 타올랐다.

“이게 무슨...?”

폴리 크랙팀의 팀장이 이 상황에 어이가 없다는 듯 반화를 봤다.

“애들 노는 거니까 뭐, 신경 쓰지 마요. 금방 질릴 거예요.”

지배자급 몬스터와 논다고?... 반화의 황당한 말에 사람들은 넋을 놓고 불타오르는 초원을 구경했다.

“흠...빠르긴 빠르네요? 날기도 하고. 크기는 ...오~ 우리 덩치도 태울 수 있겠는데?”

반화가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지배자급 몬스터를 관찰하며 평가했다. 전체적인 생김새는 개와 비슷했고 차이라면 네 발이 개의 발보다는 고양이과 발과 비슷했다. 크기는 거의 덩치와 비슷하거나 조금 커보였다.

“머리에 뿔도 있네? 흠... 거기에 이제 막 지배자급이 된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생각보다 강한 힘을 가진 녀석이었다. 과거 롭스라면 아마 졌을 것이다. 덩치와 용용이는 비교도 안 되고... 대충 노에라와 비슷한 정도?

“흠...벌써 끝났나? 죽이면 안 되니까 말려야겠네. 잠시만 기다려 줘요.”

“네?”

혼자 계속 중얼거리더니 반화가 팀장에게 한마디 던지고는 사라진다.

“정말...다른 세계에 사시는 분이네.”

“그러게요.”

다르게 들으면 이상한 세계를 산다는 말로도 들렸다.

...

“삼이! 멈춰!”

-응? 왜에?

“죽이면 안 돼.”

-흐응~...

삼이가 놀이에 흥미가 떨어져 녀석에게 꿀밤을 날리려는 것을 막은 반화가 서둘러 삼이와 맹이를 품에 안았다.

“자자, 생명을 그렇게 함부로 죽이면 안 돼요.”

-?

반화의 말에 이해가 가지 않는 두 녀석, 그동안 본 게 있는데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하는 표정이다.

“큼...어쨌든 안 돼. 쓸데가 있으니까.”

-네에~

반화의 말은 정확히 ‘목적이 있으니까 죽이지 마라.’ 였다.

“어디 보자...크기는 이정도면 충분하겠네. 덩치 녀석 안 그래도 부실한데(?) 태우고 다니면 딱 좋겠네.”

견적을 뽑은 반화는 맹이에게 한 대 맞고 기절했다가 깨어나 눈치를 보고 있는 녀석에게 다가갔다.

“자, 머리가 나쁜 놈은 아니겠지? 그럼 좀 오래 걸리는데...”

벌떡!!

-크왕!!

“오? 옳치, 말 잘 알아듣네?”

눈치가 굉장히 빨랐다. 아직 반화의 주먹맛도 안 봤는데 권력의 중심을 알아보다니.

“손!”

텁!

“엎드려!”

착!

반화 특유의 힘이 실린 말에 녀석이 착착 알아듣고 움직인다. 그 모습에 만족스런 미소를 띤 반화는 녀석의 넓은 등판에 타 본다.

“승차감도 괜찮네...응? 뭐야?”

뭔가를 느낀 듯 반화가 난장판이 된 초원의 바깥에 있는 숲을 봤다.

“호오??”

.

.

.

‘미친!!!’

“어? 라에노? 왜 그래? 갑자기 식은땀을?”

“하하하...아무 것도 아니야. 나 잠시만 볼일 좀 보고 올게.”

슬그머니 일행들과 거리를 벌린 라에노가 죽기 살기로 날아가기 시작한다.

“분명 그 악마의 자식하고 맹이였어!”

멀리서도 느낄 수 있었던 초원의 난장판에 처음엔 뭔가 싶어 살펴보다가 익숙한 작은 실루엣을 두 개 보고 바로 뒤돌아선 라에노, 아니 노에라. 제발 반화가 모르기를 바라며 일행도 내팽겨 치며 도망가는데...

덥썩!!

“으아아아!!! 잘못했어!!!”

“얼씨구? 누군지는 아나보네?”

“그...그게 있지, 마스터? 내가 논게 아니고...”

꽝!!

“...”

“변명은 일단 맞고 듣자?”

“이미 때려 놓고...”

꽝!!

“...”

그리웠던 뒤통수의 짜릿함에 말을 잃은 노에라.

“흠...근데 이렇게 때린다고 아픈가?”

뭔가 연기 같은 느낌을 받은 반화, 아무래도 생체 기간트의 고통이 노에라에게 완전히 전달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다...당연히 아프지!!”

“흐음...그래? 거기까지 가기 귀찮으니까 일단 봐주지. 변명을 들어 볼까?”

“알겠다!! 우선 이것 좀...”

그때 노에라의 일행이 멀리서 들려오는 라에노의 비명을 듣고 다가왔다.

“라에노!! 무슨 일...??뭐야 넌!”

노에라의 뒷목을 잡고 있는 반화를 본 일행들이 경계를 하며 소리친다.

“머...멈춰!! 이분은 내가 모시는 마스터다!”

“마스터???”

저 잘난 척하던 라에노가 굽실거리는 존재라니...

“그래! 마스터! 그러니까 무기 내려.”

라에노의 말에도 무기를 놓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잠시 후...

-달려!!!!

-크왕!!!

쾅!!쾅!!쾅!!!머리에 달린 뿔 두 개에 맹이와 삼이를 달고 그들이 있는 방향으로 달리는 살벌한 몬스터를 발견한 일행들이 혼비백산 흩어진다.

“피...피해!!이런 미친!!”

리더의 말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몸을 피한 사람들은 반화의 앞에 서서 머리를 조아리는 몬스터를 보며 입을 떡 벌렸다.

“어...어...저 사람!!! 몬스터 군주다!!”

“몬스터 ...군주? 그 한국의 지배자급 몬스터를 다룬다는? 저 몬스터는 그 몬스터가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은 맞아!”

반화를 알아본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린다.

“저, 마스터? 이제 좀 놔주면...”

“응? 어어. 그래.”

툭!

노에라의 뒷목을 놔준 반화는 자신의 앞에 엎드린 녀석을 쓰다듬어 줬다.

“삼이한테 한 대 맞았구나?”

녀석의 뒷통수에 달린 혹을 보며 반화가 안쓰러운 듯 말했다. 애초에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자신이면서 마치 아닌 듯... 그리고 노에라는 단번에 상황을 파악했다. 마스터가 또 약한 놈 괴롭힌다고.

“흠...일단 장소부터 옮겨 볼까?”

“??”

“나도 일행이 있어서.”

노에라는 반화가 말한 일행이 짐작이 가지 않았다. 뭘 달고 다닐 사람이 아닌데.

“근데 마스터가 왜 여기에??”

“쥐새끼 잡으러 왔지.”

-맞아!! 아빠, 쥐! 어디 있어?

그제야 생각난 듯 삼이가 소리쳤다.

“여기 요놈이야.”

“...나요?”

“어, 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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