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11화 (112/295)

# 111화-노는 쥐 잡기 #

111화

반화는 다시 돌아와 휘파람을 불며 아이들과 놀아 줬다.

“시원해?”

-응!

-응!

오아시스의 호수 물속에서 노는 녀석들을 보며 반화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저건 순이를 안 닮았다. 녀석은 물이 닿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데.. 순이가 능력을 가지기 전 그냥 고양이 일 때 목욕을 시키기 어려워 꼬질꼬질했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용 됐지. 그냥 있어도 떡 질 일은 없으니까.”

그의 말대로 능력을 얻은 뒤로는 씻지 않아도 늘 향기가 나고 기름은 찾아 볼 수 없는 윤기 있는 순이가 되었다. 어쩌면 그걸 위해 반화가 능력을 주었을지도...

.

.

.

한편 반화의 집에 있는 가족들.

“엄마.”

“왜?”

“근데 왜 우리 집에 사는 털 덩어리들은 똥을 안 눌까?”

“??...!!! 그러네? 쪼미도 예전엔 배변활동 잘했는데 요즘은 안하네? 병원 가봐야 하는 거 아냐?”

이제와 눈치를 챈 건가...역시 반화의 엄마다웠다.

“이제 와서 쟤를 병원에 데려간다고? 호랑이 데리고 왔다고 난리 날 것 같은데? 그리고 쪼미뿐만 아니라 쁘니, 순이, 삼이, 맹이까지 죄다 똥을 안 눠. 오빠 집 봤잖아. 배변패드는 찾아 볼 수도 없는 거.”

“아~...왜 그러지? 괜찮은 건가?”

“오빠한테 물어 볼까?? 전에 오빠가 쪼미한테 뭐 했잖아. 그거 때문인 것 같은데, 다른 애들도 뭘 한 건가?”

“그러자.”

명하가 폰을 들어 반화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만 반화는 받지 않았다.

“췟...동생 전화는 절대 안 받아요...”

명하가 투덜거리며 전화는 끊는다.

“쯧쯧쯧...”

그 모습에 혀를 차는 반화의 엄마.

“엄마가 걸어 보든가?”

하지만 명하의 말을 무시하는 엄마.

“췟...뭐..문제없겠지?”

“그렇겠지? 그러니까 반화가 가만히 있는 거겠지. 아니면 벌써 난리 났을 걸?”

“오빠도 은근 팔불출이라니까?”

“그러게 말이다. 그렇게 안 생겨가지고?.”

자연스럽게 아들을 뒷담화하는 스킬을 가진 엄마. 명하는 저런 걸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반화가 뭐라 하기도 애매할 것 아닌가?은근히~, 은근히 하는게 중요했다.

“똥 치울 일 없어서 좋긴 한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니까 오빠한테 꼭 물어 봐야지.”

“그래~”

“아, 근데! 왜 롱이 매일 엄마가 데리고 있어!?”

“내 맘이다?”

“...췟...”

“...”

아무 말도 안하고, 아니 못하고 안겨 있는 롱이.. 반화도 못이기는 엄마를 롱이와 명하가 이길 수는 없었다...

“근데 저 사람들은 또 왜 해외를 갔대?”

“그러게 말이다...쯧, 저러다 또 인질로 잡히는 거 아닌 가 몰라? 요즘 테러단체들이 저런 나라에 바글바글하다는데.”

“독우교회? 처음 들어보는 곳이네?”

명하와 반화의 엄마가 뉴스를 보며 혀를 찼다.

.

.

.

“맹! 삼! 이리와~ 밥 먹자.”

-네에엥~~!

후다다다닥!

실컷 놀다가 밥 먹으라는 소리에 얼른 다가온 녀석들의 털을 말려주고 반화가 폴리 크랙 팀에서 준 식사를 아이들에게 줬다.

-음? 이건 뭐에요?

맹이가 처음 보는 스프에 그에게 물었다.

“아빠도 처음 먹어보는 거야. 저 사람들이 주로 먹는 거래. 한번 먹어봐.”

그의 말에 혀를 살짝 낼름거리는 삼이와 맹이.

-으으으음...

“왜? 맛 없어?”

-아니요오오오...

“? 왜??”

-퉷!

맹이의 투정과 삼이의 확실한 의사 표현.

...“이게 무슨 맛이야?”

뭔가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도 있긴 하지만 뭔가 애매한 맛이었다. 이 맛은 그가 과거의 언젠가 느껴 본 적 있는 맛이었는데...

“!!!군대! 군대리아 스프! 망할! 그 맛이 여기서 나다니!”

스프를 엎어버릴 만큼 강렬한 기억의 식사를 기억해 낸 반화가 입을 급히 헹궜다. 아직도 기억하는 맛이라니, 끔찍했다.

“이걸 왜 먹고 있는 거야?”

아이들의 스프도 뺏어 버린 반화가 투덜거리고 있는 걸 본 폴리 크랙 팀장이 다가왔다.

“저...무슨 문제라도? 식사가 마음에 안 드시나요?”

“밥을 원래 이런 걸 먹어요?”

“아! 이게 사실 이렇게 밖으로 나오면 식사가 마땅하지 않아서 간편하고 대량으로 먹을 수 있는 걸 먹다보니...질이 그렇게 좋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먹을 만하던데...”

반화는 저 사람들이 불쌍해 졌다. 돈도 많이 벌 텐데 이런 거나 먹으면서 일하다니...

“잠깐만 기다려 봐요...흠... 사막이면 그놈이 있을 텐데.”

반화가 식사를 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한 뒤, 오아시스를 벗어났다.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붙잡으려 했지만 팀장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린다.

“놔둬. 저분이랑 같이 다니는 몬스터들 있지?”

“??몬스터요? 그런 것들이 어디 있어요? 강아지랑 냥이는 있긴 하던데...”

“걔들이 몬스터야. 특히 강아지처럼 생긴 몬스터는...굉장해.”

“??”

그 조그만 강아지가 뭐가 대단하다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팀원들은 팀장을 믿고 기다리기로 했다.

.

.

잠시 후 팀장의 말처럼 멀쩡하게...아니 양손 무겁게 나타난 반화와 아이들.

“그...그게 뭡니까?”

“음...사막에 주로 사는 놈인데 맛있어요. 랍스타 맛이 난다고 할까? 잡기 좀 까다로워서 그렇지, 회로도 먹을 수 있는 싱싱한 놈이니까 저녁은 이걸로 해결합시다. 그거 다 버려요.”

반화는 보기도 싫은 군대식을 치워 버리고 바로 사막 거대 전갈을 요리했다. 꼬릿살 일부는 회로 먼저 뜨고, 스프를 버린 커다란 냄비에는 매콤한 탕을, 그리고 나머지 집게와 몸통, 다리 등은 구이로 순식간에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자! 드세요! 맹이, 삼이도 먹자.”

-와아아아~!

반화가 주는 다리 하나씩 집어 들고 뜯어 먹는 아이들. 그리고 조금 머뭇거리면서 다가온 사람들이 한입씩 먹더니 미친 듯이 뜯어먹기 시작한다.

“우오오오오!!!”

“이런 맛이!!”

“게이트 안에서 이런 음식을!? 양념은 어디서 난거지?”

신이라도 영접한 듯 사람들이 경건하면서 게걸스러운 자세로 사막 전갈요리를 먹기 시작한다. 워낙 큰 놈이라 양도 푸짐해 모든 사람들이 배를 빵빵하게 채웠는데도 남았다. 맛도 맛이지만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더 맛있었다. 항상 경계하며 밥을 먹기 일 수였는데 반화덕분에 편하게 식사를 했다. 그리고... 모두가 식사를 하고 남은 것은 맹이의 뱃속으로 다 들어갔다.

“맹아? 살도 없는데 그만 빨아 먹으렴...”

그마저도 아쉬운 듯 껍질 안을 핥아 먹는 맹이를 말리는 반화.

쪼오오옥!!

쪼옥... 휙!

-힝...

아쉬운 듯 반화가 뺏어든 껍데기를 바라보는 꼬맹이.

“에휴... 굶기는 것도 아니고, 왜 매번 이러는 거야?”

-맛있잖아요오~

“내일 또 해 줄 테니까 이제 치우자?”

-네에...

손에 간식 하나 쥐어 주고 나서야 맹이의 식탐이 멈췄다.

“반화님? 내일은 경로를 어떻게 하실 겁니까?”

팀장이 부푼 배를 잡고 반화에게 다가와 물었다. 내일 일정을 짜기 위해 다가 온 것이었는데,

“음...원래 경로로 다시 가죠?”

“네? 다시 돌아가자고요?”

“아니, 돌아가는 건 아니고 음... 이렇게 그냥 관통해서 가면 되겠네요.”

“어... 이렇게 가면...”

팀장이 반화의 말에 난감한 듯 말했다.

“왜요?”

“그게 확실한 건 아닌데 이 지역에 지배자급은 아니지만 거의 근접하는 몬스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알려진 곳입니다. 여기가.”

정확히 반화가 그은 선 위의 중앙을 가리키며 팀장이 말했다.

“음... 그래요? 뭐 상관없어요.”

“아...네...뭐 그렇다면...”

반화의 시큰둥한 말에 팀장은 뻘쭘해졌다. 자기 기준에서는 당연히 피해야하는 곳이었는데... 별 것 아니라는 말투에 역시 라는 생각도 들었다. SS급 능력자들의 허세라면 무조건 말려야 했지만 저 사람은 달랐기 때문에.

“다른 건 뭐 문제없죠?”

“예, 아! 그 지역을 지나면 게이트 내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꽤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그러면 던전 위치를 들키는 거 아닙니까? 애써 발견 한 곳인데?”

“원래라면 저 경로로 안 가니 상관없지만 이번엔 반화님이 말한 경로와는 겹치네요. 그런데 뭐, 상관없기도 합니다. 초기엔 혹시 뭐 있을까 해서 일부러 사람들 피해 빙빙 돌아갔는데, 애초에 안개 때문에 능력이 안 되면 들어오기도 힘들고, 던전이라고 하기 뭐할 정도로 별것 없습니다. 책들도 보관 상태가 안 좋아서 다 바스라 졌고, 가져갈 물건, 아티펙트도 없고요. 중앙 제단에 있는 그 물건이 유일하게 가져갈만한 건데 안 된다고 하니... 그 던전을 뜯어 갈 수도 없고, 지금 와서는 그냥 개방할 생각입니다.”

팀장의 말은 사막에서 지금 지옥을 맛보고 있는 망나니에게 절망을 안겨주는 말이었다. 던전을 찾기 위해 괜히 나대가다 반화에게 걸려 지금...

“그래요? 뭐 그럼 다행이고요. 아니면 경로를 바꿔도 상관은 없는데.”

“아닙니다. 그냥 이쪽으로 가죠.”

팀장은 속으로 생각 했다. 탐사에 방해가 되는 몬스터를 처리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그럼 이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쉬십시오.”

“네, 그쪽도요.”

팀장이 팀원들에게 돌아가 숙영 준비를 한다. 불침번을 정하고 차량을 이용해 바리케이드까지 만들고 나서야 하나 둘 잠에 드는 사람들을 보며 반화는 불침번이 필요 없다고 말하려다가 참았다. 안하던 짓을 하면 더 불안할 테니 그냥 자기들끼리 하던 대로 두는 게 나을 테니까. 그러고 보니 그냥 먹을 걸주면 안 되었나 싶었다. 괜히 입만 고급으로 만들어 버린 건 아닐지...

“뭐, 이 기회에 특식 먹는 셈 치면 되지.”

깊게 생각하지는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반화도 잘 준비를 했다.

스으윽..

사뿐!

검은 공간에서 작은 텐트를 꺼낸 그가 아이들과 들어가 입구를 닫고 바로 별장으로 넘어간다.

“야영은 영 별로라니까.”

잠자리는 누가 뭐래도 푹식푹신한 침대가...

“얘들아? 침대 가서 자고 있어? 금방 올게.”

-네~

토도도도...

아이들은 먼저 재우고 반화는 다시 사막으로 이동했다.

스윽..

“흠...”

반화가 하늘에서 아래를 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놈들은 서로 소리만 지르고 현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유는 방향, 위치를 알 수 있는 수단이 모두 망가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멍청한 놈 하나가 자기 분노를 다른 사람들에게 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상황에서 빨리 타개할 생각은 안하고 저러고 있다니 한심할 따름이었다.

...

“이런 멍청한 것들!! 정비를 어떻게 한 거야!!?”

“죄송합니다..”

처음에는 변명도 해봤지만 애초에 목적이 자신을 화를 분출하기 위한 것이라 변명 따위는 더 불 붙이는 것 밖에 되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그냥 죄송하다는 말만했다.

“죄송? 지금 죄송하면 다야? 이 사막에서 어떻게 빠져 나갈 거야!?”

“그건 하늘의 별자리를 이용하면 됩니다. 만약을 위해 그것에 대한 교육은 능력자라면 모두 교육 받는 건데...”

“뭐야!? 그럼 내가 기본적인 것도 모른다는 말이야!”

“...”

더 이상 할 말도 없어진 무리의 리더가 그냥 가만히 있었다.

“어쭈? 빠져 나가는 건 그렇다 치고, 그럼 그 놈들은? 어떻게 추적할 거야?”

그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망나니가 그 리더를 향해 다가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반화는 이쯤에서 오늘의 야간 파티를 시작했다. 미리 구해 놓은 놈들을 이용해서...

스아아아아!!!

샤아아!!!

“이...이게 무슨 소리야?”

기세등등하게 리더에게 다가갔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바로 쫄보가 된 놈이 리더의 뒤에 숨어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움츠린다.

“모두 전투 준비해! 몬스터다!”

리더는 침착하게 사람들에게 소리치며 전투준비를 했다. 저 한심한 망나니는 어두운 사막풍경에서 들려오는 오싹한 소리에 몸이 굳어 도움을 얻기는 글렀기에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들의 목숨이 더 중요했으니.

샤아아아아!!!

“어디서 튀어 나올지 모르니까 경계 똑바로 해!”

어둠은 사방에 사막이라는 배경이 합치니 더욱 공포에 휩싸인 일행들을 일깨우며 리더가 소리치자 그제야 조금씩 안정된 모습을 갖추는 사람들. 하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도 있었으니..

“으으으...다 죽어!!!”

쇄액!!!

서걱!!

-끼에에엑!!!

“...하하하! 뭐야? 별거 아니었네?”

사방으로 날린 마나블레이드에 고통스러운 소리가 들리자 망나니가 갑자기 평소의 거들먹거리는 모습으로 돌아온다.

“...멍청한 놈...”

그 행동에 리더가 놈이 듣지 못하게 중얼거렸다.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공격부터 하다니... 리더의 걱정대로 공격을 받은 쪽에서 움직임이 달라졌다.

스르르..

스르르...

“??”

모래만 굴러가는 소리에 망나니가 긴장을 푸려는 순간

콱!!

“으아아아악!!!”

쑤우욱!

...

순식간에 모래 속으로 사라진 망나니를 리더가 망연자실하며 봤다.

“이런...병신새끼!...S급 능력자라는 게...”

행동으로 봐서는 사막에 산다는 웜 종류의 몬스터 같은데 등급이 낮은 능력자들에게나 두려운 존재지, 어느 정도 이상의 능력자들에게는 성가셔서 그렇지 조심만하면 문제없는 몬스터인데...S급이라는 작자가 웜에 끌려가다니 어이가 없었다.

“...어떡하죠?”

리더를 향해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사람들.

“젠장...웜의 서식지도 모르는데...거기에, 위치도 모르고.”

여로 모로 난감한 상황이었다.

.

.

.

한편 반화 때문에 또 다른 곤란을 겪은 사람들은 이상현상 때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금세 안정을 찾았다.

“대단해...”

“와...이정도면 SS등급도 문제없겠는데?”

“당연하지, SS등급이 뭐 별거라고?”

사람들의 칭찬에 젊은 외국 남자가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은 듯 웃었지만 승천하는 광대로 봐선 사람들의 칭찬에 매우 좋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라에노, 승급해도 우리 팀에 있는 거지?”

“흠~ 글쎄?”

“그러지 말고 우리도 좀 이끌어 달라고? 이래봬도 다들 베테랑들이야. 미국 최고 팀이 되면 돈을 그냥 긁어모으는 거야!”

라에노라는 젊은 남성에게 사람들이 조금은 낮은 자세로 부탁한다. 그 모습에도 아랑 곳 없이 라에노는 지금 사실, 이상현상에 대한 생각만 났다.

‘갑자기 지배자급이라도 나타났다는 건... 혹시 녀석들 중 하나 일수도 있겠어. 하도 돌아다니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