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0화-노는 쥐 잡기 #
110화
“이봐요. 심심한데 같이 갈까요? 우리 누군지 알죠?”
뒤에 있던 망나니...아니 현 미국 대통령 아들이 지도를 보며 멈춰 선 반화 일행을 향해 다가왔다.
-아빠~심심해에~
큰일인데? 삼이가 잠에서 깨, 심심하다며 보채기 시작하는 순간에 저 녀석이 갑자기 다가오다니...
“심심해? 조금 있으면 재미있을 거야.”
-응?
반화의 말에 이해가 가지 않는 듯 고개를 갸웃 하는 삼이. 그 모습이 또 귀여워 반화가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반화가 삼이와 대화 하고 있을 때 폴리 크랙팀 팀장은 난감했다. 저 멍청이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올 줄이야.
“우리가 지금 모시고 있는 분이 있어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
“에이 그러지 말고 같이 갑시다?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모르는 사이였으면 벌서 주먹이 나갔을 거다.
“지금 상당히 무례한 짓인 건 알지?”
“하하하! 뭘 그렇게 정색해요? 그냥 같이 좀 가자는 건데. 혹시 그쪽 던전 위치 발각 될 까봐 그래요?”
남자의 말에 팀장이 흠칫했다. 회사 내부에서만 알고 있는 사실인데 어떻게 저 망나니가 알고 있는 걸까? 또 스파이가 들어 왔는지 빨리 확인해야 할 것 같았다. 그 몬스터의 정체까지 알려진다면 문제가 될 여지가 있었기에.
“지금 우리랑 한번 해보자는 건 아니지?”
까드드득..
스윽...
팀장의 말에 폴리 크랙팀의 팀원들이 모두 무기에 힘을 주어 잡았다.
“큼...그럴 리가 없잖아요?”
그 모습에 한 발짝 물러서는 남자.
“그럼 니들 하려던 거나 해. 계속 이런 식이면 곤란한 일이 생길 거다.”
“하!... 지금 협박하는 거요? 와... 내가 누군지는 알죠? 나 S급입니다? 이렇게 대해도 될 사람이 아닐 텐데?”
“현 대통령 아들이라는 건 알지. 근데 과연 S등급 받은 만큼 실력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한번 해 볼까?”
“...됐어요. 우린 다른 곳으로 가죠. 흥!”
팀장의 태도에 남자는 더 이상 찔러 볼 수 없겠다 생각하면서 물러섰다.
“흐음... 분명 또 달라붙을 텐데요?”
“죄송합니다...그렇다고 당장 어떻게 하기엔 좀...”
팀장이 미안하다는 듯 반화에게 사과했다.
“뭐, 괜찮아요. 또 달려들면...”
-삼이가 때찌 해줄게! 아빠한테 덤비는 나쁜 애들은!
-맹이도요!
“아이구, 예뻐라. 그래 줄래?”
-응!!
정말 녀석들이 나서게 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이렇게 듣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소리였다.
“몬스터들이 반화님을 아주 좋아하나 봅니다. 이정도 유대감은 처음 보네요.”
팀장이 그 모습을 보고 신기한 듯 말했다.
“그런가요?”
“네.”
반화는 그런가 보다하고 넘어 갔지만 팀원들도 신기하게 봤다.
“근데 그 던전이 있는 곳에 나를 데려가도 되나요?”
“하하하, 상관없습니다. 반화님이라면.”
반화는 모르지만 그에게 목숨을 한번 구원 받았던 팀장들과 팀원들 대부분은 그에게 매우 호감인 상태였고 샌디 크랙의 허가가 있었기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데려가고 싶었다. 반화가 조금이라도 그 몬스터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자! 가시죠? 좀 멀어서 한참 가야 합니다.”
팀장이 망나니가 물러가는 것을 보고 팀원들에게 준비를 시켰다. 이제 빠르게 이동할 생각이었다.
“출발.”
총 세대의 특수 차량이 빠른 속도로 출발한다.
그리고...
“설치 잘했어?”
“네, 아무도 모르게 설치했습니다. 다행히 저들이 차에서 내려 좀 떨어져 있었기에 들키지 않았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반화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본 망나니가 옆의 빈 허공에 대고 말하자 사람 목소리가 들리며 사람이 나타났다.
“그래? 일단 거리가 좀 벌어지면 출발하자고. 흥! 미국의 게이트에서 지들 이익에 눈이 멀어 던전을 독점하려고 하다니, 내가 보고만 있을 순 없지.”
그들의 대화로 봐서는 미행 할 수 있는 수단을 반화 일행이 타고 있는 차량에 설치 한 것 같은데...과연 반화가 그 사실을 정말 몰랐을까?
.
.
.
‘흠... 일단 거리를 벌릴 생각인가?’
반화가 아까 슬금슬금 다가와 차에 무슨 짓을 하던 놈을 생각했다. 분명 미행하기 위한 짓일 것이었지만 그냥 둔 것은 놈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생 좀 시켜 볼까?”
“예?”
갑자기 혼잣말을 하는 반화에게 팀장이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아~ 경로 좀 바꾸죠?”
“경로를 요? 이 길이 최단거리인데...”
“뭐 겸사겸사 여긴 무슨 몬스터가 사는지 볼 겸, 내가 찾는 놈도 찾아 볼 겸 해서 좀 둘러서 가죠?”
“저희야 상관없습니다. 오히려 영광이죠. 반화님과 같이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별 생각 없었는데 점점 팀장의 존경하는 태도가 부담스러워 진 반화가 어색한 표정을 지었지만...자신을 존경한다는데 뭐라 하기도 뭐해 일단 놔두기는 하지만 더 심해지면 말해야겠다 싶었다.
“그럼 어떻게?”
“흠... 지도 좀 줘 볼래요?”
“여기 있습니다.”
팀장이 건네주는 피씨를 받아 반화가 던전으로 가는 경로를 짰다.
“음...좀 험한 지역들을 지나가겠는데요?”
“그래요? 좋네요.”
이쪽이야 반화가 있으니 별 무리가 없겠지만 저쪽은...아마 고생 좀 하겠지. 그래도 죽일 생각은 없으니 적당히 조절을 할 것이지만 딱 죽기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갈 거다.
“흠... 일단 알겠습니다. 너무 위험하면 그때 다시 말하죠.”
“그래요.”
팀장은 팀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팀원들의 능력도 생각해야 해서 일단은 승낙했지만 그의 팀이 위험할 것 같으면 반화를 설득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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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를 바꿔 다시 출발한 반화일행은 예상외로 편안한 주행 중이었다.
“흠...이상하네요. 이쪽으로는 몬스터들이 정말 많은 곳인데... 급도 낮지 않고.”
팀장은 이상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원래라면 한 팀으로는 절대 오지 않을 길로 들어 왔는데 예상 밖으로 몬스터들이 없었다. 아니, 여태까지 한 마리도 보지 못했다.
“그래요?”
“네. 좀 이상하네요. 설마 여기 지배자급이 자리 잡은 건...?”
팀장의 생각이 틀리지는 않았다.
삼이가 풍기고 있는 기세에 몬스터들이 죄다 도망갔지 때문에...맹이는 기운을 잘 갈무리 하지만 이 녀석은 할 줄 알면서도 잘 하지 않았다. 이런 건 꼭 순이를 닮았다.
“상관없으니까 계속 가요.”
“예...”
반화의 말에 팀장은 불안 한 듯 했지만 반화를 믿었다.
그들이 이렇게 편안한 여행을 하고 있을 때 이 근방에서 탐색, 사냥을 하던 팀들은 난리가 났다.
“뭐야!! 갑자기 저것들이 왜!?”
“몰라! 분명 이쪽에는 없는 놈들인데...”
“빨리 모여! 숫자가 많아!”
“하하하하! 걱정마라고! 합!!”
콰가가가!
퍼석! 퍼석!
“오오오!!”
한 젊은 남자의 능력에 순식간에 처리되는 몬스터를 보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감탄했다.
“대단하군. 능력이 좋은 건 알았지만 많은 수의 몬스터에도 끄떡없다니.”
리더의 칭찬에 으쓱하는 남자에게 사람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던졌다.
“완전 복덩이 구만. 우리 팀도 곧 승격하겠는데?”
“그러게.”
“자자자! 뒤처리부터 하자고! 마정석 꺼내고 사체는 트럭에 실어!”
리더가 어수선한 사람들을 이끌고 뒷정리를 한다.
“예~!”
젊은 남자도 가서 거든다.
“어떻게 이렇게 능력을 섬세하게 다루는 거지? 흙창이 죄다 심장만 뚫었네. 깔끔하게”
사체를 만지던 사람 중 하나가 혀를 차며 말했다.
“하하하! 하면 되더라고?”
“크크크. 잘난 척은? 잘났으니까 봐준다!”
젊은 남자의 너스레에 주변 사람들이 모두 껄껄껄 웃는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각도에서 남자의 표정이 싹 바뀐다.
‘뭐야? 어떻게 된 거지? 몬스터들이 왜 죄다 겁을 먹은 거야?’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몬스터들이 엄청난 겁을 먹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 왔다는 것을...
‘이상해...’
그가 알기론 이 주변에 저렇게 몬스터가 겁먹을 존재가 없었는데...
“뭐해?”
남자가 가만히 있자 이상한 듯 옆에 있던 남자가 물었다.
“응? 아아아, 아무것도 아냐.”
“헛, 뭐야? 싱겁게. 자! 좀 쉬자고?”
“좋지!”
일단 의심은 털어두고 이 즐거운 휴식을 만끽하는 남자...
.
.
.
몬스터들에게 고통 받는 중인 또 다른 그룹.
“뭐야! 젠장!!”
서걱!!
서걱!!
“뭐해! 빨리 뭐라도 좀 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신은 뒤에서 마나블레이드만 날리는 사람은 바로 망나니였다.
반화일행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달려드는 몬스터들 때문에 지체되는 것이 짜증난 그가 주변 사람들을 재촉했지만 쉽게 처리가 되지 않았다.
“헉...헉...”
“제길...왜 이쪽으로 길을 튼 거지?”
괜히 방향을 튼 반화 일행을 욕하는 사람들.
“후우...저쪽은 어때?”
“...더 멀어 졌습니다.”
반화일행의 위치를 확인한 그는 미간을 확 찌푸렸다.
“뭐? 어떻게? 그 놈들도 몬스터가 달려들었을 거 아냐?”
“그것 까진... 우리 쪽이 운 없게 걸렸을 수도 있습니다.”
“젠장!”
남자가 죄 없는 주변 사람들에게 괜히 화를 냈지만 사람들은 불평도 못하고 그 화를 감당했다.
“뭐해! 빨리 출발 안하고!”
“예...예.”
남자의 재촉에 사람들이 재빨리 출발 준비를 마치고 출발은 한다. 애써 잡은 몬스터들을 처리도 못하고 남자의 재촉에 출발해야 하는 그들은 속으로 그를 욕을 했다.
“빨리 거리 좁혀!”
“예!”
서둘러 출발한 일행들은 알까? 이게 시작일 뿐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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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반화님? 이쪽으로 가면 사막이 나올 건데요?”
“그래서 가는 겁니다.”
“네..?”
“걱정 마요, 별 문제 없을 겁니다. 우리한테.”
“알겠습니다.”
반화의 말에 팀장이 걱정스러우면서도 여태 아무 일 없이 지나 온 것을 생각하며 경로를 다시 변경했다.
“흠... 사막이라...맹이야.”
-응?
“혹시 오아시스 찾을 수 있겠니?”
-그게 뭐에요?
“그러니까...물이 있는 곳? 나무도 있고.”
-흐음~
코를 벌름 거리며 냄새를 맡는 맹이.
“어때? 찾을 수 있겠어?”
-우움... 응!! 찾을 수 있어요!
반화의 말에 맹이가 밝게 웃으며 말한다. 냄새에서 뭔가를 느꼈다 보다.
“어디로 가야 돼?”
-쩌기!
“봤죠? 저기로 갑시다.”
반화가 팀장에게 맹이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며 말했다.
“어...저기요? 이쪽은 아직까기 탐색이 안 돼서 아무도 모르는 길인데...”
“믿으세요. 우리 맹이, 늑대입니다.”
늑대랑 이게 무슨 상관있나 싶었지만 딸바보 반화의 굳건한 표정에 팀장은 어쩔 수 없이 맹이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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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진짜 오아시스가??”
팀장은 이번엔 진짜 놀랬다. 정말 오아시스가 나오다니... 그것도 한참을 달려서... 오랫동안 달려도 나오지 않아 반화에게 생각을 바꾸는 게 어떠하냐고 말하려 할 때, 때마침 오아시스가 나타났다.
“것 봐요. 우리 맹이가 이정도입니다.”
“아..예..”
점점 이미지가 깨지는 반화. 그는 어쩔 수 없는 팔불출이었다.
“자! 저기서 좀 쉬죠? 하루 푹 쉬어도 되겠는데.”
“어...그래도 될까요?”
안 그래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걱정스러웠는데 반화의 말에 반색하는 팀장.
“그럼요.”
반화는 망나니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걸려들었네.”
“네?”
“아니에요. 자자! 애들아! 물장난 하면서 놀아.”
-네에!!
아이들이 놀고, 폴리 크랙 팀원들이 쉬는 동안 반화는 망나니가 사막에 들어 온 것을 확인했다.
“흠... 일단 방향부터 흔들어 볼까?”
사막에서 방향을 잃는다는 건 ...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었지만 죽지는 않게 해줄 생각이다.
스윽...
다른 사람이 보지 않는 사이 사라진 반화가 나타난 곳은 망나니가 있는 사막의 바로 위.
“흠...파스가 있었으면 편했을 텐데. 아쉽네.”
파스가 이곳에 위성을 띄웠으면 그가 직접오지 않아도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그가 직접 와야 하는 수고를 겪어야 했다.
“그럼...”
스윽.
슬금슬금 그의 등 뒤에서 나온 검은 기운이 망나니 일행이 이동하고 있는 경로를 따라 쫓아간다.
스르르륵!
순식간에 차량 안으로 들어간 기운이 내부를 한 바퀴 스캔하곤 이내 목표를 찾는다.
콰직!
임무를 완수한 기운이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스믈스믈 기어간다.
...
놈들이 방향과 위치를 파악할 수단을 순식간에 망가트린 후 반화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모래 폭풍을 일으킨다.
솨아아아아아!!!!
카가가각! 카가가!!!
“뭐, 뭐야!? 갑자기 !! 방향은 또 왜 안 잡혀??”
“모르겠습니다!! 모래폭풍 때문에 상황 파악이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일단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려야...”
“젠장! 그놈들 마지막 위치는?”
“한 곳에서 움직이지 않는 걸 보면 아마 숙영 장소를 정한 것 같습니다.”
“그래?...그럼 폭풍이 지나가면 바로 접근하자고.”
“예...그런데...”
“뭐?”
망나니는 알지 못했다. 그의 팀이 이제부터 지옥을 경험할 것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