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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08화 (109/295)

# 108화-노는 쥐 잡기 #

108화

회의장에서 전화를 끊은 신소이가 어수선한 주변을 살펴봤다.

“쯧쯧쯧... 안타깝네.”

“? 뭐가 안타깝다는 겁니까?”

옆에 있던 용군주가 신소이의 중얼거림에 이상한 듯 물었다.

“반화, 오기로 했거든요.”

“!!!! 저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가볼게요!”

텁!

도망가는 용군주를 잡는 신소이

“어디가요? 지금 회의 중인데? 혼자만 가려고요? 급한 일이면 조금만 기다려 봐요. 회의 금방 끝날 거니까.”

“응? 소이씨 이제 막 회의 시작했는데요?”

그녀의 말에 민사장이 의아한 듯 물었다.

“아, 반화 오기로 했어요. 걔 오면 어떻게든 결과 나겠죠 뭐.”

“아~...”

민사장이 단번에 이해했다.

“저기... 이반화씨가 온다고요?”

“네.”

옆에 있던 한국 협회장이 다시 민사장에 묻는다. 그리곤 알 수 없는 한숨을 쉰다.

‘그 마음 이해합니다...’

민사장이 그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때, 아까까지만 해도 자기들끼리 시끌벅적 떠들던 회의장 내부 사람들이 한국 측의 이상한 반응에 의아해 하며 조용해진다.

“저... 밖에 엘프여왕과 몬스터 군주가 있다는 데요?”

“뭐??”

수행원들이 밖의 상황을 대표자들에게 알려주자 다들 아연 실색한다. 분명 회의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있다고 들었는데, 언제 여기 또 왔단 말인가...

“큼...큼... 회의 중에 들어오는 건 좀 예의가 아닌...”

쾅!

“여~ 회의 중에 죄송합니다? 근데 내가 이상한 소리를 들어서요.”

“이..이러시면...여왕님...이 분 좀...”

반화가 문을 거칠게 열며 등장했다. 앞을 지키고 있던 사람들이 말리려 했다. 차마 손을 대지는 못하고 옆의 여왕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여왕도 딱히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죄송해요. 내가 해줄게 없네요.”

“아...”

여왕의 말에 실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회의 중에는 원래 입장이 불가능 하지만 직접적인 관련인이니 이번엔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다음부터는 회의 참석여부를 미리 알려 주셨으면 좋겠네요.”

사회자가 갑자기 등장한 반화에게 떨리는 목소리를 꾹 누르고 말했다. 설마 이렇게 말했다고 주먹부터 나가진 않을 것이라 믿으며.

“다음에 회의를 또 할 일이 있을 진 모르겠지만 참고 할게요. 그건 그렇고...”

다행히 반화는 사회자의 말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생고생(?)해서 만든 땅을 누가 가져간다고?”

신기하게도 ‘생고생은 무슨, 그냥 웃으면서 다 부셔놓고는...’ 이라는 생각을 이 회의장 안의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게 만든 반화는 역시 대단했다.

“큼...사...사실 그 땅은 원래 우리 중국의 영토인데...”

중국 대표가 아까와는 다르게 자신 없는 목소리로 반화에게 작게 항의했다.

“그런데요?”

“그러니까...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게...”

“흐음... 계속해 봐요.”

반화가 중국 대표의 말에 경청하는 척하며 일단 얌전히 있었다. 그래도 명색이 한 나라의 대표인데 마음에 안 든다고 갈겨 버릴 순 없으니.(남미 쪽 대표를 날려 버린 전과는 이미 잊어 버렸다.)

“어...”

“돌려줄까요? 그 땅? 근데...”

반화의 예상 밖의 말에 다들 놀란다. 그 중에서 민사장 일행의 놀람은 더 컸는데..

“뭐여? 이게 아닌데?”

“어떻게 된 거예요? 반화씨가 정말 땅 포기하는 거 아니에요?”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긴 했지만 이렇게 즉흥적으로 일을 처리하다니, 이렇게 되면 괜히 여기서 지루한 회의를 하고 있었던 셈인데.

“땅 값은 받자. 한국 땅 값이 좀 비싸거든? 옛날 북한이랑 합쳤어도 저 엘프들 때문에 별로 차이가 안나. 근데 사람은 무지하게 늘었어. 게이트 내부를 개발했다고 해도 당장 몇 년은 아직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엔 영 상태가 좋진 않다고... 그래서 저 땅 좀 쓰려고 했는데 뭐, 니들이 원하면 팔게. 민사장님 요즘 강남땅 시세가 어때요?”

“예...? 강남땅이요?”

왜 하필 가장 비싸고 다양한 시세를 가진 강남땅을??

“음...대충 주택용으로 3~5천? 정도 잡으면 될 것 같은데요?”

그래도 착실하게 대답해주는 민사장은 역시 프로였다.

“들었지? 3~5천이래. 니들 돈으로 잘 계산해서 저 땅 사면 팔아 줄게요.”

“!!! 그런 억지가 어디 있습니까!?!”

“너도 억지 부리는데 뭘? 그 정도 재력도 안 되면서 저 땅은 가져가서 뭐하려고? 개발은 할 수 있겠어? 그냥 일단 남 주기 싫으니까 가지고 있겠다는 거 아냐? 남들이 받는 피해는 생각도 안하면서. 니들 예전에 미세먼지로도 그런 적이 있었지? 그때 뭐라고 했더라... 아~ 그때 우리나라 정부가 고등어 굽지 말라고 했었다. 쏘리~ 니들은 뭐 딱히 뭐라고 말한 적은 없네? 사과도 안했고.”

“...”

반화의 말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중국 대표. S급 능력자가 되어 이 자리에 있지만 그 역시 과거 중국의 만행은 알고 있었다.

“돈 내놔, 그럼 줄게.”

반화의 말에 회의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할 말을 잃었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왠지 저 사람이 하니까 갈취 같았다.

“아~ 애써 좋은 마음으로 여기까지 오신 분들 빈손으로 돌아가시게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어요? 이분들한테도 한몫 줘야죠.”

속 시원한 반화의 말에 자기 일 아니라고 다른 사람들은 멀찌감치 이 모습을 구경만 했다. 게이트는 물 건너 간 것 같지만 잘하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그러니까...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도의적인 도움으로 ..”

당황한 중국 대표.

“에이~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것도 있어야죠? 기브 엔 테이크는 인간의 본능인데. 이거 못하면 연애도 못해요. 밀땅 알죠? 음... 이건 중국어로 뭐로 번역되는지 모르겠네.”

밀땅이라는 단어에 통역하는 사람이 당황하자 반화가 그냥 넘어갔다.

“어쨌든, 어떻게 하실래요?”

신소이는 예상과는 다른 전개지만 빠른 진행에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 조금만 더하면 주먹도 나가겠지? 그럼 이 지루한 회의도 끝이었다.

“잘한다. 이반화!!!”

아니, 속으로가 아니라 그냥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에 점점 신소이의 옆에서 멀어지는 민사장과 용군주...

“큼큼...”

그녀도 민망한지 헛기침을 하며 주위 눈치를 살폈다.

“쯧쯧...누나는 왜 저런 애(?)랑 노는 거야?”

반화가 그 모습에 혀를 찼다. 친구는 서로 닮았다는데 자기 누나와는 전혀 닮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반화.

“이건 명백한 침략 행위요!! 남의 나라 땅을 이렇게..!!”

최악의 선택을 한 중국 대표.

“오호?”

“쯧쯧... 미쳤군. 애초에 관리 할 수 있는 능력도 없으면서 욕심을 부리다니. 이번에 정리가 되지 않았으면 얼마나 피해가 생길 수 있었는지도 모르는 건가?”

그 모습에 흥미롭다는 듯 보는 사람들과 비난하는 사람들.

“그래? 그럼 뭐, 니들이 가져. 어쩔 수 없지.”

“!!!??? 반화씨?”

반화의 말에 좌중이 웅성웅성 거린다.

“근데, 니들 땅에서 말이지... 몬스터 한 마리라도 우리 쪽에 넘어 오면 그땐.”

꿀꺽...

중국 대표가 마른 침을 삼키며 뒷말에 뭐가 나올지 긴장했다.

“니들이 침략 한 걸로 알겠어. 아! 내가 우리나라 대표는 아니까 잠깐만? 그래도 되죠?”

“예...? 아...어...그러니까...”

툭툭!

섣부른 대답을 하지 못하는 협회장을 옆에서 신소이가 툭툭 친다.

“그냥 그렇다고 해요.”

신소이의 말에 협회장은 눈을 질끈 감고 그렇다고 대답한다. 일이 잘못되면...저들에게 빌붙어 먹고는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들었지? 그렇대. 니들 땅에서 나온 몬스터가 니들이 의.도.적으로 우리나라를 침략한 거니까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지. 알았지?”

“!!!! 그런 억지가!!!”

“틀린 말은 아니군.”

“그러게요.”

주변에서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차피 저 인간 때문에 게이트 먹는 건 물 건너갔다. 어떻게 되던지 상관할 바 없는 그들은 강 건너 물 구경 하듯 그저 이 상황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크윽...땅을... 포기 하겠습니다...”

“응? 안 그래도 되는데? 니들이 잘 관리하면 되는 건데 뭘.”

“...아닙니다...”

결국 욕심을 버린 중국. 그리고 과거 늘 우위에 있던 중국의 몰락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날이 되었다. 물론 반화가 없었더라도 결국 비슷한 결론이 나긴 했을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 누가 봐도 게이트를 추가적으로 관리할 능력이 없었으니. 다만 이렇게 굴욕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게이트를 내줬다는 것이 다를 뿐...

.

.

.

회의는 순식간에 끝났고 나머지 세세한 건 나라에서 알아서 처리하기로 했다. 땅과 게이트를 가져오는 게 그렇게 떡 주고받듯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여어~ 네 덕에 드디어 지겨운 회의가 끝났다!!!”

“그래봐야 하루도 안 했으면서.”

“니가 있어 보던가?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여기저기서 떠들어 대는데 미치는 줄 알았다고.”

“쯧쯧.”

회의장의 나온 신소이가 기지개를 켜며 반화에게 말을 걸었다.

“민사장님. 그 아까 말했던 거...”

“아! 잠시 만요? 마침 샌디 크랙씨가 여기 와 있어서 쉽게 해결 될 것 같습니다.”

“그래요?”

-아빠아아아~ 언제 놀아?

-언제 놀아요?

“잠깐만 덩치랑 놀고 있어?”

그의 품에서 칭얼거리는 녀석들을 덩치와 용용이가 있는 곳에 잠시 두고 반화가 민사장의 안내를 따라 한 건물로 이동했다.

“난 집에 먼저 가련다~ 간다!”

“어.”

건물로 들어가기 전 신소이는 한국으로 떠나고, 용군주는 용용이 옆에서 듣지도 않는 설득을 했지만 영 소득은 없어보였다.

“용용아...나 혼자 집에 간다? 진짜? 지인짜?”

-크릉!

“...쿨쩍..”

.

.

.

외로운 사투 중인 용군주를 뒤로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 간 반화는 밝게 웃으며 맞아주는 샌디 크랙과 인사했다.

“오랜만이에요, 반화씨.”

“그러네요.”

“방금 중국 게이트에서의 반화씨 활약상을 보고 있었어요.”

“응? 그건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

샌디 크랙이 보고 있는 동영상을 보며 민사장이 놀라 물었다. 절대 외부로 흘러 나가면 안 되는 영상인데..

“아~ 미국 쪽에 이번에 저희 위성을 좀 빌려 줬거든요.”

“아...그렇군요.”

역시 거대 다국적 기업은 달라도 뭐라 달랐다. 위성을 빌려주다니.

“흠... 잘 나왔네요.”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주 멋있어요.”

반화와 샌디 크랙의 대화의 민사장은 어이가 없었다. 물론 반화의 모습이 잘나오긴 했는데 그 배경을 보고도 저런 말이 나오다니.

“큼큼... 반화씨. 그런데 미국은 갑자기 왜 가려는 겁니까? 보물찾기는 또 뭐고요?”

본론으로 돌아와 반화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흠... 그냥 좀 찾을게 있어서요. 애들이랑 놀아 줘야하고.”

“아! 맞아, 반화씨 그 작고 귀여운 댕댕이도 데려오셨나요?”

“댕댕이요?... 그런 거 없는데요?”

“...반화씨가 데리고 다니는 강아지를 말하는 겁니다.”

“? 강아지를 왜 댕댕이라고 합니까? 멍멍이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 맹이는 늑대에요.”

어디서 한국말을 배운 건지 잘못 배웠다고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반화.

“예에~예에~”

민사장은 이 늙은이 같은 사람과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임을 느끼고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지금 밖에서 놀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조금 있다가 가서 봐도 될까요?”

“그러던지요.”

“감사해요. 아! 그리고 미국으로 가시려면 그냥 저희랑 같이 가시면 될 것 같아요. 따로 서류는 그냥 저희가 처리 해드릴게요. 어차피 미국 정부에서도 뭐라고 하진 않을 거고, 반화씨가 귀화한다고 해도 환영할 것 같진 않네요.”

“...그건 좀 뭔가 기분 나쁜데요?”

“하하하! 그랬어요? 뭐 그렇다는 얘기에요. 저는 아니지만.”

반화는 샌디 크랙의 말에 좀 찝찝함을 느꼈지만, 뭐 편의를 봐준다는데 뭐라 하기도 그래서 일단 넘어갔다.

“그런데...반화씨 혹시 그 얘기는 들은 거 맞죠?”

“무슨 얘기...아~ 던전에서 나왔다는 몬스터 얘기요?”

“네!”

“흠...듣긴 했는데, 뭐.. 별로 관심은 없어서...”

“아...그렇군요. 그래도 혹시 그 몬스터가 날뛴다면 도움은 주실 수 있을 까요?”

“그 정도는 해드리죠. 뭐. 어려운 것도 아니고. 편의도 봐주고 돈도 두둑이 주는데.”

여전히 아티팩트 제조법의 로열티를 받고 있는 반화가 웃으며 말했다. 지갑을 든든하게 해주는데 이정도야 뭐.

“감사해요. 그럼 나갈까요? 그 강아지 꼭 보고 싶거든요.”

“그러세요.”

어째 반화보다 꼬맹이를 더 보고 싶어 했던 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 건 착각일까?

.

.

.

“아유우우~ 귀여워라...”

덩치와 놀고 있던 삼이와 맹이를 부른 반화가 샌디 크랙에게 말하기도 전에 그녀는 두 털 덩어리들을 껴안고 난리가 났다.

-아빠~ 물어도 돼?

“안 돼.”

-힝..

삼이가 자기를 껴안고 얼굴을 부비는 샌디 크랙이 못마땅한 듯 투덜거린다. 그래도 맹이는 예전에 자신을 예뻐했던 여자라는 게 생각나 얌전하게 있었다.

“어어어어어!?!? 말을 했어..?”

삼이가 말하는 것을 들은 샌디 크랙이 두 눈을 크게 뜨면 믿지 못하겠다는 듯 놀랐다.

“아~ 말 안했나요? 걔들 말 배웠어요.”

“!! 이 아이도요?”

맹이를 가리키며 말하는 샌디 크랙에게 반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말을 안 해 드렸군요. 그 옆의 아이도 몬스터입니다. 반화씨가 데리고 있는. 아마 둘다 말을 하고 배울 수 있어서 크랙 대표님이 말한 몬스터에 반화씨가 큰 흥미를 못 느꼈을 수 도 있습니다.”

“아~ 그렇겠네요...옆에 바로 이렇게 말하는 몬스터가 있는데.”

그제야 반화의 반응을 이해한 샌디 크랙.

“그래도 이 아이들은 테이밍된 것 아닌가요?”

“그렇긴 하죠.”

샌디 크랙이 알고 있는 몬스터와는 조금 다른 경우긴 했지만 어쨌든 몬스터가 배우고 말하는 건 비슷하니... 그리고 반화는 그것과 상관없이 그냥 관심이 없는 것이었다.

“이렇게 귀여운데 말까지 하다니...너무 귀여워요!!!”

꼬오옥!!

-깝깝해!!

팡!

팡!

꼬리로 불만을 토하는 삼이. 반화가 힘쓰지 마라 했으니 이렇게라도 성질을 냈다.

“큼큼...언제쯤 갈 건가요?”

반화가 그런 삼이의 표정을 읽고 사고치기 전에 물었다.

“음...지금 바로 가도 되긴 한데... 조금만 더 이 아이들이랑..”

“지금 가죠.”

“네에...”

반화의 단호한 말에 실망하는 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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