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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99화 (100/295)

# 99화-불바다 #

99화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도대체!”

반화를 향해 악을 쓰는 김동수, 입이 뭉개져 발음이 정확하진 않지만 표정이 대신 말해 주고 있었다.

“글쎄? 이제 와서 그걸 따져서 뭐하게?”

“이런! 씨..”

퍽!

“끄억!”

“쯧, 학습 능력이 많이 떨어지네. 내가 귀가 썩을 것 같다고 한 것 같은데.”

피 웅덩이 속에 처박힌 김동수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기괴한 몸은 말을 듣지 않았다.

“사실 나도 좀 의아해. 쓰레기를 가지고 놀면 내 손이 더럽혀지니까, 굳이 지저분하게 이러는 건 내 스타일은 아니거든?”

“으으으으!!”

.

.

.

반화와 김동수가 집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김동수의 흔적을 추적한, 아니 의도적으로 파스가 남긴 흔적을 쫓아 온 군, 경찰, 감찰원 인원들이 TM일가 자택에 도착했다.

“뭐야? 여기 거기 맞지?”

“TM 본가 같은데요? 여길 왜 온 거지? 자신을 버렸다고 복수라도 할 생각인가?”

“그래도 가족인데...음... 재벌들이 이해가 안가는 행동을 하긴 하지만, 설마 진짜 복수 하러 왔겠어?”

“그렇겠죠? 그런데 이게 무슨 냄새죠?”

“냄새?”

경찰 하나가 코를 킁킁 거리다가 인상을 썼다.

그때, 뒤에 있던 감찰사 한명이 그들에게 다가 왔다.

“자택을 포위만 하세요. 안쪽 기운이 좋지 않습니다. A급 능력자 인건 아시죠? 적당히 거리 두고 계세요.”

“아...예.”

감찰사들이 군, 경찰을 앞질러 자택을 둘러싼다.

“다들 조심해! 간격 유지 잘하고. A급 능력자에 상태가 불안정한 자다.”

“예!”

긴장을 한 감찰사들이 자택으로 천천히 전지하기 시작하고 군, 경은 집을 넓게 포위한다.

.

.

.

[마스터. 사람들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응? 그래?”

섬뜩하게 입만 웃고 있던 반화가 파스의 말에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가 지운다.

“흠...아무래도 원념들이 너무 강한 것 같네.”

[?]

“으으으...”

정신, 몸 둘 다 제정신이 아닌 김동수가 반화의 목소리에 반응을 보인다.

“뭐라고?”

“으으으으!”

“?죽어서도 원망하겠다고? 에이~ 죽어서 원망한다고 뭐 큰일 나겠어? 너도 이렇게 멀쩡하게 살고 있었는데.”

“으으으!”

“마음대로 해보라고. 흠... 죽어서 원망한다고 큰일이 생길 거면 나도, 너도 여기 서있으면 안되지. 안 그래?”

“으...”

콰직!

놈의 숨을 끊은 반화가 더럽다는 듯 손을 털었다. 그리곤 허공을 보며 턱을 쓰다듬는다.

“흠...”

[? 뭘 그렇게 보십니까? 아무것도 없는데. 벌써 노안이?]

“요즘 좀 까분다? 요걸 때릴 수도 없고.”

반화가 깐족거리는 파스를 어떡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인공지능인지라 본체를 부순다고 저게 고통을 느낄 수는 없으니 괜히 힘만 빼는 짓이라 포기한다.

[인간에게 폭력은 불법입니다만?]

“시끄러, 음? 다 왔네.”

반화가 마당까지 접근한 사람들을 느끼곤 모습을 감춘다.

“아, 이놈들은 데려가야지.”

모습을 감춘 채 허공에 손을 휘저은 반화가 공간을 찢고 집으로 이동한다.

.

.

“...이게 뭐야..”

-우웁!

-우웩!

타다다닥!

몬스터들에게 당한 시체, 그리고 각종 범죄자에게 당해 훼손 된 사체를 많이 본 감찰사들도 이런 광경은 버티기 힘들었다.

피로 홍수 난 듯 건물 안은 온통 검붉은 피로 물들어 있고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강한 혈향이 코를 찌른다.

“...저놈, 그놈 맞지?”

그나마 버티고 있던 사람이 주변에 물었지만 그를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밖에 나가 헛구역질  하기 바빴다.

“쯧...지독하긴 하네, 그나저나 김동수 이놈 진짜 미친놈이었네.”

그렇게 혼자 중얼거린 사람이 한 가운데 가슴이 뭉개진 채 죽어 있는 김동수의 시체와 주변에 뭔가에 갈린 듯 흩어져 있는 핏덩어리들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던 남자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이상하네...이정도로 많은 사람이 이런 식으로 죽어있으면 기분이 으스스 해야 되는데 그런 게  없네?”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겨우 정신 차린 사람들이 하나 둘 안으로 들어온다. 그중 한명이 안에 남아있던 사람의 말을 듣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그렇긴 하지, 뭐해? 밖에 있는 사람들 불러. 정리부터 하자고.”

“예.”

밖으로 나가 포위하고 있는 인원들을 불러 현장을 정리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처음에는 잔인하고 끔찍한 풍경에 적응하지 못하던 사람들은 이내 빠르게 정리 하기 시작한다.

“역시...좀 이상하네.”

그 모습을 보며 처음부터 안에 있던 사람이 중얼 거렸다. 사람들이 너무 기계적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이런 일에 단련된 사람이라도 꺼림칙함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이런 현장에서는 몸이 굳어 정리가 느려지는데 이상하게도 빠르게 정리가 되고 있었다.

“뭐...빨리 정리 되면 좋지.”

.

.

.

“흠...”

반화가 어두운 방안에서 허공을 보며 고민한다.

“그래, 죽어 본 소감이 어때? 난 안 죽어 봐서 모르겠는데.”

뭘 보고 말하는 걸까? 깐족거리는 반화.

[? 저보고 말하시는 거라면 전 애초에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

“아니, 너 말고. 왜 자꾸 끼어들어? 넌 니 일이나 해.”

[...]

“조작 잘 했어?”

[예.]

조금 삐진 것 같은 파스... 반화는 무슨 인공지능이 삐지고 하는 건지 황당했다. 도대체 만든 놈의 정신을 한번 알아보고 싶었다. 도움이 많이 되는 녀석이라 삐져있으면 불편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풀어주기로 한다.

“아까 내가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일을 하냐고 물었지?”

[? 말해주시는 겁니까?]

“어. 원념이라는 게 있어. 사기라는 것도 있고. 넌 감지 못하는.”

[?]

“원념은 고등한 지성을 가진 생물들이 죽으면 나오는 건데 보통은 안 생겨. 굳이 생기는 경우를 따지면 어미가 새끼를 보호하지 못하고 잃고 죽으면 생기는 정도?”

“근데, 괴물들과 살았을 땐 잘 몰랐는데 인간들은 그냥 죽으면 원념을 남기고 죽더군. 더 강한 놈도 있고 약한 놈들이 있을 뿐.”

“아까 김동수가 죽고 생긴 원념도 여기 있어. 아까 내가 허공에 삽질한 게 아니라 그 공간에 있던 원념들을 모두 가지고 온 거야. 그리고 쓰레기들에게 당한 원념들... 그것 때문에 내가 좀 불쾌했던 것 같아.”

[호오? 그런 게 존재하다니... 뭔가 제가 탄생 할 수 있었던 배경과도 비슷할지도 모르겠군요.]

“응? 그럴지도? 너도 일종의 원념이라고 봐도 볼 수도 있겠네.”

[흥미 있는 주제입니다. 더 자세히 말해주시겠습니까?]

흥미 있는 정보에 파스가 삐짐을 풀고 적극적으로 반화에게 정보를 요구했다.

“여기엔 김동수와 그 쓰레기들의 원념들하고 그 쓰레기들에게 당했던 피해자들의 원념으로 가득찼어.”

[그 원념이 아직도 남아있습니까?]

“그만큼 강한 원념이라는 거지. 어이, 죽어서 원망하겠다고?”

반화가 허공에 떠서 그를 노려보고 있는 김동수의 원념을 향해 말했다.

-!!!!!

보통사람이라면 원념과 대화가 통할 리 없지만 반화는 쉽게 알아들었다. 지난번에 말했듯이 괴물들은 별의별 놈들이 다 있었기에. 좀비...아니 언데드들을 부리던 놈이 특히 이런 걸 잘했다. 물론 반화가 꿀꺽 잘 소화해서 유용하게 쓰기도 했지만.

“거기, 뭘 그렇게 눈치를 보고 있어? 하고 싶은 대로 해.”

반화의 말에 눈치를 보던 원념들. TM일가와 떨어져 그들을 노려보며 반화의 눈치만 보던 그들이 반화의 말에 우물쭈물한다.

“쯧. 그러니까 그렇게 당했지. 죽어서도 그럴 거야? 억울해서 그러고 있는 거잖아. 죽었으면 편히 쉬어야지, 왜 그러고 있어? 뭔가를 할 거면 소멸하더라도 해야지. 멍청하게 그렇게 몸을 사리니까 저딴 놈들한테 당한 거 아냐.”

반화의 차가운 말에 원념들이 분노를 태운다. 반화의 말이 사실이라서 더욱 화가 났다. 자신들에게, 그리고 저 쓰레기들에게.

-키아아아!!!

분노하며 노려보는 피해자들의 원념에게 오히려 소리치는 TM일가.

“아직도 뭐 아쉬운 게 있어? 살고 싶은 거야?”

-!!!!!!!

반화의 말이 방아쇠를 당긴 걸까, 피해자들의 원념 중 젊은 여성의 모습을 한 원념이 김동수 에게 달려든다. 그걸 시작으로 TM일가의 원념을 뜯어 먹는 원념들.

악귀...그들의 모습은 악귀 그 자체였다. 악귀어도 좋았다. 저들에게 이렇게라도 고통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이 받은 고통에 티끌도 되지 않지만, 살아있을 때 받은 그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저 당했던 그들은 악귀가 되어 오히려 좋았다.

딸을 잃고도 아무 말 못했던 부모, 자신들이 저지른 일을 뒤집어 씌워 쫓아내고 끝내 입을 막기 위해 자살을 가장한 타살에 죽은... 그만 바라보고 살던 가족을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나야 했던 가장, 결혼 코앞에 실종된 예비신부를 찾다가 알아낸 사실을 밝히며 대가를 치루 게 하려다 고문 끝에 죽은 예비신랑...제일 먼저 그들에게 달려든, 개에 물어 뜯겨 죽은 아이를 안고 오열하다 결국 입막음 당한 여자...

죽어서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저들에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그저 그 모습만 피눈물 흘리며 자신들이 사라지기 전까지 제발 죽으라고 저주하던 과거. 그 모든 분노를 쏟아내지만 그들은 많았고 분노를 풀 쓰레기는 적었다.

-카아아아아아아아!!!!!!!!!

“쯧.”

순식간에 뜯어 먹혀 사라진 쓰레기들...그리고 아직 분노가 사라지지 않은 원념들.

“...내가 그 분노를 받아 줄 거라 생각 하는 건 아니겠지? 니들은 여기서 못 나가. 그리고 이제 아무 것도 못해.”

구구절절한 사연들은 그들의 념에 담겨 있어 반화도 읽을 수 있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악귀가 된 저들을 푼다고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겠지만 결국 저들과 같은 피해자들만 생길 뿐 답이 될 순 없었다.

...

한편 반화가 집에 돌아 온 것을 느끼고 방으로 달려가려던 삼, 맹, 쁘니는 방 앞을 지키고 있는 순이 때문에 방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 앞에서 앉아 기다린다.

-힝...아빠 저기 있는데.

-냐아~

-엄마가 기다리래.

-왕...

무슨 일인지 모르는 아이들은 못 들어가게 막는 순이가 이상했지만 더 이상 보채지는 않았다. 그런 아이들을 착하다는 듯 그루밍 해주는 순이는 슬쩍 방을 봤다가 다시 아이들에게 돌린다.

-냐아.(쯧쯧, 뭘 또 가져 온 거야?)

좋지 않은 뭔가를 가지고 온 반화를 욕하는 순이...

.

.

.

“...”

[이제 끝난 겁니까?]

파스가 조용해진 반화를 보며 묻는다.

“어. 파스.”

[예?]

“TM오너...아니 그 쓰레기들한테 피해 입은 피해자들 조사해 둔거 있어?”

[예. 지금 바로 보여 줄까요?]

“아니 굳이 보여 줄 필요는 없어. 남아 있는 그 사람들 가족들 조사해서 좀 도와줘.”

[어떻게 도와줘야 합니까?]

“니가 알아서 해. 똑똑하다며.”

[...]

복잡한 건 죄다 파스에게 미룬 반화가 그들이 사라진 공간을 잠시 보다가 방을 나선다. 그들은 끝은 깔끔하게 그가 보내줬지만 그 마지막에 보인 그들의 모습에 찝찝함만 남아 버린 반화...

“역시, 내 취향은 아냐.”

괴물들과 싸울 때울 때는 이렇게 신경 쓸 일도 없었는데 괜히 찝찝했다.

찰칵!...

“응?”

-아빠아아~!

-우아아아~!

-왕!

토도도도도! 폭!폭!폭!

반화가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녀석들이 달려와 그의 품에 안긴다.

“왜 여기 있었어?”

-엄마가 들어가지 말랬어!

“응? 순이가?”

-냐아!

퍽퍽!

대뜸 반화에게 솜방망이를 날리고 사라지는 순이를 황당하게 보는 반화.

“...저 냥아치...저거 왜 저래?”

-몰라요?

그저 반화 품이 좋은 아이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으차! 아! 맞다.”

아이들을 안고 거실로 가던 반화는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났다.

“흠...귀찮은데... 가야겠지? 며칠 지났지?”

귀찮은 내색을 내며 걸음을 옮긴다. 별장으로.

-응? 아빠 어디가?

“응? 아, 좀 모자란 사람?”

-나도 갈래!

-나도!

-왕!

“그래그래, 안 그래도 같이 가려고 했어. 롭스도 볼 겸.”

잊었던 존재가 하나가 아니었다. 롭스도 그때 삼이 때문에 그냥 두고 왔다는 사실이 생각난 반화.

“뭐, 몸에 좋은 거 먹여주고(?) 재워 줬으면 됐지.”

자기 식대로 합리화한 반화는 힘이 강해져서 반갑게 그를 맞아줄(?) 롭스와 커플 사이에서 지옥을 맛보고 있을 한 사람에게 이동한다.

...

“어어어어!!!?”

갑자기 나타난 반화를 보고 웬 시체가 말을 한다.

“? 잘못 왔나? 응? 중국 아닌데?”

이 곳에 있으면 안 되는 언데드가 왜 여기 있을까 생각하는 반화.

“접니다!!! 한상혁!!”

“한상혁? 그런 사람 모르는데?”

-아빠, 해골이다~ 해골~ 가지고 놀아도 돼?

“으어어어! 용...용군주! 그래, 용군주 입니다! 당신이 버리고 간!”

“응? ...왜 그러고 있어요?”

“으허어헝...”

그제야 알아보는 반화를 보며 서러운 울음을 토하는 용군주...

‘저 나쁜쉬키! 이름도 모르고 있었어! 나를 여기다 버리고 갔으면서! 뭐가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야! 악마가 살고 있는 곳이었잖아! 거기에 커플 지옥이라니!!!!“

그동안의 맘고생을 차마 말로는 못하고 속으로 삭히는 용군주. 그래도 이제 돌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울다가 웃는다.

“...애들아 구경만 해, 아니. 저리 가서 놀아. 바보병 옮을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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