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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96화 (97/295)

# 96화-사소한 다툼, 사소한 음모 #

96화

한숨을 쉰 그가 녀석들의 몸에서 화기가 날뛰기 전에 진화시켜 주며 안정적인 순환을 하게 기운을 인도했다. 이미 경험이 있는 녀석들은 이제는 자연스럽게 그의 기운에 순응하며 자신들이 알아서 기운을 받아들여 안정화 시킨다.

-으아아~ 힘이 넘친드아~!

-나도~!

그렇게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한 녀석들이 온 몸에 불꽃을 일으키며 하늘로 솟구쳐 푸른 하늘을 붉게 수놓으며 날라 다녔다.

“쯧...”

혹시나 쁘니가 다칠까 녀석을 품에 안은 반화는 꼬리에 불붙은 망아지 마냥 날뛰는 녀석들 때문에 옮겨 붙는 불씨를 일일이 꺼트리며 혀를 찼다.

“혼을 좀 내야겠네.”

아무리 그가 녀석들에게 관대하다고 해도 저렇게 힘을 마구 써버리면 주위의 식구들이 피해 볼 수도 있었기에 이번 기회에 눈물 속 빠지게 혼을 내기로 했다. 그의 방식으로.

“맹! 삼! 이리와.”

낮지만 귀에 쏙쏙 박힌 반화의 목소리에 녀석들이 날뛰는 것을 멈추고 반화의 앞으로 왔다. 쪼르르 다가온 녀석들의 귀여운 모습에 반화가 잠시 흔들렸다. 화기가 강해져 하얀 얼굴에 연지곤지 바른 듯 발그레해진 꼬맹이와 좀 더 통통해진 삼이는 그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순이와 다르게 아직 힘을 쓰는 것에 인식이 미숙한 녀석들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마구 힘쓰면 어떡해? 아빠가 불 끄느라 고생하고 있잖아.”

-응?

여태 보지 못한 반화의 모습에 녀석들이 당황한 듯 했다.

-아빠, 왜 그래요? 무서워...

“씁!”

반화가 애교를 피우며 이 상황을 넘어가려는 녀석들을 단호하게 뿌리치고 계속 녀석들을 훈계했다. 그러자...

-아빠 미워!

삼이가 그런 반화에게 반항했다. 꼬맹이는 어쩔 줄 모르며 그런 삼이를 달래려고 했지만 씩씩 거리는 삼이를 완전히 말리지는 못했다.

“아빠가 이렇게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힘을 쓰고 싶으면 아빠한테 써봐, 얼마든지. 대신 각오해야 될 거야. 힘을 함부로 쓰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줄 테니까.”

그의 말에 꼬맹이는 겁을 먹었지만 삼이는 오히려 기운을 끌어 올렸다.

-진짜지?

-삼이야, 안 돼. 아빠한테 그러면.

-시러! 할거야!

“꼬맹이는 안 할 거야?”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삼이도 잘못했다고 해, 얼른.

-시러!

어린아이의 고집을 피우는 삼이 덕분에 꼬맹이는 난감했다. 반화의 무시무시한 힘을 삼이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는 삼이를 위해 꼬맹이 자신이 반화에게 잘 못했다고 했지만 이미 상황은 되돌릴 수 없었다. 반화도 사실 삼이가 이렇게 나 올 줄은 몰랐다. 만약 이번에 이런 일 없이 넘어갔으면 다음엔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도, 어쩌면 가족들이 다칠 수도 있을 중요한 문제였기에 냉정하게 판단했다.

“그래... 그럼 어디 마음대로 해봐. 꼬맹이도.”

-저는...

“동생이 혼나는데 혼자 쏙 빠져 나가겠다고?”

-...

꼬맹이도 예외는 없었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벌이었다.

화르르륵!! 파지지직!

삼이의 꼬리 끝에 불이 붙고 뿔에는 푸른 전류가 일어나며 전투준비를 마친다.

-힝...

어쩔 수 없이 꼬맹이도 검을 뽑아 기운을 일으킨다. 이전에는 새하얗던 화염이 이제 약간 핑크빛이 언뜻언뜻 보이는 화염으로 바뀌어 더욱 귀여운 모습에 반화가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다시 냉정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와 봐. 어디.”

파챠챠챠챠!!!!쾅!!!!!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삼이의 뿔에서 전류가 뻗어 나오며 반화를 뒤덮었다. 운석이 떨어진 듯 반화가 있던 곳에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겼지만 삼이도 이정도로는 반화가 끄떡없다는 걸 알기에 다시 더 강한 공격을 하려고 하려던 차에 반화가 삼이의 곁으로 순식간에 이동해 삼이의 꼬리를 붙잡는다.

“아빠한테 진짜 힘을 썼다 이거지?”

쐐애애애액!

쾅!!!

퍽!!!!

-끄앙!

꼬리를 잡고 그냥 바닥에 패대기 쳐버린 반화. 냉정한 그의 모습에 꼬맹이의 손이 덜덜 떨렸다. 이번엔 진짜 반화가 화난 것을, 그리고 봐주는 것 따위는 없을 것이라는 걸 알아버린 꼬맹이는 힘이 풀렸다.

화르르륵!

하지만 삼이는 달랐다. 바닥에 패대기쳐진 고통도 무시하며 전의를 불태우며 다시 반화에게 달려든 녀석...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콰가가가각!!!! 쾅!!!!!!

이번에 멀리 땅을 부수며 날아가는 삼이

-꾸잉....

“응? 아, 미안해.”

아직 그의 품에 있는 쁘니가 무서운 듯 그의 몸을 파고든다.

“흠...꼬맹이, 진짜 잘못했어?”

-네에...

울먹이며 그를 보는 꼬맹이...어쩔 수 없이 반화가 쁘니를 꼬맹이 품에 안겨주며 얌전히 있으라고 한다.

“...삼이는 더 교육을 받아야 되니까 여기 쁘니 잘 데리고 있어.”

쓰윽쓰윽...

울먹이는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반화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삼이에게 다가갔다. 일부러 다치지는 않게 했는데 그도 모르게 너무 오냐오냐 한 것 같았다. 아직도 기세등등한 삼이를 보며 참교육을 실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래그래, 너무 오냐오냐 했지? 순이의 못 된 것만 배웠구나?”

-흥!

슈오오오....쾅!!!!!!!

콰가가가!!!!!

콰드드드드...콰르릉!!!!!

꼬맹이가 차마 보지 못하고 쁘니의 눈과 자신을 눈을 가리며 쪼그려 앉았다. 정말... 그 조그만 몸을 무자비하게 두들기는 반화의 모습은 꽤 오랫동안 기억이 될 것 같았다.

-....

툭...툭!

“기절했네... 아직 잘못했다고 안했으니까 무효야.”

대자로 털이 다 뜯겨나가고 온몸에 푸르딩딩한 멍이 가득한 알몸을 보이며 기절한 삼이를 보며 반화가 무서운 말을 했다.

“음, 파스!”

...

아직 위성을 만들지 못해 이 곳에서는 연결이 되지 않는 듯 녀석의 답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삼이의 작은 몸을 안아들고 꼬맹이와 쁘니의 곁으로 온 반화는 바로 파스의 본체로 이동했다.

“이 녀석 치료 좀 해줘.”

[외상이 심하네요, 내상은 없으니 금방 회복 될 겁니다.]

파스가 날파리들을 이용해 삼이를 편한 곳에 눕히고 포션을 뿌렸다. 그러자 바로 멍이 사라지고 새 털이 보송보송 올라왔다.

-힝...삼이야. 괜찮아?

아직 정신을 차리진 못한 삼이를 꼬맹이가 울먹이며 흔들었다.

“아직 안 깼으니까 조금 기다려. 금방 일어 날거야.”

-네에...

반화의 말에 안심한 꼬맹이가 옆에 자리 잡고 삼이의 얼굴의 쓰다듬는다.

“아직 덜 혼난 것 같으니까...”

벌떡!

그가 말을 끝내기 무섭게 눈을 번쩍 뜨며 일어난 삼이가 정확히 반화를 봤다.

-삼이야!

그런 모습에 꼬맹이가 얼른 말리려 했지만 삼이의 행동이 더 빨랐다.

-우아아아앙!!!!! 아빠 나빠!!!!....히끅!....삼이가 잘못... 했어요...으어엉...

일어나자마자 반화에게 안긴 녀석이 서러운 울음을 터트리며 잘못했다고 하고 밉다고 하고 오락가락하며 대성통곡을 했다.

“잘못했어, 안했어? 아빠를 진짜 공격해?”

-우아아아앙!!!

“...삼이야?”

-으아아아앙!으엉! 으엉....

그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말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품에 꼭 안겨 우는 녀석...

-히잉....삼이야....

그런 모습에 꼬맹이까지 가세해 울기 시작한다.

“...”

난감한 반화는 일단 두 녀석을 달래줬다.

...

잠시 후 조금씩 진정 된 녀석들이 눈물을 그쳤다. 두 눈이 팅팅 부운 녀석들을 보니 그저 웃음만 나오는 반화가 애써 웃음을 참고 엄하게 삼이에게 말했다.

“잘못했어? 안 했어?”

-잘 못..했어..

“또 아빠한테 그럴 거야? 다른 가족들한테도?”

-아니...

“꼬맹이도 아까 잘 못 했다고 했으니까 이번엔 넘어간다? 다음은 없어. 알았지?”

-네에..

“그만 뚝하고. 이리와.”

기가 팍 죽은 녀석들을 안아주는 반화...그가 진짜 화가 났다면 이렇게 난리를 피우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 애정이 있기 때문에 이러는 것이지, 힘을 마구 휘두르는 어린 아이처럼 위험한 것이 또 있을까? 피아도 구분하지 못하고 휘두른 힘에 가족들이 다칠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기에 다소 뜬금없는 훈육이었지만 꼭 필요한 훈육이기도 했다. 마침 지금 기회가 생겼을 뿐 언제고 한번은 교육했었어야 했다. 삼이가 이렇게 나온 건 좀 의외이긴 했지만...그렇게 저 녀석들을 토닥여 주고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 뭐하나 거기서?”

“노에라?”

“... 쟤들은 상태가 왜 저래?”

“있어, 그런 일이.”

노에라가 의아한 듯 물었지만 반화에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재미있냐?”

“...봤어?”

“아주 신났던데?”

“그..그게 내가 논게 아니라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거다!”

“그래. 그 이유가 몹시 궁금하구나.”

“그러니까, 내가 생체기간트를 조종하고 있는데 마침 거기에 인간들이 있었다...”

장황한 노에라의 설명을 듣던 반화는 이 녀석은 또 다른 의미로 훈육이 필요함을 새삼 느꼈다.

“그러니까 네가 아는 놈을 본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냥 좀 강한 지배자였다고? 대화도 안 통하고, 기간트 움직여서 사람들이랑 팀플하는 게 마치 현실버전 게임 같아서 이왕 그렇게 된 거 같이 돌아 다녔고? 그래서?”

“그래서... 맵과 상황이 다채롭다보니까 너무 흥한 나머지...”

“신나게 노셨다? 찾으라는 녀석들은 안 찾고?”

“그러니까...마..마스터 진정하고...”

꽝!

...

예상된 결과였을 뿐이다. 노에라도 반화도... 타이밍만 달랐을 뿐...

뒤통수에 평소보다 두 배는 큰 혹을 단 노에라가 반화의 눈치를 살폈다. 왠지 평소보다 아프기도 하고 기분도 별로 인 것 같은 모습에... 평소였으면 이렇게 한 대 때리면 별 말 안했는데 이번에 진짜 화난 듯 보여 안절부절하는 노에라를 보며 반화는 괜히 녀석에게까지 화내는 자신의 모습에 미안해졌다.

“흠..흠... 뭐... 아예 논 것도 아니니까 이 정도에서 봐줄게. 그래도 찾을 건 찾으면서 놀아. 사람들한테 들키지도 말고. 영화도 아니고...”

“어? 알았다! 걱정마라. 내 연기는 완벽하다! 그리고 녀석들도 열심히 찾겠다.”

“그래그래.”

평소와 같은 시큰둥한 반화의 반응에 노에라는 안심했다. 한 대 더 맞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음? 쁘니야 이리와. 많이 무서웠나 보네?”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에 아직도 얼어 있는 쁘니를 다독여 주려 했지만 오히려 반화의 손길에 더 얼어붙는 녀석.

“...이 녀석이랑은 친해지려면 시간 좀 걸리겠네.”

안 그래도 어색한 사이인데 아주 강한 인상을 남길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잠깐 놀러 갔다가 이게 뭔 난리 인지...가자. 배고프지?”

-네!

-응!

...

노에라까지 오랜만에 집으로 내려가서 간단하게 크라센 고기를 얇게 썰어 넣은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운다. 실컷 힘을 뺀 뒤라 녀석들이 게 눈 감추듯 순식간에 먹어버리고 부푼 배를 두들기고 있을 때, 자고 있던 순이가 깨어나 두 눈이 퉁퉁 부은 꼬맹이와 삼이를 보고 난리를 부린 것을 빼면 원래의 일상이었다.

-냥!

퍽퍽퍽!

“아, 너도 교육을...”

퍽!

“...미안, 담엔 안 그럴게, (작게) 냥아치... 눈을 때리다니.”

순이의 솜방망이에 눈을 맞은 반화가 항복을 선언했다. 엄마는 강했다... 반화를 실컷 두들긴 순이가 퉁퉁 부운 녀석들을 얼굴을 핥아 준다. 령이도 혹시나 해서 쁘니를 살펴봤지만 멀쩡하다 못해 안에 품은 엄청난 기운에 깜짝 놀랐다.

-엄마 최고! 히히.

금세 기분이 돌아 온 삼이는 자기 얼굴을 그루밍 해주는 순이의 얼굴에 자기 얼굴을 부비며 애교를 피웠다.

-헷, 순이 최고!

꼬맹이도...

“배신자들...나만 나쁜 놈이지, 에휴...”

그런 모습에 상처 받은 모습을 하는 반화...

“마스터, 하지마라. 안 어울린다.”

깐죽과 팩트폭력을 오가는 노에라의 말에 반화가 장난을 멈추고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래도 순이 덕분에 녀석들의 기분이 평소와 같아졌기에 얼마든지 이런 연기는 해 줄 의향이 있었다. 물론 순이의 마지막 펀치는 감정이 좀 실린 것 같았지만.

“흠..흠... 이제 좀 괜찮아졌네.”

-히히. 그래도 아빠 무서웠어요...

“큼...”

꼬맹이의 말에 미안한 표정을 짓는 반화. 이번엔 연기가 아니었다.

“그건 그렇고 용군주는 어떻게 찾지...아! 파스.”

[예.]

말을 돌린 그가 만능 재주꾼 파스를 이용해 당당하게 불법 검색을 시도한다.

[용군주라...흠...아, 여기 있군요. 마스터의 휴대전화로 정보 옮겨 드리겠습니다.]

역시 척하면 뿅하고 답이 나오는 파스 덕분에 쉽게 용군주의 연락처를 얻었다. 하지만 막상 전화를 걸자니 좀 궁색했다. 그쪽이 덩치를 찾지 않으면 왠지 지는 기분이 들것 같았다.

“흠...”

전화기를 잡고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그의 폰에 민사장님의 번호가 떴다.

>>네, 여보세요?

<>아뇨, 뭐 이제 해지려고 하고 있는데요. 무슨 일로?

<>네, 알죠.

<>그래요? 안 그래도 우리 덩치도 용용이 보고 싶다고 한참 풀 죽어 있었는데. 혹시 지금 연락 되나요?

<>지금 바로 게이트로 오시죠? 저도 바로 갈게요. 용용이 잘 타이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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