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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84화 (85/295)

# 84화-전문 둥지 털이범 #

84화

시기로 보면 반화가 있을 때 그 인간에게만 악의를 가졌던 괴물 놈과 마지막전투를 할 때가 이 곳에서 약 천 년 전 일이고 정령계라는 곳이 부서진 것은 그 전이니 반화가 그 괴물들의 세계에 있을 때 넘어 왔거나 그전에 넘어 왔을 거라는 건데...

그리고 그 사이에 엘프들은 게이트를 넘었고... 혹시 엘프들이 봤다던 그 인간일까 생각 해 봤지만 정령계가 엘프들이 게이트를 넘어가고 없어 진 것인지, 아니면 그전에 없어 진 것인지 모르니 의심만 될 뿐이었다.

“아, 궁금한 게 있는데 크라센이라는 놈이 아직 살아 있는 거 맞지?”

-음? 크라센?... 그건 왜 묻는 거지?

심각한 표정으로 되묻는 정령왕과 덩달아 심각해진 드래곤.

“그냥 궁금해서?”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군. 워낙 고대의 일이라 내가 넘어왔을 때도 없었다. 정령계가 사라진지 겨우 천년이 흘렀을까? 그전에는 정령계에만 머물렀으니 이곳에 대해서는 이 녀석에게 들은 정도가 다야.

“드래곤? 넌 뭐 좀 알고 있어?”

-크흠...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 폭군은 이곳에 잠들었다고 들었다. 이 세계에서 난동 부리다가 고대 전쟁에서 힘을 크게 잃고... 그 전쟁 전까지는 제일 포악한 녀석이었다고 한다고 전해지기는 한다.

“고대 전쟁? 그건 또 뭐야?”

-고대에 있었던 이 세계의 지배자들의 전쟁이라고 들었다. 우리 드래곤족의 한명도 포함되어 있었지. 그때 이 세계의 대륙은 크게 다섯으로 나눌 수 있다. 그야말로 괴물들이었지.

역시 이 곳에서 오래 산 드래곤이라 아는 것이 많았다. 인간들의 역사로는 기록 되지 않은 일까지 낱낱이 알고 있는 녀석은 처음의 이미지만 아니었으면 참 똑똑해 보였을 텐데...

-중앙, 그리고 동서남북. 그중 크라센 산맥은 서쪽이지.

“그래? 그럼 그 지역마다 진짜 지배자들이 하나씩 있었다는 건가?”

-그렇지. 아! 하나 더 있었군. 바다.

“바다?”

-그래, 바다를 지배하는 놈도 하나 있었다. 하지만 그 전쟁에 참여 하지는 않았지. 굳이 할 필요가 없으니까. 혼자 그 넓은 바다를 가지고 있는데 굳이 싸울 필요가 없었지. 그리고 이건 짐작인데 그 바다에 사는 놈은 아직도 활동 중 일거다. 또 그 고대에도 힘은 다섯 중 둘과 비등할 정도로 강했으니 지금은 더 강해 졌겠지.

“호오? 그래? 바다에 그런 놈이 있었단 말이지?”

반화가 바로 흥미를 보였다. 대륙을 지배했던 다섯 중 둘의 힘을 가진 녀석이라니 꼭 찾아 봐야 함을 느꼈다.

-인간, 궁금한 점이 있는데 물어도 되겠는가?

옆에서 둘의 대화를 듣던 정령왕이 갑자기 드래곤의 말을 끊고 물었다.

“응? 뭔데?”

-혹시 그 정령계를 파괴한 괴물들과 관계가 있는 건가? 아까의 반응으로는 아는 것 같았는데...

“아아. 뭐, 좀 안면이 있지?”

-설마...그 쪽 인간들이 사는 곳과 관계가?

“없어. 나랑 좀 관계가 있지.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지금은 그쪽하고 연결점이 전혀 없으니까. 잘 막고 왔어.”

정확히는 다 삼키고 와서 그냥 텅 빈 공간만 남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너무 자랑 같으니까 속으로만 생각해 준다.

-그렇군...

“그 다섯 놈에 대해서 더 듣고 싶은데?”

-큼큼...

“아, 손님인데 마실 것도 안 줬네? 파스!”

[...제 이름은 파스가 아닙니다. 인공지능 이미낸스파스...]

“길잖아, 짧게 파스라고 하자.”

[...뭔가 어감이 찜찜합니다. 바꿀 것을 추천합니다.]

파스라는 용어는 모를 인공지능이지만, 무슨 기계가 눈치가 이렇게 빠른 것인지..

“싫어, 이미 결정 났어.”

한번 입에 착 감긴 이름은 바꾸지 않는 개똥같은 철학을 가진 터라 결국 인공지능은 파스가 되었다.

“그래도 쿨한 파스니까 쿨하게 받아 들여, 핫한 파스는 아냐.”

[핵노잼...역시 변경을...]

“그런 말은 또 어디서? 크로롱 액이나 줘.”

[...삼이 사용자가 나누는 대화에 있었습니다.]

파스의 반항을 가볍게 씹고 목적만 말하는 반화에게 한숨이 들린 건 착각일까?

-저...방금 대화를 나눈 것은 뭐지?

정령왕이 공중에서 목소리만 들리고 형체가 없는 것과 대화를 하는 반화를 보며 설마 말로만 듣던 신과 대화하는 인간인가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이 없다고 알고 있지만 확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혹시나 했다.

“아아. 인공지능이라고, 그냥 기계야.”

-기계라면...인간들이 만들었다는?

“어, 그거. 자! 이거 마시고 얘기 좀 해봐.”

파스가 롭스 1호기로 전송시킨 크로롱 액을 림자가 가져와 주었다.

-나는 딱히 아는 게 없으니까 빠지겠다. 내 아이...아니, 저 아이와 있도록 하지.

정령왕은 슬쩍 꼬맹이와 놀고 있는 삼이에게 갔고 드래곤과 랑이, 두르한만 테이블에 남아서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고대의 전쟁 후부터 이야기 해주지.

포악하다는 레드 드래곤이 이렇게 고분고분 말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었다. 상위 지배자 중 하나인 드래곤도 맞으면 아프다. 그것도 정말 죽을 정도로 맞으면 아무리 드센 녀석이라도 때린 당사자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 할 것이다. 꼬맹이의 눈치를 보며 그 꼬맹이보다 강한 것 같은, 거기에 성격은 더 안 좋은 것 같은 반화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드래곤이 뼈 속에 새겨진 기억까지 꺼내며 말했다.

-전쟁 후 다섯 지배자들은 각자 영역에 잠이 들었다. 크라센도 예외가 아니었지. 그리고 중앙 대륙에 잠들었던 지배자는 결국 깊은 상처로 인해 죽었다. 그 뒤로 그 곳에 많은 몬스터, 엘프, 수인족 등등 생물들이 몰리기 시작했었지. 반면 중앙에서 벗어날수록 오히려 인간들이 말하는 지배자급의 몬스터들이 많아 졌지. 지금은 인간들이 멸종 되었지만... 아! 이제는 아니겠군. 여튼, 인간이 존재 했을 때는 그들이 중앙 대륙에서 가장 넓은 지역을 지배하는 종족 중 하나였다.

“그건 별로 안 궁금하고, 그 지배자들 얘기 좀 해봐.”

반화가 인간이기에 당연히 그쪽에 관심이 있을 줄 알고 말 했는데 괜히 핀잔만 먹은 드래곤이 멋쩍은 듯 헛기침을 하면 다시 설명을 이었다.

-큼... 지금은 네 지배자들이 존재하고 크라센은 아직 서쪽, 이곳에 잠들어 있고, 세리프는 동, 조르체는 남. 크로제는 북쪽에 자리 잡고 있지. 그리고 크로제와 크라센은 형제다. 한 부모 밑에서 자랐다고 한다. 물론 사이가 좋지는 않았지만... 하나 같이 괴물 같은 자들이라고 전해지지.

“형제라... 순위는 어떻게 돼?”

-강한 순위는 모른다. 그 당시 그들의 힘을 짐작 할 수 있는 존재는 다 죽었으니까. 아, 중앙 대륙을 지배했던 게 드래곤의 조상이었다. 죽었지만, 그중 제일 강했다고 했다. 비슷비슷하다고 전해지는 크로제와 크라센의 합공에 상처를 입고서도 다른 녀석들과 싸워서 너무 큰 상처를 입고 잠들었다고 한다.

“그거 니들끼리만 하고 있는 얘기지? 제일 강했다고 하는 거.”

-큼... 실제로 제일 강했을 거라고 생각 된다. 그러니 서로 사이도 좋지 않은 둘에게 합공을 받았겠지.

“그냥 제일 약해서 걸리적거린다고 죽은 거 아냐?”

반화의 놀림에 레드 드래곤 특유의 분노조절장애가 발현 되려 했지만 이미 아까 치유가 된 상태라 얌전하게 그냥 말을 돌린다.

-지금은 고대의 지배자들보다 많은 지배자들이 자리 잡고 있지만 확실히 많이 약하지. 그들과 비교하면, 그래도 최상위의 지배자들은 지금 잠들어 있는 녀석들도 그렇게 만만하게 보지는 못 할 거다. 내 부인만 해도 상위권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최상위는 아니니까.

“음... 아! 어이.”

-음? 나 말인가?

삼이의 관심을 가져오려고 애쓰고 있던 정령왕이 반화의 부름에 화들짝 놀라며 취하고 있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바로 하며 태연하게 대답했다.

“넌 그 괴물들 힘을 느껴 봤을 거 아냐? 걔들이랑 비교하면 어떨 것 같아? 크라센이라는 놈들이랑.”

-음...내가 크라센과 같은 고대 지배자들을 본적이 없어 비교하긴 좀 그렇긴 한데 저 녀석이 말하는 걸 들어 보면 비슷비슷 할 것 같다. 그 괴물도 강하긴 했지만 이 세계의 지배자들도 그리 약하지는 않거든. 내가 겨우 상위의 지배자정도일 정도니까. 정령계에 있을 때나 내가 왕이었지 여기선 아니야.

“그래?”

정령왕이 괴물의 힘을 정확히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지만 어째든 괴물을 보긴 했으니 얼추 비교 되지 않을까 해서 물어 봤는데 그의 마음에 드는 답변을 들었다. 그가 찾고 있는 괴물같은  녀석과 비슷하게 강한 녀석들이라면 자고 있는 녀석들의 싸다구를 날려 깨워서 한판 붙어봐야 될 것 같았다.

“바다에 사는 놈은 더 강한 놈이라고?”

다시 드래곤에게 물었다.

-지금은 잠들어 있는 지배자들과 비슷한 힘을 가졌던 고대 지배자 하나가 바다로 영역을 넓히려다가 그 놈에게 순식간에 당했다고 전해진다. 그걸로 봐서는 훨씬 강한 힘을 가졌다고 보는 게 맞지. 그 뒤로 다른 지배자들이 바다를 넘보지 않을 정도니까.

“바다도 다시 한 번 가 봐야겠네. 정확히 어느 쪽에 있어?”

-그건 나도 잘 모른다. 그런데 그 놈을 만나려면 좀 힘들 수도 있다. 성격이 그렇게 포악한 놈이 아니라 영역에서 난동 부리지 않는다면 굳이 상대하지 않을 테니까.

“? 난동 부리면 바로 온다는 얘기네?”

-그...그렇게 되나?

드래곤은 이 인간에게 괜한 것을 말했나 싶었다. 옆에서 얌전하게 듣던 두르한과 랑이는 사고를 치던 뭘 하던 제발 자신들은 없을 때 치기만을 바랐다.

“일단 킵 해두고...이왕 온 김에 삼이 일도 그냥 바로 해결하고 가야겠네. 왔다 갔다 번거롭고, 마침 좋은 재료도 있고.”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며 반화가 지상을 봤다. 드래곤은 씨앗의 문제를 지금 어떻게 해결 하겠다는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아까 오랜 시간 화기를 최대한 축적해서 해결하기로 한 것 같은데...

스윽.

고오오오오오....!!!!

까드드드득!!

-!!

-!!

반화가 지상을 향해 손을 뻗고 뭔가 움켜잡는 듯 주먹을 쥐자 주먹 안으로 엄청난 화기가 지상으로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용암 대지가 마구 끓어오르며 롭슨 1호기가 있는 곳 까지 폭발해서 튀어 오를 정도로 지상이 난장판이 되었지만 반화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꼬맹이와 삼이를 제외하면...아니 랑이까지 제외한 모두가 기겁하는 표정을 지었다.

꼬맹이와 삼이는 그저 반화가 하는 신기한 일에 즐거워했고, 랑이는 저게 무슨 짓인지 얼추 짐작이 갔다. 자신의 둥지도 그렇게 날아갔으니까...

쿠오오오....사아아아.....

그오오오오오!!!!!!!

대지가 비명을 내듯 귀로는 듣기 힘든 고주파 소리가 끊임없이 발산 되고 반화의 손에는 짐작 할 수 없을 만한 거대한 힘이 모이고 압축되기를 반복하기를 몇 번... 모인 기운에 만족한 반화가 흡수하는 것을 멈추자 그제야 천천히 가라앉는 용암 대지.

전쟁이라도 터진 듯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용암대지, 그리고 드래곤과 정령왕이 머물 던 산자락은 반화가 처음 시작 할 때 이미 날라 가버렸었다.

-어...내 집이...

퍽!

-지금 집이 문제야? 땅을 보라고!

집이 날라 간 것에 드래곤이 멍 때리자 정령왕이 녀석의 뒤통수를 치며 바닥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어...어!?

맞은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드래곤이 바닥을 보다가 깜짝 놀라 기겁했다.

-기운이! 날 뛰고 있어! 젠장, 빨리 여길 벗어나야 돼! 폭발할 거야! 대륙이 터질 거라고..

호들갑을 떨며 도망 갈 준비를 하던 부부는 주변의 분위기에 이상함을 느꼈다.

-? 지금 상황을 모르나 본데...??

말없이 바닥을 가리키는 랑이의 손끝을 따라 다시 지상을 본 드래곤이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놀랐다.

-!!

반화의 손짓에 땅의 엄청난 기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 그리고 반화의 손에 남은 화기는 세상 얌전하게 있었다. 불같은 화기가 저렇게 얌전한 모습을 보이다니 자신이 헛것을 보는 게 아닐까 쓸데없이 두 눈을 비벼 봤지만 이건 실화였다.

“삼이야! 이리와 봐.”

-응? 왜?

쪼르르르 다가오는 삼이에게 압축시킨 화기의 구슬을 보여준다.

-와~! 예쁘다.

“그치? 근데 이건 귀에 꽂은 것처럼 하는 게 아니고 먹는 거야.”

-먹는 거?

삼이의 내부에 잠재된 순이의 기운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불의 정령왕은 뛰어 넘는 화기였다. 저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 엄청난 화기를 품고 있었기에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조금 덜어 냈는데도 이 정도였으니 저들에게는 진짜 최적의 장소였으리라... 산을 뭉갠 건 그가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조금은 미안하긴 했다. 그렇다고 뭐 다시 세워 주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래, 먹는 거. 힘이 불끈 불끈 하는 거야. 이거 먹고 정령이라는 애들 뚜시뚜시해야 돼.”

-아빠, 저두 주세요.

“응? 꼬맹이도? 꼬맹이는 이거 안 먹어도 충분히 불끈한데?”

-그래도요...

-그럼 이거 먹어! 뚜시뚜시는 이걸로 할 수 있어!

푸른 전류를 ‘파지지직’ 거리며 보여주며 삼이가 꼬맹이에게 반화의 손에 있는 화기의 정수를 내어 주었다. 참 사이좋은 모습이라서 흐뭇하긴 한데 눈치를 보니 영악한 삼이가 꼬맹이에게 그냥 먹기 싫은 것 넘겨주려는 속셈인 게 보였다. 누가 순이 자식 아닐까봐 영악한 건 똑 닮았다.

“안 돼. 이건 삼이가 먹어. 꼬맹이는 다른 것 줄 게.”

-난 괜찮은데...

내키지 않는 듯 삼이가 그의 손 위에 있는 정수를 노려봤다.

“자. 얼른 먹어야지?”

-힝...

꿀꺽!

-헉...그걸 그렇게 그냥 먹으면!

정령왕이 넋을 잃고 있다가 삼이가 정수를 꿀떡 삼키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쳤다. 상식적으로 저런 힘을 그냥 삼켜서 흡수한다는 건 자살행위와 같았기 때문에 바로 삼이에게 달려와 토하게 하려고 했지만 반화의 제지에 그저 바라 볼 수밖에 없었다.

“좀 가만히 있어. 너 때문에 방해만 되잖아.”

삼이의 기운과 화기가 충돌하려는 순간 반화가 자신의 기운을 이용해 둘을 압축시켜 자연스럽게 융합시키려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달려든 정령왕 때문에 흔들리니, 손으로 휘휘 저어 주변에 있는 녀석들을 다 쫓아내었다.

그런 후 본격적으로 제대로 삼이의 기운과 화기의 정수를 정말 원래 하나인 것처럼 완전히 점으로 압축 시켰다가 서서히 풀어 삼이의 마나로드를 흐르게 했다. 그렇게 몇 번을 안정적으로 순환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자신의 기운을 거둬들인다.

-어떻게...?

삼이의 내부에서 움직이는 안정적인 기운을 느낀 정령왕은 믿기지 않는 다는 듯 혼자 중얼거렸다.

“다 방법이 있으니까 그러는 거지, 내 새끼 다치게 할 것 같아?”

-...내 새끼인데...

반화의 말에 정령왕이 아무도 들리지 않게 소심하게 중얼거려본다.

-우앙!!! 불끈불끈!

화르르르!!!! 치지지지직!

순이에게 물려받은 기운과 반화가 준 자연의 화기가 합해지면서 푸른 전류가 튀는 붉은 불꽃을 사방으로 뿌리며 삼이가 신나했다.

삼이의 돌발 행동에 주변에 있던 랑이와 두르한은 물론 드래곤까지 식겁하며 몸을 뒤로 후다다닥 뺐다.

-아빠, 나두요!

“알았어, 기다려 봐.”

그도 마법처럼 뿅하고 만들어 내면 좋지만 이렇게 한꺼번에 자연의 기를 손상시키면 자연에 안 좋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기에 또 하기엔 무리였다. 아까도 그가 아니었다면 이쪽 대륙이 통째로 날라 갔을 것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지난번에 먹다가 남은 두꺼비 지배자의 마정석이 생각난 그가 기발한 생각을 해냈다.

“좋아. 잠깐만, 꼬맹아.”

그가 검은 공간으로 손을 집어넣어 마정석을 압축 시켰다. 그리고 구멍을 내고 안에 빈 공간을 만든 후 그 안에 크로롱 액을 채워 넣고 다시 구멍을 막았다.

기대 중 인 꼬맹이 앞에 그가 손을 꺼내자 압축되어 축구공만한 마정석이 들려 있었다.

-우아~!

“아직 이야.”

바로 마정석을 집어 들려는 꼬맹이를 막고 반화가 마정석에 기운을 주입했다. 내부로 들어간 기운은 안에 있는 크로롱 액을 급속 냉각시켜 고체로 만들고 나서 그에게 돌아왔다.

“자. 이제 먹어도 돼. 대신 딱딱하니까...음...그래. 아냐, 먹어먹어.”

커다란 크기의 마정석을 압축한 것이라 진짜 단단할 텐데 손으로 잡자마자 와작와작 씹어 먹는 꼬맹이에 반화가 하려던 말을 주워 삼키고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앞으로 꼬맹이가 장난으로 물면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물리면 이젠 따끔하게 아프겠네.’

나름 자신들도 상식적이지 않은 존재라고 생각해 왔던 드래곤과 정령왕은 저 괴물에 비하면 정말 상식적인 존재였다는 걸 깨달았다.

꼬맹이와 삼이가 만족스러운 듯 자기들끼리 꽁냥거리는 모습을 보며 반화도 기분이 좋아 졌다.

“집도 저렇게 됐는데 지낼 곳은 있어?”

은근슬쩍 부부에게 묻는 반화.

-음? 아, 뭐 저 정도면 다시 만들면 된다만? 기운도 차분해졌고, 문제없다.

산 하나가 무너져 엉망이 되긴 했지만 명색이 정령왕과 드래곤인데 저 정도는 금방 해결할 수 있었기에 반화는 조금 아쉬웠다. 애들이 많아 보모가 필요했는데...딱! 저 둘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냥 여기도 아예 날려 버릴까?’

이미 용의 둥지를 한번 날려 먹은 전적도 있겠다, 하나나 둘이나 똑같다는 자기합리화를 하려던 차에 지상에서 묘한 울림이 울렸다.

-?? 뭐...뭐지?

드래곤과 정령왕도 처음 느끼는 듯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 울림을 느낀 반화의 입가에는 묘한 웃음이 달려 있었는데, 그 모습을 우연히 본 정령왕은 온몸이 떨리는 기분을 느꼈다. 이 기분은 아까 검은 기운에 삼켜졌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라, 그 심상치 않음을 느낀 정령왕이 몸을 주춤거리며 뒤로 뺐다.

“림자, 롭슨 1호기 위로 올려, 최대한으로. 그리고 애들 못 내려오게 해. 웬만하면 파스의 동체로 애들 옮겨 주고 파스보고 고도 더 올리라고 해.”

쏙!

“응? 알겠다.”

왠지 즐거워 보이는 반화를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그의 말대로 롭슨 1호기의 방어막이 견딜 수 있을 정도까지 고도를 올렸다. 위로 올라가는 중에 반화는 아이들에게 내려오지 말라고 당부하고 배에서 뛰어 내렸다.

“오랜만에 몸 좀 풀었으면 좋겠네.”

괴물들의 세계에서 나온 뒤 처음 느껴보는 즐거움에 그의 입가가 내려 갈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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