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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63화 (64/295)

# 63화-엘프왕국 #

63화

순식간에 웅성거리던 엘프들이 입을 다문다.

“아...속이 안 풀리는데? 어떡하지, 여왕아?”

“반화님...”

“여왕님. 잠시만...”

두르한이 여왕을 뒤로하고 반화에게 다가 온다.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죄 값을 받아야지요.”

화르르륵!!!

-끄아아아아!!!!!!!!

두르한의 손에서 타오른 불꽃이 쓰러져있는 일장로 일행을 뒤덮는다.

“?”

스윽..

퍽!!!!!

“우웩!!!”

그리고 두르한이 자기 손으로 자신의 복부를 때리고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두르한님!!!!!!”

여왕이 다급하게 다가와 두르한을 살핀다.

“니들 혹시 영화도 보니?”

감정 없는 반화에 말에 여왕이 고개를 들어 그의 눈과 마주친다.

반화는 지금 정말 재미없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기분으로 엘프들이 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때,

이 곳에 모인 엘프들 중 한명이 소리친다.

“죄송합니다!!!! 부디 여왕님을 용서 하십시오!”

쿵!

소리친 엘프가 절을 하며 머리를 바닥에 박고 반화에게 소리쳤다. 그에 이 곳에 모인 모든 엘프들이 일제히 그 엘프와 같이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말했다.

“저희가 대신 벌을 받겠습니다. 제발 여왕님을 살려주십시오!”

수백, 수천의 엘프들이 땅을 찧은 머리 아래로 피가 흥건하게 고여 비릿한 피 냄새가 이곳을 가득 채운다.

“에이~ 왜 그래? 왜 다 죽으려 그래. 그냥 쟤만 죽일게. 나도 니들 다 죽이면 찝찝하잖아?”

그런 모습에도 그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듣는 엘프들은 섬뜩한 기분을 느끼며 몸을 떨기 시작한다.

덜덜덜...

“여왕님을 죽이시겠...다...면... 저희가 먼저 가 있겠습니다..”

스윽!! 푹!!!!

컥!

제일 먼저 나섰던 엘프가 가지고 있던 검을 자신의 몸에 관통시킨 채 쓰러진다.

“아아아악!!!! 안돼요!!!”

여왕이 비명을 지르며 그 엘프에게 뛰어간다.

“아아...”

엘프의 복부에 나오는 피를 막으며 그녀가 자신의 힘을 사용해 치료하려 했다.

덥석!

“괘...괜.. 찮습니다...이미 살만큼 살았습니다...여왕님이 먼저 가는 걸 볼 수 없어 제가 먼저 가서 기다리겠습니다...”

힘겹게 말을 내뱉은 엘프가 이내 고개를 푹 숙인다.

흐음..

“이번 건 좀 볼만했어.”

반화가 장난스럽게 말하며 그들에게 다가 오려 하자 엘프들이 하나둘 그 사이를 막는다.

“저희들 먼저 가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반화의 앞을 막고 엘프들이 말했다.

“안돼요!!!!!다들 이러지 마세요!... 다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

“흠...”

피 묻은 손을 들어 엘프들의 앞을 막고 그녀가 그의 앞에서 서서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스윽.

콰아!!!!!!!!!!!!앙!

휘이익! 퍽퍽퍽퍽!!

반화가 손을 들어 앞에 있는 여왕을 제외한 모든 엘프들이 손짓에 맞고 날아간다. 날아가 땅에 쳐 박히며 ‘퍽’ 하는 소리를 낸다. 떨어진 엘프들은 미동도 없이 모두 일어나지 못하고 쓰러져있다. 그 모습을 본 여왕이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말한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게이트를 타고 이주하며 척박한 스톨로지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서로를 이끌었으며 서로 의지했던 그들이다. 그 유대감이 남다를 수밖에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인간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일부의 엘프들이 욕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여왕의 자리에...

비록 그자들의 욕심으로 결국 이 사단이 일어났지만 그녀는 그들을 탓하기보다 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은 엘프들을 지킬 수 있게 되었으니까.

“가족들 때문에 이번은 한번 봐주지. 괜히 뉴스에 나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 할 테니까.”

반화가 하늘을 한번 슥 보곤 말했다.

엘프의 수도에서 갑자기 여왕과 엘프들이 사라진다면 분명 어떻게 해서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위성까지 동원 될 것이다. 그럼 뉴스가 나올 것이고 그의 가족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며 그를 의심할 것이다. 거기에 지금 당장 여왕이 사라지면 지금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은 그가 한 짓을 분명 알 테니...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하다고하는 여왕.

“먼저 갈 테니까 저것들 정리하고, 와서는 그냥 사고라고 해, 괜히 이상한 말 하지 말고.”

“예.”

그 말을 끝으로 그는 가족들 곁으로 먼저 이동하고 남은 여왕은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먼저 쓰러져 있는 엘프들 하나하나 확인하며 그들을 깨웠다.

“? 저희는 다 죽은 건가요?”

“아니에요. 저희 다 살았어요.”

“아!... 그분이 용서를 하셨나요?”

아무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음에도 섬뜩함을 주던 인간이 생각난 한 엘프가 물었다.

“일단은요. 다른 엘프들도 깨워 주시겠어요? 저는 장로님과 두르한님 치료를 해야 해서..”

“네! 얼른 가보세요!”

여왕이 먼저 검에 복부를 꿰뚫린 장로라는 엘프의 치료부터 한다. 칼을 조심히 뽑으며 바로 물의 정령 치유능력을 사용해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고 회복을 시킨다. 그리곤 품에서 작은 알을 꺼내 입에 넣어 준다.

혈색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두르한에게 가서 마찬가지로 작은 알을 먹인다.

“...으음...”

금세 회복된 두르한이 아직 정신이 덜 돌아 온 듯 주위를 살피며 고개를 흔들었다.

“여왕님...?”

그의 앞에 있는 여왕을 발견한 그가 말했다.

“네. 말씀하세요.”

스윽..

“용서를 한 겁니까? 아니, 애초에 우리가 그에게 용서하고 말고의 존재도 아니었겠지만...”

“일단 다들 무사해요. 이 일의 원흉들은 두르한님이 직접 해결하셨으니...저 아이들만 남았네요.”

아직 젊은 엘프들이 엉망인 몰 골로 깨어나 주위의 엘프들에게 포박을 당한 채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그나마 다행인 건가요. 그분의 가족이 다치지 않아서 이쯤에서 끝났네요.”

“저 아이들의 처분은 그 분에게 물어 볼 겁니다. 어려도 죄는 죄. 그 대가는 치러야죠. 물론 그 분이 내리시겠지만. 그리고 두르한님...그리고 이장로님... 고맙습니다.”

여왕이 정신을 조금 차린 두 엘프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정말 고맙습니다...”

숙인 고개 아래로 맑은 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이곳에 계신 여러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그녀의 말에 쓰러져 있다 일어난 엘프들 모두 고개를 숙인다.

“이곳에 오기까지 누구보다 힘들었을 여왕님이십니다. 세계수를 잃을 뻔한 적도, 엘프들이 말라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도 침착하게 저희를 이끄셨습니다. 그 은혜를 어떻게 잊겠습니까. 여왕님께서는 저희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 분이십니다.”

“...”

“흠흠...자자! 다들 원래대로 돌아가게나. 여왕님이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드시지 않는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여왕을 보며 이장로가 주변의 엘프들을 쫒아내며 자신도 사라진다.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두르한까지 사라지고 나서야 고개를 든 여왕은 눈 꼬리 끝에 달린 물방울을 슥슥 닦아내고 성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공간을 열고 나타난 슬이를 누나가 끌어안고 오열을 터뜨렸고 삼이는 순이에게 호 되게 혼이 나고 나서 격한 그루밍을 받았다.

“다행이다...”

명하와 부모님은 그런 모습을 보고나서야 안정이 좀 되어 자리에 앉아 물끄러미 그 모습을 봤다.

“? 엄마 왜 울어? 이잉...울지마..”

갑자기 자신을 끌어안고 우는 수화에 당황한 슬이도 같이 울기 시작한다. 부모님도 슬쩍 고개를 돌리고 눈가를 훑는다.

한참을 울고 나서야 진정이 된 수화가 슬이를 껴안은 손을 놓지 않은 채 말한다.

“엄마가 슬이 없어지는 것도 눈치 못 채고 미안해.”

웹툰에 쓸 소재를 위해 성 이곳. 저곳 정신없이 보느라 슬이를 신경 쓰지 못해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수화는 자신에게 굉장한 혐오감을 느꼈다.

스륵.

“그거 누나 잘 못 아냐. 보고 있었어도 못 막았을 거니까.”

사라졌던 반화가 나타나며 말했다.

“?”

그의 말에 가족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엘프들이 실수로 저기에 이동마법진을 설치 해 놓은 거라고 하더라. 시험적으로 했다가 없애야 되는 걸 깜빡 잊고 못 지웠대.”

“그래?...”

사실은 아니지만 진실을 알면 불안해 할 가족들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 누나는 조금 자신에 대한 원망이 줄었지만 그래도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자책감을 덜어내진 못했다. 자식을 잃어 보지 못했다면 결코 느껴 보지 못했을 감정이었다.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지만 피 말리는 시간이었기에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슬이도 느끼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품에 있는 슬이를 더욱 꽉 안았다.

“엄마, 깝깝해...”

“조금만 이러고 있자, 응?”

“아라써..”

슬이도 그런 누나의 걱정을 느꼈는지 답답한 기분에도 얌전히 안겨 있었다.

사태가 진정 되고, 여왕이 다가와 그의 가족과 그에게 정중히 사과를 했다. 긴장이 풀린 가족들은 성에서 나와 바로 숙소로 들어갔고 여왕과 그만 남았다.

“그 아이들은 반화씨께서 처리하시는 대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냥 죽이지 왜?”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아냐.”

그가 마음을 바꿨는지 갑자기 말을 바꿨다.

“데려와.”

그의 말에 여왕이 엘프를 불러 사건을 일으킨 엘프들을 데려 왔다.

“살려주세요! 여왕님! 저희는 같은 엘프 아닙니까! 왜 저런 인간에게 저희를 맡기시는 겁니까!”

기절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여왕이 인간에게 자신들의 처리를 넘긴 것을 눈치 챈 놈들 중 하나가 소리쳤다.

그 모습을 반화가 물끄러미 바라본다.

“여왕님!!!”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는 놈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는지 여왕이 뭔가 말하려는 순간, 반화가 움직였다.

움찔!

그 모습에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거리는 놈들.

쩌저저저적....퍽!!

-끄아아아아악!!!!!!!!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던 놈의 머리가 반으로 쩍 갈라지더니 몸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서서히 머리가 다 갈라지고 사라질 때까지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던 놈에 주변에 있던 엘프들이 놈에게서 떨어지며 소리를 지른다.

“허어어억!!!!”

그리고 놈들이 기겁을 하며 반화에게서 멀어지려한다.

“잘못을 했으면 제일 먼저 사과를 해야지.”

그가 나직하게 말한다.

“자..잘못 했습...”

“물론 네놈들은 잘못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겠고, 사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지만 말이야. 쯧 ”

혀를 찬 그는 볼 것도 없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퍽!...

원래 없던 것처럼 놈들이 사라졌다.

“불만 없지?”

“예...”

“기분 좋은 여행을 망쳐버렸어...이 일에 대한 소문은 알아서 처리해.”

그 말을 끝으로 반화도 여왕의 집무실에서 나와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적막만 흐르는 집무실 안 여왕의 숙여진 고개는 한참 동안 올라오지 않았다.

.

.

.

결국 여행은 그 길로 끝내고 집으로 돌아 온 반화의 가족은 놀랐던 마음을 쓸어내리며 반화의 집에서 쉬기로 한다.

“마스터? 왔나? 근데 무슨 일 있나? 왜 다들 조용하지?”

노에라가 예상 보다 일찍 돌아 온 가족들을 보며 물었다.

“일이 생겨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있어 오늘 여기서 쉴 거니까.”

“알았다.”

노에라가 궁금한 눈치였지만 묻지 않고 다시 컴퓨터로 날아 가 게임을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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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쩡하게 끝난 여행에 맥이 빠진 가족들은 하루 종일 멍하니 집에서 쉬다가 본가로 돌아갔다. 그 동안 엘프왕국에선 내부적으로 소란을 잘 입단속 했는지 무슨 일이 있었다고는 전혀 생각 할 수없이 조용했다.

그리고 추석에 SS급 승급을 마친 신소이와 용군주가 뉴스에 나왔다. 신소이는 승급 절차를 끝낸 뒤 바로 반화의 본가로 찾아와 그의 부모님께 인사했다.

조금은 침울해 있던 가족들이 신소이로 인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근데, 네 동생은 왜 승급을 안 하는 거지?”

“응? 승급? 아직 실력이 모자라서 못하는 거 아냐? 테이머는 몬스터에 따라 등급 받잖아.”

“그러니까. 그 블랙오거, 장난 없이 강한 놈인데?”

“그래?”

“동생하고 대화 좀 해라. 쯧”

그녀가 수화를 구박하자 옆에 있던 명하도 거든다.

“그쵸? 언니랑 오빠는 진짜 대화 좀 해야 된다니까?”

“맞아! 좀 재미없는 타입이야.”

죽이 잘 맞는 신소이와 명하 사이에서 수화는 같은 편 없이 홀로 둘에게 맞서야 했다.

“이모! 이모! 얼음이모!”

그때 방안에서 쪼미와 놀던 슬이가 다가왔다.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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