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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62화 (63/295)

# 62화-엘프왕국 #

62화

“간단하게 식당가서 먹죠, 뭐.”

“? 식당? 여기 식당이 있어? 엘프들은 과일이랑 이슬만 먹고 사는 거 아냐?”

“뭔 소리야?”

“그 소설 같은데 보면...”

아닌 척 하지만 가족들 모두 명하의 말에 동의하는 눈치다.

“...쟤들도 고기 먹어. 스테이크 좋아해.”

“말도 안 돼! 거짓말!”

“삼춘, 거짓말!”

“슬아...그런 거 따라하면 안 돼.”

아빠가 급히 슬이를 명하한테서 떼어 놓는다. 그리고 누나는 살포시 명하의 뒷목을 잡고 어두운 곳으로 데려갔다.

...

“그런데 반화야. 엘프는 어떤 돈 쓰니?”

“어?...잠시 만요.”

거기까진 생각 못한 반화는 전화를 걸었다.

<>민사장님 접니다.

<>? 무슨 난리요?

<>아, 그 엘프 왕국에서는 어떤 돈을 쓰죠?

<>그래요? 다행이네요.

<>비지니스죠, 뭐

<>나중에 같이 한번 오죠, 그럼 추석 잘 보내세요.

뚝!

“뭐래? 우리나라 돈 써도 된데?”

“어, 카드 쓰래.”

“헐...내 상상의 엘프 왕국이미지가...”

“식사 하시러 가죠?”

“그..그래.”

부모님도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간단히 나설 준비를 하고 한명씩 슬이, 순이, 삼이, 꼬맹이,  쪼미를 안고 식당으로 나섰다. 나가서 지나가는 엘프에게 식당위치를 묻고, 찾아가 주문을 했다. 확실히 비슷한 요리 같지만 재료도, 쓰는 조미료도 다른 것인지 못 먹어 본 맛이면서도 맛있었다. 정령수도 요리에 쓰는 것 같다.

그냥 아무 곳이나 물어 간 곳이지만 만족스런 식사를 마치고 나온 반화 가족은 거리를 잠시 구경하다 숙소로 들어와 내일을 준비했다. 수도로 관광을 위해 들어 온 인간은 처음이라 엘프들도 신기하게 보긴 했지만 그런 엘프들은 더욱 신기하게 보는 명하 때문에 이내 시선을 돌리고 피해, 본의 아니게 가족들에게 도움이 된 동생은 씻자마자 골아 떨어졌다.

.

.

.

아침 일찍 찾아온 엘프가 반화의 가족이 성을 구경 할 수 있게 안내를 해준다고 전했다. 가족들이 성을 구경하는 동안 반화는 여왕을 보기로 했다.

“꼬맹이는 같이 갈 거야? 순이랑 삼이는 저렇게 놀러 가는데?”

-아빠랑 있을래요.

여전히 아빠 바라기인 꼬맹이만 데리고 여왕에게 가기로 한다. 가족들은 안내원 엘프들을 따라 세계수주위에 세워진 나무 성을 구경하러 가고 반화는 바로 세계수의 여왕에게 간다.

꼬맹이를 품에 안고 금세 도착한 세계수의 앞에서 여왕이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응. 오랜만이네?”

“네... 안으로 가시지요.”

이상하게 여왕에게는 말을 놓는 반화였다.

“흠...왜 너한테는 말을 놓을까?”

자신도 궁금한지 그가 여왕에게 물었다.

“글쎄요...저도 모르겠군요.”

여왕도 그의 반말을 이상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자신이 이상했다. 하지만 생각해 봐도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뭐 중요한 건 아니니까 넘어가자고.”

그가 그렇게 말하며 여왕의 집무실 한 쪽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았다.

“왜 죄다 나무야? 엘프 코스프레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나무는 엘프의 뿌리입니다.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렇게 해야죠... 인간들의 문명은 너무 빠르게 전파 되니까요. 더욱이 세계수께서는 나무를 좋아하죠.”

여왕이 차를 타서 그에게 건넨다.

“마셔보세요. 향이 좋습니다.”

과연 꽃 향이 퍼지면서 달콤한 맛이 났다.

-캉!

“응? 꼬맹이도 마실래?”

자기도 달라는 꼬맹이에게 스푼으로 먹여준다.

“불의 정령왕은 찾아 봤어?”

“예. 공교롭게도 정령왕께서도 크라센 산맥에 있다는 군요. 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모릅니다.”

“걔는 거기 왜 있어? 그쪽에 엘프가 있으면 화산도 없는 거 아냐?”

“...크라센 산맥은 매우 넓고 산봉우리들에 막혀 완전 다른 환경이 있기도 하지요. 대륙에서 가장 큰 용암지대가 있기도 하고요.”

“그래? 근데 거기에 엘프가 있다고? 그 넓은 곳을 언제 다 찾아?”

반화의 물음에 여왕이 천천히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크라센 산맥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그곳은 생물이 살기에는 극한의 장소가 대부분이에요. 엘프들이 있을 장소는 훨씬 좁습니다. 정령왕을 찾는 것 보단 쉬울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쉽지는 않겠지만요.”

“흠...아! 너 혹시 그림자 종족이라고 알아?”

“그림자종족...이라면 아! 가끔 인간들과 계약하던 그 이상한 종족 말인가요? 그걸 반화씨는 어떻게 알죠?”

“내가 하나 데리고 있거든. 그리고 악마라는 종족도 알아?”

“악마요? 지구의 악마를 말하는 건 아닐 테고...혹시 그 마족들을 말하는 건가요?”

“마족이고 뭐고 몰라 그냥 좀 지저분한 짓 하는 놈들인데? 고대시대에 분탕질 한번 했다는데”

“고대시대라면 저희도 잘 몰라요...전해지는 이야기만 조금 알 뿐이죠.”

혹시나 해서 물어 봤지만 역시나 그녀는 악마에 대해서 그가 아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아! 그 뭐였지... 불사의 대지? 거기에 대해 아는 것도 있어?”

“아뇨, 그건 처음 들어 보는데요?”

“그래?”

엘프들이 이주한 이후에 해골들이 생겼나 보네.

“더 궁금한 것 있으시나요?”

“뭐 아는 것도 없으면서 물으면 뭘 해?”

“...”

실컷 아는 것 알려 줬더니 타박하는 그를 살짝 노려보던 그녀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세계수가 두려워하고 있어요...이게...”

“? 이건 순이 기운인데?”

반화도 이상한 느낌을 받고 자리에 일어나 한쪽 방향을 봤다.

“먼저 간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반화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시 그의 모습이 보인 곳은 성 내부로 보이는 한 장소.

덜덜덜....

“순아?”

-냐아아!!!!!

그곳에서 순이가 사방으로 가족들을 제외한 모든 것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었다.

“반화야!”

“누나 무슨 일이야?”

“슬이가...”

“? 슬이가 왜? 슬이...어? 슬이 어디 있어?”

“그러니까...한창 구경한다고 정신없는 틈에 슬이랑 삼이가 사라졌어. 어떡하지?”

“삼이랑 같이?”

“응.”

“그럼, 걱정 마.”

삼이의 그림자에는 림자도 있었다. 오랜 산 녀석이니 위험한 상황은 없을 거다. 그리고 만약 무슨 일이 있다면, 그게 슬이에게 해가 된다면 그가 바로 알아차렸을 테니 아직 녀석들은 괜찮을 거다.

“여기 인간은 우리 밖에 없어, 금방 찾을 거야.”

탁탁탁!

여왕이 뛰어 왔다.

“반화님. 무슨 일이신가요..?

“조카가 없어졌어. 삼이도 같이.”

“삼이라면...그 정령왕의 씨앗?”

“맞아.”

“잠시만요. 지시 좀 내리고 올게요.”

여왕이 슬이와 삼이를 찾으라고 엘프들을 풀었다.

“순아, 그만 화내고 이리와. 삼이랑 슬이 괜찮을 거야.”

-냐아아...

-끼이잉...

꼬맹이도 덩달아 풀 죽은 소리를 낸다.

“갑자기...갑자기 사라졌어.”

“갑자기?”

“응, 분명히 눈앞에 있는 걸 보고 잠깐 고개를 돌렸다가 봤는데 없었어...”

명하가 몸을 심하게 떠는 누나 대신에 설명을 해줬다. 부모님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누나를 다독인다.

“갑자기...”

순간이동하지 않았다면, 사라지는 걸 순이가 충분히 알았을 테고... 전혀 위험한 느낌이 들지 않았으니 그렇게 경계하지 않았다는 건데. 삼이는 아직 너무 어려 강한 힘을 가진 것과 달리 대응이 유연하지 못하니.

“어이, 여왕아. 혹시 여기 성에 엘프 말고 다른 애들도 살아?”

“엘라스에는 엘프만 거주 하고 있습니다.”

“그래? 너희 혹시 이동마법진 알아?”

“이동마법진...이라면 설마?”

...“빙고네.”

슈우우우욱!!!! 콰가가가가가각!!!!!!!!!!

때 마침 성에서 간신히 보이는 장소에서 엄청난 소리를 내며 폭발한다. 그 후 후폭풍이 그들이 있는 자리까지 느껴졌다.

“만약 내가 저기로 갔는데 엘프가 있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꽈악...

여왕이 뭔가 짐작 가는 것이 있는 듯 입술을 깨문다.

“같이...가요.”

“그래. 같이 가지 뭐. 순아, 여기서 가족들 좀 지켜줘. 혹시라도 덤비는 놈은 그냥 네 마음대로 하고.”

-냥!!

순이를 남겨 두고 여왕과 몇 명의 엘프와 함께 소란의 진원지로 이동했다.

......

-응? 아빠 왔다!

“삼춘!”

“...아이들은 무사하네요.”

여왕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건 그런데 쟤들 누군지 알아?”

여왕이 반화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 입술을 꽉 물었다.

“네...”

“그래? 림자. 어떻게 된 거야?”

쏘옥!

“발밑에서 순간이동진이 터졌어. 이동 된 곳은 나무 속 같았는데, 저 놈들이 있더군.”

그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삼이의 그림자에서 림자가 나와 그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소환자와 계약자의 가족을 지키려고 준비하는 중에 저놈들이 저 아이에게 손을 대려 하더군.”

스윽.

반화가 사방으로 널 부러져 있는 놈들을 한번 훑어 봤다.

“...그래서 소환자가 여기를 이렇게 만들었다.”

역시 삼이의 작품이었네.

“내 눈에만 엘프로 보이는 건 아니겠지? 내가 여기 엘프가 보이면 각오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에요. 인간의 도움을 반대하는 엘프들이 있어요. 아마 그 자들이 부추긴 것 같아요.”

“흠...”

그때, 멀리서 건장한 엘프 한 명이 굉장한 속도로 이곳으로 다가왔다.

“두르한님?”

순식간에 여왕의 앞으로 온 건장한 엘프가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괜찮으십니까? 무슨 일이죠?”

“저는 괜찮아요. 근데... 아! 이분은 이번에 저희에게 도움을 주시러 온 이반화씨라고 해요. 저번에 제가 말했죠?”

“지배자를 부리는 인간...안녕하십니까?”

“안녕 못하는 것 같지 않아?”

심기가 불편한 반화는 지금 여기를 다 날려버리고 싶은 기분을 꾹꾹 참고 있었다.

“...여왕님, 무슨 일 인지?”

“그게... 아이들이 작은 실수를..”

슈우욱 퍽!!!

“아악!!!”

“!? 여왕님!!!”

지지직!!

반화가 공간 열고 아이들을 순이의 옆으로 보냈다.

“...쯧.”

마지막으로 공간을 들어가는 림자가 작게 혀를 차며 모습을 감추고, 그가 공간을 닫는다.

“이게 무슨 짓이오!!”

“뒈지고 싶으면 계속 지껄여봐. 내 앞에서 작은 실수니 뭐니 하면서.”

“...두르한님...잠시만”

반화의 발길질에 나가 떨어졌던 여왕이 힘겹게 일어서며 두르한이라는 엘프를 막아섰다.

“죄송합니다...”

“여왕님!!!”

“쳐 맞으니 죄송합니다가 나오네?”

“이놈!!!!”

“두르한님!!”

두르한이 참지 못하고 반화에게 달려들려 했지만 여왕이 필사적으로 말린다.

“저분을 건드리면 안 됩니다.”

“이게 무슨 일 입니까!”

삼이가 일으킨 소란이 퍼져 엘프들이 이제야 모이기 시작한다. 그들은 여왕이 두르한을 말리는 모습과 그 앞에 인간이 서 있는 것을 보면서도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쓰러져 있는 엘프들을 발견한다.

“누구냐! 누가 감히!!”

그때 그 엘프들 사이로 한 무리의 엘프들이 나오며 소리를 쳤다.

“감히 내 아이를 저렇게 만들다니. 인간! 네놈의 짓인가?”

“호오? 아하! 니 놈 이구나?”

소리를 지르는 엘프에게 오히려 잘 나왔다는 듯 대답하는 반화. 수많은 엘프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전혀 상관없다는 말투에 엘프들이 당장이라도 달려 들 듯 몸을 움찔 거렸지만 여왕의 말에 다들 차분하게 기다린다.

“다들 가만히 계세요.”

두르한을 겨우겨우 말린 여왕이 이 곳에 모인 엘프들에게 말했다.

“여왕님! 결국 인간들의 힘을 빌리려다 우리 아이들이 다쳤습니다! 저희가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 기어코!”

아까부터 소리를 지르던 엘프가 여왕에게까지 따지듯 소리 쳤다.

“일 장로! 여왕님께 그게 무슨 태도요!”

“아주 쇼를 하네.”

두르한이 소리치는 엘프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을 본 반화가 한 소리 했다.

“누가 봐도 딱 저놈이네? 그치?”

그가 여왕을 보며 말했다. 이미 딱 각이 나온 그는 어떻게 조져야 속이 시원할 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의 마음도 모르고 일장로라는 자는 그의 주위에 있는 엘프들을 부추기며 여왕의 잘못된 판단이라며 선동하기 바빴다.

여왕은 그 모습에 머리가 지끈 아파 오는 것을 느끼며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고민해 봤지만 슬쩍 본 반화의 싸늘한 미소에 어떻게 하던 결론은 이미 난 것을 깨달았다.

그저 지배자를 부리는 인간이라고 했지만 세계수와 교감 할 수 있는 그녀는 세계수가 느낀 그에 대한 느낌을 그가 이 곳에 온 뒤로 계속해서 받았고, 그가 존재만으로도 두려움에 떠는 세계수를 통해 그가 평범한 인간이 아닌 괴물임을 짐작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필사적으로 두르한과의 충돌을 막았고 어떻게 해서든 잘 해결 하려 했다. 저들이 끼어들지 않았다면 그냥 그녀가 반화에게 맞고 끝날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일장로...죽으려면 혼자 죽으세요. 애꿎은 엘프들 데려가지 말고!”

결국 여왕마저 소리를 지른다.

“허어...여왕께선 너무 인간들에게 물들어 버렸어요. 인간의 편에 서다니”

엘프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자! 쇼가 너무 루즈해 지는 것 같지 않아? 이럴 땐 좀 쳐 맞아야지?”

그런 소란을 깨고 반화가 태연하게 일장로라는 엘프에게 다가간다.

“인간! 죄 값을 치르게 해주지.”

그에 일장로와 주변의 엘프들이 기세를 끌어올리기 시작한다.

퍽!!!!퍼퍼퍼퍼퍼퍼퍽!!!!

...

기세가 정점을 찍기도 전에 바닥으로 처박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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