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화-이상한 섬 끝 #
55화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녀석이 주위를 둘러본다.
“어...일단 시험은 통과한 것 같은데...왕을 빼면 나도 어디 가서 빠지는 실력은 아닌데, 한방에...”
아직은 충격에 완전히 빠져 나오진 못하고 횡설수설한다.
“흠...여기 사용한 사람들은 예전에 떠난 것 같고... 뭐 더 이상 할 것도 없는데 이만 돌아가자.”
반화의 말에 노에라가 가장 신나하며 그를 재촉하기 시작한다. 그가 별장으로 향하는 공간을 열어 아이들을 이동시키고, 제단이 존재하는 건물만 뜯어 따로 자신의 검은 공간에 넣어 둔다. 그리고는 섬의 지반을 무너뜨려 섬 자체를 가라앉히고 그림자 녀석을 잡고 별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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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모여 앉아 다들 반화의 손 위에 있는 검은색의 삼이를 본다.
“인간들이 네 종족을 보고 악마라고 하는 것 같은데...”
“한때 그렇게 부른 인간이 있다고 듣긴 했지... 비교적 최근이긴 하지만. 그전엔 다르게 불렸었지. 우릴 악마라고 부르던 인간들은 우리의 시험에 통과한적 없었어.”
“그래? 노에라, 넌 얘들 알아?”
“난 잘 모르겠다. 해골씨한테서 딱히 들어 본적 없고...”
“넌 땅의 신수인가? 흠... 아직 어린 신수로군.”
“얘가 어리다고? 얘 천년은 넘게 살았어.”
“천년이라...아! 인간들의 시간 표현이군. 제일 최근에 인간들이 우릴 소환한 게 그 쯤 이었을 텐데, 우리한테 그리 긴 시간은 아니야.”
천년을 길지 않다고 하는 녀석은 그저 밋밋한 검은 형체라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당연하다는 듯 말 하는 걸 봐선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 천년 전에 소환을 했다고?”
“정확히는 천년 전, 후이긴 하겠지만 그 정도 된다. 아! 그걸 기억하는 이유가 소환당한 자식들이 이상한 소릴 해서 아직도 기억한다.”
“응? 무슨 소리?”
“하라는 시험은 통과하지 않고 자꾸 제물이 어쩌고 하는 인간들이 우릴 불렀다고 했다. 결국 시험을 통과하진 못했고, 우린 다시 돌아 와야 했지.”
“호... 그럼 제물을 받는 놈들은 따로 있나 본데? 노에라. 악마를 그린 책 좀 줄래?”
노에라가 서재를 뒤져 악마의 사원에 관한 책을 가져왔다.
“혹시 걔들이 이런 문양으로 된 물건이나 표식 같은 걸 가지고 있지 않았어?”
“내가 소환 된 게 아니라서 그건 모르겠다. 나는 처음 보는 그림이군.”
금시초문이라는 듯 녀석이 부정했다.
“아, 그리고 네 종족이 여기 소환되는 이유는 뭐야?”
“그거야 매번 같은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다보면 지겨워 져서 그런 거지. 그렇다고 우리 세상을 다 비워 버릴 수도 없고, 너무 수준 낮은 곳에 가면 재미없으니, 왕이 정한 규칙에 따라 소환에 응하고 시험을 통과한 자와 계약을 하지. 근데 나를 소환 했을 땐 인간들은 수준이 꽤 높았다고 했는데 제물 같은 걸 들이대는 놈들은 약하고 좋지 않은 기운을 가졌다고 들었다.”
녀석과의 대화를 통해 악마의 사원에서 제물을 이용해 소환하는 악마는 다른 종족인 것이 명확해 졌다. 고대에 사용했던 제단을 이용해서 악마라고 생각했던 저 녀석과 같은 종족을 불러내려했지만 실패하고 그 제단을 버리고 간 것일 것이다. 혹시 몰라 지키게 이상한 키메라를 남겨 두고...제국 시절 악마라고 불렸던 놈들을 부르려면 역시 제물을 이용해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 반화는 일단 저 그림자 기생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한다.
“음...너 뭐 할 수 있어?”
“나? 보통 인간들은 자신의 힘이 되어 달라고 했는데? 이 곳에서 나를 불렀던 자들은 주로 뭔가 조종하는 걸 맡겼지. 그리고 소환자의 그림자에서 계약에 따라 나의 힘을 빌려 줄 수 있다. 이번 경우의 소환자는... 저 녀석인데...”
녀석이 바라보는 방향에는 순이와 장난치는 삼이가 있었다.
“...일단 삼이 그림자에 있어봐.”
“저 아이가 삼이 인가? 왕이 만든 공간을 깬 저 존재는 무엇인가?”
“고양이. 그렇게 알고 있어, 괜히 까불다가 맞지 말고.”
“알았다.”
스르륵.
반화의 손에서 삼이의 그림자로 흡수 되는 녀석, 꿈틀거리는 자신의 그림자를 신기하게 보며 다시 그림자를 잡으려 폴짝폴짝 뛰어 다니는 삼이를 지켜보는 순이에게 반화가 그림자 괴롭히지 말고 놔두라고 당부한다.
“아쉽네... 그 악마 놈들이 보고 싶었는데.”
고대에 있었다는 악마를 불러내기 위해 제국이 존재 하던 시절, 악마 추종자들이 그림자 녀석이 소환되는 제단을 착각하고 제물을 바쳤지만 그들이 원하던 악마가 아닐뿐더러 시험에도 통과 하지 못하니 그냥 방치한 모양이다. 진짜 악마라고 불렸던 놈들의 소환에 관한 책은 전 대통령 손에 있었고...
“마스터! 이것 봐라!”
그때 서적을 여기저기 뒤적거리던 노에라가 책 한권을 들고 나왔다.
“뭔데?”
“저 녀석 종족에 대한 설명인 것 같다!”
노에라가 가져 온 것은 러시아의 던전에서 가져온 책 중 하나였는데 그 동상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 책이었다.
“? 여기에?”
노에라가 가지고 온 책에 의문을 품고 읽어보던 그는, 왜 이걸 못 봤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 왔다. 그 책에는 던전의 중심에 있던 거대한 스태프를 든 동상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적혀져있었다. 물론 그가 혼종으로 만들었던 그 동상들에도 사용 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저 그림자 녀석이 조종하는 게 정석이었다니...어쩐지 그때 그 놈들 재료나 기술에 비해 영 맥아리가 없더니만. 내가 잘 못 한 게 아니었네.”
고대 마도 시대에 동상들을 칭하는 말은 기간트였다. 그림자 종족들을 소환하여 골렘이나 기간트들을 조종했는데, 그림자 녀석들의 시험에 통과 할 정도의 수준 높은 마도사들이나 기사들만이 녀석들과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런 만큼 기간트는 나라에서 귀한 재산이자 전략 병기였는데 그게 무려 10개, 그리고 훨씬 뛰어난 성능을 가진 1개는 산산 조각 냈다. 또 마지막 하나는 빈 깡통이라고 무시했었다. 그걸 그냥 배 만드는 재료로 썼으니...
“마스터가 만든 건 움직이는 걸 떠나서 미적 감각이 부족한 것 아니었나?”
“시끄러워.”
이렇게 된 이상, 저 그림자 녀석을 어떻게 이용하면 잘 이용했다고 소문이 날까...
“음? 그러고 보니...”
문득 떠오른 생각이 그를 지배했다.
“가능 할 지도 모르겠는데? 노에라, 여기서 애들 지켜보고 있어, 나 잠깐 나갔다가 올게.”
기간트에 대한 정보가 담긴 책을 가지고 공간을 찢어 집으로 돌아 온 반화는 인터넷을 통해 뭔가 급히 찾는다.
“있을 텐데... 아! 여기네? 일본?”
찾는 것이 일본에 있는 것을 확인한 그가 그 자리에서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다시 그가 나타 난 곳은 일본 도쿄의 상공.
“이왕이면 본거지에서 카피하는 게 좋겠지. 카피.”
작게 중얼 거린 그는 원하는 모델을 확인하고 카피마법을 사용한다.
마법이 잘 사용 된 것을 확인한 그는 바로 공간을 열고 별장으로 돌아 왔다. 생각 보다 일찍 온 그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노에라와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온 그를 졸졸졸 따라 다니는 꼬맹이를 지나쳐 혼종을 만들어 냈던 장소로 서둘러 움직인다.
스윽.
쿠웅!!
그가 검은 공간에서 배를 꺼냈다.
“기본 외형은 이걸로 하고...”
일본에서 카피한 모델을 그가 꺼낸 배에 맞게 수정하고 기간트에 대한 설명을 읽어본다.
“어차피 움직이는 건 그림자가 할 거고, 부족한 부분은 지배자 놈들 마정석 출력으로 커버 하면되니...카피 마법이 안 통하면 내 식대로 하면 되는 거지... 좋아, 이정도면 되겠어.”
마침내 도면을 완성한 그는 머릿속에 완성한 도면을 카피한 모델과 합치고 배를 향해 사용했다.
그르르륵..쿵! 끼릭...척!척!
배의 내부가 그의 도면대로 바뀌며 요란한 소리를 낸다.
-낑?
기어코 따라온 꼬맹이가 그 장면이 신기한지 고개를 연신 갸웃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지, 그렇지, 꼬맹아?”
-끼잉? 캉!
뭔지 모르지만 일단 반화의 기분이 좋아 보이니 덩달아 기분이 좋은 꼬맹이였다.
푸쉬시시시시....
“좋아. 그럼...”
그가 지배가가 남긴 마정석 두 개를 꺼냈다. 하나는 꼬맹이 뱃속으로 들어 간지 오래지만 아직 2개는 남아 있었다.
-캉!캉!
반화가 꺼낸 마정석을 본 꼬맹이가 흥분하며 달려들었지만 이번엔 단호하게 꼬맹이를 타일렀다.
“안 돼. 이건 쓸데가 있는 거야. 꼬맹아, 또 나중에 하나 구해 줄게. 알았지? 착하지?”
-끼잉...
다행히 꼬맹이를 쉽게 설득하고 꺼낸 마정석을 설계된 위치에 고정시킨다.
“좋아. 자동은 아니지만 수동도 나쁘진 않지.”
작업이 끝난 배를 다시 공간에 집어넣고 꼬맹이의 손을 잡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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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녀석 이름은 림자다.”
“그게 뭔가? 난 이름 따위 필요 없다.”
“네 의견은 필요 없어 넌 림자야, 꼬림자”
“...이왕이면 다른 걸로...”
삼이의 그림자에서 고개만 쏙 나와 항의를 하는 녀석을 가뿐하게 무시하고 녀석의 힘을 확인 하기로 한다.
“나와 봐.”
쑤오옥!
그의 말에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여전히 삼이의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근데... 나를 소환한 자는 저 녀석인데 왜...네가..?”
“불만 있어?”
“아니다, 없다!”
림자는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다른 위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존재로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었는데, 녀석이 본 반화는 흉폭한 괴물을 품은 존재였다. 녀석의 왕 정도는 그냥 씹어 삼킬... 때문에 얌전하게 그의 말을 듣기로 한다. 오랜만에 소환 되었는데 까불다가 한방에 갈 수 는 없으니까...
“자! 그럼... 순이하고는 안 될 것 같고...꼬맹아. 이리와 봐.”
-낑?
도도도도 착!
그의 말에 바로 달려와 다리에 찰싹 붙은 꼬맹이가 초롱초롱 그를 올려다본다.
“꼬맹아, 쟤랑 한번 싸워 볼래?”
스윽.
-캉!
림자를 한번 슥 본 꼬맹이가 자신 있게 소리 낸다.
“너도 싸울 수 있지?”
“음...당연하지.”
잠시 꼬맹이를 가늠한 녀석이 승낙했다.
“그럼, 시작!”
스윽..
반화가 마당의 공간을 따로 분리해 집에 피해가 없게 한다. 그 모습에 림자는 역시 개기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캉!
탓! 쌔애애애액!!
휭~!
-낑?
빠르게 림자를 벤 꼬맹이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갸웃 할 때 꼬맹이의 그림자 속에 숨은 림자가 재빨리 나와 꼬맹이를 가격 한다.
퍽!!
촤르르르!!
한 대 맞은 꼬맹이가 튕겨나간다. 발에 힘을 주며 중심을 잡은 꼬맹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폈지만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 림자녀석.
-크르릉...
한 대 맞은 것에 화가 난 꼬맹이가 으르렁 거리며 검에 오라 씌워 주위를 경계한다.
쏘오옥! 퐁!
퍽!!
다시 그림자에서 튀어 나온 녀석이 꼬맹이를 가격 한다. 하지만 재빨리 발을 이용해 몸으로 들어오는 림자의 공격을 막아 내는 꼬맹이.
“호오? 쉬게 보면 안 되겠군.”
처음 한방을 제외하고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한 림자가 아예 그림자에서 나와 꼬맹이와 거리를 두고 선다.
꿈틀...꿀렁!꿀렁!
-?!
녀석의 몸이 꿈틀 거리며 형태를 바꾼다.
“뭐야, 형태를 바꿀 수 있었네?”
반화가의 물음에 녀석이 당연하다는 듯 말한다.
“나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거다. 보통은 소환자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지.”
한껏 거드름을 피운 녀석은 꼬맹이와 같은 길이의 검을 만들어 꼬맹이와 대치한다.
“제대로 상대 해주지!”
-크릉!
녀석의 도발에 꼬맹이도 제대로 상대 해 주기로 한다.
화르르르륵!
발끝부터 타오르는 하얀 불꽃은 꽃이 만개하는 것처럼 꼬맹이의 전신을 감싸고 검에는 뚝뚝 떨어질듯 진한 오라가 만들어 진다. 거기에 꼬맹이의 투기가 주위를 채우니 당황한 림자녀석.
“....어...저기... 잠시만...”
예상과는 다른 힘에 녀석이 주춤 거리는 사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온 꼬맹이가 수직으로 검을 내려쳤다.
콰가가가각!!!
쌔애애액! ...콰아!!!!
그림자를 이용해 요리저리 피하는 림자녀석은 나지도 않는 식은땀이 흐르는 기분을 맛보며 조금이라도 늦게 피하면 골로 갈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으아!!!”
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듯 블랙홀처럼 주변의 빛이란 빛은 모두 흡수 하는 것 같은 오라를 만든 녀석이 꼬맹이의 검과 부딪힌다.
착...
검과 검이 부딪혔음에도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고 빛과 어둠의 싸움을 보는 것처럼 맞붙은 서로의 기운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으아아아아!!!”
-크릉!
점점 줄어드는 검은 오라... 한 뼘 만큼 남은 검은 오라마저 꼬맹이의 하얀 오라에 삼켜지려고 할 때 반화가 끼어들었다.
“꼬맹아 그만.”
치이이익... 스르륵
몸을 감싼 하얀 불꽃을 흡수하고 검을 회수한 꼬맹이가 바로 검을 팔찌로 만들고 그에게 초롱초롱 눈빛을 쏜다.
“잘했어. 아이고, 예뻐라.”
스윽스윽
-캉!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반화의 품으로 뛰어드는 녀석을 안고 그가 바닥에 주저앉은 림자를 봤다.
“...여긴 괴물들 밖에 없는 건가? 예전과는 너무 다르네.”
“내가 강해 질 방법 가르쳐 줄까?”
반화의 유혹에 흔들리는 림자.
“어떻게..?”
“일단 계약서부터 작성 하자고? 너희 종족들 계약 좋아 하잖아?”
“음... 원래 이중계약은 안되지만... 저 아이가 부르긴 했지만 그때 너도 있었고... 좋다! ”
별장의 마당으로 돌아온 녀석이 삼이를 한번 봤다가 그의 유혹에 결국 빠졌다. 꼬맹이와 대결의 패배에 녀석이 제정신이 아님에 틀림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 본 노에라는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자신의 동료가 하나 더 생길 것 같은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계약은 간단하게, 내 부탁 좀 들어 주면 돼.”
“흠... 그 정도면 간단하겠군. 좋아! 계약을 하지”
녀석의 몸에서 검은 덩어리가 나와 반화의 그림자에 흡수된다.
“계약을 위해 내 일부를 너에게 주었다.”
“그래? 그럼 끝난 거야?”
“그렇다.”
그럼..
“내 부탁은 여기 들어가는 거야.”
반화가 가리킨 곳에는 커다란 배가 한척 공중에 둥둥 떠 있었다.
“? 여길 들어가라고? 근데 난 어떻게 강해 질 수 있지?”
“여기 들어가면 강해져.”
알쏭한 그의 말에 일단 배를 살펴보는 림자녀석.
“호오...좀 다르긴 하지만 예전에 인간들이 우릴 소환해서 부탁한 것과 비슷 한군...물론 좀 허접 한 것 같긴 한데, 그걸 채우는 섬세한 설계에 출력, 재료니 그 녀석들이 만들었던 것과 비교 할 수 없게 강하긴 하겠군. 근데, 이거 움직이려면 좀 힘 좀 들겠는데?”
“수동이라 그래, 그래도 그냥 이 모양으로 있으면 움직이는 힘들진 않을거야. 자! 일단 들어 가봐.”
반화의 말에 일단 중추기관으로 흡수되는 녀석.
구르르릉.... 치이이익!!!
위이이잉!
녀석이 들어가자마자 조금씩 움직이는 배.
“음... 좋아 공중에서도 움직일 수 있네.”
그 모습을 만족스럽게 반화가 지켜본다. 그가 처음에 공중으로 배를 띄운 힘은 녀석이 들어가는 순간 제거했지만 자연스럽게 공중을 부양하며 조금씩 움직이는 배.
“이제, 변신 해봐.”
“변신?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배의 스피커를 통해 림자녀석의 목소리가 대답이 나오고 배의 구조가 조금씩 뒤 틀리기 시작한다.
위이잉~척! 윙척! 윙이이잉척!
이리저리 접히며 모양을 갖춰가는 모습을 보며 반화가 노에라를 흘끗 보며 말했다.
“봤냐? 이게 내 미적 감각이다.”
카피한 도면을 사용했지만 자신이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하지만 노에라는 그런 그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마침내 완성된 모습을 입을 떡 벌리며 봤다.
“...우...우와!!!! 멋있어!!!오오오오오!”
파닥거리며 변신한 모습 주위를 날아다며 살펴보는 노에라 연신 감탄사를 뱉었다.
“보는 눈은 있네.”
그들의 눈앞에는 만화영화에서만 볼 수 있던 거대한 로봇이 당당하게 서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