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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50화 (51/295)

# 50화-평범한 복수 #

50화

집을 나오기 전까지 삼이를 껴안고 있던 엄마가 아쉬운지 자주 오라며 삼이에게서 눈을 못 떼었다.

“엄마, 진짜 마음에 들었나 보네?”

“쪼그만 한 게 어릴 때 순이처럼 애교도 많고 얼마나 귀엽니.”

“우리 쪼미는!”

“쪼미는 귀엽기 보단 든든하지.”

대형견 크기의 쪼미는 반화에게 안겨져 있었다.

“더 크진 않겠지?”

계속 성장하는 쪼미를 가족들이 이상하게 생각해 병원도 가보고 했지만 큰 것 말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기에 고양이가 아닌 가 했지만... 하는 짓이나 얼굴은 영락없이 어린 고양이 인지라 답답했는데 반화가 결국 조금 전 진실을 말해 줬다. 마정석을 이용해서 녀석을 튼튼하게 하려다가 생긴 부작용인 것 같다고. 세 모녀의 등짝스매싱과 사고뭉치라는 타이틀을 단 반화는 많은 푸롱 열매와 듀스잎 숙성주를 토해내고서야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맨 날 순이 보고 사고 치지 말라고 하지 말고 자기부터 사고치지 말지? 이리 줘, 우리 쪼미.”

동생에게 까지 구박을 받은 반화였다.

“저, 가 볼게요.”

“그래. 조심해서 가렴.”

“네.”

겨우 집을 나선 그가 한적한 길을 운전하다 주변 시선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대로 별장으로 이동했다.

별장 마당에 나타난 차에서 내린 반화에게 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덩치와 그것을 말리고 있는 노에라가 보였다.

“뭐하는 거야? 쉬고 있으라니까.”

“으아아! 마스터 왔나!? 이 멍청이가 창을 찾으러 간다고 아까부터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뭐? 덩치. 너 내가 쉬라고 했지.”

-꾸어엉...

“내가 찾아 줄 테니까 당분간 좀 쉬어.”

여전히 형체만 남은 손을 보며 반화가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터벅터벅...

힘없이 집으로 들어가는 덩치를 차에서 내린 세 털 뭉치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바라봤다. 이내 눈에 들어오는 덩치의 상처에 꼬맹이가 덩치를 쫒아 달려간다.

툭툭

-냐아아아! 냐!냥!

갑자기 반화를 툭툭 치며 뭐라고 말하는 순이.

“뭐라는 거야? 노에라. 얘 뭐래?”

“...누가 저랬는데? 라고 묻는다.”

“그래? 넌 걱정 말고, 사고 치지 말고 있어.”

-냐아!

“쓰읍!”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소리를 지른 순이가 씩씩 거리며 덩치에게로 간다. 그 뒤를 졸졸졸 따라가는 삼이.

“후우...일단 덩치 팔부터 치료 하자고.”

아까는 일단 급하게 응급 치료만 하고 돌아갔었다. 어디 가서 맞고 다니지 않으려면 덩치의 힘이 더 강해져야 될 것 같아 새로운 방법을 이번에 새로 구한 고대 마법서적들을 뒤적였다. 얼핏 본 것들 중에 유용한 것이 생각 난 그가 이것저것 보다 마침내 원하던 것을 발견했다.

“그건 뭐야?”

노에라가 궁금한지 다가와 묻는다.

“마법진. 몸에 새기는 문신이라고 보면 돼.”

“그걸 덩치한테 하게? 힘을 키우려면 그냥 저 악마냥이나 꼬맹이처럼 마스터가 힘을 주는 게 낫지 않아?”

“덩치는 애초에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저렇게 강해 진거야. 꼬맹이나 순이는 종족 자체가 약한 아이들이라 그대로 두면 분명 시간의 한계에 부딪히겠지. 덩치는 스스로의 힘으로 충분히 지배자급으로 성장 할 수도 있는 녀석이고.”

차분히 그럴 듯하게 설명하는 반화에게 설득된 노에라가 고개를 끄덕인다.

“음... 그건 그렇지...실제로 오거 중에 지배자 급도 한번 보기도 했지.”

“그런 녀석 나름대로의 자존심이 있는데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 지난 번 창을 만들어 준 것도 그렇고, 그냥 작은 도움만 주는 거야. 저래 봐도 저 놈, 자존심도 있는 녀석이고.”

이 집의 막내로 매번 부려먹었지만, 덩치는 절대 강해지는 것에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늘 창을 휘둘렀고 매일 꼬맹이에게 맞으면서도 늘 연습 상대를 자처했다.

“창 뺏겼다고 지배자한테 달려 든 거봐.”

“그러네...”

“과정이 어떠하든 우리 식구로 들어 온 녀석이야. 그동안 가족도 없이 홀로 산 녀석이니 이리 저리 치여도 순둥순둥하게 있었던 거지.”

“음... 마스터.. 그건 아닌 것 같다. 지가 여기서 순둥순둥 하지 않으면 어쩔 건가.”

“큼...”

노에라가 정확히 그와 순이를 번갈아 보며 부정했다.

“시끄러 임마. 어쨌든 쟤도 밖에서는 떵떵거리며 돌아다니는 녀석이라고.”

“뭐, 그렇다고 치지 뭐. 그래서 어떡하려고?”

“이거 새겨 줄 거다.”

“...에휴.. 그럼 그렇지.”

반화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노에라, 결국 한번 해보고 싶은 걸 덩치에게 해보려는 수작임을 짐작한 녀석이 앞선 얘기가 개똥같은 소리임을 짐작했다.

“가끔 보면 마스터는 진짜 인간이 맞나 싶다. 저 드라마에 나오는 인간들은 슬퍼도 하고, 기뻐도 하고 심각하기도 하는데...”

마스터는 뭐든 가볍게 생각했다. 정령왕의 씨앗 일도 그렇고 잠깐 심각한 척을 할뿐 그게 끝이었다. 순이가 또 사고를 쳐도 그는 그냥 잠깐 혼을 내고 넘어 갈 것이다. 그리곤 또 즐거워하겠지. 새로운 사건이 생겼으니...

“왜? 인간의 껍질을 쓴 괴물 같아?”

“...”

“사실인데 뭐? 흠... 이게 좋겠네.”

서적에서 마음에 든 것을 찾았는지 반화가 덩치에게 다가간다.

노에라는 그 모습을 보며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은 마스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도 공감 할 수 없는 힘과 기억을 가진 그를 이해 할 수 있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꼬맹이도 덩치도 자신도 삼이도, 순이도 그 외로움을 해갈하기 위한 것일 지도 모른다...

-꾸오오오!!!!

“참아 이 자식아. 엄살은. 그러게 왜 상대도 안 되는 놈한테 달려 든 거야?”

노에라의 생각을 끊은 덩치의 비명 소리가 사방을 울린다. 마스터가 마법진을 새기고 있나보다. 마취도 없이...

“애 잡겠다! 살살해라 마스터!”

파닥파닥 그에게 날아가는 노에라는 마스터에 대한 걱정은 접어 두기로 한다. 그의 마스터는 천년을 살아 온 자신보다 강한 인간이다. 외적으로든 내적으로든... 단지 평범한 인간들과 다를 뿐.

그때 마당에 있던 푸롱 나무의 잎이 빛을 발산한다. 환하게 빛나는 빛들이 점점 모이더니 비명을 지르는 덩치에게 흡수 된다.

그 모습을 지켜 본 반화가 나무를 바라 봤다.

“고마워.”

스르르르르...사아아아아~

잎들이 저절로 소리를 내며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한다.

한결 편해진 덩치의 얼굴, 마침 그때 짓 눌렸던 팔에 새겨진 문양이 흡수한 빛이 발하며 덩치의 팔을 회복시키기 시작한다.

-냐아~~

-캉!

-뀨웅!

그 모습에 털 덩어리들이 신기해했다.

“아! 노에라. 이 녀석 그렇게 만든 놈, 그 놈들 맞아? 물어 봤어?”

“대답 안하려는 걸 겨우겨우 꼬셔서 알아냈지! 마스터가 말한 놈들이 맞는 것 같다. 갑자기 날아들어 창을 훔쳐 갔다더라. 그게 보통 창이어야지...탐 날 만하지, 뭐 그런다고 흡수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냥?

그 말에 순이가 눈을 똥그랗게 뜬다.

“안 돼, 순이.”

뭔지 모르지만 일단 안 된다고 말하는 반화.

-냐아...

갸웃?

영문을 모르는 꼬맹이가 고개를 갸웃 하자 그걸 또 삼이가 따라한다.

“덩치, 깨면 불러.”

“어디가게?”

“마당 좀 정리하게.”

지저분하게 고대 유적들이 쌓여 있는 마당을 가리키며 그가 말했다.

저벅저벅

푸롱 나무로 다가간 그가 나무기둥을 두 번 툭툭 치고는 고맙다고 한 뒤,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한다. 책들은 분류해서 서재에 차곡차곡 넣고 골렘, 동상들은 일단 마당 한쪽에 줄지어 세워 놓았다.

그런 반화의 모습에서 노에라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스터 사고 칠 것 같지?”

-냐아~

노에라에 말에 동감하는 순이였다.

손을 몇 번 휘휘 저어 정리는 끝낸 반화가 책 하나를 들고 벤치에 앉아 읽기 시작한다. 표지에 마도기계학 총론이라고 적힌 책에 푹 빠진 그는 해가 지는 것도 잊고 끝까지 읽다가 노에라가 툭툭 건드리는 감각에 집중에서 벗어났다.

“해가 다 졌는데 무슨 책을 그렇게 보는 거야?”

“뭘 좀 만들어 볼까 해서, 덩치는 일어났어?”

“아까 일어났지, 밥 줘! 배고파!”

“신수가 왜 이렇게 식탐이 많아? 원래 마나만 먹고 사는 거 아니었어?”

“마스터는 밥만 먹고 사나? 빵도 먹고 면도 먹고 하는 거지.”

“그래그래, 오랜만에 고기 파티나 할까?”

“콜!”

도도도도도

-캉!

고기라는 말에 잽싸게 달려오는 꼬맹이

“음...고기를 구해와야겠는데?”

식량창고를 열어 확인한 반화가 텅 빈 창고를 보며 말한다.

“흠...닭고기로 해야겠네. 노에라! 집 잘 지키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알았다! 얼른 갔다 오라는!”

평소 어딜 가면 항상 꼬맹이나 순이, 덩치를 데리고 다니던 반화가 이번에는 혼자 휙 사라졌다. 그런 모습에 다들 어리둥절했지만 금세 잊고 반화가 가져올 고기를 상상하며 침을 흘린다. 덩치도 기운을 차렸는지 일어나서 반화를 기다렸다.

-냐아!

-캉!

-뀨웅?

-꾸오오!

“...대화도 안 통하면서...”

심각하게 얘기하는 녀석들이지만 각자 지들만 얘기를 하는 것이다. 신수인 노에라에게는 모두 의미가 전달되어 서로 딴 얘기를 하는 녀석들을 보며 헛웃음을 흘린다. 이 녀석들 때문에 마스터가 심심할 겨를은 없겠네.

그때 갑자기 오한이 든 노에라가 부르르 떨었다.

“? 해가 져서 그런가? 춥다! 자! 다들 덩치 집으로 들어가서 기다리자고!”

우르르르

작은 삼이 하나가 늘어났을 뿐이지만 대 가족이 된 기분이다.

잠시 후...

돌아 온 반화의 손에는 덩치보다 큰 깃털이 달린 새가 꼬챙이에 꽂혀 있었다.

“꼬맹아. 여기 불 좀 붙여봐.”

-캉!

파다다닥!

반화가 돌아 온 것을 확인한 꼬맹이가 냉큼 달려와 꼬리를 흔들었고 반화가 한쪽에 쌓아둔 장작을 가리키며 말했다.

척!

화르르륵!

꼬맹이의 손에서 나온 하얀 불꽃은 순식간에 장작들을 숯으로 만들어버렸다.

-뀽!뀽!뀽!

그 모습을 본 삼이가 숯 위로 올라가 장난을 친다.

“그래도 불의 정령이라고 좋아하는 것 봐라. 아이고, 귀여워라.”

숯에서 올라오는 은근한 불에 몸을 지지며 놀던 삼이는 달려온 순이가 목덜미를 물어 불 밖으로 나와야 했다.

-냐!

톡톡

-뀨웅...

닭고기를 구울 소중한 숯에서 논 삼이의 털에 묻은 숯을 앞발로 톡톡 두들겨 털어준다. 순이가 불에서 나와 시무룩한 삼이의 모습에 털에 묻은 검댕이를 그루밍 해주며 위로 해준다.

“좀 기다려야 하니까 놀고 있어.”

그 모습을 흐뭇하게 본 반화가 고기를 불 위에 올리고는 한쪽으로 걸어간다. 그가 멈춘 자리에서 무언가를 꺼내는데, 그걸 본 노에라가 깜짝 놀라 날아왔다.

“으어어어! 이게 뭔가 마스터!?”

요즘 따라 놀란 비명을 자주 지르는 노에라였다.

“아아, 있어 그런 게.”

“있기는 뭐가 있는가! 딱 봐도 알겠구만!”

“그래?”

반화가 꺼낸 것은 거대한 마정석 덩어리였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세 개...

“잡은 거야?”

“엉.”

그때 덩치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하고 옆에서 놀던 아이들이 놀라 무슨 일인가 싶어 바라봤다.

-꾸오오오....꾸엉...

고기에 꽂힌 꼬챙이를 확 뽑아낸 덩치가 그 뜨거움도 잊고 꼬챙이를 껴안는다.

“얌마! 그거 고기 떨어졌잖아!”

노에라의 구박을 무시하며 덩치가 반화에게로 다가왔다.

-꾸옹...

그런 녀석의 다리를 툭툭 두들겨 준 반화.

“가서 고기나 구워 임마, 너 때문에 재 다 묻었겠다.”

-꾸엉!

반화에게 머리를 비빈 녀석이 고기로 가서 직접 덩어리를 잡고 굽기 시작한다. 크기가 자신만한 고기를 불 위에 굽는 게 힘들지도 않는지 콧노래라도 부르는 듯 신난 녀석의 모습에 다들 마스터에게 물들었나 싶어 둘을 번갈아 본다.

“뭘 봐 이것들이.”

“아! 창이구나? 역시... 저 고기... 그 놈들 중 하나지?”

“엉. 맛있어 보이더라.”

“그 커다란 마정석들로 추정하건데... 한 놈만 잡은 건 아니겠네?”

“잘 아네, 한 열 마리 정도? 마침 동상도 10개고, 만드는 방법도 한번 봤겠다, 그냥 깔끔하게 다 잡았지.”

“지배자가 사라진 곳에 생태계가 무너지는 건 알고 있지?”

“괜찮아. 깔끔하게 잡았어.”

“그래... 그러시겠지.”

딱콩!

“왜! 왜! 왜 때려!”

“그냥 기분 나빠서.”

“우씨!”

“가서 덩치나 도와, 미련하게 저걸 들고 굽고 있냐.”

“흥!”

파닥파닥

입으로는 흥!을 했지만 또 맞을까봐 잽싸게 덩치에게 날아가는 녀석.

“흠... 그럼 한번 만들어 볼까?”

주위를 두리번거린 그가 공간이 작은 것 같아 밖으로 나간다.

...

한편 강을 영역 삼았던 지배자가 있던 자리에는 몇 개의 깃털과 무언가에 깨져서 나온 딱딱한 갑각의 부스러기만 물 위에 둥둥 떠다녔다.

.

.

.

콰아왕!!

마당을 벗어난 반화가 검은 공간을 열어 무언가 꺼냈다.

“크기는 더럽게 크네, 반으로 쪼갠 건데..”

그의 앞에는 진흙이 좀 묻어 있는 거대한 등껍질이 반으로 쪼개져 있었다.

“이건 튼튼한 거 맞나? 툭 치니까 부서지던데...순아!”

-냐?

반화의 부름에 고개만 돌려 보는 순이.

“이리와 봐.”

휙!

그런 반화의 부름을 개무시...아니 냥무시를 해버리는 순이.

“빨리 안와? 하나! 둘!”

“추르 안준다? 둘 반!”

-냐아아아~

후다다다닥!

추르라는 말에 잽싸게 달려오는 순이를 덥석 잡아 볼을 쭉쭉 늘린다.

“말은 진짜 안 들어. 이 냥아치야.”

-냠무냐무!

팡팡팡!

그런 반화의 손에 솜방망이를 내려치는 순이를 무시한 그는 녀석을 품에 안고 등껍질 쪽으로 갔다.

“자, 이거 한번 쳐봐.”

-냐?

갑자기 거대한 돔 크기의 등껍질 앞에 선 순이가 반화와 그것을 번갈아 본다.

절레절레...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순이에게서 뭔 가 기분이 나빠진 그가 화내려는 찰나 눈치를 챈 순이가 등껍질을 향해 빠르게 솜방망이를 내려쳤다.

콰아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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