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화-던전 #
38화
다음날
사태는 진정 되기는커녕 더욱 불타오르고 있었지만 반화에게는 이미 떠난 일, 그는 덩치를 데리고 등록 센터를 갈까 하다가 집으로 올 때 덩치 때문에 일어난 소란을 기억하고 등록 센터에 민사장님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그러자 역시 그가 알아서 처리를 해줬다.
집으로 찾아온 검사관은 각종 기계로 덩치를 검사하고 최종적으로 S등급으로 등록을 했다. 아직 덩치의 활약에 대해 잘 모르는 검사관이 가지고 있는 검사기계로 측정 할 수 있는 최대치였다.
“널 어떻게 집으로 옮기지...?”
-꾸옹?
이미 드러난 상태에서 게이트로 옮겼다가 집에서 나오면 이상하니...
“아!”
마침 생각난 사람이 있었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지금 시간 있어? 너희 팀.
<>덩치 옮기는 것 좀 도와줘.
<>어
<>왜?
<<...넌 정말... 난리 나지 않던?
>>좀 시끄럽긴 했지. 그래서 도와 달라고.
그녀가 한숨을 내뱉는다. 너무 큰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 정신이 없는 틈에 사라진 반화를 생각 하지 못하다니. 다행히 사람들의 관심도 다른 쪽에 있어서 큰 문제없이 그냥 헤프닝으로 지나갔겠지만 그 흉악한 놈을 본 사람들이 놀랐을 걸 생각하면 답이 안 나왔다.
<>그랬어? 몰랐네. 용군주가 그 사람인가?
빠직!
태연하게 말하는 그의 말에 전화상으로도 느껴지는 그녀의 빡침.
<>어. 그럼 집에 있으면 안 되나? 흠... 괜히 땅만 샀네. 너 어차피 이제 나라일 하는 것도 아니면서 뭘 그렇게 예민해?
“덩치야 너 다시 돌아가야겠다.”
-꾸오옹!
<>어.
뚝!
집 지키기에 참 좋은 녀석인데 아직 안된다니 안타깝네.
“그 새끼 용 때문에 그런가? 쯧...”
“이왕 이렇게 된 거 게이트 내부나 정리 할까? 아! 노에라 .”
집 안에서 드라마를 보던 노에라를 일단 별장으로 옮기고, 전화로 누나한테 일이 생겼다고 나중에 간다고 전하며 신소이가 오기를 기다렸다.
부르르릉 치이익!
잠시 후 집 앞에 커다랗게 생긴 특수 차량이 정차하고 사람 한명이 담을 넘어 뛰어 들어왔다.
“문이 장식은 아닌데?”
“시끄러. 지금 그게 중요해?”
그녀의 재촉에 서둘러 덩치를 데리고 특수 차량에 탔다.
-꾸응?
영문도 모르고 차에 탄 녀석, 하지만 특수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그 큰 덩치를 가리지 못해 머리는 밖으로 내 놔야 했다.
“너 진짜 대박이다... 어떻게 데려 왔어?”
“걸어서 왔지”
...
할 말은 잃은 그녀는 힘없는 손짓으로 차를 출발 시켰다.
“게이트 내부는 어때?”
“일단 개발 지역은 복구되긴 했지 니 덕에. 나도 이제 잘 몰라. 이 차도 아는 녀석한테 부탁해서 가져 온 거라고.”
“아~ 백수지?”
“말을 해도 ...”
“게이트 들어가는 건 뭐 문제없다는 거지?”
“엉. 다들 조심조심 하긴 하지만 활동 자체가 없는 건 아니야. 우리 팀도 움직이고 있고.”
“그래?”
“또 무슨 사고를 치려고?”
“사고는... 도움이나 좀 줄까 해서 말이지.”
“도움?”
“어.”
무슨 도움인지 모르겠지만 불안한 그녀였지만 차는 금방 게이트로 도착했다.
“간다. 수화한테 집에 한번 찾아 간다고 말해줘.”
그녀가 급하게 게이트를 넘어 간다.
그는 주위의 시선에 주목 받는 덩치를 데리고 뉴월드 회사 건물로 갔다.
“오~ 오셨습니까?”
입구에 들어서자 장비를 착용하고 차량에 탑승하는 중이던 티거 길드에서 아는 체를 한다.
“네. 게이트 넘어 가는 건가요?”
“예. 상황도 얼추 정리 되었고 저희도 이제 활동 해야지요. 반화씨도 가시려는 겁니까?”
“네. 북쪽으로 가나요? 이번에도?”
“네 저희는 북쪽으로 탐색할 생각이에요. 남쪽은 아직 불안정하기도 하고, 원래 저희는 북쪽으로 주로 갔으니까요.”
“그렇군요.”
“반화씨는 남쪽으로 가나요?”
“네 이번에는 그쪽으로 가 보려고요.”
“아~ 아쉽네요.”
“다음에 뵙죠. 그럼...”
그들과 헤어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민사장님을 찾았다.
“네? 게이트 내부 정리 하신다고요?”
“네. 좀 오래 돌아다닐 것 같은데 좀 도와 줄 사람이 필요하네요.”
“반화씨 혼자 다녀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아아, 짐꾼이 필요해서요.”
“그렇군요... 짐꾼이라... 차량이랑 소규모 길드나 팀이 필요하시겠네요.”
“네 부산물들 옮기려면. 보수는 적지 않을 겁니다.”
“음... 지금 저희랑 계약한 팀 중에 한번 물어 볼게요. 잠시 만요.”
민사장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며 지금 상황에 대해 설명한다.
“아! 지금 김세현씨라고 작은 팀을 이끌고 계신 분이 있는데 자기들 팀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래요?”
“네, 그때 구조작업 할 때 반화씨를 봤었다고 기꺼이 같이 하겠대요. 원래 낯선 사람들이랑 일하는 걸 능력자들 대부분 좋아 하진 않는데. 지금 여기로 오신다고 합니다. 한 30분 정도 기다리셔야 되는데 차량은 우리 회사에서 가진 차들을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게이트 활동이 줄어 몬스터 부산물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었는데 다행이네요.”
“좀 많을 겁니다. 제대로 움직일 생각이니까요.”
그의 말에 민사장님은 덩치를 한번 스윽 보곤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설마 사고 치진 않겠지?’
잠시 후 지원하기로 한 팀이 왔다.
“여기는 김 팀장님. 그리고 여기는 이반화씨입니다. 이번에 S급 테이머가 되었죠.”
“반갑습니다. 지난 번 저 블랙오거의 위용은 충분히 느꼈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그럼 출발 할까요?”
“네. 정비는 다 끝난 상태입니다. 바로 출발 하시죠.”
김팀장이 데리고 온 팀원들이 회사에서 지원하는 차량들을 몰고, 팀이 가진 아틀란티스 전용차량에는 김팀장이 탔다.
덩치의 어깨 위에 앉은 반화가 게이트 쪽으로 가라고 했다.
-크워.
덩치가 움직이는 동안 게이트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황급히 움직이는 소란이 있었지만 사고는 없이 무사히 게이트를 통과했다.
“지금부터 시계방향으로 돌아 갈 겁니다. 외각부터 점점 안쪽으로. C급 이하 몬스터는 상대 안하고 이 녀석 피어로 쫓아내고 그 이상의 녀석들만 사냥 합니다.”
“예”
간단히 브리핑을 한 반화가 덩치를 움직였다.
-크릉!
콧김을 한번 내 뱉은 녀석이 창을 앞으로 내밀고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
.
.
일주일 후
“으아아...죽을 것 같습니다 팀장님..”
“나도 마찬가지야... 그냥 차만 타고 돌아다니는 건데 이 짓을 일주일이나 하니 죽을 맛이네.”
“크으.. 그래도 진짜 대단 하지 않습니까? 게이트 남쪽부근의 C이상의 몬스터란 몬스터는 다 처리했어요.”
“그러게...”
“우리 정산 하면 많이 받겠죠?”
“우리가 뭐 했다고? 그냥 짐꾼역할만 했는데..”
“그건 그렇지만...”
어느새 덩치가 게이트 남쪽에서 날뛴 지 일주일째 되는 날 얼마나 제대로 날 뛰었는지 C급 이상의 몬스터는 씨가 말라 버렸다.
-크아아아아!!
약한 몬스터는 굳이 상대 하지 않고 덩치의 피어로 쫒아낸다. 그 이상의 놈들은 그 피어에 몸이 굳어 덩치가 휘두르는 창에 짚단 무너지듯 쓰러졌다. 이미 꼬맹이와 예전에 S급 이상의 놈들은 다 처리 했기에 높은 등급의 놈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워낙 넓다보니 A급은 꽤 많이 있었고, 간혹 처리 못한 S급 몬스터들도 나왔다. 회사에서 지원한 차량이 몇 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움직였지만 이것도 오늘로 끝이 난다.
“수고 하셨습니다.”
“네! 수고 하셨습니다.”
“정산은 회사에서 적절하게 할 겁니다. 그럼...”
“네 감사합니다!.”
그들과 헤어진 후 반화는 덩치를 데리고 게이트를 넘어 갔다. 이 곳에 오기 전에 미리 민사장님한테 부탁해서 게이트 주변에 덩치가 있을 곳을 구해둬서 덩치한테 얌전히 있으라고 한 뒤 회사 건물로 들어간다.
“오셨어요?”
들어가자마자 민사장님이 매우 반가워하며 인사한다.
“네.”
“지금 소문이 어마어마합니다. 반화씨 덕분에 약소 길드와 팀들이 살길이 생겼어요. 그리고 우리 회사도 유명해졌고요.”
“음? 그래요?”
“네 C급 이상 몬스터가 사라져 그들이 사냥하는데 위험이 많이 사라졌으니까요. 뭐 대형 길드들은 좀 아쉬워하겠지만 뭐 어떡하겠습니까? S급 능력자가 한다는데.”
“의도 하진 않았지만 좋은 결과니 다행이네요. 정산은 어떻게 되었죠?”
“너무 물량이 많아서 지금 처리 할 곳을 찾는 중이긴 한데 마침 폴리크랙에서 물량이 많이 필요하다고 해서 곧 처리 될 것 같아요. 금액은... 허... 이게 말이 되는 금액인지.”
“? 왜요?”
민사장님이 말을 잇지 못한다.
“얼추 잡아도 2조 가량 되겠는데요...?”
“2조요? 그렇게 많다고요?”
“네. 보니까 S급 몬스터도 있네요? 허어... 이건 거의 나라에서 작정하고 움직여도 그 짧은 기간에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싶은데요?”
“흠... 아, 그리고 그 도와준 팀한테는 크게 보상해 드려야겠네요. 보니까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있어 보이 던데.”
“그래요? 하긴 그 팀들 전원 전직 군인들이라 전투센스가 남다르긴 하죠.”
“잘 투자 해봐요. 잘 할 것 같은 팀이니까요.”
“하하 반화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어보죠.”
“그리고... 러시아로 가는 것 말인데요.”
“네.”
“간다고 해 주시겠어요?”
“가시려고요?”
걱정스런 목소리로 묻는 민사장님에게
“네. 걱정 마세요. 아무 일 없을 테니까요.”
“일단.. 예,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바로 전달 해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건물을 나서는 반화가 집으로 향했다. 게이트 안에 있었어도 짬짬이 집으로 가서 순이와 꼬맹이하고 놀고 돌아오곤 했었기에 계속보긴 했지만, 늘 볼 때마다 달려오는 꼬맹이. 꼬맹이는 따라오고 싶어 했지만 모든 시선을 덩치에게 돌리기 위해 푸롱열매와 간식으로 달래고, 순이는 별장으로 놀러 다니는 것이 좋은지 그가 뭘 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가끔씩 들어오는 그를 보면 꼬리를 세우며 애교를 피우긴 했지만... 아마 간식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철컹!
문을 열고 들어가니 꼬맹이가 품에 쏙 안긴다.
-끼이잉
“매일 봤으면서 뭘 또 그렇게 애교를 부리시나? 꼬맹아.”
녀석이 품 안에서 움직이며 애교를 피우는 것을 받아 주며 집 안으로 들어가니 TV를 보고 있는 노에라가 고개만 살짝 돌려 그를 보곤 이내 다시 돌려 TV를 본다.
“순이는?”
“모른다. 아까 별장 쪽으로 넘어갔는데.”
“? 그쪽으로 언제?”
“그 악마가 하는 일을 내가 어떻게 아느냐아아아!!”
건성건성 대답하는 녀석의 꼬리를 잡고 대롱대롱 흔드는 반화.
“저게 그렇게 재미있냐?”
“놔라! 놔!”
작은 날개를 연신 파닥거리며 반하는 노에라를 놔주며 혀를 찬다.
“별장에 가서 순이 있으면 데려와.”
“쳇.”
파닥파닥
노에라가 그가 열어준 통로를 통해 별장으로 넘어 간다.
“마스터!”
“왜?”
다시 넘어 온 노에라가 그를 부른다.
“그 악마, 없는데?”
“뭐?”
“아마 멀리 간 것 같다. 흔적이 희미해”
“그래? 얘 또 사고치는 거 아냐?”
“에휴... 그 상대가 누군지 불쌍 하구만.”
자신의 경험이 떠오른 노에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 실컷 놀다 알아서 오겠지 뭐.”
반화는 순이에 대한 걱정은 접어 두고 간단하게 밥을 차려 먹는다.
“꼬맹아~ 네 언니 어디 갔을 것 같아?”
-끼잉?
고개를 갸웃하는 꼬맹이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는다.
-캉!
쫑긋! 쫑긋!
새하얀 귀를 꼬물꼬물 움직이는 꼬맹이를 보며 미소를 짓고 오랜만에 집으로 전화를 한다.
<>저예요.
<>네 오늘 끝났어요.
<>네 그래서 내일 집에 가려고요.
<>네, 가져갈게요.
<>네.
뚝!
“음... 푸롱열매도 다시 따야겠는데?”
창고를 열어 확인하니 얼마 남지 않은 푸롱 열매가 보인다.
“오랜만에 별장이나 한번 가 볼까?”
-캉!
TV에 빠진 노에라는 그대로 둔 채 공간을 열어 꼬맹이와 이동한다.
스륵.
새하얀 푸롱나무 앞에 서 나무를 바라본다. 오랜만에 봐서 기쁜지 푸롱나무에서 상쾌한 기운이 쏟아진다.
-낑?
그 기운에 꼬맹이가 기분 좋은 듯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열매 좀 따 갈게?”
그가 그렇게 말하자 가지에 달린 열매들이 일제히 떨어져 그의 앞에 차곡차곡 쌓인다.
“음? 고마워.”
그의 말에 대답하듯 바람 한 점 없는 장소에서 잎들이 ‘스르스르’ 소리를 낸다.
이미 기운은 신수들 이상으로 가진 푸롱 나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의 영성을 만들고 있었다.
“그나저나 꼬순이 이 녀석은 어딜 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