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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32화 (33/295)

# 32화-음모 #

32화

나머지 사체는 나중에 처리하기로 하고 꼬맹이를 데리고 다시 집으로 왔다. 덩치는 요즘 한창 창술에 전념하느라 정신이 없고 노에라는 만화책과 드라마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순이는 어느새 집으로 돌아와 한껏 널 부러진 자세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당분간 뭐하지? 흠... 넘어가서 상태나 확인 해볼까?”

당장 할 일이 없어진 그가 뭘 할지 생각하다가 결국 리치의 도서관에 있었던 책을 읽어 보기로 한다.

“대륙의 미스테리란...”

흥미가 드는 제목의 책을 선정하고 편한 자세를 잡고 한 장 한 장 읽어본다.

잠시 책을 읽던 그가 어느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zZ."

잔다...

잠에 빠진 그의 옆에 붙어 꼬맹이도 같이 자기 시작하고 집은 한가로운 낮잠의 유혹에 빠져들어 고른 숨소리만 맴돈다.

.

.

.

한편 현재 정부는 S급 능력자의 돌발 행동에 난리가 났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신소이 능력자가 갑자기 왜 사퇴를 합니까?!”

지난 번 신소이가 화를 냈던 남자가 고개를 들지 못하고 한 사람에게 호통을 듣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의견차이가 잠깐 생겨서 금방 해결 될 줄 알았는데...”

“후우...책임지고 해결하세요. 지금 안 그래도 지지율이 하락세인데 이게 해결 되지 않으면 우리한테 다음은 없습니다.? 알겠어요?”

“예. 해결하겠습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 나가는 남자의 얼굴은 흉신악살처럼 구겨져있었다.

자신의 방로 돌아온 남자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주변의 사물들을 걷어차며 난동을 부렸다.

“씨발! 개새끼 명령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나보고 책임지라고?”

-으아아아아!!!!!!!

한동안 괴성을 내며 난리를 치던 남자가 지쳤는지 자리에 앉는다.

삑!

“안에 치우고 김비서 불러.”

호출기를 이용해 말을 하고 자리에 기댄다.

잠시 후 방이 치워지고 한 남자가 들어 왔다.

“어떻게 됐어?”

“현재 자택에 없는 걸로 확인 되었습니다.”

“어디 갔는데?”

“그건 아직...”

퍽!

-윽!

“당장 알아와!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다!”

“..예.”

자신을 때린 물건을 다시 제자리에 두고 고개를 숙이고 남자가 나간다.

달칵! 착!

“젠장...설마 그만 둘 줄이야. 아비처럼 멍청하게 개처럼 일만 할 줄 아는 줄 알았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살아생전 군인으로 오로지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던 사람이었다. 부당한 요구에도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잘 꼬드기면 결국 넘어오는 미련한 사람이었다. 그러다 결국 스톨로지 게이트 사태 때 그 사람답게 스톨로지에서 넘어 온 몬스터에 시민을 구하다 죽었다.

그 성정을 내려 받은 건지 그동안 별말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던 그녀가 돌연 그만 두다니. 물론 이전에 내린 명령에 불만을 가진 건 알지만 결국 위험해지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받아 들 일 수밖에 없을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 한 게 착오였을까.

이제 나라 소속 S급 능력자는 없다. 그 S급이 다른 나라로 간 건 아니지만 자신들의 손을 떠나 더 이상 자신들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던 카드가 없어진 것이다. 애초에 S급이 이렇게 다룰 수 있던 것이 기적에 가까운 것이었지만... 세계연맹 소속의 S급은 나라의 대통령도 보기 힘들고 하나는 엘프들과 어울리고, 새로 생긴 S급은 아직 성향도 제대로 파악 되지 않았다.  A급도 사실 남자는 함부로 대할 수 없지만 그동안 너무 익숙했던 탓 일까, 낮게만 보던 능력자들이 이제야 제대로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S급이 없는 정부. 그동안 잘 컨트롤 되던 능력자들이 과연 이제 정부의 뜻대로 움직여 줄 것인가...

그걸 떠나 자신의 앞날이 깜깜해진 남자는 자신 살 수 있는 길이 무엇 인지 곰곰이 생각한다.

“다시 되돌려야 돼. 이대론 못 물러나.”

일단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누굴 만나는 지 확인해야한다. 다른 나라와 접촉이라도 하는 날엔 그에겐 미래가 없다.

.

.

.

저녁까지 수화의 집에서 먹고 그녀의 부모님도 본 신소이는 아쉽지만 집으로 돌아 가려 했지만 자고 가라는 가족들에 결국 하룻밤 자고 가기로 했다.

“우리 어렸을 땐 자주 이렇게 서로 집에서 자고 가고 했었는데..”

“맞아. 그랬었지.”

“너 이제 위험한 일 그만 두는 거지?”

“글쎄 아직까지 뭐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는데... 그나저나 그 꼬맹이는 어떻게 컸어? 키는? 어릴 때 얼굴이랑 같아? 그때 진짜 귀여웠는데.”

“음.. 키는 많이 컸지. 얼굴은 애가 점점 표정이 없어져서 문제인데 요즘은 좀 괜찮더라.”

“그래? 사진 있어?”

“음..잠깐만 폰에 얼마 전에 걔 집들이 했을 때 사진이 있을 텐데.”

폰을 뒤적거리던 수화가 찾는 사진을 찾았는지 그녀에게 건낸다.

“자, 어릴 때랑은 많이 다르지?”

“...”

갑자기 말이 없어지는 그녀.

“? 왜 그래?”

“..얘가 그 꼬맹이라고?”

“응. 왜 너무 달라?”

“아니... 나 얘 본 적 있어.”

“응? 어디서?”

“아까 내가 휴가 차 아틀란티스에서 한 사람 봤다고 했잖아 이상한.”

“...설마..?”

“맞아. 얘야. 얘가 네 동생이었다니...”

“허어... 세상 참 좁네. 거기서 본 사람이 얘라니. 그나저나 이상한 사람이라니. 이상한 건 너였겠지.”

동생이 이상하다는 건 알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듣는 건 다른 문제인지 돌연 정색하는 그녀.

“얘 아침에 나 버리고 그냥 갔다니까?”

“버릴 만 했겠지.”

“와 씨.. 너무하네. 연약한 여자를 그렇게 버리고 가는 사람이 어디있어. 그 험한 곳에.”

“앞에 연약한은 빼야 하지 않겠니? 분명 네가 뭔 짓을 했겠지. 내 동생한테 뭔 짓을 한 거야?”

“내가 말을 말지. 쯧. 얘가 네 동생이라니.이제 이해가 가네. 그 아티팩트랑 슬이 능력.”

“응?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역시 모르는 구나? 네 동생에 대해서.”

“?”

“네 동생. 괴물을 데리고 다니고 있어. 알아?”

“뭔 소리야? 걔가 뭔...”

“어!!! 바로 쟤야!”

그녀가 가리키는 폰 속 사진에는 꼬맹이, 순이 ,슬이가 엉켜있었다.

“? 슬이? 꼬맹이? 순이?”

“그래! 꼬맹이! 그렇게 불렀었어.”

“...꼬맹이가 괴물이라고? 으워러러 하면서 변신이라도 하니?”

익살맞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놀리는 수화. 그에 억울한 그녀는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어 답답하기만 한데.

“이렇게 귀여운 애를 괴물이라고 하다니 역시... 잘 피했네 내동생.”

“와... 개 억울!”

“시끄러. 이게 어디서 헛소리를. 졸리니? 아~ 군인은 지금 잘 시간이라서 자야 되는데 못자서 그런가? 봐줬다. 오늘 밤새 수다 떨 생각이었는데 언니가 너그럽게 봐줄게. 자!”

“웃기지마. 매일 야근에 며칠 밤새도 멀쩡했거든?”

“오구오구 그랬쪄요?”

계속 해서 놀리는 수화에게 결국 무력적인 수단을 감행하는 그녀.

“으하하하하! 야야야 항복!항복!”

오랜만에 어릴 때처럼 한바탕 난리를 치다가 어머니의 호통에 다시 조용해지곤 서로를 보며 웃다가 다시 조용조용 그동안 못 했던 수다를 맘껏 하는 그녀들이었다.

“나 나갈 때 반화주소랑 폰 번호 좀 알려줘.”

“내 동생한테 꼬리치지마라? 아직 어린애를.”

“야이씨. 아니야, 궁금한 게 있어서 그런 거니까. 이상한 생각 하지마.”

“다들 그렇게 말하지.”

다시 시작될 것 같은 전쟁의 서막 같은 기운이 감돌자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뭘 그렇게 진지해?”

.

.

.

-다음날-

밤새 수다를 떤 그녀들이 점심쯤에야 겨우 일어나 밥을 먹는다.

“이따 갈 거지? 이거 챙겨서 가.”

“우와~! 이게 다 뭐예요?”

“그냥 먹던 반찬 좀 싸 뒀어. 집에 가서 밥 해먹고. 너무 사먹는 건 안 좋아. 그리고 자주자주 놀러 오고.”

“어머니 진짜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별거 없어.”

그렇게 말하는 어머니의 손에는 한가득 쌓인 반찬통들이 들려 있었다.

“그럼 나는 그만 나가 볼 테니까 쉬다가렴. 수화는 슬이 깨면 저기 먹을 거 해 뒀으까 챙겨 주고.”

“네에..” “넵!”

어머니가 나가고 밥을 챙겨 먹고 잠시 쉬다 반찬통들을 챙기더니 나갈 준비를 한다.

“가게?”

“가야지~. 이제.”

“그래. 가~ 자주 연락하고.”

“킥. 이제 자주 연락도 하고 해야지.”

“몸 조심하고.”

“누가 보면 네가 우리 엄만 줄 알겠네.”

“내 딸은 우리 슬이 하나면 충분하네요.”

“그래그래~ 슬아 이모 갈게~?”

“힝. 이모 가? 언제 와?”

“음~ 글쎄 슬이가 부르면 금방 다시 올게?”

“응! ”

슬이와도 인사를 한 그녀가 아쉽지만 집을 나선다.

문 앞 까지 따라 나온 수화에게 인사하고 얼굴을 가리고 금세 사라진다.

“이제 아저씨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건가?...”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화가 집으로 들어가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눈이 있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네. 확인 했습니다.”

“누군지 알아내서 나한테 가져와. 들키진 않았지?”

“네. 그럼 곧 준비해서 가겠습니다.”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전화상으로 들려 왔고 곧 전화를 끊은 남자가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라는 남자의 믿음과는 다르게 지켜보고 있던 눈이 있었다.

.

.

.

-냐아~

“음?”

톡톡

자신의 얼굴을 치는 순이의 발을 붙잡고 끌어안으며 다시 잠을 자려 했지만 버둥거리는 탓에 빠져나간 순이가 집안의 온 물건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아 왜?”

-냐아아!

“이 뚱띠. 또 배고프다고 그러는 거지?”

-냐~

결국 자리에 일어난 그가 순이가 가장 좋아하는 푸롱열매를 꺼냈다.

“꼬맹이도 일어났어?”

-끼잉

할짝

일어나자 마다 애정 표현을 하는 꼬맹이. 그리고 정신없이 열매를 먹는 순이, 둘을 보며 그도 간단하게 저녁을 챙겨 먹기로 한다.

“꼬맹이도 이거 먹을 꺼야?”

-캉!

이제 신수와 지배자들처럼 무언가 생식하지 않고 마나만으로 살아 갈수 있는 녀석들이지만 여전히 간식은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게 푸롱열매.

“음... 나는 우동이나 하나 끓여 먹을까.”

냄비를 꺼내 공간에서 육수를 꺼내 붓고 끓인다. 면은 냉동 된 상태니까 살짝 데친 후 육수에 넣어 마지막으로 파를 뿌린다.

지난 번 먹고 남은 생선을 회 떠서 접시에 담은 뒤 간장과 초장을 덜은 다음 우동과 함께 먹는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순이가 앞발로 툭툭 건드린다.

“왜?”

-냐아~(혼자 먹냥?)

“이거 달라고? 자 아~”

회 한점을 들어 입에 넣어 주니 오물오물 잘도 씹는다.

“숙성이 제대로 됐네. 이 상태로 보관해 둬야겠어.”

남아 있던 생선(?) 덩어리를 리치의 식량 창고에 넣는다.

우동 한 그릇과 회 한 접시를 순식간에 비우는 깔끔하게 뒤처리 한 뒤 다시 소파에 앉아 아까 읽다만 책을 읽는다.

“으음... 신전이라는 곳도 있었네. 여기나 한번 찾아볼까?”

그가 보는 페이지에는 악마의 형상이 그려진 신전이 그려져 있었다.

지도를 기억해 두고 책을 덮는다.

“흐음... 뭐야?”

갑자기 그가 인상을 찌뿌리며 마당으로 나간다.

띵동!

“뭐야? 어떻게 알고 온 거야?”

초인종이 울리기 무섭게 열리는 문에 당황했는지 대답도 못하고 그를 멍하니 바라 본다.

“어.. 그러니까 너 반화 맞지?”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인상을 쓰는 그의 앞에 선 사람이 돌연 태도를 바꾼다.

“야이씌 내가 니 누나 친구다 임마!”

그의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신소이였다.

“뭐?”

“수화 니 누나 맞지? 너 나 기억 못해? 네 집에 놀러도 자주 갔었는데.”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살려 생각해보니 어릴 적 귀찮게 굴었던 누나 친구의 얼굴과 겹쳐진다.

“어....?”

“기억나는 구나? 이 자식! 많이 컸네.”

기억나는 걸 확인한 그녀가 그를 지나쳐 집 안으로 들어갔다.

“이야~ 집 좋네~?”

“뭐야? 어떻게 알았어?”

“수화한테 물어 봤지. 아까 전화 했었는데 안 받아서 바로 왔지~”

“우리 집에 갔다 왔어?”

“응~ 잠도 잤지. 아~ 편하다. 저녁은 먹었어? 난 안 먹었는데.”

“어쩌라고?”

“에이~ 그래도 내가 니 누나 친구인데 그러면 쓰나? 먹을 거 없어?”

도도도

-캉?

“어헉!!! 아오씨 깜짝이야...”

-냐아?

툭툭

“으헛! 아으... 놀래라.”

앞에서 갑자기 나타난 꼬맹이에 놀라고 뒤에서 기척도 없이 건드리는 순이에게 또 놀란 그녀가 그의 눈치를 봤다.

“어... 얘도 막 쟤처럼 규격외의 힘을 가진 건 아니겠지?”

순이를 보며 물어 본다.

“글쎄 순이가 더 쎌걸?”

“음...얘도 몬스터야?

“아니 고양인데?”

“무슨 고양이가 그래...”

툭툭

-냐아~

처음 본 사람이 신기한지 툭툭 치는 순이에게 쫀(?) 그녀가 그를 본다.

“쯧. 순아 이리와.”

총총총

쏙!

그의 품에 들어온 순이가 얌전히 그녀를 본다.

“용건은 뭐야?”

-냐아~

그때 그녀의 품에 꼬맹이가 안기는 걸 느끼며 순간 얼음이 되었다. 매번 자신이 얼음을 만들었는데 이번에 자기 자신이 얼음이 되어 보니 새삼 색다른 경험이었지만 꼬맹이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고 이내 긴장을 푼다.

“너지?”

꼬맹이를 보며 대뜸 그렇게 말한 그녀가 다시 그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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