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사소한 사고 #
26화
비어 있는 건물을 부수며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놈이 어느새 자신을 앞질러 나타난 순이를 발견하고 급히 걸음을 멈추었다.
-쿠어어엉!
자신에게 도대체 왜 이러냐는 한이 담긴 소리에 조금은 미안해지는 순이었다. 하지만 저 뒤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집사의 눈길에 미안하지만 천천히 녀석에게 다가 갔다.
-냐아아아...
-쿠어어엉?
겁에 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녀석 앞에 다가간 순이가 미안하다고 말하며 앞발을 들었다.
그 모습을 천천히 바라보는 외눈의 눈빛에 의문이 담길 찰나 눈앞이 번쩍하며 육체의 자유로움을 느끼는 싸이클롭스였다.
이렇게 가는 건가하고 그 자유로움에 몸을 맡긴다.
쾅!!
순이의 앞발 스매싱 한방에 실 끊어진 연처럼 거대한 몸뚱어리가 게이트 쪽으로 날라 간다.
스와오와왁 콰르르릉!
소닉붐 까지 일으키며...
게이트에 정확하게 날라간 놈의 몸이 게이트를 통과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일본 사람들은 그들의 상식을 세포단위부터 박살내는 장면에 넋이 나갔다.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능력자중 한명이 입을 뗀다.
"고양이?....?"
"어... 우리가 본 게 지금 현실인가? 아니면 우리 전부 저 싸이클롭스에 깔려 죽어, 헛것이 보이는 건가?"
"푸른색... 고양이...앞발..."
말이 잇지 못하는 그들을 쓱 쳐다본 순이가 반화가 있는 쪽으로 잔상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그때 반화는 날아오는 거대한 몸뚱이를 게이트 안에서 잡아 채 순이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냐아아아~
순이가 게이트를 통과해 그에게 달려 와 안긴다.
“잘했어.”
-냥~
“일단 게이트로 넣긴 했는데 얘를 어쩌지?”
기절한 상태의 싸이클롭스를 지켜보는 반화와 순이. 시간이 지나면 아마 게이트에서 도망가겠지만 그렇게 하면 또 어떤 게이트를 넘어 갈지 모르고... 그렇다고 그냥 죽여 버리자니 괜히 잘 살고 있던 녀석의 집에서 쫒아낸 원인 제공자로써 찜찜하다.
“거기에서 여기로 온 걸 보면 여기서 충분히 찾아 갈 수 있겠는데.. 원래 있던 곳에 던져 놓으면 되려나?.. 일단 사람들 들어오기 전에 움직여야겠네.”
잠시 생각하던 그가 거인을 공중에 띄우고 공중으로 올라가 방향을 가늠했다.
“멀리도 도망 왔네. 쯧.”
대충 거리를 가늠 하던 그가 혀를 찼다.
“순아. 이리와.”
-냐아~
바닥에 내려온 뒤 순이를 품에 안고 다시 허공으로 날아올라 기절한 거인을 잡고 방금 확인한 방향으로 날아간다.
쿠아아아아앙!!!
덩치가 덩치 인지라 이동하며 나는 소리가 엄청나 흡사 항공기가 지나가는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밑에 있던 생물들이 혼비백산하며 산맥이 온통 들썩였다.
그에 별 상관없이 그는 밑의 상황은 모른 체 이동한다.
한참을 지나 멀리서도 보이는 사방이 난장판인 황폐한 곳이 보이기 시작하자 그가 잡고 있던 거인을 그쪽으로 던졌다.
쇄에에엑!!
쿠와왕!!
던진 자리에 커다란 크레이터를 만들며 거인이 박혔다.
“일단 옮기는 건 했는데...”
그 뒤에 거인의 위에 그가 내려섰다.
“얌마. 일어나봐”
툭툭.
-냐아~
툭툭
반화가 하는 행동을 따라하는 순이.
움찔!
슬쩍...
눈치를 보며 하나 밖에 없는 눈을 떠 그들을 바라본다. 사실 날아 올 때 이미 기절에서 깬 상태였지만 자신을 붙잡은 인간과 그 인간이 안고 있는 악마를 본 놈이 기절 한 척 연기했다. 그러다 갑자기 집어 던져진 뒤, 땅에 박혀 머리가 아프긴 했지만 혹시 이대로 그냥 가려나 싶어 계속 연기하다 딱 들켰다.
“음.. 말이 통하진 않을 것 같고.”
*원래 니 영역 여기 맞지? 맞으면 고개 끄덕여*
흠칫!
머릿속을 울리는 말에 몸을 움찔한 놈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괜히 딴 데 가지 말고 여기서 계속 살아, 여기 이 녀석은 내가 데리고 있으니까. 딴 데 가서 사고 치고 다니지 말고, 알았지? 고개*
끄덕끄덕끄덕
*그만해도 돼*
*얌전하게 살면 아무 짓도 안할 거야. 그럼 가 본다? *
끄덕!
-크어엉....
모자라지만 착한 녀석은 서러웠다.
반화와 순이가 녀석의 서러운(?) 울음을 뒤로 하고 별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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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에 들렀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그때 일본의 상황은 묘했다. 일단 싸이클롭스가 게이트로 넘어가서 사라지긴 했는데. 그 과정이 영 이상했다.
지켜봤던 목격자들은 고양이의 앞발질에 몬스터가 휙 날아갔다는데. 그걸 누가 믿을 것인가? 하지만 그 목격자들에 능력자들이 다수 섞여 있어 혼란이 가중 되었다.
누군가는 신의 가호로.. 누군가는 미지의 능력자의 존재를 의심하고. 카메라 화면에 잡힌 몬스터가 날아가는 장면은 분명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는 형태로 목격자들의 증언에 힘이 쏠리고 있지만 푸른 고양이라는 말에는 신이 고양이의 형태로 보인 것이라는 일본 특유의 토속 신앙으로 전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
>>일본의 지배자 침략 사태는 재산상의 피해만 남긴 채 일단 일 단락 되었는데요. 비록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유례없는 사고가 일어 날 수 있었던 상황에 우리 정부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국민들도 이대로 아틀란티스로 향하는 게이트가 안전한 건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하지 않나 하는 여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틀란티스의 지배자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속히 연구 되어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워 주기를 바랍니다. JSTT 뉴스의 김세정 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옆 나라의 아찔했던 상황에 마냥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했다. 이번 사태는 엘프들도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계수가 뿌리 뽑아 달려 갈 수도 없고, 간다고 해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엘프들에 의존했던 현 상황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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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채널을 돌려 보며 상황을 보던 반화가 얼추 해결 된 것을 보고 TV를 껐다. 일본은 아직 대피한 주민들을 원래 살 던 곳으로 돌려보내진 않았지만 상황을 확인 한 뒤 원래대로 돌아 갈 것이고 떠도는 순이에 대한 소문이야 별 걱정 없다. 어차피 순이라는 걸 알 수는 없을 테니까.
“후우.. 조심히 좀 다녀야 되나? 쯧. 여긴 너무 약해. 안 그래? 순아”
-냐아?
반화가 돌아 온 뒤로 곁에 딱 붙어 있는 꼬맹이도 그렇고 순이마저 괴물의 정수 자체를 흡수한 상태, 비록 완전히 그 괴물과 같은 전투력은 기대하지 못하지만 나름 기운을 다루는데 재능을 보인다. 현재 지구의 전투력은 인간들의 전투력이 현재 S급에 머무는 상태.
“빨리빨리 성장 했으면 좋겠는데..”
-끼잉?
“뭐 상관없나? 쟤들이 강해진다고 그 괴물들처럼 강해진다면 모를까. 아닌가? 지금이라면 그때의 그 괴물들도 시시 할 텐데... 아아~”
꼬맹이를 품에 안고 뒹굴 거리는 반화. 그 모습을 순이가 한심하게 쳐다본다. 누워서 꼬리만 살랑 거리면서...
그때 전화가 울리기 시작한다.
드르르륵 드르르르륵
진동이 울리는 전화를 확인한다.
-민사장님-
음?
>>여보세요?
<>네?
들뜬 목소리의 민 사장의 목소리에 영문을 모르는 그가 되물었다.
<>아아 그래요?
<>아뇨. 그냥 뭐 감흥이 없네요.
그 이야기에 민사장님은 처음 MK 있을 때부터 돈에 관해 시큰둥했었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단순히 성격이 덤덤 한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냥 돈에 큰 미련이 없는 사람 같다.
<>네. 상관없어요. 그보다 민사장님 회사에 계약 된 길드가 몇 개죠?
<>아 그래요? 혹시 팀 단위로 하나 더 계약 할 수 있나요?
뜬금없는 반화에 말에 당황한 민사장님이지만 그의 회사에 현재 가장 큰 이익을 주는 그를 무시 할 수 없어 회사의 정보를 알려 주었는데 더 얼떨떨한 제안이 뒤 따른다.
>>프리랜서 그만 두고 그쪽 회사랑 전속 계약을 하고 싶네요.
<>네 아무래도 날파리들이 꼬일 것 같아서요. 등록증 정보가 여기저기 알려졌네요.
아까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보던 반화에게 대한민국의 새로운 A급 테이머 탄생이라는 기사의 제목이 뜬 걸 보고 찾아 봤는데 아무리 봐도 자신의 이야기가 분명한 것을 확인했었다.
현재 A급 능력자는 능력자들 세계에서 Top급. S급을 제외하고 대부분 길드의 장, 능력자들을 이끄는 위치에 있거나 그만한 영향을 가진 등급. 과거 전투 B도 높은 급이긴 했지만 이슈가 되기엔 좀 애매한 구석이 있었지만 A급이 된 이상, 그것도 요즘 핫한 테이머라면 곧 있으면 소속이 없는 그에게 날파리가 잔뜩 꼬일 것이 예상된 반화는 그냥 그 바람막이로 사용할 회사로 민사장이 만든 뉴월드 회사와 계약하는 게 편하지 않을 까 생각 한다. 몇 번 거래는 안했지만 충분히 믿음 가기도 했고.
<>그래요? 쯧.
<>전속 계약하면 뭐 달라지는 점 있을까요?
<>음...
고민하는 반화의 목소리에 초조해지는 사이
>>좋아요. 계약 하죠.
<>이번 주 언제든지 오셔도 되니까 오실 때 이야기만 해주세요.
오랜만(?)에 집에서 쉴 생각인 그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마무리 했다.
돈이야 만들려면 뭘 해서든 못 만들까. 다만 귀찮음은 좀 피하고 싶은 생각이다. 그 뿐만 아니라 가족들한테도 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에 날파리가 꼬일 상황을 최대한 줄이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냥 평범한(?)사람들처럼 꼬맹이를 데리고 활동도 할 겸. 세상의 집중을 받는 직업인 능력자 인지라 편하게 살려면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릴 필요는 없지만 그 쪽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좀 알려져야 편할 테니까.
“돈이야 우리 꼬맹이, 순이 간식 사줄 돈만 있으면 되지~ 안 그래?”
-냐?
쫑긋!
간식소리에 귀가 쫑긋한 순이가 배를 보이며 누워 있다가 고개만 들어 바라본다.
“야 너, 요즘 살이 너무 통통하게 오른 거 아니야?”
탁!탁!
불편한 심기를 들어내며 꼬리로 바닥을 치며 고개를 휙 돌리고 무시하는 순이.
처음에 꼬맹이를 데려 올 때만 해도 식탐은 꼬맹이가 훨씬 많았는데 점점 순이의 식탐이 늘어나더니 포동포동 핑크빛 배를 자랑하는 순이었다.
그나저나 이제 혼자 노는 것도 싫증나는데 사람들이랑 한번 돌아 다녀 보니 나름의 재미가 있어 종종 회사에 소속된 다른 팀이나 길드에 용병처럼 갈 생각인데 이제 가족들에게 떳떳하게 활동 내역을 말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그동안은 딱 뭐라 설명해야 될지 몰라서 대충 얼버무렸는데 동생놈(?)이 점점 의심하던 차였는데 잘 되었다.
부모님이 걱정하던 것도 그런 것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소속 회사에 대해 어필도 하고 걱정도 없앨 수 있을 것 같다.
음... 꼬맹이가 몬스터라는 걸 믿을까?
-낑?
순진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꼬맹이를 보면 누가 이 아이를 몬스터라 생각 할 것인가...그렇다고 이 녀석이 투기를 발산하라고 할 수도 없고..
능력자들도 두려워하는 투기를 일반인이 받을 수 있을 리가.
“언젠가는 아시겠지 뭐...”
부비부비
품에 머리를 부비는 녀석을 쓰다듬어 주고 노에라는 그렇다 치고 덩치는 어떻게 데려올 것인가 잠시 고민해 본다.
지난 번 용을 길들인 테이머가 지금 어떻게 되었더라?
통제가 좀 불안정해서 이쪽으로 못 넘어 온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한번 찾아 봐야겠어. 와이번 테이머도 어떤지 한번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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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왔어?”
“어. 일은 잘 돼?”
“아직 모르겠어. 반응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그래? 부모님은? 카페에 계셔?”
“엉. 뭐 마실 것 좀 줄까?”
부모님의 집에 오니 슬이와 쪼미는 나란히 누워 자고 있고 누나만 반겨 준다.
“됐어. 명하는?”
“걔 여행 갔잖아. 미국으로”
“아 그래?”
“야... 아무리 그래도 동생한테 관심 좀”
“지가 나한테 말도 안하고 갔는데 뭐”
“너나 걔나 쯧.. 아! 그 뭐였지? 푸롱 열매? 그거 진짜 효과 좋더라! 피부가 진짜 말도 안 되게 좋아 졌어.”
“... 그거 피부 좋으라고 먹는 건 아닌데.”
“뭐든 좋아지면 된 거 아냐?”
“그래.. 좋아 지면 됐지”
“아! 야... (귓속말)요즘 슬이가 좀 이상해.”
“응?”
“그게..(귓속말) 잠깐만 이리로 와봐.”
거실에서 나와 부엌으로 그를 끌고 간 누나가 슬이가 자는 걸 다시 확인하고 그를 보고 말한다.
“아무래도 각성 한 것 같아”
“음? 각성?”
“응. 힘도 쎄지고 가끔 물건을 바라보는데 그게 말도 안 되게 움직이거나 넘어지거나 한다 말이야. 아무래도 각성 한 것 같아. 어쩌지?”
마나 감응력이 남다르긴 했는데 벌써 깨우치기 시작한 모양인데...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아직 아이인데. 그런 생각도 들고 막... 요즘 좀 복잡해. 일단 등록증부터 만들어야 하나?”
“음... 등록은 일단 미루고 먼저 능력 사용에 대해서 대비 해야겠네. 누나도 부모님도 위험 할 수 도 있으니.”
“그렇겠지...”
“걱정 마. 내가 잘 알려 줄게.”
“그럴래? 아무래도 너도 능력자니까.”
“부모님은 아셔?”
“아니 몰라. 명하가 지난번에 이상하다고 해서 나도 알았어.”
“일단 부모님 오시면 알려 드리고 , 너무 걱정 하지 마.”
“후...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