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구조 #
24화
다음날 제국의 흔적 찾는데 흥미가 떨어진 반화는 순이와 꼬맹이를 데리고 (노에라와 덩치는 너무 튀어서 별장에 있다.) 다시 세상을 넘어 왔다.
마침 연락 온 민팀장님이 아티펙트 제조법을 판매할 업체를 선정 했다고 한다.
다국적 기업 본사는 미국에 있고 현재 게이트 관련 무기 산업에서 누구나 손에 꼽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소총의 원조인) 폴리크랙과 거래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금액은 조정 중에 있지만 ‘로열티로 5년간 지불 할 것이냐’ 와 아예 ‘바로 판매 하느냐’를 결정해야 했는데 민팀장님에게 알아서 해 달라고 했다.
그리고 그 쪽 회사에서 나를 한번 보고 싶어 했는데 다음에 한번 보기로 하고 이번엔 거절했다.
그보다 민팀장님이 세운 회사도 지금 전속 능력자 길드로 계약한 길드가 여러 있는데 기회 되시면 같이 한번 활동 해 보겠냐고 해서 할 것 도 없는데 그러자고 했다. 혼자 다니는 건 편하긴 하지만 가끔 심심할 때가 있어서.
잠시 후 장비를 갖추고 꼬맹이와 차에 올랐다.
-냐아~
문 앞까지 나온 순이가 그를 올려다보며 인사 했다.
"사고 치지 말고. 심심하면 저쪽 넘어서 애들이랑 놀고. 알았지?”
"냐~”
알았다는 듯 그의 다리에 몸을 부비고는 집 안으로 쏙 들어간다.
"자, 꼬맹아. 가서 적당히 힘 써야해? ”
-캉!
든든한 꼬맹이와 게이트 앞으로 이동했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민팀장님이 기다리고 있는 건물에 들어갔다. 이미 다 모여 있는 소규모 길드의 인원으로 추정 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민팀장님이 ..아니 이제 민 사장님이 그에게 다가 온다.
"어서 오세요. 여기가 저희 회사에서 빌린 건물인데 게이트 오고 갈 때 뭐 필요한 게 있거나 하시면 맘껏 들어오셔서 해결 하셔도 됩니다.”
"아 아예 빌린 건가요?”
"네 저희 전용입니다. 아 길드 별도로 층이 나눠져 있는데 반화씨도 원하시면 층을 나눠 드리겠습니다.”
"아, 전 프리랜서인데요. 굳이 그건 필요 없겠네요.”
"그러시다면.. 아! 저쪽은 오늘 같이 가실 길드입니다. 티거 길드라고 요즘 유명한 길드 중 하나죠.”
"오? 이름은 들어 봤습니다.”
"김찬형씨! 여기 잠시.”
"음? 아 ! 이쪽이 오늘 같이 가실 분인가요? 느낌은 완전 베테랑이긴 한데요? 반갑습니다. 김찬형입니다.”
지난번에 쇼핑몰에서 본 털보 덩치가 인사해 온다. 확실히 생각보다 기운은 단단하게 안정 되어 있다. 등 뒤에는 그가 판 거대 도끼와 방어코트 안으로는 소총 한 자루가 삐져나온 모습이다.
"네 반갑습니다. 이반화입니다. ”
"A급 테이머 시라고요? 저는 A급 강화계입니다. A급 테이머는 처음 보네요. 테이밍 된 몬스터가...?”
"이 녀석입니다.
-캉!
"어... ”
그때 뒤에서 한 여성이 다가 왔다.
"앗! 꼬맹이?!”
"응?”
다가온 여성이 꼬맹이를 껴안는다.
자세히 보니 능력자 검증 센터의 그 여자였다.
"아, 이분은 저희 길드에서 스카웃 한지 얼마 안 되신 분인데.. (속닥)능력은 좋은데 좀 성격이...”
커다란 덩치를 그에게 숙여 귓속말로 속닥인다.
하지만 능력자들의 오감은 그 정도는 충분히 감지 할 수 있는 능력이라 속닥거림을 들은 여자가 꼬맹이를 껴안고 벌떡 일어섰다.
"성격이 뭐요?”
"아니.. 참 좋으시다고. 암 그렇고말고..”
"흥! 그나저나 오랜만이네요? ”
"네 뭐.. 그쪽 일은 그만 뒀나 보네요?”
"그만 두길 잘했네요! 이렇게 꼬맹이도 보고. 꼬맹아~ 언니 안보고 싶었어?”
-끼잉?
어느새 여성 길드원들에게 둘러 싸여 버린 꼬맹이를 안타깝게 바라봤지만 차마 저 틈으로 들어 갈 순 없었다.. 꼬맹이가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저 강아지가 A급 몬스터 맞습니까?”
"네. 여기 등록증.”
"음... 맞네요. 특성이 아니더라도 전투가 B이시니 든든하네요. 오늘 잘 해 봅시다. ”
"네. 근데 어떻게 이동하나요? ”
"아 저희 전용 차량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활동 영역은 안전선 바깥이라 여태껏 보신 몬스터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도감은 한번 보셨죠?”
"네”
"그럼 출발 해 볼까요? 자자! 다들 마지막으로 장비 점검하고 차량 탑승해요!”
길드장의 말에 어수선 하더 모습은 어디 갔는지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장비들을 정비하고 하나 둘 차량으로 탑승했다. 인원은 20명 정도. 차량 4대로 5명씩 나눠서 탔는데 하필 그 여자와 같은 차에 타게 되었다.
"근데 개인 활동은 주로 어디서 하셨어요? ”
"어.. 게이트에서 좀 밑에서 했죠. 뭐”
"미혜씨 사적인 이야기는 나중에 나누도록 해요. 곧 안전선 밖으로 나갑니다.”
"눼에!”
안전선을 넘어 한참을 지나서 공터에 차량이 사각형으로 주차하고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여기서 부터는 걸어서 이동합니다. 오늘은 사냥 보다는 탐색 위주로 갈 겁니다.”
그렇게 말한 길드장이 등 뒤의 도끼를 손에 쥐고 무리를 이끌기 시작한다.
말 많은 그 여자도 진지한 눈빛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가는 걸 보고 그도 천천히 뒤를 따라 갔다. 소총을 손에 쥐고 후방을 맡기로 했기 때문에 적당히 둘러보는 척을 하긴 했는데.. 꼬맹이도 그도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에 역시 혼자 다니는 사람의 간은 크다고 생각하는 일행들이였다.
부스럭!
"정지!”
작게 들려오는 소리에 걸음을 멈춘 무리가 사방을 샅샅이 둘러보기 시작한다.
"푸릉!”
"모여. S급 바위거북이다. 온순한 녀석이니 둘러서 돌아간다.”
그들이 발견한 곳에 있는 하나의 바위덩어리 같은 몸에 단단해 보이는 머리가 달린 몬스터가 있었다.
"위치 기록해 둬.”
"넵!”
이런 식으로 기록해 가며 이동하는 건가 보네. 조금 느리지만 안전하게 몬스터들의 영역을 기록하며 자신들이 사냥하거나 탐색 할 곳을 찾는다. 안정적이네.”
그때 선두에 있던 인원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길드장님! 앞에 오크 부락 있는 것 같은데요?”
"규모는?”
"꽤 큰 것 같은데요? 순찰 하는 놈들이 10마리정도 입니다.
"음...”
이들에게 오크 부락지는 유물을 획득할 수 있는 가장 확률 높은 방법 중 하나이다. 그렇기에 꽤 큰 규모 임에도 불구하고 고민하는 것이고.
"A급만 없으면 가능 할 것 같은데...”
1000마리의 규모라고 해도 그중 전사는 절반정도 그중에서 C급 이상은 얼마 없을터. 그에 반해 여기는 A급만 둘에 B급4명에 나머지 C급들로 이루어진 정예.
"그럼 제가 거기 확인을 해볼까요?”
반화가 길드장에게 말한다.
"반화씨가요? 괜찮을까요?”
"원래 혼자 다니다 보면 이 정도는 일상이죠. 뭐 별거 아닙니다. 그 정도 규모면 몸 하나 빼는 건 쉬워요. ”
태연하게 거짓말을 늘어놨지만 다른 사람에게 그럴 싸 했기 때문 의심은 없었다. 애초에 등록증 정보가 말해 주고 있었다. B급 전투력, 거기에 혼자 다니는 프리랜서. 실력이 없다면 진작에 비명횡사 했겠지. 이 곳은 친절한 곳이 아니니까
"그럼 부탁 할게요.”
"네 금방 갔다가 올게요. 꼬맹아.”
-캉
반화와 꼬맹이가 빠르게 사라지고 남은 인원들은 각자 긴장을 풀지 않고 대기 한다.
.
.
.
부락지에 도착한 반화와 꼬맹이. 선두에서 발견한 말대로 1000마리의 규모의 부락지였다.
"음.. ”
부락지를 기운으로 살펴보니 규모는 크기지만 B급 이상의 오크가 보이지 않았다.
"별거 없는데? 음?”
그때 그의 기감에 묘한 것이 걸려들었다.
"낑?”
꼬맹이도 느꼈는지 고개를 갸웃 했다.
"사람인가?”
오크 부락지의 중심에서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다만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고정 되어있었는데..
"잡힌 건가?”
그러고 보니 오는 길에 전투 흔적이 좀 보이긴 했었다. 오크들이 사냥한 흔적이라고 생각 했는데 이제 보니 사람들과의 충돌에 의한 흔적이었나 보다.
"쯧. 조만간 죽겠는데?”
오크들이 사로잡은 인간들을 중심으로 둘러싸 축제를 벌이려는 듯 시끄럽게 자기들만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사람들의 수는 대략 30~40명 정도였지만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기운 자체는 많았는데.. 다루는 능력이 영 형편없었나 보다.
일단 꼬맹이를 남겨 두고 사태를 지켜보게 하고 서둘러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날라 갔다.
스륵.
"길드장님.”
"어?! 언제?... 아 확인은 하셨습니까?”
"네, 충분히 상대 가능 할 것 같아요. 우두머리가 B급 정도로 보입니다. 나머지는 별 것 없어 보이고 문제가 지금 그 놈들한테 사람들이 잡혀 있습니다.”
"사람들이요?”
"네. 30명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빨리 가지 않으면 아마...”
"이런.. 다들 서둘러! 이동한다. 일단 이동하면서 자세한 이야기를....”
티거 길드의 일행들은 이미 만반의 준비 태세였기 때문에 바로 출발했다. 진형을 흩뜨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모습이 역시 이 팀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일단 꼬맹이를 남겨두고 혹시 일이 벌어지려하면 먼저 움직이라고 해 뒀습니다. ”
"괜찮을까요? 아무리 A급 이지만 그만한 숫자는 상대하기 쉽지 않을 텐데..”
"그 녀석은 걱정 안 해도 됩니다. ”
"네 그럼. 도착하면 바로 저랑 같이 사람들 구출부터 하시죠. 나머지는 외곽에서 오크들을 흔들어!”
"예!”
"그리고 제가 오크들을 상대하는 동안 사람들 구조를 부탁 드려도 될까요?”
"음.. 아니요 제가 견제 하죠. 길드장님이 사람들 쪽으로 가는 게 좋겠네요. 여러 마리를 상대 하는 데는 제가 더 좋을 겁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작전을 짜는 동안 금세 부락지로 도착했다. 앞을 막는 일부 오크들은 순식간에 썰어 버리고 바로 안으로 들어간다.
"시작이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고 부상자 없도록 조심하도록!”
"예!”
"하압!!!”
길드장이 커다란 도끼를 휘두르며 곧바로 사람이 보이는 곳으로 돌진하려 했다.
그런데...
그가 돌진 한 곳에는 오크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는 서있는 오크가 없었다.
그 중심에는 꼬맹이가 검을 늘어뜨린 채 주위에 경계의 움직임을 보이는 오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어..?”
거침없이 돌격 하던 길드장이 당황한 소리를 뱉었다.
그때 간신히 서있던 주변의 오크들이 우수수 쓰러지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길드장이 주변을 둘러 보다 그쪽으로 총을 겨누고 있는 반화와 눈이 마주친다.
"꼬맹이가 벌써 처리 했네요.”
"살려주세요!!!”
꼬맹이의 뒤로 사람들의 고함 소리가 들려온다. 사람을 발견한 그들은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사이 길드원들은 외곽의 오크들을 처리하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너무 싱거운 놈들의 대응에 이상함을 느끼고 길드장 대신 무리를 이끄는 자를 바라봤다.
"이상한데요? 얘들 영 비리하네요.”
"음.. 그러게.. 설마 중심에... 저놈들 무시하고 중앙으로 바로 들어간다! ”
"예!”
이상함을 느낀 부길드장은 일단 길드장과 합류를 위해 주변의 오크들을 무시하고 안으로 돌진했다. 중앙에 도착한 그들은 이미 사태가 진화 된 중심을 볼 수 있었다. 길드장은 사람들의 포박을 풀고 있었고 오크들은 사방으로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고 있었다. 그들이 잡았던 오크는 여기서 도망가던 오크들이었나 보다.
"길드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
사람들을 구하고 있던 길드장은 그의 길드원을 보고 멋쩍은지 뒤통수를 긁는다.
"뭐.. 와 보니 이미 저 녀석이 반은 끝냈고 나머지는 반화씨가 처리 했어.”
"허어...”
길드장이 말하는 녀석은 꼬맹이였고 반화의 옆에서 애교를 피우는 꼬맹이와 주변에 쓰러진 오크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넋이 나갔다.
"A급 몬스터라는 건 알았지만..”
확실히 몬스터 등급과 사람의 등급은 같은 단위를 쓰지만 그 힘은 차이가 크다는 걸 새삼 실감하는 사람들이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뭐 별로 한 것도 없는데요. 저기 저 사람이 다 했습니다.”
그 말에 반화의 곁으로 다가 와 사람들이 고맙다고 연신 고개를 숙인다.
"쯧. 어쩌다 여기까지 왔어요? 저 정도 무리에 잡힐 정도면 여기 오는 게 무리라는 건 알 텐데요.”
"후우... 어쩔 수 없지요. 회사가 하라는데.. ”
"기업 새끼들은 그게 문제야. 지들은 등 따시고 배부르게 지시만 할 줄만 알아. 그 지시가 합당한지 판단은 하지도 않고 무조건 지들 말이 다 맞지.. 여기가 무슨 멧돼지 사냥터 라도 되는 줄 아나?”
이 곳에 잡혀 있던 사람들은 다들 마나 등급은 어느 정도 나오지만 전투 등급은 형편없는 사람들 이였다.
그런 사람들이 무작정 안전선을 넘어 돌아다니다가 오크 무리에 사로잡힌 것.
"자자! 일단 뒷정리 하고 저희랑 같이 돌아갑시다.”
"네네..감사합니다. ”
"차는 어디 쯤 두셨어요?”
"여기서 한 시간 정도 걸릴 겁니다.”
"일단 그쪽 차부터 가지고 와서 우리 쪽을 이동합니다. ”
"네네.”
능력자가 되어 남들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들어가 떵떵 거리며 살 수 있을 거라 했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다시는 이런 짓 할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 사이로 길드장이 소리친다.
"일단 물건 확인은 나중에 돌아가서 하고 다 들고 간다. 준비 다 됐어?”
"예! 정리 끝났습니다.”
"좋아 그럼 출발하지. 사람들 주위로 포진해.”
길드원들이 구조된 사람들 주위로 감싼 형태로 이동을 한다.
반화는 꼬맹이의 몸에 묻은 이물질을 닦아 주며 후방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그 모습을 따라 사람들의 시선이 따라오다가 꼬맹이가 스윽 돌아보자 재빠르게 시선을 돌린다.
"데뷔무대가 꽤 살벌한데?”
-낑?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의 녀석의 말똥거리는 눈빛에 픽 웃고는 사람들을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