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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20화 (21/295)

# 20화-정리 #

20화

슬이가 잠에 빠지지 않은 건 이미 반화의 기운을 한번 받아 봐서 그런가 보다.

-냐아아~

순이가 다가와 자기도 푸롱 열매를 달라고 찡얼거렸다.

잠에 빠지지 않은 슬이와 가족들이 잠에서 깰 때 까지 놀아주던 반화가 지쳐 갈 때 쯤 슬이도 낮잠이 잘 시간인지 졸립다고 누나 곁으로 가 눕고 나서야 반화도 쉴 수 있었다.

"나도 좀 쉬자... 니들도 이리와 좀 쉬어."

-냐아~

-캉!

마당 벤치에 누워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시간이 흘러 점심시간이 지나갈 때쯤 일어나 식사 준비 하는 중 하나 둘 일어나기 시작한다.

"잠깐 잔 것 같은데 몸이 날아 갈 듯 가볍네! "

"그러게? 그 열매가 산삼 보다 좋은 건가봐."

"일어나셨어요?"

점심을 준비 하던 반화가 부모님의 소리에 반응 했다.

"어머?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니? "

"좀 더 쉬고 계세요. 곧 다 돼요. 간단하게 찌개랑 해서 먹죠 뭐."

"그럴래? 그럼 기다려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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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전날 저녁에 마당에서 바비큐를 해먹고 반화의 집에서 하루 푹 쉰 가족들이 돌아 갈 준비를 한다.

"밥 잘 챙겨 먹고. 연락은 자주 해. 특히 일 나가기 전이랑 후에."

"네 걱정 마세요. 그리고 저 열매는 너무 자주 드시면 과하고 일주일에 한두 번만 드시면 되요. 냉장고에 안 넣으셔도 되고요."

"그래? 고마워~"

"오빠. 이거 먹고 나니까 피부가 반들반들 해졌어. 나중에도 구할 수 있는 거야?"

"맞아. 주름도 펴졌어. "

"우리 가족 먹을 정도는 계속 구해 줄 수 있으니까 걱정 말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으니까. 자제하고. 특히 명하 너!"

"쳇. 내가 애도 아니고.."

"쪼미한테도 줘도 되는데 아직 새끼니까 조금만 줘."

"네네네~ 엄마, 아빠 그만 가요."

"그래. 가 볼게~"

"쌈쭌 빠이이~ 수니도~ 꼬매잉도~"

-냐~

-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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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떠나고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반화는 소파에 누워 잠시 쉬었다. TV를 틀고 여기저기 돌려 보던 중 흥미 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늘 러시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자국의 S급 능력자의 실종을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세계능력자연맹에 구조를 요청 했는데요, 우리나라의 S급 능력자 중 한 분도 세계연맹의 소속인데 과연 세계연맹이 러시아 정부의 요청에 능력자들을 파견 할지, 또 파견 한다면 누구를 보낼지 각 국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연맹뿐만 아니라 엘라프와 다른 세계 각국의 정부에도 도움을 요청 했는데요. S급 능력자의 실종에 러시아는 도움을 주는 국가에게 게이트 내부에 개발 상황을 모두 알려주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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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급의 실종이라.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능력자들이 S급들이지만 반화는 감이 잡히질 않아 인상을 썼다. 꼬맹이가 지금 대충 S급이라고 판단 하긴 했는데 반화가 보기엔 S급이고 C급이고 차이가 없다. 사실 반화가 처음 받은 등급을 승급하지 않는 이유도 귀찮은 것도 있지만 어느 정도로 해야 되는지 감이 오질 않아서 그냥 놔둔 거였다. 당연히 높을수록 활동하기 편하겠지만 툭 치면 죽을 검증 능력자인 엘프들과 드잡이 하는 건 한번으로 족했기에... 꼬맹이만 조금씩 능력을 올리는 선에서 테이머로서 등급을 올리고 있는 건데 이번에 꼬맹이가 A급이 되면 반화의 능력도 종합 A등급의 능력자가 된다.

현재 반화의 등록증 정보

-마나 C

-전투 B

-특성 A

-테이밍 몬스터 : 울프종( A급)

보통 제일 높은 등급의 능력이 종합 등급으로 취급된다. (각 급 사이의 차이는 올라 갈수록 커지고 대부분 D에서 C로 올라가는 곳이 상위와 중위를 나누는 차이라고 한다.) 물론 아무리 마나 등급이 높아도 전투 등급이 높지 않으면 길드들은 선호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마나등급을 잠재 등급으로 취급하고 받아들이긴 하는데 직접 몬스터를 잡는 길드들의 생각에는 전투가 높으면 마나가 부족해도 충분히 전투에 도움이 될뿐더러 활동하다 보면 마나등급은 조금씩 올라간다.

그건 스톨로지에서도 그랬고 아틀란티스에서도 그렇다. 대표적으로 정부 소속 S급 능력자 신소이가 그렇다. 그녀도 마나등급은 처음에 C였지만 점점 성장해서 현재 A급까지 올렸고 전투센스는 그야말로 발군이었다.

하지만 마나만 높은 자들은 훈련이 잘 되면 모르지만 다루지도 못하는데 출력만 높아 오히려 아군에 위협이 될뿐더러 전투센스는 인위적으로 키우려면 정말 죽을 고비를 몇 번이고 넘어야 하는데 현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할 리가 없다. 그래서 일선의 길드는 전투 센스를 우선으로 기업은 비교적 후방에서 활동하기에 마나 등급이 높은 자도 선호한다.

어쨌든 S급이라면 인간들로써는 세계 정상급이라는 건데.. 너무 다른 곳에서 활동했더니 지금 능력자들 세계를 잘 모르는 반화는 사람들 좀 만나보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움직이는 지 확인 좀 해야겠어. 이번에 제국에 갔다 와서는 게이트 주변에서 좀 움직여 봐야지. 꼬맹이 등급도 S로 올리면 잔챙이들이 달라붙는 일은 없겠지."

아직 반화 일행의 능력이 알려지지 않아서 처음에 등록 했을 때 빼곤 귀찮은 일은 없었지만 요즘은 큰돈도 들어오고 게이트에 흔적도 남기고 해서 정보에 민감한 자들이라면 조금씩 주목 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반화의 등급은 길드의 마스터들이 가지고 있는 높은 등급이라 여태 조용한 게 오히려 신기한 것 이였다. 반화는 딱히 숨기고 다니지 않았는데에도 불구하고 (물론 지 맘대로 게이트 내부를 왔다 갔다 하고 사람들이 오지 못하는 곳에 있는데 발견하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러시아 게이트나 한번 갔다 올까? 음.. 지도가 어디 있더라"

폰으로 러시아의 위치를 찾던 반화가 금세 내려 놨다.

"귀찮게 뭐 알아서 하겠지. 괜히 부모님 걱정 시키는 쥐새끼들이나 잡아야지. 어련히 들 알아서 하시겠지."

-냐아~

부비부비

-그릉그릉

반화의 품안에서 그릉그릉 거리는 순이를 보던 중 문득 차를 개조 시켜 게이트 내부로 들고 가는 게 어떨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음... 저걸 뜯어 고치는 것 보다 그냥 새로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프레임은 지난 번 잡은 쇠 덩어리 뼈로 하고 엔진은 껍데기로.. 구동은 쓰고 남은 허연 불덩이 놈 꺼 조금 떼서 쓰면 되겠네. 좋아!"

차에 대해 쥐뿔도 모르는 반화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리치의 기억에 있는 여러 가지 마법들 덕분이다. 마법 중 사물을 카피 할 수 있는 마법. 그 리치도 함부로 사용하지 못한  상당히 고차원의 마법이긴 했지만.

마당에 지난번에서 꼬맹이가 잡다가 순이가 머리통을 날려 버린 몬스터 사체를 꺼내 부분 별로 해체를 시작했다.

꼬맹이와 순이가 무슨 난리인지 창가에 고개만 내밀고 구경하는 중에 그가 인터넷으로 여러 차 모양 중 어떤 지형에서도 탈 수 있는 차를 찾아 모양은 카피 했지만 내부를 알 수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차 내부를 카피해야 되는데.. 어!? 모터쇼?"

내부를 어떻게 카피 할 까 하던 중에 모터쇼가 열린 것을 발견했다.

"위치가. 음 좋아. 쓸 만한 차가 있나?"

모터쇼에 나오는 차를 찾다가 딱 원하는 차를 발견한 반화가 그대로 집을 나섰다. 아무도 보지 못하게 기운을 사용한 뒤 그 자리에서 사라진 반화가 모터쇼가 열리는 상공에 나타났고 곧바로 원하던 차와 그 밖에 괜찮아 보이는 차 여러 대를 카피하고 집으로 순식간에 돌아온다.

돌아온 반화는 바로 카피마법을 펼쳐 놓은 재료에 사용 했다.

스윽. 스윽 .찰칵.

저절로 살을 깎아가며 모양을 잡아가는 광경을 보는 그는 새삼 편리한 능력이라고 생각 했다. 자기가 가진 능력은 부수고 흡수하는 하는 것 밖에 없었는데...그나마 흡수한 능력들도 죄다 비슷비슷한 것들이라 이런 호사스런 능력에 감탄한다.

"좋아, 좋아"

10분도 채 걸리지 않고 차 한 대가 완성 되었다.

남은 재료들은 다시 검은 공간에 담은 뒤, 차에 올라타 시동 버튼을 눌러 본다.

부릉~!

맑게 울리는 엔진 소리에 만족스런 미소를 한 반화가 이내 시동을 끄고 나와 차를 향해 손짓을 했다.

손짓을 따라 여러 문양이 만들어 지고 차에 흡수되어갔다.

"드래곤 대가리에 박아도 멀쩡하겠네. 엔진은 불덩이의 정수에도 충분히 버티겠고. 좋네. 이제 걷는 건 끝이다. 꼬맹아~"

-캉캉!

뭔지도 모르면서 꼬맹이가 좋다고 캉캉 거린다. 그 와중에 순이는 관심이 없는 듯 바닥을 뒹굴 거렸다.

"그래그래. 일단 보관해 두고 다음에 갈 때 꺼내야지. 음... 불덩이 정수가 좀 남았는데. 꼬맹이한테 흡수가 될라나?"

-캉?

"음... 다는 안 되겠네. "

남은 불덩이의 정수를 새끼손톱보다도 적게 덜은 그가 꼬맹이를 불렀다.

"꼬맹아. 화끈 할 거야. 안 아프게 해 줄 테니까, 눈 꼭 감고 꿀떡 삼켜?"

-낑?

본능적으로 정수의 기운을 아는 꼬맹이가 살짝 경계를 했지만 반화를 믿고 넘겨준 정수를 꿀떡 삼켰다.

삼키자마자 타오르는 입과 식도에 여태 경험 할 수 없었던 뜨거움이 밀려오려는 찰나 시원느낌이 뜨거움을 감쌌다.

천천히 흡수되는 기운을 느끼며 꼬맹이는 최대한 그 기운에 적응 하려고 노력했다. 그 노력 때문인지 점점 흡수 되는 기운이 늘어나더니 금세 들어간 정수의 모든 기운을 다 흡수 시키고는 지친 듯 자리에 쓰러졌다.

기특한 꼬맹이에게 그가 기운을 더욱 단단히 압축 시켜 주고 편한 자리로 옮겨 주었다. 꼬맹이의 털은 온통 잿빛에 가까웠는데 기운을 흡수하고 나서 손과 발, 꼬리가 하얗게 변해 버렸다. 등에는 하얀 줄무늬가 생겼고 양 쪽 귀도 하얗게 변했다.

"꼬맹이 인기 더 많아 지겠는데?"

아닌게 아니라 원래 새끼 강아지의 형색으로 귀여움을 받았는데 하얀 장갑, 장화라도 신은 듯 하얀 발은 물론 몸 곳곳에 하얀색으로 물든 모습이 누가 봐도 귀여운 모습이었다.

"아...이런... 실수 했네."

갑자기 반화가 무언가 깨달은 듯 말한다. 그게 무엇 인가 하면 신수도 아닌 꼬맹이는 한 번에 기운을 받아 버리면 성장이 매우 느려지게 되는데, 이미 자리 잡은 기운이 안정적인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크긴 하겠지만... 원래 성장하는 속도랑이 완전 다른 속도라 성장은 멈추고, 새로운 종으로 진화 한 것과 다름없다.

순이보다 조금 더 큰 상태의 꼬맹이를 보니 안타깝기도 했지만 지금의 모습을 오랫동안 볼 수 있음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 반화였다.

"안 크는 것도 아니고 뭐 크긴 클 테니까? 한 천년 정도 지나면 조금은 크겠지."

이미 저질러진 상황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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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맹이가 깨어나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는 자신의 달라진 내부와 외부를 번갈아 느끼며 인상을 썼다가 미소를 지었다가 반복했다.

-낑..

양 손을 보는 꼬맹이의 풀죽은 모습. 이내 내부의 단단한 기운을 느끼며 미소를 짓는 꼬맹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순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한다.

비록 꼬맹이의 부모의 모습은 이제 찾아 볼 수 없지만 꼬맹이는 가슴 속에 그들을 담아두고 과거의 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들의 희생으로 살아남은 당신들의 자식이 이렇게 강한 기운을 가지게 되었다고...

"꼬맹아 그만하고 이리 와서 이거 좀 먹어."

-캉!

반화가 부르는 소리에 잠시 감상에 빠졌던 녀석이 금세 밝은 모습으로 달려 왔다.

"기운 쓰는 건 여기선 자제하고 저쪽으로 넘어가서 연습해. 알았지?"

-카아암!

"먹기만 해 자식아... 점점 순이를 닮아가네"

-냐무냐냐먀냠냠마?

"아니야.. 먹어."

-냐먄먀냠무냐무

어째 요즘 순이는 먹는 장면 아니면 사고치는 장면만 나오네. 점점 어릴 때 모습으로 돌아오는 것 같아 좋으면서도 걱정이 된다. 어릴 때 얘 정말 냥아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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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지나고 찾아 온 월요일

누군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실에 매달린 노예처럼 움직이는 시간에도 침대에서 일어날 줄 모르던 반화와 두 녀석들의 단잠을 깨우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르륵

진동으로 바꿨던 폰이 이른 아침부터 힘차게 진동을 한다.

"으음.. 여보세요?"

"아! 반화씨 아직 주무시고 계신가요? 그럼 다시 이따가..."

"괜찮아요. 무슨 일이죠?"

"반화씨 이제 MK와 계약 말소 시켰고 정보도 대부분 정리 했습니다. 존재 여부 자체를 없애기엔 지난번에 거래했던 물건들이 워낙 커서 그것 까진 못했지만 반화씨에게 귀찮은 일은 발생하지 않게 깔끔하게 정리 했고 저희도 이제 준비 다 끝내서 법인 신청 해 뒀습니다. 곧 승인 되면 바로 계약해도 되겠습니까?"

"네 그러죠. "

"조건은 MK와 비슷하게 하고 아예 저희 직원 중 한명을 반화씨 비서로 둘 생각인데. 괜찮으시겠어요? 아무래도 게이트 내부와 외부를 왔다 갔다 할 때 절차도 편하게 할 수 있고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겁니다. 프리랜서로 활동 하시 긴 하지만 회사에서 반화씨가 여러 군데서 거래하는 것도 아니니 저쪽에서 충분히 케어 해드릴 수 있습니다."

"음... 그건 좀 생각 해봐야겠네요. 일단 승인 떨어지면 계약부터 하죠. 그 물건 처리는 어떻게 됐나요? "

"아 법인 승인 떨어지면 바로 다른 제조 회사들과 거래 할 생각입니다. 내용은 카피한 일부분만 엘프들에게 해석을 맡겼는데 저희 예상과 일치 합니다. 유물 급의 아티펙트는 아니지만 충분히 시장에서 중급 이상의 물건으로 취급 될 겁니다. 이건 아무래도 저번보다 훨씬 큰 규모의 거래가 될 것 같아요. 제조업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겁니다."

"그래요? 귀찮은 일이 좀 생기겠네요."

"저희 쪽에서 최대한 잘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러려고 MK를 나온 거니까요. "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네네 걱정 마세요. 그럼 조만간 연락 다시 드리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잠에서 깬 그가 몸을 누르는 두 녀석을 옆으로 치우고 일어났다.

푸롱 열매를 하나 꺼내 먹으며 마당의 벤치에 앉아 햇살에 몸을 맡기던 그의 곁으로 어느새 다가온 꼬맹이와 순이를 쓰다듬으며 열매를 쪼개 입에 넣어 준다.

"이사 오길 잘한 것 같은데? 별장도 좋지만 여기만의 느낌도 좋네~ 그렇지?"

-냐아아암~ 합!

아직 졸린지 하품을 크게 하는 순이의 입에 열매 조각을 쑥 집어넣었다.

팡팡!

순이의 솜방망이를 맞으면서도 웃은 그가 공간을 열어 책 한권을 꺼냈다.

>콴 검술서.

표지를 넘겨 내용을 본다.

자세가 그려진 그림과 자세히 쓰인 주석들. 리치의 도서관에 있던 검술서 중 하나였는데 얼핏 봐도 다른 것들과 차이가 나 호기심에 따로 빼놓은 책이다.

내부 기운을 운용하는 방법이 다른 것들과는 확연히 다른 획기적인 것인데 읽어 보니 핵심은 빠져 있었다. 리치가 된 마법사도 봤는지 마지막에 그의 말이 적혀 있었다.

>>콴 대공이 제국에 남아 있었다면 이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 핵심이 빠진 콴 대공의 검술서로도 능히 제국의 최고 기사를 자처하는 그 머저리를 보며 제국이 그를 놓친 것이 얼마나 큰 실수였는지.. 내가 조금만 더 힘이 있었더라면 콴이 제국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와서 후회하면 무엇하리. 콴이 있었더라면 마왕을 막을 수 있었을까... 콴이 제국에 베푼 마지막 은혜인 이 검술서를 나름대로 연구 해 봤지만 아무리 해도 그의 깊이를 따라 갈 수 없어 안타깝구나.

역시 핵심은 비워 둔 것 이였다. 파괴하고 베고 상대를 부수는 방법에 관한 것에 그에겐 핵심을 비워 봤자 이지만.

"꼬맹이가 배워 두면 무난하겠어. 이런 식으로 기운을 쓰던 놈도 하나 본 것 같았는데. 가물가물한데? 검 하나 들고 다니던 녀석 이였는데. 으음... 아! 결국 그놈한테 죽었었지. "

그를 죽이려 쓴 힘의 여파가 아틀란티스까지 넘어 갔을 정도로 강한 놈 이였던 괴물에게 결국 검 하나 들고 싸우던 녀석이 졌던 것 같은데. 검은 공간을 열어 손을 집어넣고 여기 저기 들쑤시던 그가 검 한 자루를 꺼내 살펴봤다.

묵 빛의 탁한 검의 모양은 평범한 장검처럼 생겼지만 무려 괴물들의 세계에서 마지막까지 살아 있던 녀석의 검 이였다. 녀석을 죽이고 그에게 덤빈 놈을 겨우겨우 죽이고 흡수한 뒤 자리에 남아 있던 검을 주워 보관 하던 거였는데, 큰 접점은 없었던지라 그냥 나뒀었다. 딱히 검을 즐겨 쓰지 않았기에.

아무튼 그 정도의 주인이 쓰던 거면 평범해 보이는 검이지만 그 안에 담긴 주인 이였던 자의 살의와 같은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고 어중간한 괴물들은 건드리지도 못하는 물건이다.

"좋긴 한데 꼬맹이가 쓰진 못할 것 같네. 그래도 같은 인간이 쓰던 검 이였는데 가끔씩은 꺼내서 써줘야겠어(?)"

무슨 개똥같은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혼자 감상에 젖은 그였다.

잠시 괴물들의 세계에 있었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을 때

띵동!

집의 현관에 누군가 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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