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화-제국으로 #
17화
한편 서쪽으로 돌아가는 엘프들은..
"단장님! 지배자들의 영역에 벗어 난 것 같습니다. 이제 속도를 좀 올려 되겠는데요?"
"음. 좋아! 그럼 제대로 달려가자고. 몬스터와의 조우는 최대한 피하면서 간다. 하루 빨리 끝내고 복귀해야지. "
"예!"
조심스럽게 움직이던 엘프들이 본격적으로 숲을 이동하기 시작하자 여태 껏 이동한 속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나절을 이동하다 보니 어느 덧 해가지기 시작하려 할 때쯤 엘프들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광경이 보였다..
"이게 뭐죠?"
"끄응.. 설마 여기에 지배자들 끼리 다툼이 있었던 건가.."
"이게 지배자들의 싸움 흔적이라고요?"
"우리가 괜히 지배자들을 피해 돌아 온 줄 알아?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칫! 자기도 처음 보는 거면서.."
엘프들 중에서도 어린 두 남녀 엘프가 투닥 거리는 사이 단장으로 불리는 엘프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르겠군. 흔적은 있는데 느껴지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럼 둘이 싸우다 죽어 버린 건 아닐까요? 아니면 뭐 중립 지대라든가.."
"흠.. 그럴지도 모르지.. 일단 오늘은 왔던 길로 조금 되돌아가 쉬도록 하지."
"네에..."
일단 뒤로 물러서 사태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 엘프가 본 흔적은 사실 순이가 힘을 얻고 다루는 법을 배우기 위해 남긴 흔적들이였다. 오해를 한 엘프들이 늦은 밤 까지 회의를 하다 잠에 들었다.
-다음날.-
"더 이상 돌아가 가기엔 이미 너무 멀리 왔다. 이대로 우리는 지나간다."
"하지만!..."
"만약! 지배자를 마주한다면 그땐 무조건 뒤도 보지 않고 도망가도록."
"고작 정찰 임무에 목숨까지 거는 건 좀..."
"고작 정찰이지만 우리 종족의 미래가 달려 있어. 우리가 늦을수록 우리 종족의 대응이 늦어 져. 어쩔 수 없다..."
"가죠! 여기서 시간만 보내다간 아무 것도 못하고 끝날 수도 있어요. 인간들이 성장하는 속도는 겪어 보셨던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인간들이 제국과 연결 된다면...."
"출발한다. 행운이 있기를 .."
쓸데없는 비장함으로 무장 된 엘프들이 순이의 흔적을 지나쳐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엘프들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엘프들 앞에 또 다시 그들을 시험하는 광경이 나타났다.
"젠장! 사막이라니. 사막이라니!!!!"
"지..진정하세요. 단장님."
"크흠.. 물의 힘을 쓰는 자 있나?"
"네! 저 물의 힘 쓸 수 있어요. "
"또?"
"없는 것 같은데요?..."
"음... 좋아 어쩔 수 없지 대지의 능력자는?"
"여기 있습니다."
하필 제일 어린 두 엘프가 속성 능력자들이라니.. 단장은 순탄치 않을 사막 횡단을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이 되었다.
.
.
.
엘프가 사막을 건널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반화는 리치의 도서관의 책들을 모두 자기의 공간에 보관해 두고 하나씩 꺼내 가며 읽어 가기 시작했다.
"뭐가 이렇게 무식하게 기운을 사용하는 방법을 적어 놨지?"
"이건 또 뭐야. 쯧 이래서야 한 시간도 기운 못 쓰고 쓰러지는 조루가 되지."
책을 휙휙 넘기며 끝없이 잔소리를 하는 주인을 지친 눈으로 보는 꼬맹이는 아까 구워 먹고 남은 고기의 뼈를 찹찹 깨물며 누워 있고 노에라는..."
"끄응! "
반화가 읽은 책을 하나하나 분류해서 리치에게서 얻은 아 공간에 쓸모 있는 것만 정리해 넣었다. 예를 들어 아티팩트 만드는 방법이라든가 이 세계의 자원 가공법이라던 가 나중에 지구로 넘어가 팔 만한 것을 주로 서재에 차곡차곡 넣고 있었다.
"엇! 이건?"
"음? 뭔데 ?"
"제국의 기술 중 제국이 제국으로 만드는 계기가 된 기술이다. "
"응? 그게? "
"네가 보기엔 별로 일지 몰라도 일반 인간들이 익힌다면 재능이 있다면 충분히 마스터의 실력으로 올라 갈 수 있는 검술이다. 제국의 기사들이 주로 사용하던 것인데... 마법사가 이런 것도 가지고 있다니..."
"아아 그러고 보니 기억에 있군. 마법사의 능력에 기사의 신체를 합치는 연구가. "
"해골씨한테 진짜 복수 하고 싶었나봐. 흥! 꼴좋네."
"자신이 모시던 어린 황제가 눈앞에서 죽는 걸 보고도 아무것도 못했는데 그 정도 복수심이야 당연하지. 이미 일의 원흉들은 해골들한테 다 죽었고. 마법사 양반도 꽤 맘 고생했어?"
"쯧. 인간 네가 그런 걸 이해하는 건가?"
"이해하는 걸로 보여?"
"아니 전혀."
"뭐 그렇다고 치고. 그 인간 소리 좀 바꿀 필요가 있겠는데? 듣는 인간 기분이 묘하군."
"인간을 인간이라고 하는데. 그게 듣기 싫다면 괴물로 불러 줄까?"
반화의 기운에 벌벌 떨던게 아까 였것만 그새 잊었는지 깐족거리는 노에라를 살짝 노려본 반화가 잠시 생각하더니..
"흠.. 마스터라고 부르도록. 존경심 가득하게. "
"마스터? 너야 말로 중2병 아닌가?"
"뭐?"
"아니다! 마스터"
약삭빠른 녀석. 작게 소리를 내뱉은 반화가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이건 언제 까지 하려는 거야? 마스터?"
"음.. 뭐 적당히?"
"... 마스터의 적당히는 도대체 얼마인데?"
"적당히 정도?"
... 꼬맹이는 씹던 뼈를 내던지고 바닥에 뻗은 지 이미 오래고 서재를 정리하던 노에라도 파업을 선언하며 벌러덩 누워 코를 골며 자는 순간까지 책을 보던 반화가 마침내 책을 덮고 검은 공간에서 콘테이너형 주거 공간을 꺼내 도서관에 내려놓고 꼬맹이와 노에라를 한 손에 각각 집어 들어 옮겨 놓고 자신도 편한 침대에 누워 잠에 청했다.
보름 후...
"으아아아! 빛이다!"
"땅의 신수 주제 땅보다 빛을 더 좋아 하다니. 쯧"
"땅과 바람이라고 ! 그리고 내가 땅의 기운을 가지고 싶어서 가졌나? 어?! 가지고 싶어서 태어난 거겠지? 음.. 심오하군..."
"뭔 개소리야? "
모래에 묻힌 도서관을 보름 만에 나온 반화 일행은 내리 쬐는 햇볕을 마음 것 만끽했다. 도서관이 어두운 건 아니었지만 역시 햇빛과는 느낌이 달랐다.
"끄응!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거야?"
"음.. 일단 집에 한번은 갔다가 와야겠네.. 순이 놈이 사고 쳤을 것 같으니까."
"그 망할 고양이만 아니었어도 내가.."
"쯧. 순이가 발견 한 걸 내가 못했을 것 같아?"
"쳇."
"필요 없는 건 팔기도 하고 집에는 잠시 들려야겠어."
말을 마친 반화가 가볍게 손짓을 하자 기이한 문양이 공간을 수놓는다.
"쯧. 불편해. "
문양이 강한 빛을 발하려 했지만 다시 흔든 손짓에 아무 일 없듯이 사라졌다.
"? 뭐하나. 마스터야? 집으로 간다며?"
"이건 너무 요란하기만 하고 불편해."
다시 입을 다문 반화가 손짓을 하자 아무 것도 없던 공간이 갈라진다.
"가자. "
"헐... 이동 한번 하자고 공간을 찢다니."
"안 오고 뭐해? "
이미 공간 속으로 들어간 반화와 꼬맹이의 소리에 노에라가 급히 갈라진 틈으로 날아갔다.
파닥파닥파닥
"이 녀석은 어딜 간 거야?"
-캉?
"꼬맹아, 주변에 순이 있는지 돌아 다녀 볼래? "
-캉!
꼬맹이에게 부탁을 하고 반화가 별장 안으로 들어가 리치의 아공간을 열었다.
"노에라. "
"왜 불렀나? 마스터."
"뭐해? 옮겨?"
"으으으으"
"쯧. 너 신수 맞아? 몸 쓰는 놈들도 아니고."
"아! 으아아아! 왜 진작 말하지 않았나!"
"... 쯧"
고개를 절레절레 하고 반화가 부엌으로 이동 했다. 반화가 나가고 노에라가 바람의 기운을 이용해 책을 날리며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간단한 걸.. 나쁜(?) 마스터. 사악한 마스터."
불평을 쏟아 내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마스터라고 붙여는 준다. 무서우니까...
부엌으로 이동한 반화는 간단하게 순이가 어지른 물건들을 정리하고 마당으로 나왔다. 마침 꼬맹이가 주변을 돌아보고 돌아오는 게 보였다.
-캉캉!
"응? 순이는?"
도리도리
"이 녀석 어딜 간 거야?"
반화와 일행이 제국으로 떠난 뒤 어딘가로 사라졌던 순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알 수 없는 숲속. 물론 별장이 있는 곳과는 상당히 떨어진 곳이었다. 엘프들이 지나간 숲에서 더 지나간 깊은 산맥. 순이가 이 곳에 온 이유는 뭘까?
두리번 두리번
폴짝!
여기 저기 뛰어 다니던 순이가 돌연 한곳을 응시 한다. 표정 없는 고양이의 입에 잠시 웃음이 걸렸던 것 같은 느낌은 착각일까. 순이가 응시하던 곳으로 몸을 날렸다.
-크워우어우!!!!
갑자기 커다란 피어가 들리더니 거대한 검은 인영이 나와 순이를 향해 달려들었다.
-캬오오옹!
좀처럼 들을 수 없는 순이의 날카로운 소리에 검은 인영이 몸을 움찔했다. 그 사이 순이는 검은 인영의 뒤로 가 머리로 짐작 되는 부분으로 안착했다.
-크워?
두리번거리며 사라진 순이를 찾던 검은 것이 머리에 느껴지는 이질적이고 위험한 기세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경험했다.
-꾸오옹...
기세에서 이미 밀려 버린 검은 놈이 항복이라도 하듯 가만히 자리에 주저앉아 눈알을 위로 향해 순이를 보려 했다.
-냥!
탁탁!
마치 더 숙이라는 듯 검은 것의 머리를 툭툭 치는 순이. 그에 납작하게 바닥에 머리를 가까이 대자 순이가 머리에서 땅으로 내려 왔다.
-냐아아아!
-꾸오?
-냥!
몸을 엎드려 순이의 눈치를 보던 녀석이 익숙한 모양, 울음소리에 이내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말았다.
-꾸오오오오오오!!!!!
온 몸으로 당황을 표현하는 녀석을 순이가 가만히 보다가 앞발을 들어 올리더니 푸른 스파크가 튀는 파란 화염을 피운 발로 바닥을 내려쳤다.
쿠와오와아앙!!!!
작은 발에서 난 소리라곤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소리가 울리고 둘이 있던 자리는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겼다. 먼지가 걷히고 자기 앞에서 일어난 일에 넋을 놓고 있던 블랙 오거가 순이를 멍하니 바라봤다.
그렇다. 순이는 지난날 자신을 위협했던 블랙 오거를 찾아 온 것이다. 그때의 꽁지 빠져라 도망간 수모를 잊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짐작 한 건지 아니면 아직도 정신이 돌아 오지 않은 것인지 블랙 오거는 아무 행동도 없이 가만히 주저앉아 있었다.
-냥냥!냥!
순이가 뭔가를 말하려는 듯 블랙 오거를 향해 ‘냥냥’ 거렸지만 대화가 통할 리가..
알아듣지 못한 블랙 오거는 그 괴물에게서 도망 오기 위해 이 곳 까지 왔건만 결국 이 일의 원흉인 순이에게 들킨 자신의 운명을 탓하며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쿠롸로라라라라!!!!!!!!
그들이 있는 곳에 거대한 그림자가 뒤덮고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다. 순이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산만한 (진짜 산) 크기의 무언가가 이 곳을 뚫어 져라 보고 있었다.
-? 냐아?
-꾸어어엉...
순이 하나 만으로 이미 끝난 운명.. 지배자 하나가 더 왔다고 해서 자신이 살아남을 확률이 생기지 않는 다는 생각에 블랙 오거는 그냥 순이와 거대한 무언가를 번갈아 쳐다봤다.
거대한 무언가와 순이의 눈이 맞추지는 순간 거대한 것이 움찔 거렸다는 느낌은 착각일까? 블랙오거는 왠지 저 커다란 것이 쫄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냐아아아앙아아!!!!!!!!
넌 뭐냐는 듯 순이가 엄청난 기세를 담아 거대한 무언가에 소리 질렀다. 그에 거대한 무언가는 자신이 이 곳에 오게 된 원인 이었던, 미친 망둥어같이 날뛰던 푸른 전기와 불꽃에 휩싸인 무언가가 생각났다. 과연 지배자 정도 되면 눈치도 뛰어난 듯 그 때의 기억과 지금 순이의 기세를 비교 해보던 거대한 것은 마침내 분석이 끝나고 뒤도 보지 않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거대한 것이 꽁지 빠져라 도망가는 모습에 순이와 블랙 오거가 멍하니 쳐다봤다.
-냐?
고개를 갸웃 하는 모습이 반화가 봤으면 귀엽다며 볼을 쭉쭉 늘리며 귀찮게 굴겠지만 블랙 오거에겐 요 놈을 어떻게 요리 할까 하는 포식자의 몸짓일 뿐 이였다.
툭툭
가만히 있는 블랙 오거를 몇 번 툭툭 치던 순이는 이내 재미가 없어 졌는지 몸짓을 멈추고 사라진 거대한 놈이 도망간 방향을 봤다. 순간 쫒아가 볼까 고민하던 순이가 이놈을 찾는데 너무 시간을 오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 함에 포기하고 블랙 오거 요놈을 어떻게 요리 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숨을 살릴 마지막 고비임을 짐작한 블랙 오거가 순간적으로 기막힌 생각에 순이에게 손짓발짓으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꾸오옹꾸오꼬우오꾸오!
-냥?
이내 답답해진 마음에 블랙 오거 녀석이 가슴을 팡팡 치더니 어디론 가로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보던 순이가 조용히 그 뒤를 따라 갔다. 함정이라면 부수면 그만이니까.(개와 고양이는 주인을 닮는 다더니 반화의 생각을 그대로 닮아 버린 순이였다.)
크레이터를 벗어나 숲 안으로 들어가던 블랙 오거가 어떤 나무 앞에서 멈춰 섰다.
-냥?
-꾸오오!
그리고 블랙오거가 팔을 들어 내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