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화-제국으로 #
16화
잠시 후 기절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꼬맹이가 살며시 껴안아 주자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 온 노에라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 인간 도대체 정체가 뭐야.. 그런 느낌은 해골씨한테서도 느껴 본적 없어..."
"?"
휙휙
짧은 목으로 고개를 이리저리 휘젓고는 꼬맹이의 품을 벗어난 노에라가 반화가 사라진 방향을 본다.
"깨어났나?"
"인간, 진지하게 묻지. 정체가 뭐야?"
"니가 답을 말했잖아. 인간일 뿐이다."
"그런 의미가 아니다! 과거 강한 인간이 있었다고 해골 씨에게 들어 봤지만 그런 기운을 가진 인간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 본적 없다! 그런... 흉악한 기운은 오염된 악룡들도 비교 되지 않는 기운이었다."
"넌 몰라도 돼."
"인간, 이 곳에 무슨 짓을 하려 온 거지? 게이트를 연 것도 너인가?"
"흠.. 그게 감시의 목적인가?"
"그래. 드래곤 중 하나가 게이트 너머를 살펴보고 왔지만 그곳의 인간들이 강한 존재는 아니라고 판단했어. 혹시 몰라 몇몇 신수들은 나처럼 인간에게 접촉해보기로 했지. 대부분의 신수들은 인간들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너는..."
"위험하다고 ?"
"처음에는 그냥 좀 강한 인간이 신수를 반려로 데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글쎄.. 이곳에 과연 내가 날뛴다면 막을 놈들이 있을 진 모르겠지만. 니 걱정은 쓸데없는 거라고 말해 주지."
"그 말 믿어 보지. 아니 믿을 수밖에 없겠네..."
"오해는 그쯤 해두고 이 책 해석 할 수 있나?"
반화의 손에 들린 책 한권은 상태가 이 이곳에 보관 된 것 들 보다 좋지 않았다.
"이것만 따로 있더군. 마지막까지 여기 있던 사람이 쓴 글 같은데."
"음...일기 같은데? 뭐 별다른 이야기는 없는 것...어? 이거 쓴 사람 어디 있어?"
"왜? 아는 사람인가?"
"아니 그건 아니지만 해골씨가 제국을 멸망시키기 전에 한 사람이 찾아온 적 있었다고 들었어.. 제국의 마법사였다고 라고 했는데 그 이름이랑 비슷한 것 같아서."
"그래? 내용 좀 말해봐."
"음. 잠시만.. 제국의 오만으로 불사의 대지 주인을 분노를 살 것이다. 힘만 키운 멍청한 기사 놈들이 제국의 머리를 자처 하다 제국을 말아 먹게 생겼다. 그들은 진정한 지배자들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 하고 있다. 마왕이 떠나고 지금의 대지의 주인이 자리를 차지한지 겨우 30년..과거 마왕의 공포를 겪어 봤음에도 멍청이들이 그때 마왕의 옆에서 공포를 떨쳤던 지금 대지의 주인을 과소평가하며 자신들의 힘에 취해 결국 건드리고 말았다 .. 과거 마왕도 지금의 마왕도 욕심내지 않고 그들을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런 걱정도 없을 텐데... 일은 이미 벌어지고 말았다. 아 ! 여기서 말하는 마왕은 해골씨 같네. 음음.. 그리고...
.
.
.
불사의 마왕을 찾아 갔다. 그는 조용하게 그리고 차갑게 분노를 새기고 있었다. 그들에게 신성한 상징 이였던 과거 그들의 주인이었던 마왕의 유물을 헤집어 놓은 제국에...용서를 구했다. 무지한 인간들의 잘못 이라고. 제국민의 대다수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지만 그의 분노는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 아아! 제국의 비명이 들려오는 듯하다. 그때 마왕이 이상한 소리를 했다. 어차피 죽을 인간들이였다고. 그게 무슨 소리인지 물어 보았다. 하지만 그는 답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모호한 대답만을 했다. 알 수 없는 말만 듣고 나는 돌아 설 수밖에 없었다.
.
.
.
불사의 군대가 제국을 덮쳤다.
.
.
고양이 앞 쥐 마냥 칼 한번 휘두르지 못하고 마왕의 손짓에 사라졌다. 그리고 어린 황제의 앞에 섰다. 그리고 물었다.
‘어린 아이여. 무엇이 그대를 이 자리를 지키게 하였는가?’
그에 황제는 말한다.
‘나의 모자람으로 제국민의 큰 화를 좌초했으니 내 어찌 자리를 벗어나겠는가. 이 자리는 모자란 나로 인해 고통 받은 제국민이 선황 때부터 피를 흘려 얻은 자리이다. 나는 모자라는 황제라 제국민의 아버지로써 할 수 있는 건 이 자리를 지키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노라. 다만 그대에게 바라건대 아무것도 모르는 저 착한 백성들의 삶을 빼앗지 말아주게.’
‘그게 다인가? 안타깝지만 와 닿지 않는 구나.’
‘젠장! 이 망할 해골바가지야! 얼른 죽여라. 내 지옥에서는 저 개새끼들을 개처럼 부릴 것이다! 어이 영감. 그동안 고마웠어. 근데 영감은 살아야지? 아직 제국의 자식들이 남아 있잖아? 나는 모자라 그들을 보살 필수 없었으나 영감은 할 수 있지? 어이 해골 ! 저 영감은 그냥 내버려 둬 줬으면 좋겠는데? 어차피 오래 못살 양반이야. 말년에 나 때문에 개고생 했는데 이렇게 가면 죽어서 내가 볼 면목이 없잖아?’
‘페하!’.. 나는 갑작스런 주군의 상스런 소리에 놀라지 않았다. 다만 그가 나를 살리려 한다는 것에 놀랐다. 어린 주군은 항상 나를 귀찮아하고 멀리 하기만 했는데...
‘하하하하! 어린 인간 황제여. 여기서 본 인간들 중 가장 멋졌다. 과거 내 마스터를 본 듯하군. 가진 것 쥐뿔도 없으면서 자존심은 그 누구도 따라올 자들이 없었지. 물론 마스터는 결국 모든 것을 내려다 봤지만... 그대는 여기까지 인가 보군. 그럼 이만 보내주지. 그대의 부탁 정도는 들어 주마’
‘안돼!!!’
.
.
.
마왕이 떠나고 나는 어린 황제의 시신을 품에 안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나에 대한 자괴감으로 궁을 떠나 이곳으로 왔다. 바깥세상과 단절하고 오로지 마왕을 죽일 방법을 찾기 위해...복수의 방향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알지만 이미 죽어 버린 머저리들에 내 분노를 풀 수 없으니 내 남은 생 모든 걸 쏟아 부어 마왕에게 도전해 볼 것이다. 그러나...끝을 보지 못할 것 같다.. 점점 느껴지는 거대한 악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저 몸이 점점 무거워지고 기운이 빠지는 느낌만 느끼지만 나는 느껴졌다. 인간에 대한 악의! 그 근원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진득한 악의가 점점 이 세계를 뒤덮고 있다는 걸.. 아아.. 이대로 눈 감을 순 없는데...
..."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났다.
"음 그냥 죽은 건가?"
"뭔가를 했어도 해골씨를 어쩌진 못했을 꺼다. 흥! 인간들이란.. 자신들이 자초한 일을 누구에게 덮어씌우는 거야?"
"그나저나 여기가 그럼 그 힘을 얻기 위해 사용한 곳이라는 건가? "
"여기 쓰여 진게 맞다 면? "
"흐음. 뭐 책 밖에 없는데 일단 이거라도 챙겨 볼까?"
그때.
고오오오오오오
반화가 나왔던 방향에서 묘한 울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런. 설마 리치가 된 건가? 책이 움직이면서 리치가 깨어난 것 같은데?"
"리치? 그건 또 뭐야?"
"인간들 중 삶에 미련이 너무 커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존재하는 놈들이야. 미련도 미련이지만 그만한 힘도 있어야 될 수 있어. 거기 있는 일기대로 라면 충분히 되고도 남을 거야."
"이거 들고 올 때 꿈틀 거리 던 게 그녀석이였나?"
"천년이나 묵은 놈이야. 조심...해야 되려나? "
"꼬맹아. 이리와"
통로를 보며 으르렁 거리는 꼬맹이를 내 곁에 세우고 놈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
"아, 시끄러 뭐라는 거야?"
"음..이성이 남아 있질 않아 그냥 아무 소리나 내 뱉는 것 같은데?"
"대화가 안 통하겠네."
스츠츠츠ㅡ!
검은 인영하나가 그들 쪽으로 다가와 마침내 모습을 보였다.
"워~ 유령인가? 리치가 원래 저런 거야?"
"보통은 저런 반물질이 아니라 생전의 실체를 가지는데... 아마 스스로 리치가 되는 걸 막고 싶었나? 그러기엔 삶에 미련은 크고...아마 변종 같은데?."
"크아아아아!!!!!"
지잉!
촤라락!
리치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솟아오르더니 다짜고짜 반화 일행들에게 쏘았다.
스륵!
쾅!쾅!
꼬맹이가 순식간에 검을 빼어 들고 기운에 휘둘러 막았지만 살짝 뒤로 밀렸다.
-크르르르
분한 듯 꼬맹이가 몸을 바로 하더니 리치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좁히고 검에 자기 특유의 마나를 씌워 휘둘렀다.
리치는 검은 막을 생성하고 뒤로 피하면서 꼬맹이에게 계속해서 검은 기운을 쏘았다.
둘 다 상당한 속도의 공방을 주고받았기에 짧은 시간에 주의가 난장판이 되었다.
"안 도와 줄 건가? 저 녀석만으로는 벅찰 것 같은데? 리치가 되다 말아서 마법도 못쓰고 본능적으로 움직여 약하다곤 하지만 저 녀석이 이길 수 있을까? 강한 인간들 중에서도 강했던 자였다."
"신수인 네 놈은 태어 날 때부터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겠지만 저 녀석은 한 단계 한 단계 극복하며 쌓은 실력이야. 자기 한계쯤은 아는 녀석이니 무리는 하지 않을 거다. 일단 저것들은 좀 옮겨야겠네. 다 망가지겠어."
반화가 둘의 공방에 망가지는 책장과 책들을 향해 손을 휘둘렀다. 손짓으로 생긴 검은 공간이 순식간에 주변의 모든 물건을 빨아들이고 사라졌다.
"... 정말 괴물이군. 어디서 그런 힘을 얻은 거야?"
"괴물은 괴물을 먹고 살지. 왜 얻고 싶어?"
"으으으... 아니 난 괜찮다! 난 내 힘에 충분히 만족한다."
"이제 가고 싶어도 못가. 내가 삼켰거든. 괴물도. 그 세계도. 아쉽게도 말이지."
덤덤한 반화의 말에 오싹함을 느낀 노에라가 부르르 떠는 사이 꼬맹이와 리치의 싸움은 어느 덧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쾅!
스걱!
꼬맹이가 휘두른 검에 리치를 보호하던 기운이 단숨에 깨지고 리치의 몸을 베었다.
"크아아아아!!!"
고통에 찬 비명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휘둘러지는 검에 유령 같은 놈이 하나둘 상처가 늘어나더니 순식간에 너덜너덜 해진다.
"꼬맹아, 그만!"
움찔.
스윽 휙!
휘두르려던 검을 회수한 꼬맹이가 나를 쳐다본다.
-캉?
"그만하면 됐어. 알아볼게 있거든."
-캉!
"잘했어. "
스윽스윽
꼬맹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뒤 반화가 리치에게로 걸어갔다. 힘을 잃어버린 놈은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자신의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
#@!$^!#$%&!"
"음? 노에라! 이 녀석 뭐라 하는 거야?"
"어? 저 녀석 말을 했어! 인간이냐고 묻는데?"
"그렇다고 해. 자신이 누군지 아냐고 물어 봐"
"[email protected]$%&^@
#$!#~!#~"
"[email protected]
#%&*#^&@^!!!!!#%!"
"‘살아 있는 건가? 인간이? 다 죽었다고 생각 했는데.. 다행이군.’ 이라고 하는데?"
"@!%$
#^!!#!$???"
"제국은 어떻게 됐냐고 묻는데?"
"인간은 다 죽었다고 해. 아, 그리고 여기서 무슨 연구를 했는지 물어 봐봐"
"%!!!!$#@%!%@!"
"!!!!!
#^!$#%#!#$?"
"내 앞의 인간은 뭐냐고 물어. 어? 저 녀석 곧 사라지겠는데?"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드디어 눈을 감는 군.’ 이라고 하네?"
"흠.. 순 자기 말만 하는 군. 어쩔 수 없나?"
"무,..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
반화의 등에서부터 검게 일렁이는 기운이 솟아올라 점점 커지더니 희미해지기 시작하는 리치를 갑자기 삼켜 버렸다.
"이런 저런 건 별로 먹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야."
"으으으.."
검은 기운에서 조금 전 봤던 반화의 포악한 기운의 기억이 다시 생각난 노에라가 공포에 살짝 떨었지만 무시한 반화는 다시 검은 기운을 회수 했다.
"으음... 역시 싸구려는..쯧.. "
혼자 중얼 거리는 반화를 보는 꼬맹이가 갸웃 거리며 보자 녀석의 머리를 한번 헝클어 놓고 자리에 털썩 앉는다.
"그래도 제법 아는 게 많은 인간 이였네."
"?
알 수 없는 소리에 노에라가 쳐다보자"
"어어어? 지금 제국어를 쓴 건가? 어떻게? ...삼킨다는 의미가 그런 의미였나..."
검은 기운으로 둘러 싸여 반화의 몸에 들어온 리치는 가지고 있던 지식과 힘을 반화에게 모두 남긴 채 천 년간의 외로운 삶에서 벗어났다.
스윽스윽
갑자기 허공에 손짓하는 반화
손을 따라 그려지는 알 수 없는 기묘한 문양이 빛을 내고 손을 멈추었을 때 강한 빛을 내고 사라지고 그 공간에 알 수 없는 문양의 문이 생겨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반화가 문으로 걸어가 살짝 밀자 부드럽게 밀리며 문이 열렸다. 열린 문 틈사이로 자그마한 공간의 서재가 나왔다.
"허...."
-낑?
노에라는 넋이 나가고 꼬맹이는 주인이 하는 신기한 행동에 꼬리를 흔들며 바라보았다.
"쓸 만하네 이것도. 그나저나 안에 뭐 별건 없네. 쯧"
문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온 반화다 투덜거리자 노에라는 기차 찬다.. 설마 아 공간 까지 가지고 오다니.. 속으로 제 스스로 괴물의 품에 들어간 자신의 과거가 후회스럽다.
"아니야! 차라리 이렇게 옆에 있는 게 더 오래 살지도..."
"? 갑자기 뭐라는 거야? "
-낑?
뜬금없는 노에라의 혼잣말에 일인일수가 쳐다봤지만 노에라의 정신은 온통 자기 자신을 합리화 하는데 여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