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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1화 (12/295)

# 11화-두번째 몬스터 #

11화

고기에 넘어간 쥐가 고기를 양껏 먹고 잠에 빠질 때까지, 쥐가 말한 해골이 산다(?)는 불사의 대지를 생각 했다.

쥐가 설명하는 위치는 너무 추상적이라 정확히 어디인지도 모르겠고 , 자기도 어딘지는 모르고 특징만 얼추 기억하고 있었다.

지기가 가득한 산맥들로 둘러 쌓여있고 그 중심에 해골들이 사는 성이 있고, 성 주변으로 해골들이 성을 지키고 성 내부는 해골들의 대장이 있다고 한다. 그 해골의 대장은 자신들의 주인이었던 마왕에게서 지금은 자유를 얻어 잠에 빠졌다고 한다.

"인간, 거긴 가면 안 된다. 해골씨가 화낼 꺼다. 인간은 그곳에 못 간다."

"내가 더 쎌 걸?"

"해골씨는 진짜 세다. 나 정도는 상대도 안 된다. 그리고 해골씨는 깨어나지 않기 위해 잠들었다. 지금 깨우면 너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쯧. 장소나 제대로 알려주고 말하던 가"

"그..그건. 거긴 딱 보면 해골들이 살 것 같이 생겼다..."

"시끄러"

"그건 그렇고 저 고양이는 뭐야? 고양이가 맞긴 한 거야? 신수인가? 아냐.. 신수의 기운이 아니었어."

"니가 신수라는 게 더 신기해 .쥐"

"쥐가 아니라가니까! 난 노에라스타르후므르다라^$

#@!#%!#^!#!^도 라고!"

"몰라 그런 거. 쥐"

"으으으으"

"아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느낀 기운이 네 놈이었나 보네? 요 주위를 어슬렁 거리나봐?"

"어슬렁거리다니! 이 몸은 자유로운 몸! 여기저기 자유롭게 여행하는 중이다!"

"집 없는 거지라는 거네? "

"이익"

그그그그그

딱콩!

"아까 혼나고도 정신 못 차리지?"

"으윽 .인간이 이렇게 강하다니... 어떻게 해골씨는 이런 인간들을 무너뜨린 거지?"

"시끄럽고, 이 주변에 있는 이유가 뭐야?"

문질문질.

머리에 난 혹을 문지르는 숯 검댕이를 보고 한숨이 나온다.

"일단 좀 씻어야겠어."

스르르

손에 모인 물방물들이 숯검댕이의 몸을 씻기기(세탁) 시작한다.

"우웁 푸확! 꼬로로로"

"아 입을 닫으라는 말을 안했네?"

"$$#^@&%^(나쁜인간!)"

...

세탁(?)을 끝낸 놈은 작은 날개?가 붙어있는 주먹만 한 햄스터의 모습을 했다. 금색 털에 흰색 줄무늬에 손발은 장갑 낀 것처럼 하얗게 물들어있는 영락없는 햄스터였다.

"흐어허어"

"자! 이제 여기서 뭐하고 있었는지 말해 볼까?"

"나쁜 인간! 역시 인간은 사악하다!"

스윽

움찔!

손가락을 튕기려는 자세를 하자 자동으로 쫄은 녀석이 눈치를 보다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몸을 편다.

"조사를 하고 있었다. 얼마 전에 미친 싸이클롭스 녀석이 자기 영역을 벗어나 마구 날뛰는 바람에 저쪽 산맥이 난리 난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날뛰게 된 이유를 찾고 있었다."

"싸이클롭스라는게 혹시 거대한 인간형 몬스터를 말하는 건가?"

"역시! 인간 너였구나! 그 미친 덩어리가 날뛰는 바람에 덩달아 그곳 지배자들이 지금 미쳐 날뛰고 있다고!"

"아하"

"‘아하’가 아니라고! 평화로운 내 일상이..."

"그냥 도망쳐 온 거였군."

"도 도망치다니! 난 자유를 찾아..."

"좋아 넘어가고, 바람의 기운도 쥐꼬리 만 한 게, 보통 신수는 한 가지 기운만 담지 않나?"

"그래서 이 몸이 대단하신거지! 두 가지 기운을 모두 담았으니."

"그래봐야 선풍기 바람만도 못하는데, 그냥 변종이었군. 열성 종자인가? 쥐가 자꾸 무슨 자유를 찾아?"

"변종이라니! 열성이라니! 쥐가 아니라고! 노에라스타르후므르다라도 라는 멀쩡한 이름이 있다!"

"몰라 쓸데없이 길어. 노에라 라고 부르지, 자! 그럼 얼추 신상은 파악 되었고, 이제 일을 해야지?"

"일이라니?"

"먹었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노예야?"

"방금 노에라가 아니라 노예라고.."

"아 발음이 어렵네? 아, 그러고 보니 일단 한글부터 배워야겠어."

"내가 왜!?"

"고기 먹고 싶지 않아?"

"으으으 "

"인간도 없는 여기서 소금과 후추를 구해서 먹진 못했을 텐데?"

"소금.. 후추..? 그게 그 고기의 간을 맞춘 건가. 그건 정말 환상적이었지. 여러 고기를 먹어 봤지만 그런 짜릿한 맛은 처음이었어."

"그래그래 . 자자 일단 근로 계약서부터 쓰자고"

"근로계약서? 그게 뭔가 인간?"

"니가 일을 하고 , 그 대가로 내가 고기를 준다는 간단한 내용의 계약서지. 약속하는 거야. 약속"

"으으음. 좋다 인간!"

"자자 여기 마나를 실은 손으로 여기에 찍어"

"마나를? 이런 종이가 내 마나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가 인간! 이 몸은...."

"충분히 버티니까 얼른 찍어."

"자.. 잠깐! 이게 인간의 글씨인가? 뭔가 많이 적혀 있는 것 같다 인간. 우리가 하는 약속이 이렇게 많았나?"

"말을 글로 적으면 좀 길어져. 아까 말한 내용이야 그냥. 그냥 간단한 의식 같은 거니까 신경쓰지마. 빨리 찍고 고기 먹어야지?"

츄릅..

스윽 꾸욱!

"찍었다 인간! 이제 뭘 하면 되나? 고기는 언제 줄 건가?"

"자! 일단 나무부터 구해와? 노예야"

.

.

.

"나쁜 인간! 나를 속이다니! 이건 사기다! 무효야! 이럴 순 없어!"

세상 물정 모르는 쥐 한 마리 속여 넘기는 건 정말 쉽지. 계약서는 마나로 묶여 쥐 구속하는데 충분한 힘을 발휘하는 특제 계약서였고 계약서 내용은...

"으허헝. 이 망할 고양이 저리 안가?"

-냐아~

툭툭

"치지마! "

스윽 탓!  덥썩!

"우물우물냐야냥"

"난 먹는 게 아니다. 이 망할 고양이야"

퉷!

"순아, 그런 거 함부로 주워 먹지 말랬지?"

쥐 녀석은 순이 돌보기(?) 장작 패오기, 집 청소 등등 각종 일을 해야만 했다.

"자! 노에라 . 일로 와"

"나쁜 인간. 왜 불렀나?"

"훌륭한 집사가 되는 1단계 중 하나지. 인간의 언어를 배우기 좋은 책이랑 강의 담아 놨으니까. 잘 배우도록"

"? 이 네모난 철 덩이를 보고 어떻게 배우라는 건가 인간."

"자 이걸 누르면 화면에 불이 들어오지?"

"우오오오?! 설마 이거 마법 도구인가? 인간들이 사용했다는 ?"

"조금 다르긴 한데 뭐 비슷해 . 암튼 이걸 이렇게, 저렇게..."

"오오오오오! 네모 철판에서 소리가 나온다! 이게 인간의 마법인가?"

"그래그래. 열심히 배우라고? "

나쁜 인간을 입에 달던 녀석이 노트북을 접하고는 신기한 인간으로 상승시켰다. 음.. 좋아 다루기 편하군. 나중에 저쪽 과자라도 사다 주면 진정한 노예가 되겠어.

식구가 하나 더 늘었네. 집으로 가서 먹을 것 좀 사올까?

"꼬맹아"

"캉!

"이리와. 집에 좀 갔다 오자"

살랑살랑

-캉!캉!

"음 새끼 강아지처럼 보이긴 해도 목줄은 해야겠지?"

-끼잉

"쓰읍. 얌전히 있어야지?"

꼬맹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잠시 없었던 때 일어난 소식들을 간단히 알아보고 근처 대형 마트로 향했다.

.

.

.

"손님. 죄송하지만 여기는 동물과 동반 출입이 불가능 하니, 저기 정문에 있는 반려동물 보관소에 잠시 두시길 부탁드립니다."

"음..."

문에 있는 작은 동물 케이스를 보니 금방이라도 꼬맹이 녀석이 찢어 버리고 나올 듯 해 결국 포기하고 돌아 왔다.

"인터넷이 좋아 역시"

"나온 김에 산책이나 갈까? 저쪽이 더 좋긴 하지만 너도 강도 구경하고 사람도 구경하고 좋지?"

-캉!

나온 김에 꼬맹이를 데리고 한강 근처 공원에서 가볍게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이 녀석 전혀 몬스터라는 위화감이 없어..

우뚝

갑자기 멈춰선 꼬맹이가 흘러가는 강물을 뚜렷이 본다.

-아오오오오~~

꼬맹이가 갑자기 하울링을 하며 강물에 무언가를 떠나보내듯 한참을 울다 이내 내게로 와 내 품을 찾는다.

아직 어린 녀석이 비록 몬스터지만 부모를 잃은 슬픔을 내색하지 않고 짧은 기간이지만 강해지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무엇에 쫒듯 힘든 훈련에도 묵묵히 따라온, 가볍게 숨 돌릴 틈도 없는 훈련에 잊었던 과거의 일이 잠시 가진 여유에 아직은 어린 녀석이 떠올린 것은 어떤 기억이었을지... 죽고 죽이는 약육강식의 세계였지만 그들은 더욱 뭉치고 서로를 위하며 결국 어린 자식을 위해 도망가지 않았다. 감당 하질 못할 적을 마주하고 부모를 잃었을 때 녀석은 무슨 생각으로 내게 다가 왔을까?

"이리와, 꼬맹아."

-끼이잉..

스윽 스윽

품 안에 들어온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자 고개를 들고 나를 초롱초롱이 쳐다본다. 녀석은 어느새 내 마음 속에 가족으로 들어 왔나보다. 이런 사소한 감정이 드는 걸 보니...녀석의 맑은 눈을 보니 다행히 잘 감정을 추린 것 같다.

"자 산책 끝나고 간식 사먹으러 갈까?"

-캉!캉!

웅성웅성

"와 저 강아지 봐. 푸하하 엄청 귀엽다~"

간식 소리에 흥분한 녀석이 날 뛰는 바람에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았지만 오늘은 너그러이 봐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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