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화-돌아옴 #
3화
두 어린 모녀들이 한참 흥분에 싸여 이것저것 질문하고, 중간 중간 마법 쇼도 보여주고 하다가 어느새 아이가 잠에 들고 누나가 진정되면서 흥분이 가라앉았다.
"너 테스트는 아직 안 받았지?”
"주말 지나서 받으려고”
"그래. 괜히 멋 부린다고 나대다가 잡히지 말고 얌전하게 등록해”
"나를 뭐로 보고”
"철없는 동생이지, 내 돈도 냠냠 하면서 ”
"흠.”
"근데 4일 밖에 안됐는데 능력 쓰는 게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 있나? 아니 애초에 무슨 능력이 그래 ? 물 끓이고 물 얼리고 냄비 나르고... 완전 생활 밀착형 능력 일세 , 화장실 청소나 좀 해라.”
"이미 해놨지”
"오오~ 그리고 너 괜히 게이트 탐험대 이런데 까불면서 지원하지 말고 스톨로지 관리관이나 합격해. 능력자는 일단 7급 이상으로 시작한다며, 돈도 많이 벌고 안정적이고 또 승진은 그렇게 잘 된다며? 오늘 모임에서도 마침 능력자들 얘기가 나왔는데 게이트 새로 열려서 몸 값이 더 오를 거라는데. 합격하면 모른 채 하지 말고? 내가 준 용돈이 얼만데~”
"얼만데?”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한 거지. 내가 어? 없는 살림 긁어모아 네 뒷바라지 한다고 어 ?”
"카페 잘 나가던데? 매출도 좋고 ? 건물도 샀다며? ”
"이게 다 너를 위해서 ! 아끼고 잘 모으면 나처럼 살 수 있다는 그런 교훈을 주기 위한 크~은 그림이었지~ 그리고 그 건물 다 대출 끼고, 엄빠도 투자해서 산거야.”
"어련하시겠어?”
그렇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니 밤이 깊어지고 하루가 지났다.
다음날 부모님은 모임에서 돌아 오셨고, 상황을 알리고 일단 테스트 겸 등록을 한다고 얘기 해뒀다. 부모님이 좀 놀라시긴 했지만 항상 조심하라는 말과 위험한 일은 되도록 하지 말라고만 하곤 잘 되었다고 말해 주셨다.
점심까지 먹고 집을 나서 자취방으로 돌아 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미리 테스트 신청예약을 해두고 왔다.
돌아온 자취방에 다시 나와 순이 단둘이 되었다.
아직도 이 상황이 어색하지만 다행히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 적응은 된 기분이다.
낯선존재에게 말을 걸다니...새삼 다른 세상이라는 생각이 물 밀 듯 밀려온다. 잠시 가족을 만났던 일이나 버스에서 만난 학생들과 만났던 일을 떠올린다. 그 당시에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온몸에 어색함이 묻어있었던 것 같다.
다행히 가족들은 그가 능력자라는 것에, 학생들은 순이에게 정신이 팔려 그런 그를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다. 속으로 한숨을 쉰 그와는 달리 순이는 익숙하게 창가로 가 햇볕을 쬐고 나는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이 세상을 더 알 필요가 있다.
검색 창에 검색을 해본다.
능력자를 검색어에 넣으니 관련 정보들이 뜨는데 그중 하나를 골라 누른다.
>능력자 연봉 얼마에요? --질문자
저 능력자 됐는데, 돈 많이 벌 수 있나요? 무슨 직종이 제일 좋을 까요 ? 친구들은 많이 번다는데 정확히는 모르네요.
답변">>오 능력자! 일단 축하드려요 . 직무는 능력에 따라 다 다른데요. 크게 전투계열과 일반계열로 나눠지죠. 전투계열은 소수인데, 이유가 그만큼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아마 능력인증시험이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이 전투 등급이 D이상이 되면 그쪽 직무로 일하실 수 있어요. 몬스터 등급 F도 사실 굉장히 낮아 보이지만 전투D급은 받아야 사냥 하실 수 있어요.그런 분들은 길드나 군대, 기업에서 일 하시는 경우가 대부분 이고 능력이 좀 많이 뛰어나시면 세계연맹에 들어 갈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물론 전투계열 만큼은 일반 직무도 꽤 많이 법니다. 그리고 안정적이죠.
>>> 부럽부럽
>>>무슨 능력임? 그게 중요. 내가 아는 형은 물 끓이는 능력 밖에 안 되서 식당에서 라면이나 끓이고 있음.
>>>라면에 치즈도 추가여~
>>> 진짜 능력자도 능력자 나름인 듯
>>>국가를 위협하는 능력자는 모두 추방해야 한다! 국민과 나라의 안전을 위해 추방하자!
아래 링크를 눌러 능력자의 실체를 확인합시다.
>>>저거 진짜인 가요 ? 링크 들어가서 봤는데 소름.
>>>미친 꺼져 ,ㅂㅅ 아
>>>저 XX는 여기서도 있네.
>>>옛다. 관심
충분히 궁금증이 해결 된 그가 배를 쓰다듬어 본다.
"흠.... 라면이나 끓여 먹을 까“
그때, 검색 창 메인 페이지에 인기 검색순위에 하나가 무서운 속도로 올라온다.
>속보! 미국 게이트에서 정체불명의 거대한 생물체가 출현!
갑자기 인터넷 사이트에 한 가지 기사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다.
>내용 : 게이트에서 나온 거대한 정체불명의 생물체가 상공을 날아올라 한참을 배회하다 다시 게이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관찰 되었다. 미 공군은 미확인 생물체의 등장에 즉각 대응하며 전투기를 출동 시켰으나 생물체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아, 일단 공격하지 않고 주위를 배회하다 생물체가 사라진 지금은 비상대기상태인 상황이다.
현재 엘프들에게 생물체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중이며, 새로 생긴 게이트 탐사를 준비 중이던 길드와 기업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엘프의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실루엣을 보아하니 드래곤이라고 불렸던 것들과 닮았다. 괴물들 중 저런 것들을 키우는 놈들이 있었는데...
"드래곤이라... 그냥 돌아 간 걸로 봐선 오염종은 아닌가? 그나저나 스톨로지와는 비교가 안 되겠네 .드래곤이 사는 세상이라니 .”
돌아오자마자 재미있어지는 세상이네. 심심하진 않겠어. 일단 테스트 받기 전에 한번 들어갔다 와 볼까나.
"순아. 이리와 봐.”
-냐아?
순이를 품에 안은 나는 기감을 펼쳐 게이트 위치를 확인하고 바로 근처로 이동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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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이트 주변 상공-
고양이 한 마리를 품에 안은 남자가 둥둥 떠서 게이트를 바라본다. 이상한 일은 게이트 주변의 많은 능력자들은 물론 군대의 레이더망이 촘촘히 펼쳐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듯 남자를 알아채는 사람이 없었다.
남자는 공중을 걸어가 듯 게이트로 다가가더니 아무런 방해 없이 게이트 속으로 사라졌다.
-게이트 너머-
원격 조종이 되는 드론들이 게이트 주변을 감시하고, 몇몇은 멀리 원격이 되는 곳 까지 정찰을 나가 있다.
그 때 게이트에서 한 남자가 걸어 나왔다.
"음~ 공기 좋구만”
-냐아아~ 냥냥
고양이이가 품에 빠져 나와 신기한 듯 주변을 둘러보며 폴짝폴짝 뛰어 다니며 농도가 진해진 마나를 온몸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확실히 지구보다 진하네. 행성 크기가 장난 아니겠는데”
남자는 고양이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드론을 한번 스윽 보더니 이내 관심을 끊고 주변을 둘러본다.
"순!”
-냐아
"일단 저 눈들에서 멀리 떨어져 가보자”
.
.
.
게이트를 넘어 오자 반기는 건 푸르고 높이 솟아 오른 나무들이었다. 지구와는 다른 크기도 크기지만 마나를 품고 있는 나무도 있어 그냥 큰 나무처럼 생각하고 베어 내려다가는 마나로 인한 반탄력에 일반인이라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드래곤이 나올 만 하네. 이정도 마나농도면, 확실히 진했다.
좀 더 깊숙이 어디로 갈까 고민 중에 주변에 있는 발자국이 향하지 않는 곳으로 몸을 옮겼다. 군대나 능력자들이 아직 대기 중이였으니 아마 엘프인 모양이다.
최대한 인기척이 없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주변 풍경을 살펴보는데 문득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가 이내 사라 졌다.
"이상하네. 내 기억에 이런 장소가 있었던가.”
-냥?
"아니야. 자~ 이제 엘프들하고 많이 떨어졌으니 맘껏 뛰어 놀아”
-냐아아아~
엘프들의 인기척을 확인한 후 순이를 맘껏 뛰어 놀게 풀어 주니 신이 났는지 순식간에 눈에서 사라져 숲 속으로 뛰어간다.
음 여기다 별장이나 하나 짓고 가끔 놀러 와도 되겠는데? 느끼면 느낄 수 록 마음에 쏙 드는 공기였다.
순이가 뛰어간 곳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저 멀리 급하게 뛰어 오는 순이가 보였다.
"?”
-냐아아아아아~~!
순이의 뒤를 보니 검고 커다란 몸뚱이의 그림자 같은 놈이 뒤 쫒아 오고 있었다.
"저건 뭐야”
얼핏 봐도 6~7미터는 되어 보이는 건물 같은 놈이었다.
"몸에 좋은 먹여 놨더니 저런 거나 달고 오다니...”
쌩~!
내 쪽으로 달려오던 순이는 고개도 안 돌리고 나를 지나쳐 갔다.
"....”
"아오... 저걸 그냥.”
-크워우어워!!
어느새 순이를 뒤 쫒던 놈이 내 앞에 나타났다. 눈앞에 도망간 것 순이보다 더 큰 것이 나타나자 관심을 바로 큰 나로 돌린 녀석이 일체 고민 없이 들고 있던 몽둥이 같은 거대한 나무한그루로 추정되는 무지막지한 것을 내게 휘둘렀다.
후우웅~
가볍게 휘두르고 난 뒤 떡이 되어있을 그림을 생각하며 주변을 보던 녀석의 기대와 달리 나는 어느새 녀석의 고개 위로 이동해 그대로 놈을 밟고 그대로 눌러 버렸다.
쿠웅!
순식간에 집채 만 한 놈이 내 발 밑에 깔렸고 벗어나려 몸부림을 쳐, 조금 더 힘을 주어 밟아 버렸다.
쾅!
뿌드득!
"아차 . 오랜만(?)이라~ 미안”
밑에 깔린 시커먼 놈은 입에서 게거품이 일어나며 기절해 버렸다.
"튼튼해 보이니 죽진 않겠지? 그나저나 순이 이놈이 그냥 지나가다니...”
발로 툭툭 놈을 몇 번 걷어차며 상태를 확인한다. 혹시 모르니 죽지 않게 기운을 좀 튼튼하게 만들어 놓고 도망 간 순이의 뒤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