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괴물 같은 몬스터마스터-1화 (2/295)

# 1화 -돌아옴 #

1화

츠츠츠 스으

팟!

강한 스파크가 일어나며 무언가를 뱉어내고 사라졌다.

.

.

>>오늘은 엘프왕국 엘로프의 건국 1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세계 각 국에 나가있는 엘프들이 모두 귀국 하여 그들만의 행사를 치르고 있는데요, 매년 이루어지는 엘프들의 행사에 각국의 관심이 집중 되고 있습니다. 15년 전 이주한 엘프들은 스톨로지와 관여된 모든 일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데요, 많은 취재진들이 세계수로 취재를 나갔지만 엘프들의 거부로 자세한 행사 내용은 알려지지 않습니다[email protected]$$^&@#

-냐아아아앙!

부빗부빗

스윽

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멍하니 TV를 바라보다가 다리에 뭔가 닿는 감각에 밑을 내려 다 본다.

-냥!

남성과 눈을 마주친 고양이가 배를 보이며 애교를 피워 보지만 모양새는 볼품없다. 마치 며칠 굶은 듯이 살짝 홀쭉한 볼과 뱃살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순이?"

-냥!

스윽

남자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본다. 오랫동안 묵혀있던 기억을 꺼내며 자신과 주위를 다시 확인하듯이 아주 천천히 기억해내고 마침내 현실을 인지했다. 작은 침대 , 책상, TV ...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못한 모습에 잠시 침묵에 잠겨 있다가 고양이를 안고 있던 한쪽 손을 뻗어 스케줄러를 펼쳐본다.

-17년 3월7일

할 일 : 순이 밥, 간식 챙겨 놓기

: 도서관 가기

: 학교 수업 복습하기

그리곤 다시 TV에 나오는 뉴스를 본다.

>>17년 3월11일 두 번째 소식은 드디어 스톨로지로 명명된 게이트 너머 세계의 완전한 분할협정을 끝마쳤다고 공식적으로 세계능력자연맹(WEU)에서 발표했습니다. 엘프의 건국일에 겹친 겹경사가 아닐 수 없는데요, 이에 더불어 세계능력자연맹의 위원회 대표 크리스 드윌은 스톨로지의 모든 몬스터는 정리가 되었고 드론을 이용한 지도를 완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7일 ,11일 차이는 4일이었지만 남자에겐 많이 긴 4일이었다.

괴물들의 세계에서 오로지 파괴에 미쳐 있던 과거에 홀로 우뚝 선 날, 그 세계마저 삼키며 스스로 괴물이 되었지만 결국 남은 건 허무와 과거에 대한 기억뿐이었다.

그리고 기억 속에만 존재했던 이 곳으로 우연히 이동한 것이 아직까지 얼떨떨했다. 별 생각 없이 게이트를 타 넘었을 뿐인데 이곳이었다.

-냐아앙?

품에서 울리는 고양이 울음에 정신을 차리고 내려다보니 자신의 주인이 챙겨준 밥은 이미 밥  그릇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물그릇은 다 말라 버렸다. 가방을 들고 나서다 돌연 허공 속으로 사라진 그때부터 기다렸어, 왜 이제 왔어, 돌아와서 다행이야 라는 듯이 눈앞에서 사라졌던 제 집사가 다시 나타난 것에 반가움과 안도를 담은 조금은 푸석푸석한 몰골에 말똥말똥한 눈으로 자신을 품속에서 고개만 들어 올려 다 본다.

"이리와 밥부터 먹자."

고양이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져 생각을 멈추고 일단 녀석의 배부터 채워 주기로 한다.

그의 손 옆에 검은 공간이 생기고 안에 들어갔다가 나온 손에는 검은색의 작은 구슬을 하나 쥐고 있었다. 검은 색임에도 불구하고 빛이 감도는 묘한 구슬이었다.

-냐아?.

신기한 장면을 본 녀석이 고개를 갸웃 한다.

"아, 해봐. "

쏘옥.

텁!

"몸에 좋은 거니까 써도 좀 참아."

품에서 버둥거리며 솜방망이를 날리며 반항했지만 몸에서 퍼지는 기운에 취한 듯 이내 몸이 쭉 퍼지며 고개만 들어 그를 본다. 마치 배신당한 듯 표정을 짓는 고양이의 눈이 풀리며 스르륵 잠에 빠진다. 치즈처럼 쭉 늘어진 녀석을 침대에 눕혀두려 할 때 어디서 진동소리가 들린다.

우우웅 우우웅

>누나<

우우우웅 우우우웅

진동이 울리는 폰을 가만히 보던 사이 끊어지고 남겨진 부재중 화면을 바라본다.

우웅~ 까르톡

-최신 메세지

이전 메세지

부재중 5통

연신 울리는 메시지에 확인 해보니 누나가 4통 친구로 보이는 사람 1통

5일간 연락이 안 되었을 텐데...씁쓸한 마음이 살짝 들긴 했지만 고개를 저어 털어 버린다.

폰을 들어 통화 연결을 누른다.

뚜르르르 달칵!

성격 한번 급하네. 신호가 한번이 채 가기 전에 전화를 받는다.

>야!!

>성질은 나쁘고

>뭐? 너 뭐라고 했어 ? 야!

아차. 속으로 생각 한다는 게 혼자 있던 시간이 길다보니 혼자 생각하는 건지 말하고 있는 건지 가끔 나도 헷갈린다.

>아니야 TV보다가 잘못 말했어.

>이 자식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주말에 올 거지 ? 온다고 했잖아? 온다고 해라 ?

>알았어. 갈게

>그래야지. 저녁엔 올 거니까 그때까지 이슬이랑 잘 놀아 주면 내가 10만원 줄게.

>응 . 알았...

뚝!

>...어

단호하게 끊어진 폰을 잠시 보다가 내려둔다.

집으로 가는 길은 기억에 남아 있으니 찾아 가면 되고, 순이(고양이 이름)는 저녁이 되어야 일어 날거니 일단 생각을 정리 해보자.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검은 공간 속에 빠져 어디론가 이동했었다가, 괴물들이 사는 세계로 넘어 간 것 같은데... 그 사이에 어디로 향했는지는 기억에 없고, 다만 그 곳에서 힘을 얻은 뒤 더 강한 힘을 얻기 위해 우연히 알게 된 괴물들의 세계로 넘어 갔었다.

그 뒤 괴물이 득실거리던 세계는 다 부셨고 그 괴물들의 힘은 다 흡수해서 잘 소화 시켰다. 아마 소화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좀 사라진 것 같은데... 지금의 그에겐 그다지 중요한 기억은 아니다. 아무 것도 없이 다른 세상에 떨어진 그의 처절했던 과거일 것이지만 그보다 훨씬 처절했던 세계가 괴물들의 세계였다. 그리곤 우연히 넘어 온 세계가 이곳이었고...

갑자기 너무 평범한 일상으로 갑자기 돌아와 어떻게 뭐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지 않는다.

책상위에 붙여진 포스트잇을 보니

>9급 스톨로지 관리관 시험 6개월 남음.

>기본서는 기본으로 깔고 매일 반복하면서 기출풀기

평범했던 일상의 잔재가 남아 있었다... 겨우 4일 지났는데 잔재라니 아이러니 하긴 하지만.

스톨로지가 열린지는 15년 전이니까 내가 떠나기 전에도 있었고, 거기서 엘프들이 북한으로 이주했다. 북한이 핵까지 쏘며 ‘너 죽고 나 죽자’로 나왔으나 그 후폭풍은 고스란히 북한이 다 감당했다. 북한의 자멸로 황폐해진 땅을 엘프들의 세계수가 스톨로지에서 뿌리로 직접 걸어와 백두산에 자리 잡고 방사능을 정화 시켜 버렸다.

우리 정부는 엘프들과 재빨리 협상하여 교류하기 시작했고 지금 와서는 능력자, 게이트 관련 부분에 있어서 최강국으로 손에 꼽혔다.

엘프들과 교류를 통하며 몬스터들의 침략으로 그에 맞서기 위해서 인간들은 마나를 깨우쳤고 몇몇이 엘프들에게 그 사용법을 배워 그 방법을 퍼트렸다. 마나를 흡수하는 몬스터들은 일반화기에는 그 마나의 반탄력으로 저지력만 있을 뿐 사살시키기에는 부족했기에 그 대안으로 마나를 사용하는 능력자들이 투입되었다.

처음에는 발현자로 불렸다가 현재에 와서는 능력자 혹은 마나사용자들로 불리는 그들의 힘과 군대의 포격 등으로 스톨로지를 정복해 나가 그곳에 땅을 차지하고 그곳의 자원을 연구했다.

막대한 이익을 가져 다 주는 곳에 나라가 끼어들고 기업이 끼어드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 곳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직업들이 생겼다. 그 중 하나가 저 관리관이라는 공직...

그가 4일전까지만 해도 저 직업을 가지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했을 테지만 지금 와서 저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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