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99화 (완결) (199/199)

< 국뽕 박규태 선생 #완결 >

결승전 진출.

대한민국의 축구 역사가 새롭게 써졌다.

선수들을 향한 관심은 대단했다.

원정 첫 4강 진출을 넘어서 아시아 역사상 첫 월드컵 결승전 진출이었으니까.

덕분에 기자들은 매일 국뽕이 가득한 기사를 쓰며 국민을 즐겁게 만들었다.

모두가 즐겁게 들뜬 상황에서 오직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은 차분히 가라앉았다.

욕심이 생긴 것이다.

결승전에서 딱 1승만 하면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으니까.

“프랑스는 3회 연속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한 유럽 최고의 강팀이다. 202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세대교체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팀이지.”

대한민국의 전력 분석팀은 바쁘게 움직였다.

-빠릅니다! 테오 나두!

-이번 시즌에 울브스에서 28골을 넣으면서 팍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운 선수입니다!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입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순간적인 돌파!

-중앙으로 파고들던 파블로 로탱에게 패스!

-파블로 로태애애애애앵 고오오오올!

“대단한 스쿼드야. 파블로 로탱을 제외한 전원이 백업 선수임에도 스웨덴을 상대로 4골을 몰아넣으면서 화끈한 공격력을 제대로 보여주었지.”

황광수 수석 코치의 말처럼 무서운 팀이었다.

프랑스는 스쿼드가 상당히 두터운 팀으로 지금의 대한민국이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눈빛은 살아 있었다.

“하지만 약점이 없는 것도 아니지.”

다음 화면에서 프랑스가 스페인의 역습에 휘둘리며 순식간에 2골을 내주는 장면이 나왔다.

“프랑스는 수비진 뒤로 침투하는 유형의 역습에 많은 실점을 허용한 팀이다.”

여러 번 뒤를 허용하는 프랑스의 수비진을 보면서 공격수들이 두 눈을 반짝였다.

“2022년과 2026년 월드컵에서는 빠른 주력을 갖춘 중앙 수비수가 있었기에 이런 실점이 적었는데, 작년부터 수비진의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이런 실점이 많아졌지.”

로이크 음베소와 알란 차우루스가 새롭게 프랑스의 주전 수비수가 되었다.

하지만 로이크 음베소는 피지컬이 부족했고, 알란 차우루스는 기술이 많이 부족했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우리가 준비한 것만 잘 수행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야.”

차근차근 프랑스의 정보를 머리에 넣은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 * *

AC밀란의 팬들에게는 산 시로.

인테르의 팬들에게는 주세페 메아차라고 불린다.

두 팀의 새로운 홈구장이 완성되는 2022년에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밀라노 시장의 반대와 관광 산업에 관심을 가지던 이탈리아 정부의 간섭으로 철거는 되지 않았다.

덕분에 산 시로 경기장은 평소에는 관광객을 위해서 다양한 문화 행사 장소로 쓰이며, A매치가 잡히면 이탈리아 대표팀의 홈 경기장으로 쓰이고 있었다.

“이번 월드컵이 끝나고 철거된다고?”

“그래, 그러니까 산 시로에서 뛰는 마지막 선수가 될 자격을 얻은 거나 마찬가지지.”

“뭔가 묘하네.”

하지만 산 시로 경기장이 워낙 낙후된 경기장이기에 이탈리아 정부도 결국에는 2030 월드컵이 끝나고 철거시킬 준비를 끝낸 상황이었다.

덕분에 이번 2030 이탈리아 월드컵의 결승전에서 뛴 선수들은 철거되기 전 산 시로 경기장에서 뛴 마지막 선수나 다름이 없다는 뜻이었다.

“내가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선수가 되다니…….”

“여길 허문 다음에 뭘 만드는데?”

“새로운 축구 경기장.”

“AC밀란이랑 인테르가 신축 구장을 같이 쓰고 있기는 한데, 결국에는 인테르가 이 경기장을 허물고 여기에 새롭게 자신들의 홈구장을 지을 생각인가 봐.”

긴장을 풀기 위해서 가볍게 대화를 나누던 선수들이 순간 입을 닫았다.

라커룸에 들어선 뱅상 엘라즈 감독.

그가 선수들을 둘러봤다.

“모두 준비는 됐나?”

그의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필드에 입장할 시간이 되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이 라커룸을 나서기 무섭게 대한민국의 선수들도 같이 따라나섰다.

프랑스의 선수들이 먼저 복도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그 옆에 줄을 섰다.

“팍! 오랜만이네! 반가워!”

“그래, 엠마도 테오도 오랜만이다.”

“하하하! 엄청 덤덤한데?”

“경기를 앞두고 있으니까.”

“그것보다 레알 마드리드 생활은 어때?”

울브스 시절에 같은 동료였던 테오 나두와 엠마누엘 메르시에와 잠깐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덧 필드에 입장할 시간이 되었다.

“이런 입장할 시간이네……! 팍! 잘해보자.”

“그래, 너희도 잘해보자.”

필드에 입장하는 두 팀의 선수들. 2030 이탈리아 월드컵 결승전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 *

프랑스는 2018 월드컵에서 우승을 한 뒤에 차분하게 세대교체를 시작했다.

그리고 매 월드컵에서 적절한 세대교체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22 월드컵에서 우승.

유로 2024에서 준우승.

2026 월드컵에서 준우승.

유로 2028에서 8강 진출까지.

거기다 이번 203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다시금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덕분에 많은 전문가가 프랑스의 긴 세대교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프랑스 내부에서도 2년 주기로 시행되는 짧은 세대교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냈다.

덕분에 프랑스는 국제 대회에서 항상 선수단의 평균 연령이 낮은 편에 속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그랬다.

노장 선수 몇몇을 빼고는 프랑스의 선수들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그런 젊은 프랑스의 재능에 경기 초반부터 압도당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전반 10분이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이 27%까지 떨어졌습니다.

-프랑스가 정말 강하네요. 대한민국을 가둬놓고 자신들의 축구를 하고 있어요!

-뭔가 대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허무하게 실점하고 무너질 수 있어요!

가둬놓고 때리는 프랑스의 공격수들.

하지만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크게 조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정신 차려!”

“선배님……!”

“진수야 우리의 목적을 항상 기억해. 오늘 우리는 후반전에 승부를 볼 거니까.”

깊게 내려와서 코너킥 수비를 돕던 박규태의 말에 곽진수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선배님의 말이 맞아. 전반전은 최소한의 실점으로 막다가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승부를 보는 게 우리의 전략이었어. 그걸 잊으면 안 되는 거야.‘

하지만 프랑스의 맹공을 막기란 쉽지 않았다.

계속해서 틈을 허용하는 대한민국의 수비진은 위기 상황에 계속해서 노출되고 있었다.

반대로 프랑스는 생각보다 골이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생각보다 상대 골키퍼가 뛰어난데?’

‘쉽지 않다……. 팍의 역습을 생각하면 라인을 깊게 끌어올리면 안 되는데…….’

조급함이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점유율이 70% 근처까지 올라간 상황.

그런데도 단 하나의 득점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큰 문제였다.

최전방에 배치된 테오 나두가 달렸다.

그의 화려한 개인기에 곽진수가 급히 몸을 날려 그의 발에 있던 공을 빼앗았다.

-곽진수의 깔끔한 태클!

-하지만 역습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좋지 않은 상황인데요……!

어느덧 전반전이 모두 흘렀다.

프랑스의 선수들은 전반전 동안에 철벽의 수비를 보여준 상대 선수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주심이 전반전의 끝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온몸이 잔디즙으로 적셔진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기진맥진한 얼굴로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렇게 찾아온 하프 타임.

전반전 점유율 31%인 대한민국의 라커룸은 의외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좋았어! 프랑스의 공격진이 제대로 뛰지 못하게 만들었어! 그렇게만 하면 되는 거야!”

대한민국이 프랑스의 공격을 잘 막은 덕분에 상대 공격진은 전반전 동안에 상당히 많은 거리를 뛸 수밖에 없었다.

“4강에서 주전들이 휴식했다고 해도 32강부터 8강까지 연장전을 치른 후유증은 남아 있을 거다. 후반전도 이렇게 차분하게 수비를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야.”

뱅상 엘라즈 감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그리고 선수들 사이에 있던 박규태는 조용히 전반전의 프랑스를 떠올렸다.

‘확실히 대단해.’

프랑스는 확실히 달랐다.

포르투갈보다 훨씬 조직력도 좋았으며, 선수들의 경기력도 차원이 달랐다.

그런데도 질 것 같지 않았다.

‘우리도 강해. 이길 수 있어.’

박규태가 스포츠음료를 마시다가 입을 헹구고는 음료를 거칠게 내뱉었다.

조금은 지친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눈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그러는 사이에 후반전이 찾아왔다.

-아……! 쉽지 않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도권을 잡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도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에는 조금씩 좋은 역습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후반전에도 대한민국의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은 전반전보다 더 활발히 뛰면서 체력을 소진하는 프랑스의 선수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기다리면 프랑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연장전을 치른 여파가 곧 드러날 거야.’

후반전 30분까지 실점 없이 버티면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다고 그는 확신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삐이이익!

-아! PK입니다!

-곽진수 선수가 테오 나두의 돌파를 막으려다가 너무 깊게 발을 넣었어요.

-옐로카드를 받는 곽진수……!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PK입니다.

-제발…… 조훈 골키퍼가 막아줬으면 좋겠는데요!

테오 나두의 날카로운 돌파가 만들어낸 페널티킥 상황에 뱅상 엘라즈 감독이 눈을 감았다.

후반전 17분에 나온 실점 위기였다.

키커는 PK를 유도한 테오 나두였다.

그리고 테오는 깔끔하게 PK에 성공했다.

-고오오오올!

-테오 나두가 선취점을 넣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정말 잘 막고 있었는데…….

-네, 후반 17분에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프랑스의 플로렌트 기졸피 감독은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바로 교체 카드를 꺼냈다.

‘대한민국은 역습이 무서운 팀이다. 라인을 내려서 팍을 중심으로 하는 역습을 못 하게 만들어야 해. 이른 시간이지만 지금부터 굳히기에 들어가야겠군.’

동시에 토마스 레르마와 엘마누엘 메르시에가 빠지고 다요 우파메카노와 아르사네 디예가 투입되었다.

두 선수 모두 프랑스가 경기를 굳힐 때 자주 교체로 투입하는 선수였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급해졌다.

-대한민국이 고준영과 문봉수를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프랑스가 수비적으로 나오는 것을 보고 뱅상 엘라즈 감독이 승부수를 던지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가 선취점으로 얻은 1점을 지킬 생각인 것 같은데…… 우리 선수들이 제발 프랑스의 수비진을 뚫고 연장까지 갈 수 있는 동점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급히 교체되는 선수들.

프랑스가 수비적으로 나오기 무섭게 대한민국의 점유율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회는 나오지 않았다.

프랑스는 수비진을 내려서 대한민국의 모든 공격을 차분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후반 25분, 30분, 40분.

시간이 거의 없는 상황.

주장인 이강민도 초조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박규태는 기다리고 있었다.

‘공격수에게는 한 경기에 딱 한 번…… 완벽한 기회가 찾아온다. 그걸 노리면 돼.’

그리고 그의 생각처럼 기회는 곧 찾아왔다.

후반 45분이 모두 지났다.

주심이 추가시간 3분을 부여한 상황.

박규태는 순간 느슨해진 프랑스의 수비진 사이로 문봉수가 찌른 패스가 들어왔다.

그 순간 확신할 수 있었다.

‘왔다! 완벽한 기회!’

느낄 수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진다고.

절대 놓치면 안 된다고.

그렇기에 달렸다.

공이 자신의 발에 정확히 배달된 순간.

박규태는 주변을 훑었다.

자신을 막으러 달려드는 로이크 음베소.

박규태는 그를 어깨로 밀어내며 더 깊게 들어갔다.

‘큭! 막을 수 없어!’

강한 몸싸움으로 밀어붙이는 박규태.

로이크가 급한 마음에 급히 발을 뻗었다.

‘팍을 더 깊게 파고들게 하면 안 돼!’

문제는 그것이 박규태의 함정이었다는 점이었다.

“으아아악!”

페널티 에어리어를 앞두고 쓰러진 박규태.

그 순간 로이크 음베소는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싸늘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삐이이이익!

-옐로카드! 옐로카드입니다!

-전반전에 로이크 음베소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았거든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이에요!

허탈한 표정의 로이크 음베소.

프랑스의 플로렌트 기졸피 감독이 급히 남은 교체 카드를 꺼내서 수비수인 뤼카 프란치스코를 투입했다.

그러는 사이에 로이크 음베소를 필드에서 쫓아낸 박규태가 프리킥을 차기 위해서 공 앞에 섰다.

이강민은 심장이 쫄깃해서 자신을 못 차겠다며 프리킥을 그에게 양보했다.

상당히 가까운 거리.

프랑스의 골키퍼 알방 라퐁의 위치와 수비벽을 잠깐 바라보던 박규태가 길게 숨을 내뱉었다.

‘후우…….’

모두가 그를 바라봤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고.

그는 빠르게 공을 향해 뛰었다.

뻐엉!

그의 발이 크게 휘둘러졌다.

빠르게 휘는 공.

골키퍼가 닿지 않은 위치까지 나아간 공은 골망을 흔들며 박규태가 원하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철썩!

골을 넣은 뒤에 그가 달렸다.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저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뛰었다.

그리고 이탈리아까지 찾아온 관중들을 보면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누구우우우우우우우우!”

그의 물음에 팬들이 큰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다.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애애애애!”

* * *

기적이었다.

박규태의 막판 동점 득점이 대한민국을 살렸다.

후반전 추가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시간에 터진 득점으로 경기는 연장전이 이어졌다.

연장전은 지지부진했다.

프랑스도 대한민국도 모두 지쳤다.

두 팀의 감독은 빠르게 승부차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연장전이 모두 끝났다.

남은 것은 승부차기였다.

-이제 승부차기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우리 선수들…… 긴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맞습니다. 고민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차분하게 생각했던 방향으로 차면 됩니다!

프랑스가 먼저 프리킥을 차게 되었다.

1번 키커는 테오 나두.

그는 경쾌하게 달려서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진 대한민국의 1번 키커는 정우현이었다.

-정우현……!

-고오오올! 좋아요! 좋아요!

-좋습니다. 차분하게 하면 기회가 옵니다.

첫 번째 키커들이 모두 성공한 가운데 두 팀의 키커들이 계속해서 골망을 흔들었다.

3 대 3이 된 상황.

프랑스의 4번째 키커인 음부사 뎀벨레가 긴 숨을 내뱉고 빠르게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대애앵!

-음부사 뎀벨레! 실수에요! 실수!

-기회입니다! 대한민국! 기회에요!

대한민국의 4번째 키커는 주장인 이강민이었다.

박규태는 이강민에게 말없이 엄지를 척 들었다.

“짜식…… 왜 하필 따봉이야? 불길하게.”

투덜거리는 이강민.

하지만 그는 차분하게 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완벽하게 골을 넣었다.

-고오오오올!

-4 대 3으로 앞서나가는 대한민국!

-제발…… 이번만 막으면 됩니다!

-프랑스의 5번째 키커는 아르사네 디예입니다!

프랑스의 5번째 키커인 아르사네 디예는 거침없이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철썩!

-아……! 아쉽습니다! 하지만 1골이면 됩니다.

-맞습니다. 1골이면 됩니다!

-대한민국의 5번째 키퍼가 공 앞에 섰습니다.

-5번째 키퍼는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동점 득점을 올린 박규태 선수입니다!

-제발 박규태 선수가 골을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공 앞에 섰다.

프리킥과 다른 느낌.

‘PK 성공률이 60%밖에 안 되는데…… 왜 날 마지막 키커로 넣었을까?’

그는 조금 뱅상 엘라즈 감독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그래…… 결승까지 온 것도 기적이다.’

그는 가볍게 숨을 내뱉었다.

삐이익!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박규태는 공을 향해 잔걸음으로 천천히 다가가다가 빠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자신의 왼발을 휘둘렀다.

뻐엉!

그의 슈팅이 빠르게 골대로 날아들었다.

박규태는 자신의 슈팅을 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환하게 웃었다.

* * *

에필로그

한 선수의 입단식이었다.

“드디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소쇼의 홈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물론이고 소쇼의 관계자들이 눈물을 흘렸다.

팀의 코치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엔조 마이어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그의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소쇼의 전설이었다.

비록 2시즌을 뛴 것뿐이지만 말이다.

박규태.

올해로 서른여덟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자신이 뛰던 소쇼로 돌아왔다.

서른하나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울브스로 이적한 기량이 떨어지기 전에 팬들과 한 약속을 지켰다.

다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말이다.

그가 환하게 웃었다.

“발롱도르 10번을 수상하고 월드컵을 비롯한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려도 가슴 한쪽에는 항상 소쇼가 있었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다시 이곳에 돌아와서……!”

소쇼의 한 중년 팬은 박규태의 말을 듣고 큰 목소리로 그의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자들과 관계자들도 팬들과 함께 그의 응원가를 크게 부르짖었다.

(오오오! 팍! 김치의 정령! 김치팍!)

(어디에나 한국산 공격수가 눈에 들어오지! 김치팍!)

(소쇼의 작은 사자가 김치의 매운맛을 보여줄 거야!)

(김치팍! 김치팍! 김치팍!)

곧이어 다시 잠잠해진 관중석.

그들이 박규태의 말을 기다렸다.

마이크를 든 박규태.

그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누구우우우우우우우!”

그의 외침에 관중석을 가득 채운 소쇼의 팬들이 큰 목소리로 화답해 주었다.

“소쇼의 레전드 스트라이커! 김!치!팍!”

그들의 외침을 듣고 박규태가 마이크를 들고서 더욱 크게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 * *

또 다른 이야기

모니터가 가득한 검은 공간.

화면에는 박규태가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며 한 여성이 웃고 있었다.

“역시…… 좋은 이야기야.”

“저게 뭐가 좋다고…….”

관리자인 김우신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의 파트너는 취향이 너무 이상했다.

“왜? 이야기가 깊이가 있잖아.”

“저게 깊이 있는 이야기라고?”

김우신이 혀를 내둘렀다.

파트너의 취향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야?”

김우신의 물음에 여자가 가볍게 대답했다.

“위에서 이야기가 나왔어. 스포츠 쪽은 이제 손을 떼고 다른 장르의 이야기를 준비하래.”

김우신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검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니터를 쭉 둘러봤다. 모니터에는 여러 인물이 각종 스포츠를 하고 있었다.

“아쉽네.”

“어쩔 수 없지. 상부에서는 스포츠가 실적이 썩 좋지 않다고 평가한 것 같으니까.”

여자의 말에 김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방금 이야기의 제목은 정했어?”

“어, 정했어.”

“제발 정상적인 제목으로 정하자. 응?”

“내가 지은 제목이 무슨 문제라도 있어?”

파트너인 여성의 말에 김우신이 발끈했다.

“당연하지! 내가 주인공이었던 이야기의 제목부터 문제가 가득했어! ‘야구가 너무 쉬움’이 뭐야? 촌스럽게! 거기다 다른 녀석들 이야기도 웃기는 수준이라고!”

“난 좋은데…….”

“너클볼을 던지니까…… 뭐? 더 너클? 그리고 프리킥을 잘 차는 것 같으니까. ‘내 프리킥이 너무 잘 들어간다’니…… 무슨 그런 이상한 제목이 다 있어?”

“…….”

“그래서 이번 제목은 뭔데?”

김우신의 물음에 여자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답했다.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

“…….”

김우신이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완결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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