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98화 (198/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98 >

선수단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박규태의 행동 하나.

그리고 말 하나에 그들은 다시금 자신의 의욕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느슨해졌던 훈련은 열기가 더해졌다.

“더 빨리! 뛰어! 뛰어!”

“그렇게 움직여서 멕시코의 기술 좋은 선수들을 막을 수 있겠어? 멕시코는 북중미 국가 중에서 남미처럼 기술이 뛰어난 녀석들이라고!”

“여기서 이렇게 돌아서……! 오케이? 반대로 돌아서 상대 수비진의 뒤를 침투하는 거야.”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들은 조금은 느슨했던 자신을 채찍질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박규태가 있었다.

‘저런 마인드가 있었기에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겠지……. 정말 존경스럽다.’

‘나도 저런 선수가 돼야지.’

‘할 수 있어! 우리도 결승전에 갈 수 있다고!’

선수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박규태.

그는 훈련에서 그야말로 빛나고 있었다.

철썩!

이번에도 멋지게 골망을 흔든 박규태의 슈팅에 같이 훈련을 받고 있던 한정훈이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눈에는 박규태가 축구의 신처럼 보였다.

“와…….”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을까.

저런 선수가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태어났을까.

우리가 진짜 월드컵 결승에 갈 수 있을까.

다양한 생각이 그의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러는 사이에 오후 훈련이 끝났다.

“내일 멕시코와 경기에서 우리는 이긴다.”

선수들을 모아놓은 이강민은 활활 타는 눈빛으로 선수들을 바라봤다.

“우리는 결승에 간다.”

그걸로 충분했다.

선수들은 대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밝게 빛났다.

박규태는 그런 선수단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해볼 만하겠네.”

내일 있을 멕시코와 경기가 기대되었다.

* * *

“대한민국……. 강한 팀이야.”

멕시코의 디에고 라미레즈 감독.

그가 선수들을 쭉 둘러봤다.

그의 눈에는 선수들이 수많은 경기를 뛴 역전 용사로 보였다.

실제로 그들은 많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동시에 패배도 많이 경험했다.

그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고 4년 동안에 멕시코는 많은 발전을 이룩했다.

큰 노력이 있었다.

동시에 많은 고통도 있었으며, 멕시코 팬들의 많은 질타도 날아들었다.

하지만 그와 멕시코 대표팀은 굳건했다.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계속해서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드디어 성과를 얻었다.

그 성과가 이번 월드컵 4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해볼 만한 상대다.”

선수들의 표정도 패기만만했다.

32강에서 남미의 강자이자 브라질과 함께 우승 후보로 뽑힌 아르헨티나도 꺾었다.

16강에서는 지난 월드컵 우승국이자 이번 월드컵의 개최국인 이탈리아를 꺾었다.

8강에서는 가레스 인니스가 있는 웨일스를 상대로 절정의 기량을 보이며 꺾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주자.”

그의 눈빛이 빛났다.

라커룸은 제대로 분위기가 올랐다.

디에고 라미레즈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비진을 바라봤다.

“팍을 확실히 마크해야 한다. 전력 분석관이 모아온 정보를 잘 숙지하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최대한 팍을 억제해 보겠습니다.”

“좋아……. 팍은 오른발과 왼발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선수다. 거기다 지난 시즌부터 시야도 넓어져서 쉽게 압박을 넣을 수도 없어졌지.”

고개를 끄덕이는 선수들.

“하지만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야. 시야도 넓고 창의적인 움직임도 잘 가져가지만, 의외로 좁은 공간에서 패스의 정확성이 많이 떨어진다.”

“예!”

“우리는 그 부분을 노려서 그를 전방에 고립시켜야 한다. 협력 수비로 막아서 팍이 슈팅을 제외한 공격적인 가담을 쉬이 할 수 없게 만드는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필드에 입장할 시간이 되었다. 그는 선수들을 보며 마지막 말을 하였다.

“기억해라.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윽고 선수들이 라커룸을 빠져나갔다.

필드에 입장하기 위해서 나란히 선 대한민국과 멕시코 선수들의 표정이 상당히 비장했다.

“멕시코 녀석들이 제대로 준비했나 본데?”

“그런 것 같네요.”

박규태는 이강민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뷰로 널 막을 자신이 있다고 하던데…… 어때? 너도 멕시코 감독의 말에 동의해?”

“설마요. 저도 자신 있습니다.”

“그렇겠지.”

“절 분석했다는데…… 솔직히 쓸모없는 짓입니다.”

“오올……!”

이강민이 자신감을 드러내는 박규태를 보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잘 부탁한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심이 먼저 필드에 입장했다. 그 뒤를 따라서 선수들이 입장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태극 전사들이 이제는 2002년에는 가지 못했던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 필드에 입장합니다. 정말 가슴이 벅찬 순간입니다.

-태극 전사들이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게 중계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 여러분들의 열띤 응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 시작됩니다!

삐이익!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멕시코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고,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큰 성과를 거둔 4-4-1-1 포메이션으로 멕시코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전반전 중반까지 팽팽한 경기가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전반전 초반부터 대한민국에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왔다!’

박규태는 자신에게 전달된 공을 받고서 빠르게 몸을 돌려 그대로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등을 지면서 밀어낸 멕시코의 수비수가 당혹감을 드러내면서 그의 유니폼을 잡아당겼지만, 박규태가 억지로 몸으로 밀고 들어가면서 그를 내팽개쳤다.

“큭!”

멕시코의 수비진이 순간 흔들렸다.

어쩔 수 없이 반대쪽을 막던 멕시코의 중앙 수비수인 디에고 고베아가 박규태의 오른쪽을 점유하며 그를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쪽으로 밀어내려고 했다.

‘생각보다 타이트한 수비인데? 나한테 공간을 줄 생각이 없다는 건가?’

아마도 그들은 박규태가 불편한 각도에서 슈팅하도록 유도할 생각인 것 같았다.

‘미안하지만…… 난 슈팅각을 잘 보거든?’

슈팅을 가져가기 힘든 상황.

공이 빠져나갈 공간이 상당히 좁았다.

하지만 박규태는 거침없이 발을 휘둘렀다.

-박규태! 박규태!

-그대로 슈우우우우우웃!

-아! 골대를 맞고 나옵니다! 중앙에 있는 이강민 선수가 멕시코의 호세 곤살레스와 경합!

-그대로 공이 나가면서 대한민국의 코너킥입니다.

-박규태 선수가 진짜 대단하네요. 그 좁은 공간에서 슈팅을 가져가다니……!

-네, 정말 대단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아쉬운 상황이었다.

반대로 멕시코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무시무시한 괴물이군…….’

‘그 각도에서 슈팅을 가져갔다고? 조금만 더 틈을 내줬으면 무조건 실점이었어.’

‘팍을 더 타이트하게 묶어야 해.’

그들은 박규태를 더욱 경계하며 그의 주변에 자리를 잡고 수비를 준비했다.

코너킥은 이강민이 아닌 정우현이 키커로 준비되었다.

박규태의 근처에 있는 2명의 수비수가 얼마나 멕시코가 그를 경계하는지를 잘 드러내 주었다.

조용히 손을 든 정우현.

그에 맞춰서 그가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뻐엉!

길게 나아가는 공.

박규태는 자신을 마크하는 두 명의 선수를 몸으로 살짝 밀어내고 그대로 높게 뛰었다.

-박규태! 높습니다!

-높아요! 그대로 공을 떨궜습니다!

-이강민! 이강민이 공을 잡고 그대로 슈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올! 이강미이이이이인! 이강미이이인! 고오오오오오오올! 대한민국이 전반 9분에 멕시코를 상대로 선취점을 만들었습니다!

박규태가 떨궈준 공을 이강민이 마무리했다.

전반전 9분 만에 나온 선취점에 중계로 경기를 보던 국민이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모두 진정해! 고작 하나 내준 거야!”

멕시코의 주장인 아데마르 로모가 급히 분위기를 추스르며 선수단을 다독였다.

전반전 일찍 골을 허용했지만, 그들이 준비한 것만 제대로 이행한다면 충분히 이길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박규태만 잘 막는다.

그리고 역습으로 대한민국을 흔든다.

그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전술을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반 21분.

실점했음에도 전술적인 변화가 없는 멕시코에 박규태가 선사하는 작은 선물이었다.

이강민과 스위칭으로 2선에 내려선 박규태.

그가 공을 잡은 순간 매서운 중거리 슈팅으로 멕시코의 골망을 흔들었다.

꽤 먼 거리에서 터진 중거리 슛에 멕시코의 골키퍼는 망연자실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철썩!

와아아아아아아!

이탈리아까지 찾아온 붉은 악마가 큰 목소리를 내지르며 박규태의 골에 환호했다.

오늘 경기의 두 번째 골이 터졌다.

박규태가 주먹을 움켜쥐고 코너로 달렸다.

멕시코에 치명적인 실점이었다.

그가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우우!”

그의 외침에 경기장을 찾은 한국인들이 큰 목소리로 그의 세레머니에 대답해 주었다.

“여기 국뽕 한 사바아아아아아알!”

* * *

2대0으로 끝난 전반전.

후반전에도 흐름은 비슷했다.

멕시코는 자신들의 수비가 충분히 박규태의 발을 묶을 수 있다고 봤지만, 아쉽게도 그들의 수비는 폭주하는 박규태의 공격을 모두 막을 수 없었다.

“두 유 노 김치?”

“엿 먹어.”

“두 유 노 VTS?”

“닥치라고!”

“두 유 노 불고기?”

박규태와 전후반 내내 같이 붙어 있던 디에고 고베아는 이를 갈며 귀를 막는 시늉을 했다. 하지만 그는 박규태에게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이 녀석을 마크하지 않으면…… 무조건 1골을 더 내주게 될 거다. 절대 그렇게 무너지면 안 돼! 저 망할 김치팍을 무조건 막아야 해!’

하지만 찾아온 후반 37분.

멕시코와 디에고 고베아의 노력은 허사가 되었다.

강한 압박을 위해서 제법 많이 뛴 수비진의 발이 느려지는 순간 박규태는 짐승처럼 그들의 뒤를 노렸다.

‘이거다!’

박규태는 느꼈다.

정우현이 올리는 저 크로스는 오늘 경기에서 딱 한 번만 나오는 완벽한 크로스였다.

그리고 박규태는 정우현의 완벽한 크로스에 늦지 않게 반응해서 움직였다.

‘살짝 궤적을 바꾼다!’

공의 빠르기도 좋았다.

그는 그저 크로스의 방향만 바꾼다는 생각으로 높게 뛰며 머리를 가져갔다.

‘이거다!’

공이 머리에 살짝 닿는 순간.

박규태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철썩!

-박규태! 김치팍! 어나더팍!

-김치팍! 헤더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고오오오올! 멀티이이고오오올입니다! 이 선수는 대한민국의 스트라이커입니다!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후반전 막판에 완벽한 쐐기를 박는 박규태 선수의 두 번째 골입니다!

와아아아아아!

크게 환호성을 내지르는 붉은 악마들.

박규태가 두 팔을 벌리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 * *

[대한민국 3 대 0 승리……!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

[박규태의 2골, 이강민의 1골!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멕시코의 수비를 뒤흔들다!]

[프랑스! 스웨덴 상대로 4 대 0 승리! 결승전에서 대한민국과 붙는다!]

[2022년 월드컵 우승팀이자 2026년 월드컵 준우승팀인 프랑스의 3회 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

[역대 최고의 세대인 프랑스? 과연 대한민국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대한민국 vs 프랑스의 월드컵 결승전 장소는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

[대한민국! 월드컵 우승까지 남은 것은 단 1승……!]

[‘나는 아직 배고프다!’라는 명언으로 대표팀을 각성시킨 박규태의 진심이 통했다!]

-주모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국뽕 그만 줘! 나 죽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주모의 국뽕 과다 생산;;

-진짜 결승전이야? 진짜야? 꿈 아니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뽕 찬다…… 아…… 진짜 제대로 뽕 찬다. 미친 경기였다.

-일뽕 아웃! 일뽕 아웃! 일뽕 아웃!

-기자가 인테르 팬인가 보네; 원래는 산 시로가 옳은 경기장 이름이다.

-ㅋㅋㅋㅋ 짭밀란들 또 기어 나오죠?

-세리에A에서만 황제인 AC밀란 ㅋㅋㅋㅋ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항상 1688-1616 ㅋㅋㅋㅋ.

-상대가 프랑스라서 걱정이네;

-솔직히 져도 욕할 수 없다. 진짜 결승전까지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 놈들 있냐?

-ㅇㅈ 진짜 여기까지 잘 왔지.

멕시코를 잡았다.

대한민국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그야말로 흘러넘치는 국뽕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아직 1경기가 남았다.

선수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박규태는 그토록 원하던 홀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띠링!

-월드컵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두 유 노 랭킹’의 순위가 상승했습니다.

-‘1위’가 되셨습니다.

-마지막 시련을 이겨내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조용히 눈을 감은 박규태.

하지만 기뻐하지 않았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우승도 해야지.”

아직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98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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