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94화 (194/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94 >

코스타리카는 우습게 볼 팀이 아니다.

맨유의 주전 골키퍼인 대니 마이어스를 중심으로 꽤 탄탄한 수비진이 있으며, 상대 수비진의 틈을 만들 수 있는 발 빠른 공격진이 다수 배치된 매서운 팀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상대로 코스타리카는 자신들의 장점을 쉽게 발휘할 수 없었다.

측면 수비에 배치된 김기범과 김한솔은 각각 레버쿠젠과 맨체스터 시티에서 로테이션과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윙어인 문봉수와 이광석도 수비 가담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측면에 발 빠른 선수를 배치한 코스타리카는 당연히 경기 초반에 대한민국의 수비진을 뚫지 못하고 고전을 하고 있었다.

-아리엘 기마랑! 측면으로 공을 돌리지만, 대한민국의 문봉수에게 패스가 끊겼습니다!

-역습이에요! 문봉수 선수가 공을 가지고 달립니다! 생각보다 빨라요!

-중앙에 있는 이강민에게 연결되는 공!

-이강민! 이강민!

-아! 아쉽습니다! 좋은 기회였는데요! 이강민 선수의 날카로운 슈팅이 대니 마이어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습니다. 역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활약한 골키퍼네요!

-대니 마이어스 골키퍼가 확실히 수준이 높은 선수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대한민국의 좋은 기회를 모두 막아낸 대니 마이어스 골키퍼거든요?

확실히 코스타리카의 수비는 탄탄했다.

특히나 각성이라도 한 것처럼 멋진 선방을 보여주는 대니 마이어스에게 막힌 슈팅만 여러 개였다.

반대로 코스타리카도 자신들의 장점인 빠른 발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지부진하네.’

솔직히 전반전 15분 동안은 좀 지지부진했다.

대한민국의 수비진도 모처럼 흔들림이 없이 코스타리카의 발 빠른 선수들을 잘 막았고, 코스타리카도 맨유의 주전 골키퍼인 대니 마이어스의 선방으로 무실점을 이어갔다.

-아! 아깝습니다!

-박규태 선수의 슈팅이 이번에도 막혔습니다! 평소보다 몸이 조금 무거운 걸까요? 대한민국의 공격진이 생각보다 조금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규태가 기회를 날리자 그를 마크하던 코스타리카의 수비수인 바니 나바로가 이죽거렸다.

“그놈의 김치 파워는 언제 보여줄 거야? 이러다가 우리한테 지고 엉엉 울면서 중국으로 돌아갈걸? 그리고 아까부터 ‘쿠퐁쿠퐁’이러던데 그건 무슨 뜻이야?”

오랜만에 들려오는 상대 수비수의 트레쉬 토크에 박규태가 방긋 웃었다.

“김치는 중국 음식이 아니야.”

“뭐?”

“그리고 김치는 폐렴을 예방하지.”

“무슨 개소리야?”

“이게 무슨 소리냐고? 이게 ‘국뽕’이라고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이해하려고 하지 마! 알아서 김치를 찬양하게 될 테니까. 내가 너에게 진정한 김치 파워를 보여줄게.”

“미친놈!”

때마침 박규태에게 날아드는 공.

박규태는 바니 나바로를 등지고 공을 잡았다. 그리고 그를 밀어내면서 몸을 돌렸다.

“큭! 이 자식이!”

“이게 김치 파워다!”

“도와줘! 뚫리겠어!”

불도저처럼 몸으로 밀고 들어가는 박규태의 모습에 바니 나바로가 질겁하며 소리쳤다.

급히 풀백인 알레한드로 카스티요가 붙어주었지만 ‘김치 버프’를 받은 박규태를 막을 수 없었다.

퍼억! 퍼억!

“으아악!”

강한 몸싸움에 밀려난 두 선수.

박규태는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가져갔다.

아까와 다르게 손쉽게 잡아낸 기회였다.

골키퍼인 대니 마이어스가 급히 몸을 날렸지만, 그는 박규태를 막을 수 없었다.

철썩!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박규태가 한국에서 찾아온 팬들이 있는 방향으로 달리며 소리쳤다.

“내가 누구우우우우우!”

그의 목소리에 이탈리아까지 찾아온 붉은 악마들이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애애애애애!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

1 대 0으로 전반전이 끝났다.

다득점을 원했던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끝내려던 코스타리카의 선수들 모두가 전반전의 경기에서 불만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은 코스타리카의 수비진에 고전한 공격진을 지적했다.

“팍이 골을 넣지 않았으면 후반전에는 코스타리카에 끌려다니는 전개가 나왔겠지.”

그의 말에 선수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질책은 여기까지였다.

그는 이제 해결책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상대 수비진이 차분하게 잘 막고 있지만 결국에는 틈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그의 지시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반짝였다.

“상대 골키퍼가 잘 막은 것뿐이지. 아까부터 중앙은 자동문처럼 뚫리고 있으니 그 부분을 잘 노려봐. 특히나 팍이 만들어주는 틈을 미드필더진이 잘 파고들어.”

그렇게 짧은 하프타임이 끝난 뒤에 이어지는 후반전이 다가왔다.

코스타리카의 선수들은 전반전처럼 후반전에도 끈질기게 수비에 집중할 생각인 것 같았다.

다만, 전반전과 다르게 대니 마이어스도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대니 마이어스의 선방!

-멋진 선방입니다만…… 아까랑 느낌이 다르네요. 펀칭으로 공을 잘 쳐 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슈팅이었거든요? 조금은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대니 마이어스는 전반전처럼 멋진 선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아까와 다르게 안정감이 떨어졌다.

후반전이 되기 무섭게 그는 판단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흔들리는 대니 마이어스를 중거리 슈팅과 공중볼 싸움으로 더 흔들었다.

-이런 실수를 하면 안 되죠!

-대니 마이어스! 급히 공을 쳐 냅니다!

-겨우 막아낸 대니 마이어스! 이강민 선수의 슈팅이 조금만 강했으면 골이 들어갔을 겁니다!

-코스타리카가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에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여기서 기회를 잡고 더 몰아붙여야 완벽하게 경기를 가져갈 수 있어요!

“붙어서 더 괴롭혀! 상대 수비진이 흔들리게 적극적으로 공중볼 싸움을 붙여!”

뱅상 엘라즈 감독의 지시를 듣고 황광수 수석코치가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곧이어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빠른 발을 갖춘 코스타리카의 공격진의 발이 무뎌지기 시작했고, 덕분에 대한민국은 전반전보다 훨씬 쉽게 상대 측면을 파고들 수 있었다.

그리고 측면에서 좋은 기회가 올라왔다.

뻐어엉!

문봉수가 길게 연결한 크로스.

그 끝에는 박규태가 있었다.

펄쩍 뛰어오른 뒤에 그대로 헤딩을 가져갔다.

전반전에 1골을 넣은 그가 후반전에도 완벽한 해결사의 역할을 하면서 코스타리카의 골망을 흔들었다.

철썩!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멀티이이고올!

-대단합니다! 박규태! 계속해서 골을 넣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공격수입니다!

-이걸로 2점 차이입니다! 코스타리카의 탄탄한 수비를 너무 잘 공략했어요!

완벽한 헤딩으로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킨 박규태가 두 팔을 벌리고는 크게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그런 박규태에게 달려들어 그의 골을 축하해 주었다.

“요놈! 요놈! 오늘 왜 이렇게 잘해?”

“저번 경기에서도 잘했는데요?”

“짜식! 아주 제대로 폭주하는구나! 너 월드컵 득점 순위 1위인 거 아냐? 독일의 무라트 카잔키랑 잉글랜드의 루이스 너츠가 6골로 공동 2위잖아!”

“캬! 혼자 월드컵에서 7골을 넣다니!”

“이러다가 대한민국 선수가 최초로 월드컵 골든 부츠 받는 거 아니지? 진짜 아니지?”

코스타리카는 2실점을 허용함과 동시에 어쩔 수 없이 깊게 내린 라인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미 2골을 앞서며 여유를 찾은 대한민국을 뚫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곧 후반전의 끝도 찾아왔다.

추가시간이 모두 지났다.

삐익! 삐이익! 삐익!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렸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었다.

* * *

[코스타리카전 2 대 1 승리! 대한민국 16강 진출!]

[이번 월드컵에서 유일한 아시아 16강 진출팀! 대부분 유럽이 강세!]

[점점 뜨거워지는 응원 열기!]

[서울 시청 광장에 많은 팬이 모여!]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활약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하다!]

[16강 진출한 남미 2팀, 아프리카 1팀, 아시아 1팀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팀만 남아!]

[충격적인 아르헨티나의 패배! 맥시코에 4 대 1로 무너져!]

[대한민국의 다음 상대는 포르투갈!]

[신계의 대결! 파비오 실바 vs 박규태의 대결!]

[파비오 실바,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해서 이번 발롱도르 수상에 가까워지고 싶다.’]

[파비오 실바, ‘팍을 이길 자신이 있냐고? 물론이다. 내가 팍보다 더 뛰어난 선수다!’]

[박규태, ‘파비오 실바의 인터뷰는 잘 봤다. 그 친구가 김치를 좋아하게 만들어줄 생각이다.’]

-아닠ㅋㅋㅋ 규태야! 넌 어째서 기승전‘김치’니?

-아아……. 이제 이 정도로는 자극되지 않아! 조금 더 많은 국뽕이 필요해! 더 많은 국뽕이!

-파비오 실바가 신계임? ㅋㅋㅋㅋㅋ 어이가 없넼ㅋㅋㅋ 일단 블라디미르 고메스나 제치고 와랔ㅋㅋ

-파비오 실바는 진짜……. 어떻게 저렇게 느그형을 닮았지? 진짜 대단한 녀석이다.

-하필이면 16강 상대가 포르투갈이냐;

-이길 수 있을까?

-힘들걸……. 상대가 그 포르투갈인데?

-그래도 우리나라 수준도 많이 올라갔잖아. 2002년처럼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가능성은 있지.

-딱 우리는 16강이 한계임. 박규태 없었으면 이렇게 잘하기도 힘들었음.

-캬! 일뽕들이 없는 클린한 댓글란이라니…….

-ㅋㅋㅋㅋㅋㅋ 일뽕들 전설의 1군이 없어서 조별따리 조별따! 찍었죠? 앙 기무치!

-해외반응 사이트에 일본 애들 열폭하는 반응 봤는데 진짜 개 꿀잼이더라.

-너희 그런 거 보니?

-왜? 뽕차고 보기 좋던데!

-쯧쯧쯧……. 관음증에 미친 일뽕들 따라 하지 마라. 뭘 그런 반응을 보려고 하냐?

대한민국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월드컵과 다르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조금씩 월드컵을 향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 남은 16강 팀이 모두 정해졌다.

남미는 멕시코와 브라질.

아프리카는 자메이카.

아시아는 대한민국.

16강에 진출한 팀 중에서 위에 4팀을 제외한 모든 팀이 유럽팀이었다. 덕분에 몇몇 축구팬들은 유럽 축구의 수준이 한 단계가 더 올라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그리고 8강에는 유럽팀만 남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도박사도 나오기 시작했다.

“너무 우리를 우습게 보는데?”

박규태는 그 소식을 듣고 조금 발끈했다.

그래도 꽤 쟁쟁한 팀을 꺾고 올라섰다.

루마니아도 그렇고 코스타리카도 그렇고 쉽게 볼 수 없는 팀을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런데도 도박사들은 대한민국의 8강 진출을 조금 회의적으로 봤다.

“아! 선배님도 보셨습니까?”

박규태의 혼잣말을 듣고 팀의 세 번째 공격수인 한정훈이 반응했다.

“뭘?”

“못 보셨습니까? 파비오 실바가 인터뷰에서 선배님을 거론하면서 꼭 이기겠다고 했다는 거?”

“딱히 신경 안 썼는데…….”

“역시…… 대인배!”

한정훈이 반짝이는 눈빛을 보냈다.

박규태는 그 눈빛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했기에 이 녀석이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는 거지?’

조금은 궁금했다.

도대체 파비오가 무슨 헛소리를 했는지.

박규태는 금방 파비오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내용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파비오 실바, ‘난 메시와 팍보다 위대하다!’]

[파비오 실바, ‘내가 레알 마드리드에서 계속 뛰었다면 팍보다 골을 더 많이 넣었을 것이다.’]

[파비오 실바, ‘대한민국은 우릴 이기기 위해서 상당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확실히 개소리가 늘었어. 어떻게 저기서 메시까지 걸고넘어지지? 호날두도 저렇게 자뻑하지는 않았는데……. 진짜 포르투갈도 인재가 없구나!”

대단한 발전이었다.

트래쉬 토크의 ‘신’인 박규태가 감탄할 정도로 상당히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인터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나한테는 안 되지.”

박규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파비오 실바에게 김치의 무서운 맛을 보여줘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94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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