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183 >
레알 마드리드의 질주는 끝나지 않았다.
12월에 접어들었음에도 단 하나의 무승부는 물론이고 패배도 하지 않으며 전승을 이어나갔다.
언론은 ‘레알 마드리드가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다.’라고 열심히 설레발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 만한 근거가 많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와 리그를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에서도 부상자가 상당히 적었다.
그리고 부상자들도 짧은 시간 안에 복귀하는 작은 부상이었기에 걱정할 것이 없었다.
거기다 2위인 바르셀로나와 승점 차이는 9점으로 벌어지면서 더욱 여유롭게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었다.
벨로아 솔랑케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은 전승 행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박규태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하겠지. 축구는 항상 강팀에게 웃어주는 스포츠가 아니니까.’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의 걱정과 다르게 그들의 경기력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2월 중순까지 이어진 경기에 단 하나의 무승부와 패배도 없이 승리를 거둔 레알 마드리드는 기어코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하면서 짧은 휴식을 얻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박규태! 이번에도 발롱도르 수상!]
[2위인 파비오 실바를 압도적인 차이로 제쳐!]
[파비오 실바의 발롱도르 시상식 불참! 같은 국적인 포르투갈의 호날두와 비슷하다!]
[가스통 렌도, ‘팍은 좋은 선수! 발롱도르 수상을 확신했다.’]
[라두 웅구레아누, ‘팍은 축구에 목숨을 건 선수다. 난 그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곽진수, ‘발롱도르 30인 후보에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감격스러웠다. 맨유랑 맨시티에서 온 이적 제의는 잘 모르겠다. 에이전트에게 뭔가 소식이 있는지 제대로 물어보겠다.’]
[박규태! 피파 올해의 선수상의 주인이 되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모든 상을 가져간 박규태!]
[박규태, ‘주-모우우우우우우!’ 시상식에서 외쳐!]
-캬……! 2년 연속 발롱도르으아!
-아시아 신기록은 다 규태가 달성하네.
-와……. 미쳤다. 진짜 대단해.
-레알 마드리드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이라면 충분히 수상할 수 있다고 봤다.
-스탯부터가 넘사벽인데;; 당연한 소리를…….
-주-모우우우우우우!
-진짜…… 대단하다. 김치 승리야. 김치 승리.
-파비옼ㅋㅋㅋㅋ 진짜 졸렬하다. 그 날강두와 하는 행동이 왜 이렇게 비슷하냐?
-같은 국적이라서ㅋㅋㅋㅋ
-울브스에 있는 포르투갈 선수들은 인성 좋던데……. 파비오는 왜 저러냐?
-근본이 없자넠ㅋㅋㅋ
발롱도르 수상은 물론이고 작년에 놓쳤던 피파 올해의 선수까지 가져가면서 올해 축구계를 지배한 선수라는 것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되었다.
그렇게 2029년이 모두 흘러갔다.
그리고 찾아온 2030년 1월 1일.
겨울 이적시장이 축구계를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 * *
레알 마드리드가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끈끈하고 좋은 팀워크를 자랑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로테이션 맴버들의 불만이 꽤 있었다.
특히나 벨로아 솔랑케 감독은 로테이션 맴버의 기용이 조금 적은 편인 감독이었기에 출전 시간에 불만을 품은 선수가 있었고, 당연히 그들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 맞춰서 이적을 요구했다.
가장 몸값이 큰 선수는 마르코 팔로레타였다.
동시에 가장 빨리 팔려간 선수이기도 했다.
[마르코 팔로레타, 한화로 1,200억에 리버풀로!]
[전반기 고작 10경기 출전한 마르코 팔로레타를 보내며 천천히 팀을 재정비하는 레알 마드리드!]
[마르코 팔로레타, ‘출전 시간에 불만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생활은 너무 좋았다. 특히 팍과 쌓은 추억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마르코 팔로레타의 다음에 이적이 진행된 선수는 알바로 라이몬디였다.
그는 이번 시즌에 레알 마드리드에 왔지만,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스페인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전반기에도 고작 9경기에 출전하며 출전 시간도 그리 많지 않았다.
벨로아 솔랑케 감독은 6개월 동안 고생한 알바로 라이몬디의 이적을 허락해주었다.
그에게 관심을 보내는 팀은 EPL의 중하위권 팀인 레스터 시티와 스토크 시티였다.
두 팀 모두가 알바로 라이몬디의 장점인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운 탈압박 능력을 원하는 팀이었다.
마지막으로 의외의 선수가 이적을 원했다.
팀에서 오래 활약한 호드리구 벨라스.
그가 이적을 원했다. 그는 라두 웅구레아누와 경쟁을 하면서 한계를 느낀 것 같았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한계를 이겨내는 데 필요한 것이 변화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벨로아 솔랑케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이번에는 호드리구 벨라스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가 지금 레알 마드리드에서 꼭 필요한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벨로아 솔랑케 감독은 그의 이적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동시에 빠져나갈 선수들의 대체자를 찾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움직인다! 왼쪽 윙어 수급을 위해서 큰 금액을 꺼내 든 거인!]
[마음이 급한 리버풀! 에밀리아노 에르레알데를 지키기 위해서 재계약 카드를 꺼낸다!]
[소쇼의 포워드인 디디에르 데니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레알 마드리드!]
[소쇼의 팬들 기겁! ‘김치팍으로 만족해라!’]
[레알 마드리드는 누굴 원하는가?]
다양한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조용했다.
어쩔 수 없었다. 겨울 이적시장은 여름보다 몸값에 거품이 많이 붙는다.
거기다 겨울에 이적한 선수가 팀에 완벽히 적응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아무리 레알 마드리드가 이적시장의 큰손이라도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레알 마드리드는 26경기에서 모두 이기는 기염을 토해냈다.
동시에 박규태는 시즌 31호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그러는 사이에 차근차근 이적이 진행되었다.
[알바로 라이몬디 레스터 시티로 이적!]
[레알 마드리드의 백업 골키퍼인 훌리안 랭벨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
[꽤 이른 시간에 활성화된 이적시장! 그 중심에 레알 마드리드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 ‘아직 빅사이닝이 하나 남아 있다.’라고 밝혀!’]
이적으로 어수선할 수 있는 분위기인데도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은 계속해서 승리를 쌓아갔다.
그리고 1월 8일에 레알 마드리드가 빅사이닝을 발표했다. 언론은 빠르게 그 소식을 전달했다.
[레버쿠젠의 신성인 올시 구르마! 한화 1,420억의 몸값을 기록하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올시 구르마는 누구인가?]
[제2의 요한 네이스컨스! 네덜란드의 중원을 책임지는 올시 구르마!]
[벨로아 솔랑케 감독, ‘올시 구르마는 알바로 라이몬디가 빠진 중원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 것이 분명하다!’ 밝혀!]
네덜란드 대표팀의 중심.
아약스의 심장.
레버쿠젠의 기둥.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던 올시 구르마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은 다른 빅클럽들에게 큰 위기감을 불러왔다.
전승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더욱 스쿼드를 강화한 레알 마드리드를 보면서 가만히 있을 빅클럽은 몇 없었다.
[PSG의 선택은 도르트문트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미하일로 리지헤티!]
[도르트문트에 뜬 맨유의 스카우트들!]
[몇 년째 리버풀과 첼시의 구애를 받는 에드워드 바이반의 몸값 수직 상승?]
[혼돈의 겨울 이적시장! 승자는 누구인가?]
모두가 뜨거운 겨울 이적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올시 구르마에 팀에 합류했다. 그는 빠르게 팀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대단한데?”
“레버쿠젠의 기둥이라고 불린 게 거짓이 아니야.”
“큰 호세가 바짝 긴장해야겠는데?”
덕분에 중원의 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4명의 선수가 평소보다 더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러는 동안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1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상대는 리그 10위인 ‘C.D. 테네리페’였다.
* * *
이마놀 알구아실 감독이 이끄는 테네리페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이번에 승격한 승격팀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자랑하는 수비력으로 꽤 많은 승점을 쌓았다.
지난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3 대 2라는 접전을 만들며 절정에 다다른 경기력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다.”
“이번 시즌에 단 한 번의 패배는 물론이고 단 한 번의 무승부도 허용하지 않은 무적의 팀이지.”
이마놀 감독의 말에 라커룸에 앉아 있는 선수단의 표정이 조용히 굳어졌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상대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독주를 이어나가고 있는 팀이었으니까.
하지만 마냥 위축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눈에는 기이한 열망이 있었다.
이마놀 감독은 그런 선수단의 눈빛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3-2로 패배를 기록했지.”
“하지만 경기력으로 본다면 우리가 3-2로 승리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였다.”
그의 말이 옳았다.
결과는 아쉬웠다.
하지만 경기력은 바르셀로나보다 뛰어났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레알 마드리드? 확실히 이번 시즌에는 바르셀로나보다 더 굉장한 팀이고 무서운 팀이다.”
“하지만 상대 못 할 것도 없는 팀이다.”
그는 선수단의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지난 경기에서 셀타 비고를 상대로 압도적인 수비능력으로 1 대 0 승리를 거두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선수들의 눈빛은 그 어떤 경기보다 보기 좋았다.
“여기는 상대의 홈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지만, 동시에 그들의 무덤이 될 거다.”
“우리는 충분히 결과를 만들 능력이 된다.”
그 말을 끝으로 그가 라커룸을 나섰다.
그리고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에 승부욕을 끌어올린 선수들이 그 뒤를 따라서 라커룸을 나섰다.
이미 복도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이 줄을 서서 테네리페 선수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 선수가 김치팍!’
‘오늘 가장 경계해야 하는 선수!’
‘무조건 막아서 이긴다.’
‘충분히 막을 수 있어! 미구엘 모레노도 완벽히 막은 우리 수비진이다.’
단단히 정신무장을 한 테네리페 선수들.
곧이어 두 팀의 선수단이 필드에 입장했다.
동시에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관중들이 큰 목소리로 거대한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위대한 김치팍! 위대한 김치팍!
오늘도 꼭 이겨!
저 애송이 녀석들에게 블랑코스의 위용을 보여줘!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주라고!
그들의 함성은 원정을 온 선수들에게 큰 압박이 되었다. 하지만 테네리페의 선수단은 침착했다.
‘누 캄프와 비슷해.’
‘이 정도 함성에는 익숙해.’
‘할 수 있어.’
그들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승리를 다짐하며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그렇게 경기를 앞둔 두 팀의 선수들.
주심은 준비가 끝나자 조용히 휘슬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가 크게 불었다.
삐이이이이익!
동시에 치열하게 움직이는 두 팀의 선수들.
테네리페의 이마놀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자신의 전술을 잘 이행하는 선수단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오늘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을 완벽히 막을 자신이 있었다.
‘좋아……! 라두 웅구레아누는 물론이고 니콜라스 브라보를 억제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팍도 막을 수 있다. 충분히 승리를 가져갈 수 있어!’
하지만 전반 6분 만에 사그라들었다.
오늘 경기에 처음 출전한 올시 구르마가 찔러준 긴 패스에 반응한 박규태는 테네리페의 중앙 수비수인 호세 마리아의 거친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고 공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대로 몸으로 밀고 들어가 테네리페의 수비진을 뚫고 슈팅을 가져갔다.
반박자 빠른 타이밍에 나온 슈팅이었다.
거기다 골키퍼는 반응할 수 없었다. 누가 저런 불안정한 자세로 제대로 된 슈팅을 가져갈 수 있을까?
하지만 박규태는 달랐다.
그의 슈팅은 중심이 무너졌음에도 정확했다.
철썩!
와아아아아아아아!
골이다! 역시 김치팍이야!
그란 김치팍! 그란 김치팍!
사랑해! 김치팍!
고작 전반 6분 만에 터진 골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6명의 선수를 몸으로 밀어내고 기회를 만든 박규태가 바로 슈팅을 가져가며 골을 넣었다. 중계진도 호들갑을 떨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말도 안 돼…….”
그리고 자신의 전술과 선수들의 수준에 큰 자부심이 있던 테네리페의 이마놀 감독은 절망에 빠진 표정으로 멍하니 박규태의 세레머니를 바라볼 뿐이었다.
“주-모우우우우우우우우!”
< 국뽕 박규태 선생 #183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