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79화 (179/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79 >

-끝났습니다!

-크리스티아아아안 이오리의 헤딩 득점까지 터지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A조 두 번째 경기에서 첼시를 상대로 4 대 0이라는 큰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둡니다!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A조 선두로 올라갑니다!

경기가 끝났다.

최소한 무승부라도 가져갈 생각이었던 첼시의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반대로 4 대 0이라는 큰 점수 차이로 승리를 거둔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거기다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은 계속해서 레알 마드리드의 응원가를 부르며 승리를 만끽했다.

[레알 마드리드! 첼시를 상대로 4-0 승리!]

[박규태의 멀티골 폭발!]

[2골 1도움으로 MoM에 선정된 박규태! 그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니콜라스 브라보, ‘팍이 킴치를 외치자 골키퍼의 오른쪽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신이다.’]

[레알 마드리드에 강림한 ‘김치갓’]

[축구의 신과 김치의 신에게 사랑을 받는 박규태는 누구인가? 박규태의 역사를 심층 분석!]

-캬……! 주모오오오오오오!

-이제 주모는 너무 식상해……. 너무 국뽕이 거대해서 주모로 표현할 수 없다.

-아…… 아아! 짜릿해! 국뽕이 내 몸을 지배하고 있어!

-김치팍! 김치팍! 김치팍!

-아아……! 우릴 김치와 태극기가 흘러넘치는 환상적인 발할라로 데려갈 거야!

-응, 현실은 헬조선.

-이단이다! 위에 이단이 있다!

-저 녀석에게 김치 아이스크림을 먹여라! 이단자에게 김치의 분노가 뭔지를 보여줘!

-와……. 진짜 환장하겠네.

-요즘 댓글창이 미쳐 돌아감.

-레알 마드리드도 이제 울브스쳐럼 변했네…….

-무섭다. 한국산 김치 역병이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스페인 전체에 퍼질까 봐…….

경기에서 승리하기 무섭게 다양한 언론이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와 박규태의 활약을 기사로 올렸다.

덕분에 최근에 잠잠했던 ‘김치규태교’가 각종 스포츠 기사의 댓글란에 창궐하며 많은 네티즌을 국뽕에 오염시켰다.

“사람은 간사해서 잘해주면 잘해줄수록 오만해지는 법이야. 그러니까 팍도 조심해.”

“정신이 김치 범벅이 될 정도로 잘해주면 그 오만함도 사라지는 법이지.”

사이먼 셔틀워스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박규태의 말에 환하게 웃었다.

솔직히 박규태는 사이먼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자신보다 한발은 더 나아간 정신상태를 가진 친구였다.

“그것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았는데……. 아쉽지 않아?”

“루이스 너츠는 물론이고 루스 베츠도 있는데? 솔직히 아직 내 폼이 그 두 사람보다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 거기다 라두도 스트라이커에서 뛸 수 있잖아.”

라두 웅구레아누도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박규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잉글랜드 출신이었지.”

아프리카계 이민자 출신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잉글랜드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워낙 눈빛이 청국장을 좋아할 것 같은 관상이니까. 은근히 마르시오처럼 김치도 잘 먹었고.’

거기다 리버풀 시절과 다르게 지금의 라두 웅구레아누는 뭔가 패스에 눈을 뜬 선수가 되었다.

‘그때는 흑표범 같았다면…… 지금은 호랑이 같다고 해야 하나? 폭발적인 주력과 드리블에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 거기에 환상적인 창의력까지.’

아마도 올해 발롱도르는 박규태가 아닌 라두 웅구레아누가 수상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박규태는 걱정이 없었다.

‘작년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면 되니까.’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박규태.

그 모습을 보고 사이먼 셔틀워스는 자신의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 팍은 레알 마드리드와 나에게 내린 김치 메시아야! 우릴 우승으로 이끌 거라고!’

도대체 뭘 보고 박규태를 향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향한 사이먼의 믿음은 그 어떤 인물보다 더욱 커지고 있었다.

* * *

레알 마드리드가 홈에서 첼시를 잡은 뒤에 치러진 셀타 비고와 경기에서 박규태는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대단합니다! 그냥 이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셀타 비고 원정을 나선 레알 마드리드가 박규태 선수의 해트트릭으로 경기를 거머쥡니다!

-벌써 리그 7연승입니다! 레알 마드리드! 이번 시즌에는 정말 매섭게 승점을 쌓습니다!

-이 팀을 막을 수 있는 팀이 몇이나 될까요?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를 제외하면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와 비교할 수 있는 팀이 몇 없을 것 같습니다.

3 대 0 대승.

A매치 기간을 앞두고 치러진 셀타 비고와 경기에서 박규태는 해트트릭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라두 웅구레아누를 비롯한 1군의 절반이 빠졌음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4위까지 올라왔던 셀타 비고를 상대로 작은 실수도 드러내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가 끝나고 박규태는 국가대표팀의 친선 경기를 위해서 비행기에 올랐다.

레알 마드리드는 박규태의 차출을 거부하고 싶었지만, 선수 본인이 가겠다고 말했기에 막을 수 없었다.

당연히 박규태는 슬로베니아와 미국을 상대로 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그나마 레알 마드리드에 다행인 소식은 박규태가 전반전 45분씩만 소화했다는 점이었다.

[박규태에겐 45분이면 충분하다!]

[김치팍의 대활약! 대한민국, 슬로베니아와 미국을 상대로 연이은 승리!]

[전술적인 부분을 점검한 대한민국! 남은 것은 12월에 있는 동아시아 대회와 2030 이탈리아 월드컵뿐이다!]

[국뽕팍의 출국에 몸살을 겪은 인천공항!]

[김치규태교의 국내 회원만 300만? 엄청난 VTS에 버금가는 어마어마한 인기!]

-이게 국뽕팍의 수준이다.

-캬…… 진짜 멋지다. 김치 장식이 달린 티셔츠를 저렇게 소화할 수 있는 건 박규태뿐이야.

-축구는 메시처럼 인생은 호날두처럼 김치는 규태처럼……!

-ㅋㅋㅋㅋㅋ 메날두급이네 우리 규태!

-캬…… 저거 김치 티셔츠 어디서 사냐?

-김치규태교에서 만든 팬을 위한 티셔츠라더라…… 은근히 가격도 좋고 품질도 좋아서 계속해서 동나는 중임.

-저게 뭐라고…… 품절이라니.

-나라가 김치 범벅이야.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온 박규태는 10월 21일에 있을 에이바르와 경기를 위해서 빠르게 구단에 복귀했다.

벨로아 솔랑케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의 스탭들은 박규태의 빠른 복귀를 원치 않았다.

“팍, 조금은 쉬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구단을 위해서 어찌 게으름을 피울 수 있겠습니까? 저는 지금 레알 마드리드를 대표하는 선수입니다.”

그의 말이 스페인 현지 기사로 퍼지며 다시금 마드리드가 김치팍 신드롬에 잠겼다.

마드리드의 시내 곳곳에서 박규태의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역시 김치팍이야!”

“하하하! 이게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라고! 멍청한 파비오 실바와 다르게 우리 김치팍은 성실하지!”

“맞아! 거기다 리더십도 있다고!”

“아틀레히와 비교할 수 없는 진짜 마드리드의 주인은 우리 블랑코스라고! 하하하하!”

“축구를 위해서! 그리고 신을 위해서! 마지막으로 김치와 코레아를 위해서 건배애애애애!”

하지만 반대로 AT 마드리드를 응원하는 몇몇 팬들은 그런 레알 마드리드의 팬을 부러워했다.

“블랑코스 녀석들…… 엄청 들떴네.”

“그럴 수밖에 없지. 성적이 대단한데.”

“멍청한 구단주! 멍청한 감독! 도대체 우승할 생각이 있는 거야? 벌써 4년 연속으로 3위라고! 3위!”

“이번 시즌도 초반부터 바닥에서 시작하고 있지. 그러니까 우승을 못 하는 거야!”

“제발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터져야 할 텐데…….”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10월 21일이 찾아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그 꼴찌인 에이바르를 상대로 자신들의 홈에서 학살을 벌였다.

-니콜라스 브라보오오오오!

-대단합니다!! 해트트릭입니다!

-고오오오올! 크리스티안 이오리! 이번 시즌 4호 골입니다! 예전에 라모스를 보는 것 같은 활약입니다!

-역시 마지막은 박규태 선수죠! 6-0으로 앞서가는 득점을 터뜨리며 박규태 선수가 후반전 막판에 에이바르의 숨통을 끊었습니다! 너무 강렬합니다……. 레알 마드리드!

6 대 0이라는 점수 차이.

어떤 네티즌은 농담으로 에이바르가 ‘ㅇ/ㅔ/이/ㅂ/ㅏ/르’가 되었다는 말까지 남길 정도였다.

그만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에이바르를 잡아내는 동안에 박규태를 향한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의 신용은 점점 거대해지고 있었다.

물론 구단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도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를 좋게 평가하면서 더욱 기대감이 커지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 김치팍 에디션을 발표! 구단 내부에 있는 매점과 먹거리 장터에서 ‘김치팍 스페셜’ 출시해!]

[마드리드를 집어삼키는 한류! 그 중심에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가 있다!]

[레알 마드리드 구단 관계자, ‘김치팍의 영입에 사용한 비용을 벌써 복구했다. 김치팍과 관련된 상품이 계속해서 매진되고 있다. 과거에 호날두와 관련된 상품이 팔리는 속도보다 지금이 더 빠르다.’라고 밝혀!]

[호날두, ‘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다!’]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 ‘호날두보다는 메시와 김치팍이 세계 최고다.’라며 얼굴 찌푸려!]

[파비오 실바, ‘레알 마드리드 시절이 즐거웠다.’]

[크리스티안 이오리, ‘파비오 실바가 있던 시절보다 지금이 훨씬 즐겁다. 김치팍은 우릴 영광으로 이끌 것이다.’]

덕분에 박규태는 지금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점점 예전 소쇼와 울브스 시절의 향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향수병에 걸릴 이유가 없겠네.”

박규태가 피식 웃었다.

그때였다.

그의 혼잣말을 들은 사이먼 셔틀워스가 놀란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

“뭐? 향수병이라고?”

“뭐? 김치팍이 향수병이라고?”

“메딕!! 메딕!! 김치팍이 불치병에 걸렸데!”

“젠장! 누가 병원에 연락해!”

“제발 진정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야.”

“뭐? 머리가 아프다고?”

“…….”

결국에는 벨로아 솔랑케 감독의 로봇 같은 표정이 풀릴 정도로 루머가 퍼진 뒤에야 상황이 진정이 되었다.

작은 해프닝이 끝난 뒤.

레알 마드리드가 러시아 원정 준비를 끝냈다.

상대는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였다.

원정팀에게 최악의 피로감을 주는 먼 원정 거리로 악명이 유명한 팀이었다.

* * *

모스크바의 호텔을 잡은 레알 마드리드의 구단 관계자는 긴장의 촉각을 바짝 세웠다.

FC 우파를 제외한 러시아의 팀들이 인종차별과 관련된 문제가 많았다.

특히나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 페예노르트의 흑인 선수에게 모스크바의 선수가 SNS로 ‘역시 초콜릿은 녹여야 맛있어.’라고 올려서 논란이 되었다.

“라두와 팍을 향한 인종차별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팍은 상대의 도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라두는 그런 부분에서 조금 취약하기에 주의해야 합니다.”

“조용히 넘어갔으면 좋겠는데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신에게 기도했으니까 문제가 없을 겁니다. 분명히 조용히 넘어갈 거예요.”

하지만 구단 관계자들의 기도가 제대로 먹히지 않았는지 경기가 있기 하루 전에 사건이 터졌다.

훈련을 가는 도중이었다. 모스크바의 훌리건들이 구단의 버스를 향해서 달라붙었다.

그러고는 라두 웅구레아누와 니콜라스 브라보가 있는 좌석을 향해서 인종차별적인 망언을 내뱉고 돼지의 잘린 머리를 던지는 행동을 했다.

다행히 구단이 미리 협조를 구한 덕에 모스크바의 경찰이 빠르게 나섰고,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던 훌리건들이 모두 잡혀가면서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다.

선수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신체적으로 다친 부분은 없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특히나 라두 웅구레아누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그렇게 훈련을 받는 동안의 분위기는 썩 좋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훈련을 조금 일찍 끝낼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의 표정은 아까와 다르게 조금 경직되어 있었다.

그렇게 훈련을 끝내고 다시금 호텔로 돌아온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

그들이 내일 있을 경기를 위해서 휴식에 들어갔다. 그리고 방에 들어온 박규태는 스마트폰으로 기사부터 먼저 살폈다.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훌리건들이 레알 마드리드의 버스를 향해서 난동을 부려!]

[결코,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한 모스크바의 훌리건들!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인종차별!]

[스파르타크 모스크바의 소극적인 대처!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들은 라두 웅구레아누와 니콜라스 브라보를 향한 사과도 상당히 미흡했다!]

[모스크바의 골키퍼인 디미트리 노비코프의 망언!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흔들리면 그건 프로로서 실격이다.’]

그리고 조용히 혼잣말을 내뱉었다.

“조빱들이 선 넘네?”

< 국뽕 박규태 선생 #179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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