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78화 (178/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79 >

“…….”

니콜라스 브라보가 골을 넣은 순간.

부카신 펀누즈랙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퍼킹 크레이지 김치맨이구나!’

첼시의 수비진이 왜 그렇게 박규태를 질색하며 싫어하는지를 말이다.

‘일단은…… 경기에 집중하자.’

전반전의 절반이 흐른 가운데 터진 선취점이었다.

그는 지금부터 경기에 집중해서 흐름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했다.

다시 시작된 경기.

레알 마드리드가 흐름을 이어가며 첼시를 압박했다.

이어진 공격이 끝나고 골킥 상황에서 첼시의 골키퍼인 알로이스 베리가 길게 숨을 내뱉었다.

뻐엉!

그리고 수비진이 있는 방향으로 길게 공을 찼다. 생각보다 골킥 능력도 그렇고 골키퍼로서 가진 능력이 많이 성장한 것 같아서 좋아 보였다.

‘오……. 실수투성이던 지난 시즌과 다르게 이번 시즌에는 진짜 월드클래스 골키퍼처럼 보이네.’

그래도 가끔 기름 손 기질이 있어서 이상한 행동으로 자책점을 허용하는 것은 고쳐지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수비진의 틈으로 파고든 보니크 실바가 알로이스 베리 골키퍼의 골킥을 받아냈다.

-이걸 잡고 버팁니다!

-보니크 실바! 순간적으로 생긴 틈으로 몸을 밀어 넣고 그대로 돌파합니다!

-그대로……! 슈우우우우웃!

-아! 미하엘 슐츠 골키퍼가 멋지게 막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역습은 첼시에게 필요한 것이었죠?

-맞습니다. 수비진은 물론이고 미드필더진까지 강한 압박으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 골킥 능력이 월등히 발전한 골키퍼의 킥을 이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쉬운 슈팅에 보니크 실바가 머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에는 긴 골킥으로 역습을 시도했다.

니콜라스 브라보가 짧게 숨을 내뱉었다.

“흡!”

몸으로 버티며 골킥을 가슴으로 받아낸 그는 골대에 등을 지고 자신의 뒤에 있는 수비수를 밀어내고 공을 확보했다. 이번에는 라두 웅구레아누가 측면으로 이동했다.

-니콜라스 브라보의 패스!

-측면으로 스위칭한 라두 웅구레아누가 치고 올라갑니다! 순간적으로 첼시의 측면이 허물어졌습니다!

-이게 무서운 겁니다. 비대칭 4-3-3 포메이션을 들고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중앙 수비수까지 모두 공격에 가담하거든요? 최종 수비수가 풀백 두 선수뿐이고 모든 선수가 하프라인을 넘어갑니다! 지금도 그래요!

-선택지가 많습니다! 중앙으로 돌파하면서 슈팅 찬스를 만들거나, 그대로 크로스를 올려서 중앙에 몰린 레알 마드리드의 장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라두 웅구레아누!

순식간에 풀백 두 선수가 중앙 뒤로 배치가 되었고, 중앙에 배치된 두 수비수가 공격수처럼 높게 올라갔다.

순간적으로 내려앉은 첼시의 수비진과 공격진에 배치된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동률이 되었다.

라두 웅구레아누는 그런 기회를 완벽하게 활용했다.

퉁!

-높게 올라가는 고오오오옹!

-크로스! 그리고 크리스티아아아안 이오리!

-알로이스 베리의 선방!

-아! 어! 아! 어!

-막았어요. 어! 어…… 어어어어!

-고오오오오오올!

-박규태!! 골입니다! 골입니다!

중계진이 정신이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 된 첼시의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승자가 된 것은 박규태였다.

크리스티안의 헤딩을 막아낸 알로이스 베리가 반응을 하기 전에 박규태가 골키퍼의 펀칭을 맞고 나온 공을 향해 자신의 발을 휘둘렀다.

그리고 멋지게 골망을 흔들었다.

박규태가 주먹을 불끈 쥐며 소리를 질렀다.

“주-모우우우우우!”

* * *

전반전이 끝났다.

“다들 잘했다. 후반전도 이렇게만 해라.”

로봇같이 무뚝뚝한 벨로아 솔랑케 감독이 선수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격려 덕분일까.

선수들의 표정도 나쁘지 않았다.

‘진짜 로봇이 아닐까?’

요즘 한국에서는 벨로아 솔랑케 감독을 ‘벨파고’라고 부른다. 너무 로봇 같은 인터뷰 덕이었다.

“공격진, 후반전에 2골만 더 만들어라.”

“알겠습니다.”

로봇같이 딱딱한 말로 내뱉은 지시에 니콜라스 브라보가 씩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하.”

벨로아 솔랑케 감독은 상황이 마음에 드는지 가볍게 웃었다.

선수들은 난감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완전히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딱딱한 웃음이었다.

곧, 경기가 재개되었다.

선수들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뛰었다.

다만, 한 가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열심히 스위칭하던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진이 아까와 다르게 스위칭을 하지 않고 멈췄다는 점이었다.

이반 다르더이 감독은 그런 레알 마드리드의 전술을 보고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4-4-2 포메이션으로 내려앉았군.’

아까보다 압박도 강하지 않았다. 거기다 라두 웅구레아누가 아까와 다르게 포백 라인 앞에서 측면 수비수를 도와서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었다.

덕분에 첼시의 점유율이 아까보다 늘어났다.

-후반전은 전반전과 다르게 레알 마드리드가 전체적으로 숨을 고르는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전반전에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던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많은 소모를 했으니까요. 후반전부터 천천히 체력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다만, 박규태는 전방에서 아까보다 훨씬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었다.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부터는 박규태를 직접 마크하게 된 헤라르트 하위스만이 고개를 흔들었다.

‘이 질리는 자식은 지치지도 않는 건가?’

당혹스러웠다.

전반전에 그렇게 뛰었는데?

그런데도 저렇게 강한 전방 압박을 수행하면서 전력으로 뛰어다닌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사람이 아닌가?’

그는 순간적으로 ‘김치’가 슈퍼푸드가 아닐지 잠깐 고민을 했다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내가 미친 건가? 기어코 정신을 놓은 건가?’

저 망할 한국과 김치와 박규태를 잠깐이지만 좋게 생각하다니…….

그는 자신이 점점 미쳐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러웠다. 조금은 공포감까지 느껴졌다.

그가 그런 걱정을 하는지도 모르는지 박규태는 계속해서 ‘김치는 이제 유행이 끝났지……. 이제는 동치미의 시대야.’라는 이상한 혼잣말을 내뱉고 있었다.

“뻐킹…….”

그러는 사이에 레알 마드리드는 두어 번 좋은 기회를 잡았다. 박규태가 열심히 뛴 덕분이었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박규태가 다양한 기회를 잡기 위해서 첼시의 여러 틈을 파고들었고, 수시로 수비수와 골키퍼에게 강한 압박을 시도했다.

‘팍을 저렇게 날뛰게 놔둘 수 없는데…….’

헤라르트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여러 번 박규태를 상대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었다.

‘팍을 가만히 놔두면 무조건 골을 내준다.’

무조건 그가 원하는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그래야 4골을 내줄 것을 3골만 내주고 2골을 내줄 것을 1골로 막을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무엇인가를 희생해야 하는 상황.

그때였다.

이반 다르더이 감독의 외침이 들려왔다.

“헤라르트! 팍을 마크해! 아르투르 멜루를 빼고 메즈 라스무스를 투입할 거야!”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첼시의 세 번째 중앙 수비수 옵션인 메즈 라스무스가 몸 풀고 투입될 준비를 끝냈다.

마침, 스로인 상황이기에 교체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첼시가 4-1-4-1 포메이션으로 움직이는군요. 그리고 헤라르트 하위스만을 박규태 선수의 마크맨으로 옮깁니다.

-첼시에게는 박규태가 날뛰는 것을 막지 못하면 후반전에 1골을 더 내줄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2골과 3골의 차이는 1골 차이지만 추격하는 팀에게는 정말 큰 차이거든요? 이반 다르더이 감독이 아무래도 추격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 같습니다.

-아! 거기다 뤼카 윌렘 디벨 선수를 준비시킵니다. 부상 때문에 빠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일단 뤼카 선수가 몸을 풀고 있는데요. 몸 상태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이반 다르더이 감독은 오늘 경기의 승리를 위해서 부상으로 오늘 경기에 빠졌던 뤼카 윌렘 디벨을 일찍이 투입하는 강수를 두었다.

박규태는 진통제를 맞고 필드에 투입되는 뤼카 윌렘 디벨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경기에서 승점이라도 얻고 싶다는 뜻이군.’

승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2 대 2 무승부라도 가져가고 싶다.’라는 뜻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박규태에게 붙은 헤라르트 하위스만은 열심히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두-유-노! 코리아!”

“두-유-노! VTS!”

“두-유-노! 김치!”

혼잣말을 내뱉는 박규태.

‘또 시작이군…….’

헤라르트 하위스만은 그런 박규태를 보면서 질린다는 표정으로 조용히 한숨을 내뱉었다.

‘좋아……. 집중하자!’

그는 평소와 다르게 빠르게 침착함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박규태에게 놀아나는 선수가 아니었다.

-헤라르트가 박규태에게 향하는 패스를 막았습니다!

-이거죠! 박규태 선수를 고립시켜야만 첼시에게 기회가 생깁니다. 이런 게 필요해요!

-첼시가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한 것처럼 레알 마드리드도 슬슬 교체 카드를 준비합니다.

-호세 마르켄스와 로렌초 폰테가 빠지고 펠리페 카발과 호세 루이스가 투입됩니다.

-작은 호세가 빠지고 큰 호세가 들어오는군요.

중앙 미드필더인 호세 루이스가 로렌초 폰테의 자리에 투입이 되었고, 측면에는 펠리페 카발이 자리를 잡았다.

‘왼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힘을 주겠다는 뜻인가? 이러면 크로스를 잘 노려봐야겠는데?’

준수한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갖춘 펠리페 카발이라면 오른쪽에서 뭔가 결과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박규태의 예상대로 펠리페 카발은 기회를 만들었다.

-펠리페 카발! 돌파합니다!

-첼시의 위기! 이번에는 오른쪽이 뚫렸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이 이어집니다!

삐이이이익!

거친 태클이 펠리페 카발을 향했다.

그리고 주심은 거침없이 휘슬을 불고 치즈 한 장을 꺼내서 첼시의 수비수에게 들어 올렸다.

-아!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서 나온 프리킥 찬스! 레알 마드리드가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펠리페 카발이 멋진 돌파로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첼시에게는 뼈아픈 실책입니다.

금방 얻어낸 기회.

펠리페 카발은 씩 웃으며 필드에서 일어나 프리킥을 차기 위해서 공 앞으로 걸어갔다.

그 사이에 니콜라스는 박규태가 자신에게 해줬던 말을 생각하며 생각에 잠겼다.

‘침착하게 골을 넣는 방법을 보여주겠다고?’

조금은 기대가 되었다.

과연 박규태는 무엇이 다를까.

그는 그 차이를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삐이이익!

주심이 휘슬을 불기 무섭게 손을 든 펠리페 카발이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뻐어엉!

살짝 애매한 높이였다.

그리고 빠르게 나아가는 프리킥이었다.

박규태는 프리킥을 보고 수비진 뒤를 돌아서 달려들었다. 낮게 빠진 공은 금방 수비벽을 지났다.

그리고 공이 지나가는 방향으로 달린 박규태가 머리를 가져가면서 공의 궤적을 바꾸었다.

빠악!

출렁!

니콜라스 브라보는 그 순간을 보며 자신과 무엇이 다른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공에게만 시선을 두지 않았어……. 그 짧은 순간에 잠깐이지만 자신이 볼 수 있는 주변을 모두 살폈다!’

공이 골망을 흔드는 것을 확인한 니콜라스 브라보는 감탄한 표정으로 박규태를 바라봤다.

‘이게…… 김치팍! 이게…… 어나더 레벨!’

3 대 0으로 달아나는 완벽한 쐐기포!

박규태가 포효했다.

“이거야아아아아! 이거!”

중계진도 떠들썩했다.

-고오오오오오올!

-이겁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박규태 선수!

-박규태 선수가 멀티 골을 터뜨립니다!

골을 넣은 박규태가 손을 귀에 가져가며 큰 목소리로 레알 마드리드의 홈팬들에게 물었다.

“Cuál es mi país?(내 조국이 어디지?)”

꼬레아아아아아아!

킴-치 꼬레아아아아아!

슈페르 꼬레아아아아아!

Corea del Sur!!!!(대한민국!!!!)

산티아고 베르나르두가 광란에 빠졌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78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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