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72화 (172/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72 >

[대한민국!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중국전에서 8-1 대승을 거두다!]

[박규태의 폭주! 7골 폭발!]

[앙까라 김치! 메시가 떠오른 박규태의 환상적인 플레이!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충격적인 패배에 중국은 침묵!]

[욕설과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내뱉은 중국 팬들에게 얄미운 인사를 남긴 박규태! 그야말로 'The Kimchi!']

-주-모오오오오오오오오! 일어나! 국뽕 한 사발을 말아줘야지! 빨리 일어나아아아아아!

-2028년 9월 11일, 주모 과도한 국뽕으로 쓰러져……!

-진짴ㅋㅋㅋ 중뽕들 아닥하는 거 너무 좋았다. 역시 중뽕킬러 박규태다! 이 맛에 박규태를 응원하는 거지!

-진짜…… 중국은 언제쯤 깨달을까? 자신의 나라에 메시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우린 규태가 있지.

-확실히 우리에게는 규태가 있지.

-중국도 빠꾸이태가 있음.

-PK 성공률 60% 근처인 이상한 중국 친구? 풉.

-진짜 규태가 PK 성공률을 제외하면 대단함. 신이 메시에게 축구를 주고 키를 빼앗아간 것처럼, 규태에게는 PK를 빼앗아갔다. 성공률이 진짜 으마으마해.

-규태가 PK 실축하면 중계진이 난감해하더랔ㅋㅋㅋ 갑자기 분위기가 뻘쭘해짐ㅋㅋㅋ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박규태는 마드리드로 향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빠르게 복귀를 원하는 것도 있었지만, 박규태 본인도 중국전에서 날뛴 뒤에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마드리드에 도착한 박규태는 바로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이틀의 휴가를 부여받은 그는 마드리드에 마련한 자신의 집에서 모처럼 짧은 휴식을 즐겼다.

그러는 동안에 마드리드는 데르비 마드릴레뇨를 앞두고 분위기가 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데르비 마드릴레뇨.

한국에서는 마드리드 더비로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와 AT 마드리드의 더비를 뜻한다.

엘 클라시코 다음으로 유명한 더비인 데르비 마드릴레뇨는 프리메라리가 우승 횟수 1위 팀과 3위 팀의 경기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시내 중심가 부유층과 카스티야인을 대표하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남부 지역 외곽의 서민층과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카탈루냐인과 바스크인을 대표하기 때문에 더욱 경쟁 구도가 드러나는 면도 있었다.

아무튼, 이번 마드리드 더비는 특히 중요했다.

레알 마드리드에는 이번 더비가 리그 1위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두 번째 산이었다.

당연히 첫 번째 산은 바르셀로나였다.

반대로 AT 마드리드는 최근 3시즌 동안에 슬로우 스타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시즌 초반의 성적이 좋지 않았던 징크스를 이번 시즌에는 꼭 만회하고 싶었다.

하지만 AT 마드리드는 앞선 2경기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기자들은 그 부분을 물으며 AT 마드리드의 클로드 카불 감독의 신경을 건드렸다.

“앞선 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이번 시즌에도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부분이 리그 우승의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혀요. 우리는 우리만의 축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저 운이 조금 없었을 뿐입니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기용하고 있는 빅터 발레르드와 아벨 자바르의 나이가 18살이라는 점이 불안하지 않으십니까?”

“전혀 그렇지않습니다. 저는 두 선수을 믿습니다. 그리고 현재 공격진의 중심은 엔오케 비센테입니다. 그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뛰어난 공격수입니다.”

“지난 시즌부터 노쇠화한 수비진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수비진의 보강을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아직 수비진의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2-3년은 더 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클로드 카불 감독은 모기처럼 귀찮은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씩 지쳐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한국 기자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질문을 했다.

“두 유 노 김치팍?”

순간적으로 인터뷰장이 고요해졌다.

클로드 카불 감독은 한국 기자의 엉뚱한 질문에 잠깐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흔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의 질문을 받아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음, 이런 질문까지 나오는 것을 보니까…… 나올 만한 질문은 다 나온 것 같군요.”

“가…… 감독님 그러면 헤수스 바자로 선수의……!”

“오늘 인터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른 기자들의 눈빛은 좋지 않았다.

‘클로드 카불 감독을 더 자극해서 좋은 소스를 받을 생각이었는데……. 저 멍청한 녀석이 흐름을 끊어버렸군.’

‘그놈의 두 유 노……. 제발 너희 나라에 방문하는 외국인들한테만 질문하라고! 여긴 스페인이야.’

‘엉망이야. 클로드 카불 감독은 다혈질이라서 좋은 기삿감을 많이 양산해주는데……. 저 망할 한국 기자가 모든 것을 망쳐버렸어! 젠장……. 그놈의 두 유 노!’

그들의 시선은 한국에서 온 기자에게 향했다. 한국에서 온 스포츠신문 기자인 장치환은 그런 스페인 기자들의 시선에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왜 저렇게 노려보는 거야?’

그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자랑스러운 인물이나 문화, 또는 음식을 물어보는 질문하는 것을 즐겼다.

연예부에서 하던 습관이 남아 있던 그는 스포츠 쪽으로 부서를 옮긴 뒤에도 그 습관을 고치지 못했다.

그게 조회수도 확실히 좋았으니까.

하지만 그런 질문이 한국을 향한 나쁜 인식을 만든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박규태도 세리머니에서 그렇게 두 유 노를 부르짖는데……. 기자가 한 번쯤은 써도 상관없지 않아?’

하지만 그것은 다른 문제였다. 박규태가 ‘두 유 노’를 부르짖는 것은 필드에서만 그럴 뿐이었다.

인터뷰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팬들과 소통을 할 때는 대체로 그런 부분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마케팅적인 부분에서는 다양한 한국 문화를 드러내는 행동을 했었지만, 기자들과 다르게 노골적으로 ‘두 유 노’를 자주 쓰지는 않았다.

장치환은 자신이 했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고 기분이 팍 상했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빠르게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로 향했다.

“씨X! 감독이 무슨 벼슬이라고! 사람 무안하게 말이야. 이런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는 몰랐다.

‘두 유 노 김치팍?’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질문과 인터뷰장을 나갈 때 내뱉은 욕설이 미튜브에 올라온 것을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쓸데없고 한심한 질문과 다르게 박규태는 스페인 언론과 나눈 인터뷰에서 스페인 문화와 음식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당연히 두 장면이 비교되어 한국에서는 상당히 큰 화제가 되었다.

거기다 한국만이 아닌 스페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장치환은 자신 때문에 박규태가 SNS에서 AT 마드리드의 팬들에게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몰랐다.

그는 다음 날 아침이 돼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자신이 한 행동이 그리 좋지 않은 행동이었음을 말이다.

-너 미쳤어? 그딴 걸 질문이라고 해? 너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된 줄 알아 몰라?

-그리고 욕설까지 내뱉어? 너 기자 맞아? 미친 새끼야!

-너! 당장 한국으로 들어와! 그리고 시말서 쓸 준비해! 네가 무슨 박규태야? 박규태도 언론과 인터뷰에서는 ‘두 유 노’ 같은 말은 쓰지도 않아 어! 알아? 이 xxx같은 새끼야!

“아…….”

장치환 기자는 창백해진 얼굴로 멍하니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 * *

AT 마드리드의 홈 경기장인 에스타디오 데 마드리드가 경기 시작 전부터 관중들로 꽉 들어차기 시작했다.

특히나 이번 마드리드 더비는 인터뷰부터 꽤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클로드 카불 감독, ‘한국 기자의 질문에서 우리를 우습게 보는 것이 느껴졌다. 아마도 레알 마드리드와 김치팍도 저 기자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벨로아 솔랑케 감독, ‘한 사람을 보고 모두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상대 감독에게 감탄했다. 저 말대로라면 AT 마드리드는 매 시즌 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클로드 카불 감독은 한국 기자가 만들어준 좋은 상황을 이용해서 레알 마드리드와 박규태를 흔들려고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우릴 우습게 보는 거야. 그 이상한 한국 기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돈을 받았을 거야.

-AT 마드리드의 인터뷰에 와서 그런 질문을 하다니……. 우릴 얼마나 우습게 보고 있는 거야?

-망할 레알 마드리드 녀석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해! 그리고 망할 김치팍에게도 똑같은 굴욕을 안겨줘야 해!

인터뷰 사건이 퍼지면서 AT 마드리드의 팬들은 불쾌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도 그런 AT 마드리드의 팬들이 표출하는 불만에 반박했다.

-우리 김치팍은 그런 선수가 아니다. 고작 한국 기자 한 명이 한 실수로 우리의 김치팍을 엮지 마!

-AT 마드리드의 수준에 어울리는 질문이었는데……. 왜 화를 내는 거야? 진짜 궁금해서 그래.

-그런데 사실이잖아? AT 마드리드의 수준이 그것밖에 되지 않는데……. 뭘 그렇게 화를 내는 거야?

-필드에서 우리의 김치팍에 내뱉는 진짜 ‘두 유 노’를 들어야지만 우리에게 항의할 수 있다.

-클로드 카불 감독은 입만 살아 있는 감독이다. 그는 무리뉴처럼 우승경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리뉴처럼 행동한다.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언론을 통해서 흔들기를 시도한 클로드 카불 감독을 비난했으며, 박규태의 SNS에 테러한 AT 마드리드의 팬들을 비꼬았다.

덕분에 마드리드 더비는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당연히 선수들의 눈빛도 평소와 달았다.

“팍이 오늘 저 녀석들에게 진짜 ‘두 유 노’를 보여줄 거야. 그러니까 오늘 더 날뛰어보자고!”

사이먼 셔틀워스는 박규태가 SNS 테러를 당한 것을 보고서 오히려 자신이 더욱 화를 냈다.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박규태는 그런 사이먼 셔틀워스를 보면서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솔직히 국뽕밈을 활용하며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던 순간부터 이런 일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그렇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은 팀의 중심으로 금방 자리를 잡은 박규태가 욕을 먹자 같이 화를 내면서 이번 AT 마드리드전의 승리를 다짐했다.

“Conoce a Corea?(한국을 아나요?)”

“코노세 아 규태팍!”

“코노세 아 주-모우!”

“코노세 아 불백!”

점점 ‘울브스’처럼 변하기 시작된 레알 마드리드의 라커룸을 보면서 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말릴 수 없지.’

시즌 초반부터 저렇게 기세가 오른다면 박규태는 어떤 짓이 든 할 자신이 있었다.

벨로아 솔랑케 감독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선수단을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이 마치 기계 같아서 조금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게 준비를 끝낸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단이 라커룸을 나섰다.

* * *

와아아아아아아아!

아틀레히! 아틀레히! 아틀레히!

팬들이 AT 마드리드의 애칭을 부르며 필드에 입장한 선수들을 보고 큰 환호성을 내질렀다.

반대로 박규태가 경기장의 전광판에 모습을 드러내자 거센 야유와 함께 ‘한국으로 꺼져!’라는 말까지 들려왔다.

하지만 원정까지 따라온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이 내뱉는 박규태의 응원도 만만치 않았다.

규우우우-태팍!

규우우우우-태팍!

진정한 로스 블랑코스!

규우우우우-태팍!

간단한 응원가였다.

하지만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적은 숫자임에도 그들의 내뱉는 목소리는 필드에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에게도 들려왔다.

그들의 응원을 듣고 라두 웅구레아누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역시…… 우리 팬들이 제일 화끈하다니까?”

“아틀레티코와 비교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뭔가가 있지. 이게 바로 레알 마드리드야.”

“그리고 프리메라리가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특별하지. 아! 당연히 바르셀로나보다 우리 레알 마드리드가 몇 배는 더 특별한 것 같아.”

몇몇 베테랑 선수들의 말에 박규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말처럼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알 수 없는 힘이 존재하는 팀이었다.

아마도 저런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이 있기에 그런 특별한 힘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지. 울브스도 그런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 덕분에 트레블을 기록할 수 있었으니까.’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경기 시작시각이 가까워졌다.

그때 박규태는 자신에게 향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 봤다.

AT 마드리드의 노장으로 구성된 수비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균 나이가 서른셋인가?’

그만큼 AT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리빌딩을 해야 할 정도로 노쇠화가 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저 노쇠한 노장들보다 뛰어난 젊은 선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덕분에 회귀 전에 AT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지금 상태에서 2-3년은 더 활약했다.

‘눈빛이 살벌하네.’

늙은 호랑이들의 눈빛이 저럴까.

박규태는 자신을 바라보는 AT 마드리드의 노장 수비진을 보면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사이에 주심이 길게 휘슬을 불었다.

삐이이이익!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

AT 마드리드와 레알 마드리드.

두 팀의 마드리드 더비가 시작되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72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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