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66화 (166/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66 >

미로슬라프 클로제.

고공 폭격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우베 젤러, 게르트 뮐러, 카를하인츠 루메니게, 루디 퓔러, 위르겐 클린스만의 뒤를 잇는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간판 공격수였다.

많은 한국 팬들은 클로제의 스타일을 ‘정통파 타겟맨’으로 알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는 뛰어난 공간침투와 뒷공간을 돌아 들어가는 능력, 몸 전체로 골을 넣는 능력은 물론이고 확실한 기회가 찾아오면 갑자기 나타나서 득점을 만드는 선수다.

게다가 뛰어난 공간침투의 밑바탕이 되는 빠른 주력이 그의 큰 장점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부터 월드컵을 통해서 클로제가 넣은 무수한 헤딩골을 봐온 한국의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오히려 그를 구시대적인 타겟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클로제는 그 어떤 선수보다 영리한 골게터이고, 헤딩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도 충분히 강점을 갖춘 선수였다.

그래도 그의 별명인 고공 폭격기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압도적인 헤딩 능력과 뛰어난 포스트 플레이 덕분이었다.

[두 유 노 클럽 플레이어]

이름: 박규태

나이: 만 23세.

<루이스 수아레스의 골 결정력>

<한기환의 볼 터치>

<필리포 인자기의 위치선정>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의 프리킥>

<요한 크루이프의 시야>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헤딩>

그리고 하타페와 경기에서 박규태는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장점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능력을 얻었다.

머리로만 2골을 넣은 상황에서 박규태는 계속해서 자신의 머리를 활용해서 헤타페를 압박했다.

-오늘 박규태 선수가 적극적으로 포스트 플레이를 해주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이끌고 있습니다.

-네! 덕분에 레알 마드리드가 최전방에서 헤타페의 수비진을 헤집고 계속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박규태 선수가 머리로 떨궈준 좋은 기회가 여럿 있었거든요?

-굉장합니다! 오늘 경기에서 박규태 선수가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습니다.

-과거 클로제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클로제 선수도 저런 식으로 뛰어난 헤딩 능력과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해서 팀의 득점을 도왔거든요?

-최근에 비슷한 선수를 보자면…… 에드워드 바이반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박규태의 헤딩 능력은 준수한 편이었지만, 이렇게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클로제의 헤딩 재능은 박규태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박규태는 평소보다 더 많은 기회를 만들거나 얻으면서 공격의 중심이 되었다.

그리고 후반전 막판에 기어코 터진 박규태의 세 번째 골도 그의 머리로 만들어진 득점이었다.

-고오오오오오올!

-박규태!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일원으로 완벽하게 자리를 잡습니다!

-대단합니다! 머리로만 3골입니다! 머리로만 3골을 만들면서 헤타페를 무너뜨렸습니다!

-평소의 스타일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해트트릭을 기록하기 무섭게 박규태가 팔을 빙빙 돌리며 소리를 내질렀다.

“우아아아아! 기이이이이이임-치이이이이!”

중계 카메라는 그런 박규태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었다. 다른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도 첫 경기부터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규태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점수는 4-1로 벌어졌다. 후반전의 추가시간에 헤타페가 1골을 더 넣으면서 어떻게든 만회를 했지만, 이미 기울어버린 승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없었다.

삐익! 삐이익! 삐이이익!

이윽고 주심이 경기의 끝을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4-2로 끝난 경기.

레알 마드리드가 시즌 첫 경기를 깔끔하게 승리로 끝내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시작했다.

* * *

[박규태의 레알 마드리드 데뷔전은 성공적!]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규태! 클래스는 어디 가지 않는다!]

[달라진 스타일! 박규태에게서 고공 폭격기인 클로제의 모습이 보였다!]

[드디어 시작된 프리메라리가! 과연 올해 스페인 축구의 왕이 되는 것은 누구일까?]

[헤타페 다음엔 엘 클라시코? 레알 마드리드의 프리메라리가 2라운드 경기 상대는 바르셀로나!]

[미구엘 모레노, 모하메드 소우 vs 박규태, 라두 웅구레아누! 이번 엘 클라시코가 기대되는 이유!]

[인테르 출신의 공격수인 모하메드 소우! 프리메라리가 데뷔전에서 준수한 활약!]

-캬! 클래스가 다르넼ㅋㅋ 역시 우리 김치다!

-우리 김치가 골을 넣는 능력은 진짜 미쳤지. 내가 봤을 때는 바르셀로나도 김치팍은 못 막는다.

-이 새끼들 박규태가 좀만 못하면 ‘빠꾸이태’, ‘느그 기무치’거리던 놈들 맞음?

-솔직히 쉬운 골을 못 넣으면 ‘느그 기무치’맞지. 어디서 위대한 김치를 별명으로 쓰려고 함?

-또라이 새끼들이네.

-‘우리 김치’랑 ‘느그 기무치’랑 비교 ㄴㄴ임. ‘우리 김치’는 사람이 아닌 전지전능한 신이고 ‘느그 기무치’는 그냥 사람이 아님.

-엘 클라시코가 젤 기대된다.

-아…… 진짜 메시와 호날두가 있던 엘클도 재미있었는데, 이번에 박규태가 레알 마드리드에 가면서 더 재미있어짐.

-파비오 실바 븅신쉑ㅋㅋㅋ 그냥 레알 마드리드에 있었으면 박규태-라두 웅구레아누랑 같이 우승 도전 쌉가능이었음.

-ㅋㅋㅋㅋ 유벤투스가서 몇 골 넣었냐? 겨울에 이적해서 16경기 9골 2도움? 전반기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거랑 합쳐도 박규태보다 공격 포인트 낮음.

-이 새끼는 그 x두처럼 유벤투스가서 커리어 망함. 차라리 ㅈ두는 서른 살 넘어서 갔으니 이해라도 할 수 있는데, 파비오 실바는 아직 27살임.

-ㅋㅋㅋㅋㅋㅋ 파비오 실바 짭퉁이잖아? 진짜는 바르셀로나에 있는 카이오 실바 아님?

-ㅋㅋㅋㅋㅋ 짭실밬ㅋㅋㅋ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한국에서는 박규태의 활약에 관련된 기사가 잔뜩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기다 다음 리그 경기 상대가 바르셀로나였다.

그렇다. 바로 스페인 최고의 더비인 엘 클라시코가 박규태와 레알 마드리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엘 클라시코.

스페인 최고의 명문이자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두 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더비 매치를 뜻한다.

영어로는 ‘The Classic'으로 불린다.

스페인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서 가장 인기가 많은 더비 매치이기도 했다.

아무래도 두 팀의 연고지가 지역적인 갈등이 심한 편이고, 두 팀을 구성하는 유명한 슈퍼스타들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더비 매치이기에 더 많은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역대 전적은 바르셀로나가 조금 우세한 상황이었다. 특히나 2020년대 초중반에 코파 델레이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바르셀로나가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시절에는 은퇴 전의 메시는 물론이고 막 데뷔한 미구엘 모레노까지 있던 시기였기에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던 레알 마드리드가 이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메시가 은퇴하고 레알 마드리드가 파비오 실바를 FC 포르투에서 영입해 오면서 상황은 조금 달라졌다.

다시금 엘 클라시코의 명성에 걸맞은 팽팽한 승부가 자주 나오기 시작했다.

거기다 미구엘 모레노 vs 파비오 실바라는 과거 ‘메시와 호날두’의 모습이 떠오르는 라이벌 기믹에 조금씩 식어가던 엘 클라시코의 열기는 다시금 불이 붙었다.

그리고 그런 엘 클라시코의 뜨거운 열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당연히 이번 엘 클라시코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비록 파비오 실바가 유벤투스로 향한 상황이지만, 울브스에서 발롱도르와 트레블을 기록한 박규태가 레알 마드리드로 영입되었다.

당연히 ‘미구엘 모레노와 파비오 실바’의 라이벌 구도에서 자연스럽게 ‘미구엘 모레노와 박규태’로 라이벌 구도가 바뀔 수밖에 없었다.

시끄러운 밖의 상황처럼 레알 마드리드 선수단의 표정에도 평소와 다른 열기가 느껴졌다.

구단의 직원들은 물론이고 코치진까지 이번 엘 클라시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었다.

로봇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벨로아 솔랑케 감독도 이번만큼은 조금 열의에 찬 표정을 자주 보여주었다.

“좀 더 타이트하게 붙어!”

“집중해! 미구엘 모레노는 그런 허술한 압박으로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야!”

“이쪽이야! 이쪽으로 줘!”

평소보다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표정들이 달랐다. 박규태도 엘 클라시코를 앞둔 열기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음…… 최고의 더비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2020년대 중반부터 이어져 온 묘한 징크스 때문이었다.

-리그의 첫 번째 엘 클라시코를 가져가는 팀이 리그 우승을 가져간다!

2025-26시즌부터 지금까지 바르셀로나가 3번 레알 마드리드가 1번의 리그 우승을 가져갔다.

그리고 리그에서 첫 번째 엘 클라시코를 이긴 횟수도 바르셀로나가 3번이고, 레알 마드리드가 1번이었다.

당연히 이런 징크스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조 추첨으로 향하는 관심이 조금 떨어졌다.

다행히 레알 마드리드는 제법 손쉬운 상대를 만났다.

[챔피언스리그 A조]

-첼시

-레알 마드리드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페예노르트

2027-28시즌에 빅 이어를 들어 올린 첼시와 원정 지옥인 모스크바를 생각하면 그리 좋은 조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조의 상황을 생각하면 그리 나쁜 조 편성이 아니었다.

[지옥의 H조! PSG-AT마드리드-토트넘-잘츠부르크!]

[쉽지 않은 D조! 유벤투스-울브스-레버쿠젠! 이미 예견된 3파전! 디나모 키예프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E조에서 만난 바르셀로나와 맨유!]

[어쩌면 진짜 지옥의 조? B조 포르투-로마-브뤼헤-아약스!]

[마르세유와 샬케04의 16강 진출이 거의 확실한 G조!]

리그앙의 맹주인 PSG.

지난 시즌에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독주를 막으며 턱밑까지 따라붙은 AT 마드리드.

EPL의 ‘Big6’인 토트넘!

셀링 클럽이지만, 매 시즌 젊은 선수들이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주는 잘츠부르크.

그야말로 쉴 틈이 없는 H조였다.

거기다 유벤투스-울브스-레버쿠젠이라는 강팀이 여럿 붙은 D조를 생각하면 레알 마드리드가 속한 A조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조 편성이었다.

아무튼, 다른 이들의 시선이 모두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으로 향한 상황에도 레알 마드리드에 속한 모두가 곧 다가올 엘 클라시코에 집중하고 있었다.

최근 박규태의 주변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역시, 프로는 실력으로 말해야지.’

헤타페와 경기에서 보여준 실력으로 그와 거리를 두었던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박규태는 그 작은 틈을 활용해서 안개처럼 조금씩 천천히 그들에게 역병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주-모우?”

“그래! 주-모우! 그 어떤 상황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마법의 주문이지.”

“그런 주문이 어디 있어?”

팀의 왼쪽 측면에서 뛰는 윙어인 호세 마르켄스는 박규태의 말에 의심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아니야. 난 믿어! 팍의 주문은 효과가 있지. 내가 첼시에서 전반기에 고작 1골밖에 못 넣었거든? 그런데 팍이 전해준 주문을 외우고 후반기에 8골을 넣었어! 아아! 뽕렐루야!”

하지만 첼시에서 이적한 공격수인 사이먼 셔틀워스의 믿음이 가득한 눈빛에 ‘진짜 그런가? 그런 주문이 통하나?’란 묘한 표정으로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사이비 교주라고 믿어도 될 정도로 화려한 박규태의 언변까지 섞이자 어느새 호세 마르켄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김치규태교’의 준회원이 되었다.

역병처럼 은밀하면서도 빠르게 퍼지기 시작한 ‘슈퍼 김치 이론’은 곧이어 레알 마드리드의 모든 선수에게 퍼졌다.

아직 거부감을 가진 선수들이 있었지만, 박규태는 이번 엘 클라시코가 끝나면 울브스쳐럼 모두가 ‘주-모!’와 ‘김-치!’를 외치고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66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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