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62화 (162/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62 >

“끄응…….”

“레알 마드리드는 팍이 원하는 조건을 모두 승낙했습니다. 바이에른 뮌헨도 당연히 레알 마드리드의 조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서 저희에게 제시했죠.”

바르셀로나의 단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르르에 콜리쉬는 느긋한 표정으로 찻잔을 들어 올렸다.

이미 상대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제 다 넘어왔지.’

아마도 박규태가 원하는 조건을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르셀로나에는 미구엘 모레노가 있지만, 그는 진정한 메시의 후계자라고 보기에는 2%가 부족한 선수였으니까.

잠깐의 침묵이 이어진 뒤.

르르에 콜리쉬는 자신이 원하는 상대의 답변을 듣고 단장실을 나와 바르셀로나의 구단 건물을 나올 수 있었다.

그는 느긋이 웃었다.

‘거의 끝났군.’

완벽했다.

확실히 뛰어난 선수를 패에 가지고 있으면, 구단과 딜을 하기가 너무 편하고 좋았다.

거기다 여론몰이를 하기도 좋았다.

찰칵!

르르에 콜리쉬는 멀리서 자신을 찍는 파파라치의 모습을 몰래 힐긋 보고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내일……? 아니지. 모레쯤에 레알 마드리드와 뮌헨에서 다시금 연락이 오겠군. 거기서 더 후려쳐야겠어.’

그는 빅클럽과 시작한 지루한 줄다리기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줄다리기의 승자가 구단들이 아닌 자신과 박규태가 될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 * *

[박규태 1골 1도움을 기록! 대한민국!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일본을 상대로 3-1 승리!]

[박지형-손형민-이강민-박규태, 계속해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에이스 계보!]

[다시 이어진 산책 세레머니! 질릴 때까지 봐도 머리가 짜릿하고 상쾌하다!]

[박규태의 바르셀로나 이적? 그의 에이전트인 르르에 콜리쉬! 바르셀로나 구단에서 나오는 모습이 포착되다!]

[울브스의 팬들, ‘팍이 떠날 걸 알고 있었다. 그가 언젠가 울브스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올라가는 꾸레들의 기대감! 바르셀로나가 박규태를 영입하면 다시금 트레블을 노릴 수 있을까?]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 ‘우리도 영입전에 끼어들어야지! 지금 뭐 하는 짓이냐?’]

[모든 빅클럽들의 관심이 박규태에게 쏟아지다!]

[레알 마드리드의 한 관계자, ‘박규태와 벌써 접촉했다. 바르셀로나보다 무조건 높은 주급을 지급할 것이다.’]

-캬……. 미쳤다. 일본도 때려잡고! 바르셀로나랑 링크도 되고! 그야말로 살아 있는 김치 갓이다.

-갓김치 맛있는데…….

-갓김치에 라면 한 젓갈이면……. 크흐! 인생 다 살았지! 키야아아아아아아! 주모우우우우! 여기 국뽕 한 사발!

-일단은 울브스는 잡을 생각이 없어 보이네.

-아무래도 기존 선수들 재계약으로 지켜야 하고, 박규태까지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이 있는 것도 아니지.

-ㅇㅈ 이건 맞지. 캬……. 진짜 기대된다. 요즘 EPL이 잘 나가도 라리가의 두 거인팀인 바르셀로나랑 레알 마드리드의 명성과 비교하면 조금 부족한 게 맞지.

-레알 마드리드는 박규태 영입한다면서 되게 조용하네. 이 새끼들 허튼짓할 것 같아서 걱정되는데;

-알아서 하겠지.

일본전이 끝나고 박규태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친선경기의 상대인 루마니아와 친선경기를 상대로 1-0 패배를 당했다.

박규태를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모두 빠진 엔트리였기에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다.

“비주전과 주전의 차이가 너무 크군. 2030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큰 문제가 생기겠어.”

소집이 끝나고 다시금 자유가 된 박규태는 조용히 르르에 콜리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쯤이면 그가 최종안을 가지고 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호랑이도 제 말을 하면 온다는 말처럼 곧이어 르르에 콜리쉬에게 연락이 왔다.

-팍! 일단 마드리드로 오셔야겠습니다.

“몇 팀이 남았죠?”

-팍이 원하는 조건을 만족한 팀은 총 4개의 구단입니다. 아무래도 스페인에 와서 확인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스페인으로 오라는 것을 보니까. 스페인에 있는 구단이 가장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한 것 같군요.”

-하하하하! 맞습니다. 일단 오시죠.

아무래도 행선지가 정해진 것 같았다.

* * *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PSG, 바이에른 뮌헨.”

“네! 그중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가장 적극적인 팀이었습니다.”

최종안을 본 박규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조건이 좋은 팀은 당연히 PSG였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돈 지랄을 보여줬지만, 박규태는 그곳에 갈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PSG는 발롱도르 경쟁자인 블라디미르 고메스가 있기에 딱히 관심이 없었다.

‘꾸준하게 발롱도르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지 VTS를 넘어선 명성을 얻을 수 있어.’

바르셀로나도 그런 부분에는 조금 꺼려졌다. 미구엘 모레노가 있기에 발롱도르 표가 분산될 수 있었으니까.

그나마 PSG보다 나은 점은 미구엘 모레노가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아닌 2선 자원에 가까운 선수라는 점이었다.

‘미구엘 모레노는 PSG의 공격수인 블라디미르 고메스처럼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는 아니니까.’

적어도 PSG보다는 바르셀로나가 훨씬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다음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시즌이 끝나고 대대적인 개혁을 시작했다.

몸값이 많이 나가는 선수들을 모두 방출하고 구단의 유망주 팜에서 끌어올린 선수들과 비교적 저렴한 몸값을 가진 가성비가 뛰어난 선수들로 스쿼드를 구성하고 있었다.

거기다 맨유에서 방출당한 미래의 명장인 벨로아 솔랑케가 다음 사령탑에 앉았다.

‘탈맹은 거짓말을 하지 않지.’

박규태가 미소를 지었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 조직력이 많이 떨어지겠지만……. 라두 웅구레아누가 있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리버풀에서 뛸 때 2년 연속으로 리그 도움 1위를 기록한 윙 포워드인 라두 웅구레아누가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다.

거기다 다른 부분에서 선수단이 조금 바뀌었지만, 수비진만큼은 큰 변화가 없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도 박규태의 구미를 당기게 했다.

‘마드리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

바이에른 뮌헨도 좋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주급이나 다른 부분에서 그가 원하는 최소 조건만 간신히 맞춰준 것이 눈에 들어왔다.

‘뮌헨은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다. 최근에 영입했던 모든 유망주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지만, 리그에서도 샬케04에 우승까지 내줬으니까.’

아무리 박규태가 대단해도 축구는 11명이 같이 움직이는 팀 스포츠였다.

앞의 세 구단과 다르게 뮌헨의 수비진은 너무 노장들이 많았고, 공격진은 너무 어린 친구들이 많았으며, 미드필더진은 바이에른 뮌헨의 수준보다 떨어졌다.

‘무너지고 있는 배에 탈 생각은 없지.’

그렇기에 박규태는 뮌헨의 최종안을 한쪽으로 치웠다. 르르에 콜리쉬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선택입니다.”

“뮌헨의 리빌딩은 거의 실패했다고 평가를 받는 상황입니다. 거기다 PSG와 바르셀로나는 물론이고 레알 마드리드보다 현재 재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팍이 뛰기에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PSG도 빼도록 하겠습니다. 거기는 블라디미르 고메스가 있으니까요. 분명히 발롱도르 수상에 큰 걸림돌이 될 겁니다. 르르에도 알다시피 저는 발롱도르를 원합니다.”

“팍이 원한다면……. PSG도 빼도록 하겠습니다.”

남은 팀은 라리가의 두 거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였다.

“어느 팀으로 가도 분명히 팍의 커리어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겁니다. 어떤 팀으로 하시겠습니까?”

고민이 깊었다.

어느 팀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박규태의 머릿속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르르에! 혹시 두 구단에 한 가지 조건을 더 요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 큰 부탁은 아닐 겁니다. 두 구단의 회장에게 전해주세요.”

“어떤 거죠?”

“제 입단식을 대신해서 회장과 함께 미튜브를 통해서 먹방을 할 수 있는지를 물어주세요.”

그의 말에 르르에 콜리쉬가 황당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

자신의 고객은 이런 사람이었으니까.

“알겠습니다.”

르르에 콜리쉬는 두 구단에 연락했다. 그리고 박규태가 요구하는 새로운 조건을 전달했다.

의외로 두 구단의 반응은 달랐다.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바르셀로나의 회장인 주제프는 고개를 흔들었다. 바르셀로나는 역사가 있는 팀이었다. 고작 한 선수를 영입하려고 이런 광대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의 명성에도 먹칠이 될 것이다. 자신은 광대가 되기 싫었다.

“불허하겠네.”

주제프는 굳이 박규태를 영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었다.

반대로 레알 마드리드의 젊은 회장인 마르티뇨 이글레시아스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광대가 돼서 레알 마드리드가 더 위대한 역사를 쓸 수 있다면……. 먹방은 물론이고 팬티만 입고서 한국의 전통춤을 출 수 있지.”

마르티뇨는 박규태를 꼭 영입할 생각이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지만, 구단을 지탱하는 팬보다 위대한 팀은 없었다. 그리고 박규태는 팬들이 원하는 최고의 영입자원이었다.

두 회장의 선택을 갈렸다.

그리고 소식을 들은 박규태는 당연히 한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가죠. 레알 마드리드로.”

그가 거침없이 최종안에 사인했다.

* * *

[박규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

[몸값만 2억 2천만 유로! 한화로 3,000억 원에 가까운 금액에 모두가 놀라다!]

[박규태의 기본 주급은 8.35억 원으로 책정! 다양한 옵션으로 어쩌면 10억 원의 주급을 받을 수 있다!]

[박규태의 5년짜리 계약 소식에 놀란 스페인의 언론! 레알 마드리드의 마지막 카드는 어나더 김치팍이었다!]

[박규태의 황당한 마지막 조건이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운명을 갈랐다!]

[마르티뇨 이글레시아스 회장, ‘그리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역사를 새롭게 쓸 레전드를 그 정도의 금액에 잡아놓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박규태의 입단식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아니다?]

[입단식을 미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하게 된 박규태! 마르티뇨 이글레시아스 회장과 먹방까지 찍는다!]

[파격적인 레알 마드리드의 변화! 그들은 전통이 아닌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 환호성을 내지르다! 벌써 박규태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구매하는 팬들!]

-와……. 미쳤다. 8억 원의 주급에 옵션 다 달성하면 주급 10억임? 옛날에 테베즈가 중국에 갈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숨만 쉬어도 돈을 버네. 진짜 김치팍은 대단하다. 기행도 기행이지만……. 축구 실력도 어나더 레벨임.

-이걸로 레알 마드리드는 뭔가 아쉬운 영입에 마지막 방점을 찍었네. 로이슨 레미 감독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뭔가 우승권 팀을 이끌 수준은 아니었으니까.

-레알 마드리드 코인 타면 되냐?

-이걸로 발렌시아에 있는 이강민이랑 코리안 더비 볼 수 있네? 캬아아아아 주모우우우우우우!

-발렌시아 놈들……. 우리 강민이 행복 축구 좀 할 수 있게 빅클럽으로 보내줄 수 없겠니?

-응, 안됨. 퍽이나 프랜차이즈 스타를 그대로 보내겠다. 이미 발렌시아랑 4년짜리로 재계약해서 계속 있어야 함.

-와……. 우리나라 선수가 레알 마드리드라고? 진짜 대단하다. 아시아 선수가 레바뮌의 주전으로 뛰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야.

-잉글랜드에 김치 바이러스를 뿌렸는데……. 이제 스페인에도 김치 바이러스가 퍼지겠네?

-한국인이라서 죄송합니다. 김치 바이러스는 인체에 해가 없습니다. 제발 조금만 참아주세요. 스페인 국민들.

언론과 축구팬들은 박규태의 이적에 큰 관심을 보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나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은 박규태의 영입이 오피셜로 뜨자마자 그의 유니폼을 만들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반대로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그만큼 그들도 박규태의 영입에 관심이 많았었다.

[2029년 7월 6일에 미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박규태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 겸 먹방 중계!]

그리고 곧 박규태의 입단식이 다가왔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62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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