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160 >
[울브스! 2028-29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
[대한민국의 자랑! 박규태, 챔피언스리그 4골 폭발! 팀의 4-0 승리를 견인하다!]
[울브스의 동화가 완성되다!]
[울브스! 9번째 ‘유러피언 트레블’ 달성!]
[역사에 이름을 남긴 울브스!]
[어나더팍!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인 17골을 넘어선 25골을 기록하다!]
[호날두를 넘어선 박규태! 새로운 기록을 남기다!]
[예전 포르투의 우승만큼이나 충격적인 울브스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박규태 메시의 한 시즌 역대 최다 득점인 73골을 넘어서 78골을 기록하다!]
[메시와 호날두의 기록을 넘어선 박규태! 드디어 그가 신계의 입성에 성공하다!]
-와…… 진짜 대단하다. 박규태는 진짜 어나더 레벨이다.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박아버리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태극기가 펄럭거리는 거 보고 진짜 반쯤 미쳐서 소리 질렀다.
-ㅋㅋㅋㅋㅋ 박규태가 골 넣을 때마다 새벽에 함성이 울리더랔ㅋㅋㅋ 진짜 대단함.
-근데 이해할 수 있는 게……. 나 같아도 K-리그에서 저렇게 날뛰어주는 외국인이 있으면 저렇게 해줄 수 있음.
-진짜로 대단하다. 호날두의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인 17골을 아득히 넘어서 25골을 기록하고, 메시의 한 시즌 역대 최다 득점인 73골을 넘어서 78골을 기록함.
-이러니까 김치를 안 먹을 수 없네.
-우리 아들램도 축구 잘하려면 김치를 먹어야 한다고 요즘 총각김치랑 열무김치를 많이 찾는다.
-ㅋㅋㅋㅋㅋㅋ 나중에 교육방송에 나와서 ‘김치 조아! 편식 싫어! 한식 최고!’ 이런 영상 찍는 거 아니지?
-규태라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울브스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하면서 9번째 유러피언 트레블의 주인공이 되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몇 번의 우승을 하는 동안에도 얻지 못했던 대기록이었다.
그렇게 한 시즌이 끝났다.
한국으로 향한 박규태는 어마어마한 인파의 기자들과 팬들이 내지른 함성을 들으며 인천공항을 빠져나왔다.
“대단하군.”
그의 에이전트인 르르에 콜리쉬는 감탄에 빠진 표정으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고객은 이제 세계적인 선수였다. 하지만 달라지지는 않았다.
그가 처음 봤던 그대로였다.
“해이! 싸인 츄라이! 츄라이!”
기자들을 무시하고 잔뜩 모인 아이들 사이로 파고든 박규태가 신나게 사인을 시작했다.
‘그대로…… 맞나?’
시간은 꽤 오래 걸렸다.
워낙 아이들이 많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그는 인상을 찡그리지 않고 미소를 유지하며 사인을 끝냈다.
“음…… 코리안 스멜!”
박규태는 눈을 감고 두 팔을 벌렸다.
공항 측에서 마련한 기자회견장에서 박규태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지치지 않는 표정으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마지막 기자의 ‘세계 최고 선수의 반열에 들어간 소감은 어떠십니까?’라는 질문에 박규태는 미소를 지으며 예전 2002년대를 풍미한 유행어를 내뱉었다.
“나는 아직 배고픕니다.”
* * *
후르르르르륵!
촵촵! 챱챱! 쩝쩝쩝!
“아오…… 쩝쩝충 극혐.”
“마! 이게 코리안 스타일이다! 무 봐라! 쥑인다! 츄라이! 츄라이! 어디서 못 먹는 맛이다!”
박규태는 오랜만에 자신의 지인을 만나서 즐겁게 지냈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에 먹을 수 없었던 자극적인 음식들은 그의 혀와 위장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넌 바뀌지를 않냐?”
“외국에서 오래 살아봐…… 신토불이가 최고라는 걸 깨달을 수 있을 거니까. 캬! 진짜 파전이 쥑이네! 이모오오오오오! 여기 파전 1인분 추가요!”
“네 삼촌은 한국에 언제 와?”
“허이구……. 팔불출에 딸 바보가 잘도 한국에 오겠다. 삼촌은 지금 자기 딸에 푹 빠져서 내 경기도 안 보고! 어! 막! 한국에 올 생각도 없고! 막! 아내랑 여행도 다니고! 막! 어! 막!”
“그래서 삐졌냐?”
“아니.”
“삐졌구만…….”
박규태의 오래된 지인이자, 그가 한국에서 많은 팬덤을 쌓을 수 있게 긍정적인 칼럼을 써준 스포츠 칼럼니스트이자 기자인 황민호가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보다 형은 요즘 어때?”
“어떻기는…… 너랑 관련된 칼럼도 쓰고, K-리그와 관련된 다양한 기사를 쓰면서 열심히 돈 벌었지. 이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또 뭐냐……. EPL 리뷰 프로그램도 출연했고…….”
“역시! 불꽃 카리스마 민호우!”
“도대체 넌 몇 년생이기에 그런 것도 알고 있어? 나도 그런 구닥다리 유행어는 잘 안 쓴다.”
“민호우우우우우!”
“그만해라.”
“민호우우우우우!”
“하아……. 진짜 머리 아프네.”
하지만 황민호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나는 동생은 변치 않았다.
그 사실이 그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슈퍼스타가 되면서 초심을 잃은 선수들을 많이 봐왔던 그는 박규태가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아직도 초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미소는 잠깐이었다.
황민호는 미소를 지우며 박규태를 바라봤다. 그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어디로 이적할 거야?”
그의 물음에 박규태도 국밥을 먹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고개를 들어 고민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어디로 갈 것 같아?”
“아니…… 그걸 나한테 물어봐?”
“나도 모르니까 그렇지.”
“아직 제대로 진척된 게 없구나.”
“아니, 어느 정도 이야기는 진행되었는데……. 내 마음을 모르겠어. 마음은 울브스에 계속 남고 싶은데……. 현실은 이적하는 게 좋다고 봐야지.”
“현실과…… 이상의 대립이라!”
황민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이었다. 그는 박규태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꼬꼬마 시절의 코흘리개가 이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다니……. 진짜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쩝……. 나도 이렇게 될지는 몰랐지.”
“고민이기는 하겠어.”
“그렇지.”
황민호는 별다른 조언을 하지 않았다. 그가 끼어들어서 조언할 만한 그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박규태의 인생이 걸린 일이기에 그는 함부로 조언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딱 한 마디만 했을 뿐이었다.
“맨유는 어때?”
그 한 마디에 박규태가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 * *
“어떻습니까?”
“주급이……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54만 유로요? 주급이 54만 유로라고요? 한화로 7억 원입니다! 7억 원!”
“전성기가 지났던 호날두도 유벤투스에서 비슷한 금액을 받았죠. 어디 보자……. 아! 약 8000만 파운드 근처의 연봉이었죠? 주급으로 따지면 지금의 팍보다 많이 받았죠. 팍도 그 정도의 금액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당신은 미쳤어.”
“미쳤다고요? 팍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산체스와 비슷한 주급을 요구했습니다. 산체스와 비교할 수 없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맨유를 위해서 손해를 감수하면서요.”
“그래도 54만 유로는 너무 과합니다. 거기다 산체스는 초상권을 포함한 기본 주급이 약 39만 파운드였습니다. 선발 출전 수당까지 합쳐서 지금의 팍이 요구하는 금액과 맞는 것이죠. 하지만 팍은 지금 기본 주급만 54만 유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건 저희가 책정한 팍의 몸값을 넘어선 금액입니다. 거기다 팍은 몸값만 2억 2천만 유로입니다. 그 정도의 몸값을 소모하고 팍이 원하는 주급을 지급하기에는 너무나도 리스크가 큽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계자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르르에 콜리쉬가 시니컬하게 웃었다.
“그건 그쪽 문제죠.”
“뭐…… 뭐요?”
“저희 고객님이 원하는 기본적인 요구 사항은 초상권까지 합쳐서 주급 57만 유로에 다양한 옵션을 합쳐서 최종적으로 주급 64만 유로를 맞춰주시면 됩니다.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면 맨유와 계약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를 가는 맨유의 협상관계자들이 그가 협상장을 나서기 무섭게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차량으로 이동했다. 어차피 맨유는 목적지가 아니었다.
‘맨유는 팍에게 관심이 없군.’
PSG부터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은 박규태가 원하는 조건을 무조건 들어준다고 연락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더한 것도 들어주겠다며 박규태의 영입에 사활을 건 것처럼 보였다.
그들과 재정이 비슷한 맨유가 이렇게 협상에서 이렇게 미적지근하게 나올 이유는 하나밖에 없었다.
‘맨유는 박규태보다 첼시와 리버풀이 노리는 AC밀란의 공격수인 에드워드 바이반을 하이재킹할 생각이군. 이건 이번 협상으로 확실해졌어.’
지지난 시즌부터 리버풀과 첼시가 영입하기 위해서 공을 들이고 있는 AC밀란의 에드워드 바이반에게 맨유까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정보는 분명히 나중에 써먹을 일이 생길 것이다. 르르에 콜리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차에 올라탔다.
“다음 목적지는 스페인군.”
이상하게도 르르에 콜리쉬는 박규태의 다음 커리어가 스페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짧은 휴식 기간도 끝났다.
다양한 광고를 찍으면서 다시금 돈을 쓸어모은 박규태는 평택에 있는 땅을 크게 사들였다.
이유는 그의 장기적인 목표를 위한 유소년 축구교실을 위해서였다.
김치팍 사커스쿨.
이름이 조금 이상한 유소년 축구교실은 박규태와 르르에 콜리쉬가 엄선한 코치진이 하나둘씩 자리를 채우면서 점점 그럴듯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었다.
일단은 수원에 있는 작은 건물과 축구장을 빌려서 운영하고 있지만, 평택에 굉장한 크기의 유소년 축구교실을 만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많은 유망주를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언론도 이번 박규태의 유소년 축구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규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다!]
[김치팍 사커스쿨! 미래가 기대된다!]
[과연 제2의 박규태는 나올 수 있을까?]
[한국 축구의 리빙 레전드! 그가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하다!]
-캬…… 주모우우우우우!
-쌌다! 브로! 김치! 팍! 최고! 브로!
-진짜로……. 어떻게 헬조선에서 저런 인물이 태어난 거냐? 난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데;;
-진짜 탈아시아임. 미쳤음.
-ㄴㄴ 박규태는 슈퍼 김치맨임.
-슈우우우우퍼! 김-치이이이이이 슬램!
-아! 누가 저 또라이들 좀 쫓아내라!
-나중에 위인전에 나오는 거 아니냐? VTS도 나온 판국에 슈퍼 김치팍이 안 나올 이유가 있나?
-ㅋㅋㅋㅋㅋ 진짜 축구 좀 한다고 위인이라닠ㅋㅋㅋ 그건 좀 너무 나간 거 아니냐?
-캬! 이제 김치팍이 VTS랑 비비넼ㅋㅋ 진짜 리그 앙에서 뛰던 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하던 광경이다.
그렇게 박규태의 바쁘디바쁜 모든 일정이 끝났다. 그리고 월드컵 최종 예선을 위해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최종 예선의 남은 경기는 이제 3경기였다.
그중의 한 경기는 이번 6월 8일에 잡혀 있었다.
거기다 12일에는 루마니아와 친선 경기의 일정이 이어졌다.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음에도 박규태는 이번 경기를 확실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국가대표에 소집된 선수들의 얼굴에도 평소와 다른 비장함이 서려 있었다.
도대체 상대가 누구기에 이렇게 비장할까?
한국인이라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2029년 6월 8일.
월드컵 최종 예선 A조.
상대는 일본이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60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