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147 >
[치열한 탐색전! 인터뷰부터 뜨거운 열기!]
[박규태,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높은 곳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PSG의 윙 포워드인 음부사 뎀벨레! 김치팍의 ‘주-모우!’ 세리머니를 두고 ‘보기 좋지 않다’라고 평해!]
[마이크 타이슨 감독, ‘음부사 뎀벨레가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이상한 세리머니를 먼저 생각하기를!’]
[블라디미르 고메스, ‘어……. 두 선수의 세리머니를 비교하기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음부사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던 시절에 보여준 눈을 뒤집는 언더테이커 세리머니는 좀 충격이었다.’]
[국뽕 vs 언더테이커! 기괴한 세리머니의 주인들이 PSG의 심장인 파르크 데 프랭세에서 맞붙는다!]
[조금은 너무 나간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발언, 솔직히 한국 사람도 박규태의 세리머니는 이해하기 힘들다.]
[김치규태교 한국 회원 100만 명을 돌파! 역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탄생했다!]
-그……. 아무리 국뽕이 좋지만, 우리 김치팍의 세리머니는 같은 한국 사람도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다구!
-주모를 외치는 놈이나……. 눈깔을 뒤집는 놈이나……. 내 눈에는 반쯤은 정신을 놓은 똑같은 놈처럼 보인다. ㅋㅋㅋ
-벌써 언론에서 신나게 떠드는구나……. 확실히 두 리그의 챔피언끼리 맞붙는 경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대감이 엄청나게 큰 것 같음.
-그럴 수밖에 없지. 이번 발롱도르 수상자 vs 피파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의 대결인데!
-적어도 어느 상이 더 공정한지를 이번 경기에서 알아볼 수 있겠네? 저번에 박규태가 피파 올해의 상도 못 탔다고 말이 되게 많이 나왔잖아.
-솔직히 한 시즌에 67골을 쑤셔 넣는 공격수에게 상을 주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됨? 웃긴 점이 블라디미르 고메스는 작년에 31골 16도움이었음.
-공격 포인트가 비슷하네.
-응, 박규태도 17도움임. 어디서 블라디미르 고메스랑 비비려고 하는 것인지?
-이번 시즌도 벌써 시즌 59골 넣으면서 어쩌면 메시가 기록했던 단일 시즌 클럽 최다 골인 73골에 제일 가까워짐. 리오넬 메시도 인터뷰에서 김치팍이 최고라더라.
-캬…… 국뽕이 차오른다! 주-모우우우!
-거기다 지금 박규태가 날강두가 기록했던 2013-14시즌에 기록했던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 골인 17골에 딱 1골 남겨두고 있음. 진짜 미쳤지.
-박규태가 날강두 기록은 다 깨부쉈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시작으로 두 팀의 팬들은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이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했다.
거기다 발롱도르를 받은 박규태와 피파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블라디미르 고메즈의 대결도 많은 팬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어떤 평론가는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을 보지 못했다면, 크레이지 팍과 블라디미르의 경기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라는 말까지 남기며 이번 대결에 큰 관심을 가졌다.
프랑스 파리의 작은 음식점.
에이전트인 르르에 콜리쉬와 박규태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단합니다. 언론에서 이렇게까지 팍을 띄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잖습니까? 메시랑 호날두가 은퇴하고 난 뒤에 오랜만에 만들어진 라이벌리니까요.”
“그렇군요.”
“그것보다 르르에! 여기는 어찌한 일로 오셨습니까? 혹시나 제가 부탁한 일이 잘못된 건가요?”
박규태의 오랜 에이전트인 르르에 콜리쉬는 빙긋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축구 아카데미는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쪽에서 팍의 모습이 들어간 광고를 찍고 싶어 합니다.”
“광고라……. 가능하다고 전해주세요. 이번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 입국하면 가장 먼저 찍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끝낸 박규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근처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팬들이 다가와 사인을 부탁했다.
당연히 박규태는 웃으며 그들에게 사인을 해주었다. 그들은 며칠 뒤에 치러질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기대한다면서 박규태를 응원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특히 소쇼를 응원하던 팬들이 많이 박규태를 알아봤다. 거기다 몇몇 팬들은 이번 경기를 보기 위해서 소쇼에서 파리까지 먼 거리를 찾아오기도 했다.
“팍! PSG 녀석들에게 소쇼의 김치맛을 보여줘!”
“사랑해요! 김치팍!”
“나중에 꼭 소쇼로 돌아와요!”
박규태는 그런 소쇼의 팬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누고 사인을 해주고는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미소를 지었다.
“기대하는 만큼의 실력을 보여줘야지.”
* * *
결전의 날이 찾아왔다.
벌써 많은 축구팬들이 PSG의 홈인 파르크 데 프랭세로 향하고 있었다. 대부분 팬이 PSG의 유니폼을 입고 있었지만, 몇몇 팬들은 소쇼의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당연히 그 모습은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벌써 많은 이들이 이곳 파르크 데 프랭세를 찾고 있습니다. 특히 원정까지 따라온 울브스의 팬들은 물론이고 과거 박규태 선수가 뛰었던 소쇼의 팬들도 오늘 경기를 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아주었습니다.
-그만큼 박규태 선수가 소쇼에서 멋진 활약을 했었고……. 지금 울브스에서도 정말로 환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죠.
소쇼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과 울브스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하였다.
PSG의 팬들은 그런 원정 팬들의 모습을 보며 야유를 보내거나 블라디미르 고메즈의 응원가를 불렀다.
그들은 빨리 경기가 시작되어서 PSG가 울브스를 상대로 멋진 승리를 거두기를 기대했다.
팬들의 기대감은 라커룸에 있는 두 팀의 선수들에게 환호성으로 전달되었다.
“오늘은 참 멋진 날이다.”
명장인 카를로 마테리의 말에 PSG 선수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런 멋진 날에 팀이 승리하면 더 죽여주는 날이 되는 거지. 난 오늘 너희가 그런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이상한 크레이지 김치맨만 조심하면 울브스도 상대하기 어렵지 않을 거야.”
“좋아! 좋아! 울브스의 녀석들에게 우리의 축구가 뭔지 제대로 보여줘야겠어.”
PSG의 선수들은 카를로 마테리 감독의 말에 긍정적으로 반응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불어가 익숙하지 않은 중앙 수비수인 아딜 슬리버가 갑자기 고조되는 선수단을 보며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게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카를로 마테리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음……! 분위기는 좋아. 이제 남은 것은 결과를 지켜보는 것뿐이겠지. 우리는 충분히 이길 자격이 있다.’
PSG는 오랫동안 리그앙의 맹주였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결과도 만들어냈던 팀이었다.
“예전에 성공했다면……! 이번에도 가능하다.”
과거에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했으니까.
이번에도 가능하다는 말을 끝으로 PSG의 선수들이 라커룸을 빠져나갔다.
필드에 입장하기 전.
울브스의 선수들은 먼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음부사 뎀벨레가 눈을 돌려 울브스의 등 번호 9번을 빠르게 찾았다. 그리고 씩 웃었다.
“오늘 경기에서 그 멍청한 세리머니를 할 수 없을 거야. 우리 팀의 수비수들은 최고니까.”
그의 말에 박규태가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서 음부사 뎀벨레를 빤히 바라봤다.
조용한 박규태의 입에 음부사 뎀벨레가 당혹감을 드러내며 말을 더듬었다.
“뭐…… 뭐야? 말을 하라고! 너 불어 할 줄 알잖아!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거야?”
그때였다.
박규태가 음부사 뎀벨레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음부사야. 나도 로망이 있다.”
“뭐?”
“그런데 네가 이런 식으로 내 ‘주-모우!’를 짓밟으면은, 어! 그때는 내가 ‘김치빌런’이 되는 거야!”
“뭐라는 거야! 이 또라이 자식은!”
음부사는 이상한 말을 내뱉는 박규태를 무시하고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눈을 감았다.
“이제 입장하면 됩니다.”
관계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심이 선수들에게 입장할 시간이 되었다고 말을 하고는 앞으로 나아갔다.
그때 음부사의 귓가에는 계속해서 얄미우면서 짜증 나는 박규태와 울브스 선수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치! 더블로 가!”
“김치! 더블로 가!”
한국말을 내뱉는 박규태.
그리고 그를 따라 하는 울브스의 선수들.
11명의 선수가 내뱉는 한국말에 PSG의 선수들은 혹시나 저게 ‘코리안 부두술’은 아닐지 의심했다.
그렇게 필드로 입장하는 두 팀의 선수들.
와아아아아아아아!
PSG! PSG! PSG! PSG!
울브스의 녀석들에게 파리 생제르맹의 무서움을 보여줘! 여기는 우리의 홈이라고!
여기까지 찾아온 녀석들의 팬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줘! 블라디미르! 네가 최고의 공격수라는 사실을 증명해!
홈팬의 뜨거운 환호성과 응원이 들려왔다.
2029년 4월 4일.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울브스 vs 파리 생제르맹의 경기가 시작되었다.
* * *
PSG는 4-2-3-1의 포메이션을 즐겨 사용하는 팀이었다. 무라트 카잔키, 음부사 뎀벨레라는 뛰어난 윙어 둘을 활용하기에 이만큼 좋은 포메이션은 없었다.
특히나 무라트 카잔키는 매 시즌 10개 이상의 골을 기록하면서 수비적인 가담도 뛰어난 윙어였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경기 전에 무라트 카잔키를 가장 주의해야 할 선수라고 말했었다.
“독일산 윙어가 원래 성실한 편이지.”
“감독님, 그거 되게 편향적인 발언입니다.”
“하지만 내가 겪은 독일 출신 윙어들은 대체로 저렇게 성실하면서 골도 잘 넣던데?”
울브스가 무라트 카잔키를 주의하는 것처럼 PSG도 울브스의 미드필더인 아구스틴 퀴논을 주의했다.
박규태가 대단한 골게터였지만, 중간에 게임을 조율하는 플레이 메이커는 아구스틴 퀴논이었다.
“아구스틴 퀴논을 적극적으로 압박하면 13%의 승률이 증가한다. 무조건 아구스틴 퀴논을 묶어둔 상황에서 측면이 공략되어야만 울브스를 이길 수 있지.”
카를로 마테리 감독은 울브스를 잡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 대상으로 아구스틴 퀴논을 지목했다.
그는 아구스틴 퀴논이 전방으로 패스를 하지 못하게 적극적인 압박을 지시했다.
경기가 시작하고 전반 10분까지는 완벽히 카를로 마테리 감독이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갔다.
하지만 울브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걸 뭐라고 해야 하지?”
카를로 마테리 감독은 전반전 10분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달라진 울브스의 움직임에 얼굴을 찌푸렸다.
동시에 한국의 인터넷 중계 댓글란은 뜨거워졌다.
-엌ㅋㅋㅋㅋㅋㅋ 아니 갑자기 뻥축이야?
-뻥글랜드 수준ㅋㅋㅋㅋㅋ
-박규태가 있으면 가능한 전술이지. 올림픽에서도 이런 뻥축구로 브라질까지 엿 먹인 거 아니냐?
-진짜 극단적이네; 박규태 빼고 다 수비하고 하프라인을 넘어가지도 않은 상태로 그냥 전방에 있는 박규태한테 뻥하고 공을 날려서 공격을 전개함.
-이길 생각이 없는 건가?
-비기기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니까.
-원정이니까. 충분히 할 수 있는 전술이라고 생각함. 아무래도 2차전에서 승부를 볼 것 같은데?
카를로 마테리 감독이 허탈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이런 전술을 들고나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았다.
PSG의 전술 코치가 급히 감독에게 다가왔다.
“상당히 극단적인 롱볼 축구인 것 같습니다.”
“내 눈에도 그렇게 보이는군.”
“9명이 모두 수비에 가담하고…… 최전방에 있는 팍에게 길게 공을 연결한다? 이게 가능한 전술일까요?”
“이길 생각이 없다면…… 가능하겠지.”
“음……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기는? 선수들에게 전달해야지. 그렇게 웅크리고 있는 게 좋다면…… 신나게 두들기면 그만이니까.”
그러고는 큰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소리쳐서 더욱 적극적으로 라인을 올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음……! 전반전이 이제 15분을 향하는 상황에서 라인을 상당히 내린 울브스와 라인을 꽤 끌어올린 PSG의 모습이 상당히 대조적인 것 같습니다.
-전반전 10분이 지나기 전에는 경기가 상당히 팽팽했던 것처럼 보였는데요! 그 10분이 지나가기 무섭게 갑자기 울브스가 수비진을 많이 내렸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무라트 카잔키의 돌파!
-PSG가 속도를 올립니다! 알아서 꼬리를 말았으니까 자신들이 신나게 공격을 하겠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PSG의 공격진이 울브스를 상대로 뭔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합니다!
이어지는 무라트 카잔키의 돌파에도 울브스의 수비진은 쉽게 틈을 내어주지 않았다.
그래도 PSG는 꾸준하게 유효슈팅을 늘리기 시작했다. 조금은 불안한 상황이 몇 번 지나갔다.
하지만 울브스의 선수들은 물론이고,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표정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리고 다른 울브스의 선수들과 다르게 홀로 PSG의 수비진의 사이에 있던 박규태.
그가 아까보다 라인을 더 적극적으로 올린 파리 생제르맹의 수비진을 조용히 살피며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47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