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42화 (142/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42 >

‘후반전에 멋진 반전이 있었다.’

그런 말이 나오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은 샬케04였지만, 아쉽게도 울브스는 후반전에 더 날뛰었다.

-샬케04가 어떻게든 경기를 역전시키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울브스가 자신들이 잡은 리드를 쉽게 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중앙에서 바로 측면으로 연결하는 울브스의 아구스틴 퀴논! 공을 잡은 엠마누엘이 자신을 막으러 온 잔 루카 슈나이더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립니다!

-사이먼 셰데르스트룀! 그대로 헤더어어어어어! 고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올! 울브스가 후반전 8분에 점수를 더 벌리는 환상적인 골을 터뜨립니다!

-아……! 샬케04의 원정 팬들이 낙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기력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사이먼이 관중석으로 달려가 그대로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소리쳤다.

“오늘 잡채!! 잡채 먹을 거야!!”

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울브스의 원정 팬들은 사이먼에게 큰 목소리로 화답해 주었다.

커모오오오온! 사이머어어언!

네가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그래! 잡채든! 불고기든! 김치든!

이거지! 이게 울브스지! 이게 축구지!

4 대 1까지 벌어지는 점수.

샬케04의 선수들은 이제 완전 전의를 상실했다. 그들은 여기서 더 점수를 내주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쉽게 이루어질 수 없었다. 그들에게 4 대 1이라는 스코어도 아깝다는 듯이 울브스가 다시 골을 하나 더 넣었으니까.

코너킥 상황에서 가스통 렌도의 크로스가 그대로 앤디 수아즈의 머리에 닿았다.

그리고 그의 머리에 닿은 공은 그대로 샬케04의 골망을 흔들며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알렸다.

순식간에 5 대 1까지 벌어진 점수.

후반 31분에 샬케04의 수비수인 클레망 아르노가 멋진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1골을 만회했지만, 후반 43분에 팀의 여섯 번째 득점과 시즌 52호 골을 알린 박규태의 득점이 터지면서 샬케04는 6 대 2로 2차전에서 패배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샬케04의 선수들은 유니폼 교환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필드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서둘러서 울버햄튼을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종합 스코어 9-3으로 울브스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6-2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울브스! 이번 시즌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가능할까?]

[위대한 승리! 그리고 다음 상대를 기대하게 만드는 최고의 경기력! 울브스는 왕좌를 가져갈 준비가 되었다!]

[박규태, ‘선수들의 폼이 많이 올라왔다. 우리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자신이 있다!’]

[레알 마드리드 2차전에서 나폴리에게 3-4로 패배하며 통한의 16강 탈락!]

[유벤투스를 잡아내며 8강 진출에 성공한 리버풀!]

[마지막까지 쉽게 토트넘을 요리하다! 카를로 파솔리니의 PSG 8강 진출!]

[바르셀로나 첼시를 상대로 3-1 승리! 하지만 종합 스코어에서 4-3으로 밀리며 16강 탈락!]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첼시에게 무너진 바르셀로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작년과 다른 라리가! 16강에서 라리가팀 모두 탈락!]

[충격에 빠진 스페인 축구계! 위기의 라리가!]

1차전보다 더 심한 최악의 패배였기에 샬케04는 물론이고 분데스리가에 소속된 챔피언스리그 팀을 응원하는 독일 축구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거기다 16강에 진출한 모든 팀이 탈락한 라리가의 팬들도 꽤 충격에 빠진 것처럼 보였다.

세리에A 2팀과 EPL 3팀.

그리고 리그앙 소속인 PSG와 분데스리가의 공룡 팀인 바이에른 뮌헨이 8강에 진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EPL의 강팀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종합 스코어 5-4로 아슬하게 승리를 거두었고, 발렌시아는 아약스를 상대로 4 대 0으로 패배하며 무너졌다.

한국팬들은 이강민이 있는 발렌시아가 종합 스코어 5-0으로 아약스에게 크게 패배한 것을 보며 실망했다.

특히나 이강민이 만들어준 완벽한 기회를 5번이나 놓친 폴란드의 공격수인 프레데리크 믈린코바는 몇몇 개념 없는 한국팬들에게 SNS 테러까지 당했다.

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던 챔피언스리그 16강이 끝나기 무섭게 곧이어 울브스의 8강전 상대가 누구인지 정해졌다.

[울브스 vs PSG! EPL의 챔피언과 리그앙의 챔피언이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붙는다!]

발롱도르를 수상한 박규태를 제치고 피파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윙 포워드인 블라디미르 고메스.

그가 있는 리그앙의 맹주인 파리 생제르맹이 울브스의 다음 상대였다.

* * *

축생축사.

최근 한국에서 꽤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블 채널의 축구분석 프로그램이었다.

화요일 새벽에 방영하며 전직 축구선수와 해설자, 기자와 전직 감독 등등.

축구계에서 활동하는 모든 이들을 데려와서 다양한 경기를 리뷰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3월 13일.

화요일 새벽.

그러니까,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에 성공한 울브스의 FA컵 6라운드 경기가 치러진 월요일의 다음 날에 방영되었다.

“축구에 살고! 축구에 죽는! 축생축사! 안녕하십니까! MC인 박문수! 축구를 사랑하는 여러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벨기에의 2부리그에서 활동했던 전직 팀닥터를 시작으로 다양한 축구계의 전문가들이 어제 있었던 울브스와 토트넘의 FA컵 6라운드 경기로 첫인사를 시작했다.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였죠.”

“챔피언스리그에서 52호 골을 넣은 것도 모자라서 FA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좋은 경기였어요. 팀닥터인 제가 봤을 때 울브스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관리를 잘 받은 것처럼 보였거든요.”

“저도 그 부분이 꽤 신기했습니다. 특히나 측면 자원은 이번 시즌에 철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주전과 백업의 경기력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죠. 당연히 체력적으로도 많은 부분에서 다른 팀보다 앞서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습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도 울브스가 좋았어요. 토트넘이 최전방에 짐 테인이 아닌 테오 게오르기우를 내세운 것을 확인하자마자 전반전이 끝나고 셰인 베이이트먼이 아닌 곽진수 선수를 투입했으니까요.”

“공격 전개에서도 상당히 이상적인 모습이 많이 나오면서 울브스가 올해도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작년에 놓쳤던 FA컵도 가져갈 것처럼 보입니다.”

“맞아요. 박규태 선수의 3골에 아구스틴 퀴논, 엠마누엘 메르시에, 가스통 렌도 선수가 하나씩 도움을 올렸으니까요.”

“반대로 토트넘은 공격 전개에 있어서 조금 답답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죠?”

“짐 테인을 측면으로 돌린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전방에서 움직일 때가 더 매서운 선수죠.”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1시간이라는 시간이 1분처럼 빠르게 흘렀다.

그리고 방송이 끝날쯤이 되었다.

“3월 14일부터 A매치 주간입니다. 대한민국은 3월 17일에 서울에서 이라크전을 치르고, 3월 21일에 베트남의 마이 딘 스타디움에서 베트남을 상대합니다.”

“이라크는 작년에 일본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안정적이게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면 이번 대한민국과 경기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베트남은 조에서 꼴찌를 하는 상황을 어떻게든 바꾸고 싶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박항수 감독이 이끌던 베트남과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팀이거든요?”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죠.”

“아무튼! 꽤 기대되는 경기입니다.”

“맞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대한민국은 조 1위를 거의 확정 짓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박규태 선수의 공약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챔피언스리그가 끝나고 한국 기자들에게 그랬죠? 국가대표 통산 50골을 넣는 날에 ‘축생축사’에 출연해서 김치말이 국수를 맛있게 먹겠다는 발언을 했었죠?”

“하하하하!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제 몇 골이 남았죠?”

“제가 알기로는 지금 42골을 넣었습니다. 이제 남은 골은 딱 8골이네요.”

“과연……! 박규태 선수가 언제 국가대표 통산 50골을 넘을 수 있을지를 기대하면서 저희는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렇게 축생축사의 3월 13일 편이 끝났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팬들은 박규태가 이라크와 베트남을 상대로 8골을 넣기를 기도하며 3월 17일에 있을 2030 월드컵 최종 예선 경기를 기대감이 가득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 * *

천안 NFC에 소집된 선수들.

특히나 이번에 새롭게 소집된 어린 선수들은 기대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훈련 중인 박규태와 이강민을 바라봤다.

발렌시아에서 뛰면서 뛰어난 패싱 능력과 시야를 가지고 팀의 공격을 이끄는 이강민.

소쇼에서 시작해서 EPL의 중위권 팀인 울브스를 리그 정상으로 올려놓은 최고의 공격수인 박규태.

두 선수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새롭게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어린 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당연히 박규태는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새로운 김치규태교의 신자들을 맞이할 기회였으니까.

“김치 마르세유턴!”

“김치 라보나킥!”

“김치 패스!”

“김치 슈팅!”

박규태의 입에서 터지는 다양한 김치 바리에이션을 보다 못한 황광수 수석코치가 소리쳤다.

“규태야! 집중하자!”

그제야 박규태가 입을 닫고 훈련에 집중했다. 당연히 훈련에 집중하기 시작한 박규태는 국가대표 코치진을 만족시켰다.

“대단한 녀석입니다.”

“진짜…… 극한의 컨셉충이 아닐까?”

“저렇게 날뛰어도 실력이 좋으니……! 누가 뭐라고 하겠어? 저렇게 괴상한 짓을 해도 발롱도르까지 받아내는 걸 보면 진짜 재능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같아.”

그러거나 말거나 뱅상 엘라즈 감독은 맨체스터 시티의 김한솔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로 뽑은 유현이라는 선수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정우현을 상대로 나쁘지 않은 수비를 보여주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은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이를 고민하며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주전은 유럽의 여느 팀과 비교해도 충분히 해볼 만하지만……. 백업은 아시아권의 팀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부분이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겠어.’

그러는 사이에 훈련은 끝이 났다.

어린 선수들은 훈련이 끝나기 무섭게 이강민과 박규태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박규태 선배님! 사인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이강민 선배님! 혹시 개인기는 어떻게 연습하셨나요?”

“선배님! 루이스 너츠는 어떻습니까?”

“박규태 선배님! 진짜 김치규태교가 있는 건가요?”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 선수들의 질문에 정신은 서른에 가까운 스물셋의 박규태는 인자한 미소와 함께 두 팔을 벌리며 소리쳤다.

“웰컴 투 김치 월드!”

그 모습을 보고 이강민이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 * *

-고오오오오오올!

-박규태! 전반전에 멀티 고오오오올!

-대단합니다! 멋진 중거리 슛은 물론이고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멋진 헤딩으로 쐐기 골까지 터뜨립니다!

-대한민국이 2-0으로 이라크를 상대로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제 중동의 침대 축구는 없습니다!

-이게 어나더팍! 김치팍! 레전드팍! 센트럴팍! 슈퍼! 김-치-슬-램인! 박규태 선수입니다! 이걸 보기 위해서 많은 붉은 악마들이 이곳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이라크와 경기에서 박규태는 전반에 2골을 터뜨리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

그리고 후반전에 교체되어 벤치로 들어갔다. 뱅상 엘라즈 감독은 백업으로 뛰는 선수들도 확인할 생각인 것 같았다.

박규태가 후반전에 바로 빠졌음에도 경기력은 꽤 준수했다. 아니, 압도적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이가아아앙미이이인! 고오오오올!

-대단합니다! 대한민국이 이라크를 상대로 4 대 0으로 앞서나갑니다! 이강민의 멀티 골!

-오늘 대한민국의 두 기둥이 환상적인 멀티 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라크전 5-0 승리.

박규태는 이번 경기에서 통산 43, 44호 골을 터뜨리며 국가대표팀에서도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당연히 이게 끝이 아니었다.

베트남으로 이동해서 박규태는 기어코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국가대표 통산 47호 골까지 기록했다.

그리고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팀은 조 2위인 일본과 함께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그렇게 국가대표팀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박규태가 A매치를 끝내고 울버햄튼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찾아온 3월 27일 리그 28라운드.

첼시와 경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42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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