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24화 (124/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24 >

-전반전의 이른 시간에 울브스가 토트넘의 수비진을 허물고 선취점을 만들었습니다!

-전반전 3분에 터진 박규태의 골! 토트넘의 수비진이 박규태 선수들의 돌파에 허무하게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오늘 경기를 위해서 많은 준비를 했다고 밝혔던 토트넘에게 좋지 않은 출발입니다.

“집중하자.”

“이제 고작 1점이야.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토트넘의 선수들이 서로 다독이며 다시금 투지를 끌어냈다.

‘생각보다 정신력이 강하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선수단이라 기세가 한 번 죽어버리면 쉽게 무너트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박규태는 생각보다 토트넘의 젊은 선수단이 정신적인 부분에서 회복이 빠르다고 생각하며 감탄을 내뱉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경기.

토트넘은 그들이 원하는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서 더 많이 필드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4-2-3-1 포메이션은 일반적인 4-2-3-1 포메이션보다 훨씬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전술인데……. 벌써 저렇게 선수들의 체력을 소비하게 하다니……. 뭔가 노리는 게 있는 건가?’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조용히 토트넘의 벤치를 바라봤다. 마르셀로 가스파드 감독은 전술 코치와 무엇인가 바삐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토트넘이 조금씩 점유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전반전 초반에 박규태 선수가 넣었던 선취점에 큰 자극을 받았는지……. 초반부터 토트넘이 공을 오래 소유하면서 중앙에 기점을 두고 간결한 패스를 활용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렇게 플레이를 하다가 순간적으로 울브스의 역습에 공수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실점을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전 3분에 박규태 선수에게 내어준 선취점도……! 어떻게 보면 울브스의 순간적인 역습에 토트넘의 4-2-3-1의 공수의 균형이 무너진 거거든요.

-확실히 토트넘이 그 부분을 조심해야 합니다.

전반 19분.

토트넘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중앙에서 패스를 주고받던 토트넘.

공격형 미드필더인 파브릭 코스토브는 가지고 있던 공을 수비진을 허물고 파고든 짐 테인의 발에 연결했다.

너무나 완벽한 패스였다.

짐 테인은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슈팅을 가져갔다. 하지만 오늘 톤 필크만의 컨디션은 최고였다.

-톤 필크만! 환상적인 선방!

-네덜란드의 주전 골키퍼이자 울브스의 수호신인 톤 필크만이 짐 테인의 슈팅을 막았습니다!

토트넘은 잡아놓은 주도권을 놓을 생각이 없었다. 이번에는 오른쪽 윙 포워드인 바스티안 데브론의 슈팅이 터졌다.

하지만 앤디 수아즈가 침착하게 몸으로 그의 슈팅을 막으며 울브스는 초반의 위기를 차분하게 흘려보냈다.

그럴수록 토트넘의 선수들은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

마르셀로 가스파드 감독은 터치라인 가까이에 붙어서 토트넘의 선수들을 다독였다.

“조급하게 슈팅을 쏘지 마! 조금만 침착하게 슈팅을 가져가!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있어!”

토트넘의 선수들은 아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그들의 생각보다 울브스의 조직력이 더 빠르게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전반전이 절반이 지나간 시간! 토트넘이 조금씩 중원의 주도권을 울브스에게 내어주기 시작합니다!

-전반전 3분에 골을 내어주고 지금까지 쉴 틈이 없이 울브스를 몰아붙인 토트넘이거든요? 그런데 큰 성과가 없었습니다. 마르셀로 가스파드 감독은 전반전에 어떻게든 골을 넣고 자신들이 원하는 페이스로 울브스를 끌어들일 생각인 것 같거든요?

-맞습니다. 토트넘이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전반전에 체력을 쏟으며 골을 넣은 뒤에 후반전 중간까지 악착같이 수비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그렇게 따낸 승리가 꽤 많아요.

-문제는…… 상대인 울브스가 토트넘의 예상보다 훨씬 끈끈하고 탄탄한 팀이라는 점이죠. 토트넘이 전반전에 소비한 체력에 비례해서 얻은 골이 없습니다.

-토트넘……! 좋지 않네요. 중원에서 조금씩 볼 보급이 막히고 있습니다. 토트넘의 중앙 미드필더인 시메오 아르라이올스에게 울브스그의 사이먼 셰데르스트룀이 항상 붙어 있습니다.

-마르셀로 가스파드 감독의 예상과 다르게 울브스는 짐 테인을 자유롭게 내버려 두고 있습니다.

-울브스는 오히려 패스의 줄기인 중앙에 압박을 시도해서 주도권을 뺏어올 생각인 것 같습니다.

울브스의 강한 중원 압박.

전반전 절반이 지나는 시간까지 울브스를 압도하던 토트넘의 선수단은 울브스가 중앙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순간부터 완벽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는 사이에 울브스의 오른쪽 풀백인 셰인 베이트먼이 날카로운 오버래핑으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그는 토트넘의 좌측 풀백인 미콜라 젤렌스키가 엠마누엘을 마크하면서 생긴 빈틈을 놓치지 않은 좋은 기회였다.

조금 이른 타이밍.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연결되는 크로스.

중앙으로 향하던 울브스의 선수들이 셰인 베이트먼의 크로스에 반응해서 자리를 잡았다.

“흡!”

박규태는 자신을 밀어내고 자리를 잡으려 하는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를 무시하고 뒤를 돌아 뛰어들었다.

오히려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앞을 아구스틴 퀴논이 점유하며 점프를 뛰었다.

하지만 공의 궤적이 상당히 길었다.

-아구스킨 튀논의 키를 넘어 그대로 반대편으로 향하는 공!

-반대편에는 가스통 렌도가 있어요!

가스통 렌도는 중앙을 넘어서 자신의 발까지 연결된 기다란 셰인 베이트먼의 크로스를 안정적으로 받았다.

그리고 그는 중앙으로 달려드는 박규태에게 부드럽게 공을 연결했다.

-박규태!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했습니다! 순간적으로 토트넘의 수비진을 뚫고 파고들었어요!

-완벽한 컷백 플레이! 패스가 정확하게 박규태의 발에 연결이 되었습니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

-박규태! 슈우우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오오올! 박규태! 오늘 경기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면서 토트넘의 수비를 찢었습니다!

-완벽한 기회를 확실하게 마무리한 박규태!

두 번째 골을 넣으면서 박규태는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을 찾은 토트넘의 팬들에게 절망을 선사했다.

그들은 팀의 중앙을 책임지던 지쿠냐와 수비진의 핵심이었던 음비아 디알루가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젠장……! 음비아가 있었으면 적어도 1골은 막았을 거야! 리산드로 혼자서는 뻐킹 크레이지 김치팍을 막을 수 없어!”

“가망이 없어!”

“도대체 저 괴물을 어떻게 막으라는 거야?”

토트넘의 팬들이 탄식을 내뱉었고.

“자동차 튜닝의 끝은 순정이고, 축구계 국뽕의 끝은 김치팍이야. 오늘 경기를 보러 한국에서 런던까지 찾아오길 너무 잘한 것 같아! 젠장! 최고야! 짜릿해!”

“젠장! 최고야! 최고라고!”

“예스 마이 김치로드!”

“잉글랜드와 한국은 형제의 나라다!”

“커모오오오온!”

반대로 원정까지 따라온 울브스의 팬들은 감탄과 격한 기쁨을 내뱉으며 박규태의 골을 축하했다.

골을 넣은 박규태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그것은 해트트릭을 기록하겠다는 예고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짐 테인이 얼굴을 찌푸렸다.

“건방진 녀석……!”

* * *

“김치 킥! 김치 펀치! 김치 헤딩! 김치 어퍼컷! 어나더 김치 월드! 커모오오오온! 최고였어! 전반전은 정말 최고였다고!”

2 대 0으로 전반전이 끝나고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라커룸으로 들어온 울브스의 선수들을 보며 괴성을 내질렀다.

당연히 선수들도 전반전에 자신들이 보여준 퍼포먼스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후반전이 빨리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토트넘은 전반전에 무리하게 활동량을 늘리며 주도권을 잡으려다가 전술적인 부분에서 균형이 흔들렸다.

“후반전은 전반전과 다를 거야. 하지만 전반전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가 보여줘야 할 축구를 팬들에게 보여주면 그만이야. 다를 것은 없어. 그저 최대한 우리를 보여주는 거야.”

후반전은 전반전과 다르다. 후반전에도 울브스가 완전히 기세를 가져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

“너희는 최고야. 내가 말할 수 있는 거는 너희는 김치보다 맵고, 한국식 치킨보다 뜨거우며, 갈비처럼 쫀득하다는 거지.”

“표현이 상당히 묘하네요.”

“내일 가족들이랑 한식당에 갈 생각이니까. 이해를 좀 부탁하지. 내 입맛에는 한식이 최고였거든.”

“그 발언에 동의합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선수들과 농담을 나누며 그들이 전반전에 느꼈던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차분해진 것 같은 분위기가 잡히자 그는 전반전에 위험했던 포지션의 선수들과 일대일 대화를 나누며 후반전에 어떤 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갈지 지시했다.

그렇게 하프타임이 끝나고 시작된 후반전은 토트넘에게 상당히 잔인한 45분이었다.

-짐 테인의 슈우우웃!

-아! 이번에도 골대를 맞고 나가는 공!

-야속합니다! 오늘 축구의 여신이 짐 테인을 향해서 웃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벌써 일대일 기회를 3번이나 놓쳤습니다. 그리고 짐 테인 선수가 때린 13번의 슈팅에서 유효슈팅이 고작 4개밖에 되지를 않아요! 오늘 경기력이 정말 처참합니다! 짐 테인!

좋은 기회가 번번이 날아갔다.

토트넘의 팬들의 시선은 당연히 좋지 않았다. 질이 나쁜 욕설은 물론이고 야유가 짐 테인에게 향했다.

정확히는 홈에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을 향한 홈팬들의 질책성이 강한 야유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짐 테인은 중국산!

김치팍은 한국산!

짐 테인은 중국산!

김치팍은 한국산!

토트넘의 팬들은 젊은 시절에 SNS로 2019년에 있었던 홍콩 민주화 운동을 모욕했던 적이 있는 짐 테인의 흑역사를 꺼내며 그를 중국산이라 조롱하기 시작했다.

짐 테인에게 있어서 그것은 흑역사나 다름이 없었다. 당연히 그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얼굴을 찌푸리더니 기어코 욕설을 짧게 내뱉었다.

“Fxxk!”

하지만 토트넘과 짐 테인의 절망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반 11분에 사이먼 셰데르스트룀이 때려낸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토트넘의 골망을 흔들며 3 대 0으로 앞서나갔다.

어떻게든 골을 넣고 따라가려던 토트넘의 기세를 꺾어버리는 완벽한 쐐기 골이었다.

-오늘 토트넘이 완벽히 무너집니다.

-이건 치명적이네요. 반대로 울브스는 확고한 리그 1위를 지킬 수 있는 중요한 승점을 얻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후반 27분에 박규태가 세레머니로 약속했던 해트트릭에 성공하며 짐 테인의 기분을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완벽한 헤딩고오오오올!

-박규태! 해트트릭입니다! 시즌 30번째 골! 정말 어마어마한 득점 페이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진짜 메시처럼 느껴집니다. 메시의 전성기와 비슷한 득점 페이스거든요? 정말 대단합니다! 박규태 선수!

-박규태 선수의 해트트릭으로 4 대 0을 기록한 울브스! 토트넘은 추격할 엄두도 내지를 못합니다.

-이건 진짜 대단하네요.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이 아직 경기시각이 좀 남아 있음에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박규태는 그런 홈팬들을 무시했다.

그가 울브스의 팬들이 있는 방향으로 달렸다.

“주-모우우우우우우!”

그리고 토트넘의 중심에서 주모를 외쳤다.

* * *

[울브스! 토트넘과 경기에서 박규태의 해트트릭과 사이의 중거리 슛으로 4 대 0 대승!]

[충격적인 경기력! 울브스는 작년보다 더 강해졌다!]

[박규태, ‘이게 어나더 레벨을 뛰어넘은 코리안 김치 스트라이커다. 진짜란 이런 것이다.’]

[짐 테인! 인터뷰 거부!]

[마르셀로 가스파드 감독, ‘선수들에게 잘못이 없다. 내가 보여준 전술적 한계로 패배한 경기다.’]

-SNS형 스트라이커 수준ㅋㅋㅋㅋㅋ

-해리 케인은 그래도 저렇게 주책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같은 나이인 짐 테인은 저렇게 입이 가볍지?

-진짜 해리 케인이 잦은 부상으로 일찍 은퇴하지 않았으면 짐 테인은 토트넘에 오지도 않았음.

-이걸로 11월 이달의 선수상은 박규태가 가져가겠네.

-ㅇㅇ 진짜 경기력 실화냐……. 저게 진짜 광기지. 저런 경기력에 국뽕과 김치를 부르짖는 코리안 조커.

-광기이이이이이이이잇!

-와……. 조커가 몇 년도에 개봉한 영화였지?

-2019년도에 나왔다. 10년 전에 나온 영화임.

-ㅋㅋㅋㅋㅋ 여기도 아재들 개 많네 ㅋㅋㅋ

-야! 김치팍 공익광고 떴다!

-캬! 중국쉑들을 팩트로 죠지는 김치팍! 짝퉁을 상대로 전투력 200% 증가!

-캬……! 취한다! 벌써 소문 듣고 세계 각국의 축구팬들도 반응을 보이고 있뜸. 캬! 미쵸! ㅋㅋㅋㅋㅋ

토트넘을 깔끔하게 잡아낸 울브스.

그들의 11월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차가운 12월이 다가왔다.

-‘두 유 노 랭킹’이 한 단계 상승했습니다.

-당신의 랭킹은 ‘8위’입니다.

너무나 듣기 좋은 알림음이 들려왔다.

박규태는 12월에 미튜브에 공개된 자신의 광고를 보며 조용히 식혜가 담긴 와인잔을 들어 올렸다.

“당신의 눈동자에 국뽕을 치얼스!”

< 국뽕 박규태 선생 #124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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