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118 >
[박규태! 왓포드전 멀티 득점! 시즌 20호 골 기록!]
[울브스의 2 대 0 깔끔한 승리! 점점 치열해지는 EPL!]
[흔들리는 빅6, 새로운 빅6는 어느 팀?]
[박규태, ‘시즌 20호 골을 기록해서 기분 좋다. 이번 시즌도 많은 득점을 올려서 팀의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 ‘그는 넘버원 플레이어! 그가 필드에 있으면 알 수 없는 기대감이 생긴다.’]
[리그 13위인 아스날! 그들의 반등은 언제일까?]
[리그 8위 토트넘, 리그 13위 아스날! 혹독한 북런던 더비 구단들의 슬럼프 극복기!]
-캬……. 벌써 시즌 20호 골이네.
-박규태! 박규태! 박규태! 박규태! 박규태!
-그는 신이야! 김치팍 사랑해요!
-어우……. 벌써 김치규태교 신자들이 넘치네;
-캬……. 시즌 20호 골……! 리그 10호 골이었지?
-진짜 이번 시즌이 역대급인 것 같다. 13경기 20골 페이스라니……. 거의 1경기에 1.5골 수준이네.
-통산으로는 1경기당 1골 수준으로 골을 넣고 있음. 진짜 골무원임. 골에 미친놈.
-골에 미쳤다고? 이 새끼 김치에 미친 거 아니야?
-메시나 날강두도 이런 페이스는 아니었는데……! 솔직히 조금 기대해도 되냐?
-메시나 호날두 수준이라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럭키 즐라탄인 것 같은데?
-럭키 즐라탄ㅋㅋㅋㅋㅋㅋ
-즐라탄이 언럭키 박규태 아니냐? ㅋㅋㅋㅋㅋ 암튼 호즐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ㅇㅈ이구연.
왓포드와 경기에서 2 대 0 완승을 한 울브스.
그들은 쉴 틈이 없이 러시아의 모스크바로 떠났다. 선수들은 조금의 피로를 느끼며 비행기에서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으으……. 죽을 거야. 분명히 죽을 거야.”
엠마누엘이 앓는 소리를 내며 부르르 몸을 떨었다.
박규태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부상 때문에 10월 중간에 잠깐 쉬었으면서 왜 그렇게 엄살이 심해? 어제 복귀전 잘 치렀잖아.”
“그래도 비행기는 싫어.”
“그래? 테오는 문제없는 것 같은데.”
“매일 김치 생각만 하는 바보랑 비교하지 마.”
박규태는 ‘김치가 뭐 어때서?’라고 묻고 싶었지만, 엠마누엘이 진짜 피곤해 보여서 딱히 별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아! 내 여동생이 너 언제 다시 놀러 오냐고 물어보던데? 그 이상한 ‘투명 김치 드래곤’ 두 번째 이야기는 언제 들려줄 거냐고 엄청 칭얼거린다고.”
“아! 릴리에! 그러고 보니 최근에 연락을 못 해줬네. 여러 가지 행사 때문에 바빴으니까.”
박규태가 살짝 반성했다.
거기다 삼촌에게도 최근에 연락하지 않은 것이 떠올랐다.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그가 엠마누엘을 보며 미소 지었다.
“러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상품이 뭐가 있지?”
* * *
10월의 마지막 경기.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D조 4차전.
모스크바 원정 경기.
툭!
엠마누엘은 모스크바의 풀백과 함께 측면으로 뛰고 있었다. 데구르르 구르던 공은 기어코 멈추었고 엠마누엘은 여유롭게 공을 터치하고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길게 앞으로 공을 차고 빠르게 달리는 엠마누엘.
“엠마누엘!”
그는 자신을 부르는 박규태의 모습을 보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동생의 관심을 가져간 나쁜 ‘김치몬스터’인 박규태가 괘씸했지만, 그는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선수였다.
그가 깔끔하게 올린 아름다운 크로스가 박규태의 머리에 정확하게 올렸다.
중앙에서 자리하던 박규태.
그가 높게 떠올라 공에 머리를 가져갔고 공은 그대로 궤적을 바꾸어 모스크바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시즌 21호 골! 모스크바가 그들의 홈에서 선취점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아……! 정말 막을 수 없는 재앙과 같은 선수입니다.
박규태가 환하게 웃으며 관중석을 향해 달렸다.
“주-모우우우우우!”
그리고 벼락같은 ‘주-모우’를 외쳤다.
엠마누엘은 그런 박규태를 찌릿하고 노려봤다.
평소라면 아무런 반응이 없을 박규태는 그의 눈빛에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그가 최근에 잘못한 것이 있었으니까.
“도대체 ‘투명 김치 드래곤’이 뭐기에……. 내 여동생이 그렇게 좋아하는 거야?”
“어……. 환상적인 이야기지.”
박규태는 여동생의 관심을 뺏겨 화가 난 엠마누엘의 질투 어린 시선을 피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진짜……. 김치에 미친 것만 아니라면 완벽한 선수인데……. 어떤 부분에서는 신도 정말 공평한 것 같군.’
엠마누엘이 고개를 끄덕였다.
살짝 크레이지한 모습만 아니라면, 그야말로 완성체에 가까운 완벽한 선수였다.
경험도 충분하고.
기술적인 능력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거다 피지컬도 상당히 뛰어났다.
“막아! 9번을 마크해!”
다시 이어지는 울브스의 공격.
“엠마누엘!”
엠마누엘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급히 몸을 움직였다.
중앙에서 공을 배급하는 아구스틴 퀴논의 날카로운 패스가 정확하게 그의 발에 안착했다.
‘나이스!’
엠마누엘은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모스크바의 측면 수비수를 뚫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까처럼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며 박규태가 완벽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드는 것을 확인했다.
“커모오오오온 아이엠 어나더 김치 갓!!!”
박규태가 흥분에 찬 목소리로 외치는 말을 무시하고 엠마누엘이 그에게 달려가 골을 넣은 것을 축하해주었다.
박규태는 세레머니가 끝나고 엠마누엘에게 엄지를 치켜들면서 최고의 크로스였다고 말했다.
“투명 김치 드래곤처럼 굉장했지?”
박규태는 엠마누엘의 말에 씩 웃음을 보여주었다.
남은 시간 동안 그는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를 모스크바의 홈팬들에게 확실히 인지시켜주었다.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해트트릭! 챔피언스리그에서 2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했습니다! 그것도 같은 팀에게 말이죠!
-정말 어마어마한 선수네요!
3차전에서 해트트릭을 허용한 모스크바의 선수들은 그들의 홈에서 치러진 4차전에서도 박규태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순간 이를 꽉 물고 절망에 빠졌다.
박규태는 모스크바의 수비진이 완벽하게 막을 수 없는 괴물 같은 선수였다. 도저히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것은 후반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11분.
박규태의 4번째 골이 터지고 나서야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박규태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그를 빼고 마르시오를 투입했다.
그렇게 박규태의 활약 덕분에 울브스는 6-0 대승을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통과했다.
정말 압도적인 경기력이었다.
[경악스러운 경기력! 챔피언스리그 2경기 연속 해트트릭! 같은 팀에서 연속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 박규태!]
[모스크바를 상대로 2경기 7득점……! 그야말로 어나더 레벨에 가까운 김치팍!]
[마이크 타이슨 감독, ‘팍은 무서운 김치 워리어이며, 축구를 사랑하는 ‘김치신’이다. 그가 울브스의 정말 많은 것을 바꾸며 축구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
[김치뽕에 취한 울버햄튼! 그리고 자신들도 김치뽕을 맛보기 위해서 거액을 준비하는 빅클럽들!]
모스크바와 경기까지 깔끔하게 승리를 거둔 울브스의 선수들은 다시 잉글랜드로 돌아왔다.
선수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조금 쌓여 있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선수단을 보며 다음 경기인 안필드 원정을 생각했다.
원정 지옥인 모스크바처럼 안필드에서 치러지는 경기도 다른 원정팀에겐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특히나 2018-19시즌에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보여주었던 기적도 그들의 홈인 안필드에서 이뤄진 기적이었다.
‘안필드는 언제나 무엇인가 알 수 없는 힘이 있는 구장이지. 올드 트래포드처럼 말이야.’
그렇게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에 선수들은 박규태를 축하해주고 있었다.
“캬……. 이달의 선수라니!”
“팍! 10월 이달의 선수 축하해.”
“9월은 아쉽게 놓쳤지만……. 이번에는 네가 수상할 거로 생각했어. 역시 어나더 김치 갓!”
울브스의 선수들이 10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박규태를 축하해주었다.
그들의 축하에 박규태가 씩 웃으며 답했다.
“그래, 고맙다.”
“선배님! 이번 리버풀 원정에서도 멋진 골 부탁드립니다! 제가 열심히 뛰어서 리버풀의 비토리오 모란테를 막아내겠습니다! 하하하! 절 믿어주세요!”
“비토리오 모란테? 그 녀석 이번 시즌은 센터 포워드로 활동하잖아. 작년과 다르게 측면 포워드가 아닌데?”
박규태의 지적에 곽진수가 축 처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세계적인 선수를 상대할 기회를 놓치자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그렇습니까?”
“그래도 라두 웅구레아누를 상대할 수 있잖아. 그 녀석 진짜 대단한 녀석이야. 어쩌면 비토리오 모란테보다 훨씬 까다로운 상대일걸? 리그에서 21도움을 기록한 녀석이니까.”
경악스러운 주력과 동물 같은 균형감각을 갖춘 라두 옹구레아누는 피지컬만 좋은 다른 흑인 선수들과 다르게 섬세한 발기술과 뛰어난 축구 지능을 갖췄다.
아마도 울브스의 그 어떤 선수도 그가 날뛰기 시작하면 쉽게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올해 초부터 잠재력이 터지기 시작하더니 기어코 리버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이 되었지.’
회귀 전에도 상당히 뛰어난 선수였다.
그래도 약점은 있었다.
바로 주사위 같은 기복이었다.
‘문제는 그 약점인 들쭉날쭉한 기복도 20대 초반이 지나면서 극복했으니까. 정말 대단한 선수지.’
아무튼, 이번 시즌의 리버풀은 무서운 팀이었다.
5승 5무로 리그 5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직도 리그에서 무패를 이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했다.
‘우습게 볼 수 없는 팀이야.’
그래서일까.
마이크 타이슨 감독도 이번 리버풀전을 생각하며 다른 전술을 꺼낼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박규태는 리버풀의 스리백을 상대로 마이크 타이슨 4-4-1-1을 생각하는 것 같았다.
덕분에 오후에 있는 전술 훈련에서 선수들은 리버풀전에서 활용할 4-4-1-1을 익히기 위해서 노력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신중한 표정으로 열심히 감독이 원하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특히 박규태의 밑을 받쳐줄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에 어떤 선수를 투입할지 크게 고민하는 것 같았다.
‘마르시오가 될 것 같은데?’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이번 경기의 핵심은 마르시오가 될 것 같았다. 그는 2선에서 움직일 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였으니까.
그렇게 오후 훈련이 끝났다.
그리고 벼락같이 시간은 흘렀다.
11월 4일.
울브스의 선수단이 안필드에 도착했다.
* *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이곳 안필드에서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경기인 리버풀과 울브스전을 중계해드리겠습니다.
-아……! 정말 기대되는 매치죠?
-맞습니다. 리그 1위인 울브스와 5승 5무로 리그 5위에 걸쳐 있지만, 무패를 이어나가고 있는 리버풀의 대결이니까요!
-그렇습니다! 특히 리버풀은 마르첼로 소르디 감독의 3-4-3을 활용한 전방위적인 압박으로 좋은 경기력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대로 울브스는 이번에 생소한 전술을 꺼내 들었습니다. 4-4-1-1이네요.
-맞습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이번에 승부수를 던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경기를 놓치면 맨체스터 시티에 리그 1위 자리를 내어줄 테니까요.
안필드를 가득 채운 리버풀의 팬들.
그들이 내뱉는 거대한 목소리가 파도처럼 필드로 입장하는 선수들을 덮쳤다.
몇몇 젊은 선수들은 안필드의 관중들이 내뱉는 거대한 함성에 압도된 듯이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하지만 그런 홈팬들의 함성을 뚫고 조금은 작지만 또렷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치팍!
김-치팍!
원정석을 가득 채운 울브스의 팬들.
그들은 최근에 상당히 폼이 올라온 박규태를 응원하며 그들이 응원하는 울브스의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게 열심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치팍…….”
라두 웅구레아누는 착 가라앉은 눈으로 박규태를 바라봤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상대 공격수를 보면서 그는 열심히 자신의 투지를 불태웠다.
그 눈빛이 너무 뜨거워 박규태는 몸을 움찔 떨었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던 마르시오에게 물었다.
“마르시오, 저 녀석 ‘김치규태교’에 어울릴 것 같지 않아? 눈빛이 영 야리꾸리한데……. 넌 어떻게 생각해?”
그의 물음에 마르시오가 대답했다.
“관상이 청국장을 좋아할 것 같은 관상이야.”
< 국뽕 박규태 선생 #118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