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14화 (114/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14 >

와아아아아아!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시선이 필드에 입장하는 두 나라의 선수들에게 향하고 있었다.

-월드컵 최종예선 A조 일본과 경기를 중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정말 많은 분이 이곳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아주셨습니다.

-그렇죠. 아무래도 연휴가 겹치는 상황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오늘 관중석은 꽉 찼다고 들었습니다.

-거기다 한글날 이벤트도 있었죠?

-네, 한글날을 기념하는 상품 추첨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가전제품이 상품이었기에 관심이 많은 추첨 이벤트였습니다.

-그렇군요. 일단 대한민국의 선발진을 알려드리겠습니다. 골키퍼에 김승현! 그리고 수비에 노지민, 김명재, 곽진수, 김한솔 선수가 포백을 구성합니다.

-곽진수 선수는 울브스에서는 측면에서 대표팀에서는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미드필더는 한기환, 유진수, 정우현, 이강민, 전세영 선수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공격수는 박규태 선수입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이 자주 사용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일본을 상대하게 되겠습니다.

벤치에 앉아 있는 손형민을 제외하면 지금의 라인업이 베스트 라인업이라는 것을 모두 알 수 있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은 다른 외국인 감독과 다르게 한일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거기다 며칠 전에 있었던 ‘오타니 유키’의 막말 파문도 파악하고 있었다.

“오늘 팍이 제대로 기합이 들어간 것 같군.”

뱅상 엘라즈 감독의 말에 황광수 수석코치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형민이를 많이 따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규태가 대표팀에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도 형민이랑 강민이가 잘 다독여주었으니까요.”

“으음……. 저런 모티베이션이라면 나쁘지 않지. 팀의 공격을 책임지는 스트라이커가 좋은 경기력이 유지될 수 있으면 저런 한심하고 유치한 도발도 환영이야.”

-일본의 선발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골키퍼에 코지미! 수비에 사카이, 아스노부 마에노, 키노시타 테츠로, 사사키 싱고가 선발로 출전합니다.

-미드필더는 키쿠시마 쿄타로, 아사쿠라 신, 시노하라 히로토, 오타니 유키! 그리고 공격진은 브라질에서 귀화한 엘치 페르난도와 젊은 유망주 사토 신타로가 출전하겠습니다.

-일본의 주의해야 할 선수는…… 아무래도 엘치 페르난도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시즌 일본 프로리그 득점 2위로 준수한 공격력을 보여준 선수입니다.

-다이아몬드 4-4-2로 상당히 중앙지향적인 공격으로 대표팀의 수비진을 뚫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특히 플레이메이커인 오타니 유키 선수의 활약이 일본의 공격에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타니 유키 선수는 최근에 좋지 않은 언행으로 꽤 큰 질타를 듣고 있는 선수죠.

-그렇습니다.

중계진은 짧게 오타니 유키와 관련된 코멘트를 하려다가 PD가 넘기라는 사인을 보내자 조용히 입을 닫았다.

필드에 자리를 잡은 선수들.

오타니 유키는 자신감이 넘치는 표정으로 대한민국의 진영을 보며 건방진 미소를 지었다.

‘박규태……. 이강민!’

그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두 선수가 그저 운이 좋아서 지금의 위치에 도달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도 시간만 있다면 두 선수를 뛰어넘는 대단한 선수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두 선수는 물론이고 손형민도 내 재능보다 부족해. 난 일본에서 알아주는 진정한 천재니까.’

그는 자신이 버티지도 못한 함부르크에서 멋진 활약을 펼치며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던 손형민을 무시했다.

그가 적응만 했다면 함부르크는 물론이고 더 상위 팀에서 뛰고 있을 재능이라고 생각했다.

손형민은 그보다 부족한 선수였다.

그의 눈이 벤치에 앉아 있는 손형민을 향했다. 그의 눈에는 벤치에 앉아 있는 손형민이 한심해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 그 사실을 증명해주지.’

근거 없는 자신감을 내뿜는 오타니 유키는 빨리 경기가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삐익!

그리고 휘슬이 분 순간 드디어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빨리 자신에게 공이 오기를 기다렸다.

‘내 드리블로 엉망을 만들어주지.’

두근거리는 심장.

오늘 경기는 분명히 끝내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다르게 대한민국의 선수들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일본의 중원을 압박했다.

‘큭! 빠가야로!’

그는 자신의 뒤를 받쳐주지 못하는 중앙 미드필더인 아사쿠라 신과 시노하라 히로토를 욕했다.

‘선배라는 사람이……. 신인의 발목이나 잡고 말이야!’

그가 이를 꽉 물었다.

어떻게 그의 발에 공이 향하는 순간 그는 트럭에 치인 것 같은 충격을 받고 필드에 쓰러졌다.

“커…… 커억!”

하지만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는 급히 뒤를 돌았다. 자신을 밀어내고 공을 잡은 선수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뭐…… 뭐야?’

그의 눈에는 9번이 새겨진 등이 보였다.

‘어째서 최전방 공격수가 3선까지 내려온 거야?’

문제는 그가 거침없이 빠르게 질주를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아사쿠라 신가 붙었음에도 박규태는 몸을 밀어서 그를 필드에 나동그라지게 했다.

-박규태! 적극적으로 중원까지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했습니다! 그리고 공을 빼앗아서 달립니다!

-빠릅니다! 그리고 정교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최근에 우리 박규태 선수의 드리블이 정교해졌죠? 거기다 몸싸움도 탈아시아급입니다! 아사쿠라 신이 필드에 쓰러집니다!

-탱크에요! 탱크!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습니다!

유럽에서도 상위권으로 평가받는 피지컬을 활용하고 있는 박규태를 일본은 쉽게 막을 수 없었다.

벌써 20M를 질주한 박규태는 자신을 막기 위해서 다시 달라붙는 일본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키쿠시마 쿄타로도 몸으로 밀어 쓰러뜨리고 더 깊게 들어갔다.

-박규태! 엄청납니다! 누가 이 선수를 막을 수 있습니까? 일본이 막지를 못합니다!

-급히 자리를 잡는 일본의 수비진! 하지만 박규태 선수의 질주를 막을 수 없습니다! 벌써 30M를 질주했습니다!

-페널티 에어리어까지 순식간에 도달했습니다! 일본의 수비수가 급히 슈팅의 각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 움직입니다!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일본의 중앙 수비수를 힐끗하고 바라본 박규태는 평소에 쓰지 않았던 드리블 기술을 사용했다.

툭!

-사, 사포!

-레인보우 플릭이죠! 박규태가 개인기로 일본의 수비수를 뚫었습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바로 슈우우우우우웃!

-고오오오오오올! 전반 7분에 대한민국의 박규태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렸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박규태 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거의 35M를 주파한 멋진 드리블! 그리고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반응할 수 없었던 완벽한 마무리까지!

-이거죠! 이 모습을 보려고 한글날에 우리 붉은 악마들이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와아아아아아아!

오타니 유키는 믿을 수 없었다.

자신에게 공을 빼앗은 박규태.

30M가 넘는 거리를 드리블로 돌파해서 골을 넣는 박규태의 모습은 상당히 비현실적이었다.

‘칙쇼……!’

자신의 꼴이 아주 우스워졌다.

아마도 일본의 네티즌들은 자신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신나게 욕을 하고 있겠지.

‘공격에서 만회할 수 있어!’

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제 1 대 0이었다. 거기다 전반전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후반전도 생각하면 분명히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주-모우우우우우우!”

샤따-내려어어어어어!

“나랏말싸미이이이이이이이이!”

듕귁에-달아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아!

약 6만여 명이 넘는 관중이 내지르는 함성을 들으며 한글날 특별 세레머니까지 모두 끝낸 박규태.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오타니 유키를 향했다.

“이제 시작이야.”

애국 스트라이커 박규태.

그는 뒤끝이 긴 남자였다.

* * *

“커억!”

오타니 유키가 필드에 쓰러졌다.

벌써 6번째였다.

그와 공중볼 경합을 한 박규태는 필드에 주저앉은 그를 보며 어설픈 일본어로 도발했다.

“기모찌이이! 야매때!!!”

오타니 유키가 얼굴을 찌푸렸다.

‘미친 새끼……!’

전반전에 골을 넣은 박규태는 미드필더처럼 3선까지 내려와서 적극적인 수비에 가담했다.

-오늘 대한민국은 선제골을 넣고 상당히 수비적인 전술로 일본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최전방 공격수인 박규태 선수도 3선까지 내려와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고 있어요.

-정말 많이 뛰고 있는 박규태 선수입니다.

‘딱 60분을 뛸 생각으로 체력을 소모한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풀타임을 뛸 생각이 없었다.

딱 후반전 10분까지 뛸 생각으로 미친 듯이 날뛰며 일본의 중원에 큰 부담을 주고 있었다.

덕분에 오타니 유키는 박규태와 경합에서 계속 필드를 나뒹굴었고 그의 푸른색 유니폼은 순식간에 잔디즙으로 적셔져 초록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일본은 전반전 초반부터 지금까지 1 대 0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오타니! 패스에 집중해!”

“혼자서 뭔가를 풀어나갈 생각을 하지 마!”

덕분에 자존심이 강하고 누구보다 성질이 더러운 오타니 유키는 지금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었어!’

그는 자신이 우습게 봤던 선배들의 지적까지 받으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김-치-머-슬!”

퍼어억!

“아아아악!”

김치 전사 박규태가 철저하게 공격을 풀어나가는 플레이메이커인 오타니 유키를 묶어버렸다.

다이아몬드 4-4-2의 단점이 순식간에 드러나고 말았다.

거기다 취약한 측면은 이강민을 통해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본으로서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인 상황.

덕분에 일본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조금씩 거칠게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칙을 많이 허용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은 박규태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시키며 안정적인 수비로 경기 운영에 안정을 가져갔다.

그리고 측면 역습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동시에 상대가 거칠게 나오는 순간 세트피스도 활용할 생각이었다.

삐이익!

이강민은 반칙으로 자신의 돌파를 막은 일본의 측면 수비수를 보며 싱그럽게 미소를 지었다.

‘잘 풀리네……. 이런 전술도 나쁘지가 않아.’

수비에 가담하면서 오타니 유키와 일본의 중앙 미드필더를 괴롭히던 박규태가 세트피스를 위해 자리를 잡았다.

-좋은 기회가 왔습니다!

-오늘 정말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이 좋은 기회를 잡았습니다.

솔직히 1골은 너무 부족했다.

‘1골이 더 필요해.’

박규태가 프리킥을 차기 위해 자리를 잡은 이강민을 보며 천천히 자리를 잡았다.

‘하나만 더 넣자!’

삐이익!

주심이 휘슬을 불기 무섭게 손을 들어 올린 이강민이 공을 향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뻐어엉!

높은 크로스가 박규태가 있는 위치에 떨어졌다.

당연히 그는 자리를 먼저 선점하고 일본의 수비수를 밀어낸 상태로 그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공의 궤적만 살짝 바꾸듯이 고개를 살짝 움직였다. 공은 당연히 그의 머리에 맞고 궤적을 바꿨다.

철썩!

그리고 그가 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박규태가 관중들이 있는 방향으로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고오오오오올!

-박규태!! 박규태! 멋진 헤더!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박규태입니다! 그가 서울 월드컵 경기에서 일본을 상대로 멀티 골을 터뜨리면서 붉은 악마들에게 자신의 클래스를 제대로 보여줍니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6만여 명의 관중들은 박규태의 신도나 다름이 없었다.

그들에게 골을 잘 넣는 선수는 신과 다름이 없었으니까. 박규태는 자신을 바라보는 어린 양을 보며 소리쳤다.

“두 유 노 쏜?”

아이 노우 쏘오오오온!

코리아 슈퍼 레전드 쏘오오오온-형-미이이인!

슈퍼쏜! 슈퍼쏜! 슈퍼슈퍼 쏜쏜!

박규태의 물음에 팬들이 대답했다.

그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손형민은 살짝 감동 어린 표정으로 박규태의 세레머니를 지켜보고 있었다.

-대한민국! 2 대 0으로 앞서나갑니다.

-오늘 경기력이 진짜 좋습니다. 탄탄한 수비는 물론이고 공격에서도 필요한 득점을 확실히 가져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박규태의 세레머니가 끝나고 생각보다 빠르게 남은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전반전 동안에 박규태에게 신나게 털린 오타니 유키는 영혼이 빠진 표정으로 필드를 빠져나갔다.

일본의 코치진은 그저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박규태는 그런 오타니 유키를 보며 웃었다.

“너 자신을 알라.”

* * *

[한일전 4 대 0 대승! 박규태 해트트릭!]

[후반전 10분에 박규태를 빼고 교체로 투입한 손형민! 후반 41분에 쐐기 골을 터뜨리며 유종의 미를 거두다.]

[손형민의 마지막 A매치는 그저 빛이었다.]

[오타니 유키 인터뷰 거부!]

[박규태, ‘뱁새는 황새를 따라갈 수 없다.’]

[한글날에 펼쳐진 한일전! 국뽕이 터지는 환상적인 경기로 6만여 명의 붉은 악마들을 홀리다!]

-쏴리 질러어어어어어어어

-캬……. 예전에 차둘인의 울트라리스크 돌파를 본 것 같은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였다.

-ㅋㅋㅋㅋㅋㅋ 몸싸움을 못 이기고 다 쓰러지더라. 진짜 피지컬은 탈아시아급 확실함.

-유럽에서도 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피지컬임. 거기다 골 결정력은 물론이고 발기술도 많이 좋아졌음.

-김치 숙성형 먼치킨 스트라이커!

-크…… 토종스멜! 역시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는 다르다! 한중전과 한일전에 그냥 폭주하네.

-진짜 애국자는 다르다.

-일뽕킬러 박규태……! 인정합니다.

-중국이랑 일본 상대로는 무조건 다득점임 ㅋㅋㅋㅋ 진짜 동북아팀 상대로 깡패임.

-앞으로 10년은 공격수 걱정이 없음.

-진짜 든든하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14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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