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12화 (112/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12 >

마이클 짐머맨.

어머니를 따라서 독일에서 생활했던 그는 축구라는 생동감이 넘치는 스포츠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13살에 바이에른 뮌헨의 U-13팀에 입단했고, 그를 봤던 스카우트는 그가 제2의 레반도프스키가 될 것이라는 고평가를 내리며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그는 곧 한계를 느꼈다.

독일 3부에 있는 바이에른 뮌헨의 2군에서 18살부터 22살까지 뛰었음에도 그는 단 한 번도 1군으로 승격되지 못했다.

20살까지는 나이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스쿼드를 뚫기에 그는 상당히 어리고 경험이 많이 부족한 선수였으니까.

그래서 기다렸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생각과 달랐다.

[바이에른 뮌헨! 다니엘 시몬 영입!]

[1억 유로의 사나이! 바이에른 다니엘 시몬을 도르트문트에서 데려오기 위해서 1억 유로를 지불하다!]

[화끈한 영입! 바이에른 뮌헨에게 공격진의 문제는 없다!]

이번 시즌에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뛸 수 있는 다니엘 시몬이 바이에른 뮌헨에 영입이 되면서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데뷔할 수 없게 되었다.

그렇기에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1군 데뷔를 포기했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임대였다.

그는 AS모나코로 임대 이적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지.’

좋은 선택이라 생각했다. 그가 불어가 서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팀원들은 마이클을 위해 영어를 자주 써주었다.

거기다 방금 그가 내뱉었던 말을 듣고 박규태에게 정신이 오염되었다고 호들갑을 떨며 걱정을 해주고 있었으니까.

‘멋진 선수야.’

박규태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봤던 마이클 짐머맨은 오늘 열심히 뛸 생각이었다.

‘그도 팀을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뛰고 있으니까. 나도 내가 지금 뛰고 있는 AS 모나코와 어머니의 나라이자 나의 조국인 스위스를 위해서 열심히 뛰어야지.’

박규태가 팬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날리며 오늘도 그들을 위해서 자신을 내려놓고 있었다.

“진짜…… 멋져!”

마이클 짐머맨의 눈에 존경심이 가득 차올랐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AS 모나코의 선수들은 아까보다 훨씬 걱정이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렇게 동점을 허용하고 10분 동안 골을 넣은 울브스가 다시금 AS 모나코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두 유 노가 통하지 않는 너를 위해서 새로운 트래쉬 토크를 준비해봤어.”

“미친놈……. 넌 그냥 존재만으로 쓰레기 같은 녀석이니까 제발 입을 닫고 경기만 해주면 안 될까?”

무크타 디아뭉크가 얼굴을 찌푸렸다.

저 시끄러운 입이 닫힐 생각이 없었다.

그는 최대한 그를 무시하고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내공이 쌓인 박규태의 딕션은 그의 귀를 뚫고 뇌에 직접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전달할 경지에 이르렀다.

“밥에다가 스팸과 함께 김치를 싸 먹어봐.”

“닥쳐.”

“싸랑해효. 울버햄튼!”

“그건 또 무슨 헛소리야.”

“두 유 노 VTS?”

“싫어해! VTS 싫어한다고!”

“VTS를 싫어해? 나중에 기자들에게 말해야겠구먼. 모나코의 중앙 수비수 무크타 디아뭉크가 VTS를 질투한다고.”

결국에는 포기했다. 김치의 저주를 받은 주둥이는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으니까.

-전반전부터 두 팀의 멋진 속공이 터지면서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발이 빠른 선수가 많은 두 팀이니까요. 공격의 템포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겠죠.

-말씀드리는 순간 모나코의 세르게이 골로빈에게 연결이 된 패스! 골로빈이 측면에 있는 빅토르 루바코우에게 바로 연결하면서 모나코가 다시 기습적인 측면 역습을 시작합니다!

공을 빼앗긴 사이먼 셰데르스트룀이 얼굴을 찌푸렸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세르게이 골로빈이 이렇게 낮은 위치까지 내려올 것이라 예상을 하지 못한 그의 실책이었다.

이어지는 측면 역습으로 울브스의 수비진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공을 잡은 빅토르 루바코우가 자신의 앞을 막는 카를로스 디오고를 살짝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너무 길다!’

문제는 크로스가 길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긴 크로스가 반대편 윙어인 빅터 미캘슨에게 연결되었다는 점이었다.

그는 자신을 마크하러 오는 엠마누엘을 제치고 중앙으로 다시금 높은 크로스를 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빅터 미캘슨과 엘마누엘 메르시에, 두 선수 사이로 곽진수가 끼어 있어서 문제가 발생했다.

세 사람이 순간적으로 몸이 엉키고 말았다.

“아아아아악!”

엠마누엘 메르시에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분명히 좋지 않은 징조였다.

급히 투입되는 울브스의 의료팀이 엠마누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빠르게 손을 올려 경기 진행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다.

-허벅지 부분을 크게 다친 것 같습니다.

-좋지 않은 부위인데요……!

“상태는 어떻답니까?”

“오금 쪽이 다친 것 같습니다. 2주에서 3주 정도…… 결장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급히 테오 나두를 준비시켜 투입한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같이 뒤엉켰던 곽진수는 다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좋지 않은 상황.

혹여나 AS 모나코에게 분위기가 넘어갈까 걱정하는 울브스의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걱정과 다르게 울브스는 전반전 막판에 가스통 랜도의 벼락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2 대 1로 달아났다.

주심이 휘슬을 불며 전반전이 끝났음을 알렸다.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좋지 않은 일이 있었음에도 울브스가 2 대 1로 앞서나가면서 전반전을 잘 끝냈습니다.

-반대로 AS 모나코는 조금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었는데요……. 많이 아쉬운 모습이 나오면서 1점 차 리드를 당하고 있습니다.

하프 타임.

모나코의 마우리시오 포란첼라 감독은 전반전에 모나코의 수비가 박규태를 제대로 마크하지 못한 장면을 지적하며 후반전에 더 타이트한 압박을 지시했다.

그의 말처럼 박규태가 조금이라도 자유로운 상황이 나오면 울브스의 공격진에게 좋은 기회가 많이 나왔다.

“무크타! 조금만 더 타이트하게 상대 팀 9번을 압박해. 전반전 막판에 완전히 흔들렸어.”

“끙……! 알고 있어.”

무크타 디아뭉크는 자신의 파트너인 페드릭 키프위의 말에 얼굴을 찌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크레이지 퍼킹 김치맨을 상대해 봤으면 이런 말을 하지 않겠지. 그 녀석은 일반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독특한 정신을 갖춘 괴물 스트라이커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했다.

그리고 답이 없었다.

체드릭은 공격적으로 치고 올라오는 아구스틴 퀴논의 움직임을 살펴야 하기에 무크타 디아뭉크를 도울 수 없었다.

거기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헤발두는 아구스틴 퀴논의 중원 파트너인 사이먼 셰데르스트룀을 마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홀로 팍을 마크하라니…….’

감독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전반전에 박규태가 그리 적극적으로 슈팅을 가져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래……. 아직은 할만해. 팍이 다른 경기와 다르게 적극적으로 슈팅을 가져가지 않고 있으니까. 거기다 라인을 돌파하려는 움직임보다 연계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기도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도 조금은 해볼 만하다고.

정신적인 고통만 견디면 최소한 무승부라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무크타 디아뭉크는 자기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후반전 10분에 교체로 투입 윙 포워드 된 브누아 보케가 마이클 짐머맨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깔끔한 슈팅을 가져가면서 동점을 만들었다.

그 순간 그는 확신했다.

‘최소한 무승부를 가져갈 수 있어.’

승점 하나라도 따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다르게 후반전부터 박규태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27분에 다시 3대2로 달아나는 득점을 터뜨리며 무크타 디아뭉크를 절망에 빠트렸다.

-고오오오오오올!

-박규태! 이번에도 멀티 고오오올!

-정말……. 경기당 1골을 꾸준하게 때려 넣고 있는 박규태 선수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진짜……. 프랑스에서 뛰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치팍! 김치팍! 김치팍!

박규태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홈팬들을 향해서 무릎 슬라이딩으로 필드에 미끄러졌다.

그리고 팬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내가 누구우우우우우우!”

그의 외침에 팬들이 대답해주었다.

슈퍼 코리안 홀리 김치 지져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무크타 디아뭉크가 고개를 절레 흔들며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박규태를 바라봤다.

“저 녀석만 미친 게 아니라 여기 팬들도 반쯤 미친 거였어. 아니, 그냥 세상이 미쳐가고 있는 것 같아.”

* * *

[울브스의 3 대 2 짜릿한 승리!]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D조. 울브스 3 : 2 AS 모나코]

[조 1위로 치고 올라간 울브스!]

[마이크 타이슨 감독, ‘훌륭한 경기력이었다. 우리는 위기의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을 갖추고 있다.’]

[마이클 짐머맨, ‘팍은 환상적인 선수다. 그와 같은 필드에서 뛰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다.’]

[박규태의 팬클럽인 김치규태교가 사이비 종교? 교황은 ‘세상을 이롭게 만든다면 길을 가다 바나나를 밟고 미끄러지는 원숭이도 믿어도 될 것이다.’라고 밝혀!]

[김치규태교! 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과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을 상대로 종교 전쟁을 벌이다!]

[김치규태교와 보이지 않는 분홍 유니콘을 믿는 자들의 봉사 활동을 통한 종교 전쟁!]

[누가 더 세상을 이롭게 하는 신흥 종교인가?]

[악질 미튜버인 찰리 콜리노프, ‘김치팍? 세계 챔피언인 나와 겨루면 주먹 두 번에 쓰러질 것!’]

[마이크 타이슨 감독, ‘축구 선수에게 스파링하자며 시비를 거는 행동을 자제했으면 좋겠다.’]

[찰리 콜리노프, ‘나는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멍청한 동양인과 그의 똥꼬를 빨아 재끼는 멍청한 고릴라도 상대할 것이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 ‘I WILL FIND YOU! AND WILL KILL YOU! OK? 스파링을 준비해라 애송이.’]

[박규태, ‘찰리 콜리노프가 스파링에서 우리 감독을 이기면 그에게 100만 달러를 주겠다. 반대로 찰리 콜리노프가 지면 민트김치와 청국장 국수를 먹이겠다.’]

레알 마드리드는 물론이고 AS 모나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울브스는 조 1위를 지켰다.

첫 챔피언스리그 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울브스의 분위기는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다양한 관심이 울브스와 박규태에게 이어졌다.

좋은 관심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썩 유쾌하지 않은 관심도 함께 이어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찰리 콜리노프? 그거 진짜 X신이야.”

엠마누엘의 말에 박규태가 물었다.

“그래? 어떤 녀석인데?”

“프로 통산 0승 1패인 녀석이 자기는 407승 0패의 무적 복서라고 허풍을 떨면서 일반인이나 아마추어에게 간단한 스파링이라 속이고 그들을 무자비하게 때려서 희열을 얻는 쓰레기야.”

“그래? 그냥 무시할 걸 그랬나. 나 때문에 감독님이 괜한 녀석과 스파링을 하게 생긴 것 같은데…….”

“걱정하지 마. 감독님이라면 그 멍청한 녀석에게 한 대도 맞지 않고 ‘참교육’을 해줄 테니까.”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네……. ‘참교육’이라는 말도 할 줄 알고.”

“열심히 공부해야지. 한국에 놀러 가서 한국어로 인터뷰를 하는 게 목표니까.”

박규태의 걱정과 다르게 며칠 뒤에 벌어진 찰리 콜리노프와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스파링은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오랜만에 자신의 미튜브로 생중계를 한 박규태는 찰리 콜리노프라는 관심종자가 마이크 타이슨 감독에게 털리는 모습을 보면서 조용히 침을 삼켰다.

-와……. 그냥 개처발리는데?

-프로 복서 맞음? 아마추어에게 털리는데?

-이봐! 마이크 타이슨! 어디를 갔다 온 거지?

-아아! 잠깐 동명이인의 몸에 갔다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악질인 쓰레기가 시원하게 얻어터져서 기분 개꿀이네.

-저 새끼 일반인이랑 아마추어만 찾아다니면서 스파링하자고 해놓고 일방적으로 때리고 조롱해서 욕먹던 녀석이잖아.

-인과응보 갸꿀이구연.

-김치팍이랑 스파링해도 발리겠는데?

링에 쓰러진 찰리 콜리노프.

‘우리 감독님은 복서를 했으면 분명히 세계를 제패했을 거야. 어쩌면 역사에 남을 복서가 될 수 있었겠지.’

곧이어 박규태가 민트로 담근 김치와 청국장으로 비빈 비빔국수를 찰리 콜리노프에게 억지로 먹이며 참교육을 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던데…….”

처참하게 발린 관심종자의 모습에 박규태가 안쓰럽다는 듯이 혼잣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그의 말을 듣고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마우스피스를 빼고 대답했다.

“팍! 지렁이는 밟으면 꿈틀거리지 않아.”

“네?”

“그냥 몸이 터져서 뒤져버리는 거지.”

그의 살벌한 대답에 박규태가 침을 꿀꺽 삼켰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12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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